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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
하태환 원작, 김새봄 문학, 전윤나 미술, 안진성.박경훈 음악, 연극프로젝트커피 연극 / 새봄출판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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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환, 김새봄|전윤나, 1961, 새봄출판사, 2015

 

 

이번에 새봄출판사 온라인서평단에 선정이 되었다.

앞으로 새봄출판사의 좋은 책들, 다양한 책들을 많이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

그 시작은 약간 무거운 책으로 시작해볼까 한다.

 

나는 사실 역사, 사회에 대해서는 완전 무지하다.

학교다닐 때 물론 배우기는 했지만, 이과라 사회보다는 과학을 더 집중해서 배우고 공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것도 다 핑계가 될 지 모른다.

그저 외우는 게 어려워서 역사에 대해 깊이 공부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런 나의 무지함에 조금이라도 플러스를 하고자 새봄출판사에서 기출간된 도서 중 '1961'을 선택했다.

'1961'은 1961년 5.16 군사쿠데타에 대한 실제 역사기록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다.

표지에 얼굴이 없는 사람의 형태를 한 모습이 나타나서 표지부터 섬뜩한 느낌을 줬던 책이다.

5.16 군사쿠데타의 진실이 무엇이기에 이런 섬뜩한 그림이 표지를 장식했을 지 내용이 더 궁금해졌다.

또한 실제 역사기록을 바탕으로 쓰여졌다고 하니 오히려 더 책을 읽기가 두려웠는 지도 모른다.

 

'1961'은 5.16 직후 쿠데타 세력에 의한 정치적 희생양으로 구속된 하태환이 7년간 이어졌던 수난 일대기를 꼼꼼히 기록한 것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하태환은 마침내 1968년 출소를 했지만, 뇌졸중으로 또다시 7년간 병상에서 지내게 됐다.

그리고 그는 병마와 옥고 후유증으로 불우한 말년을 보내다가 1988년 생을 마감했다.

 

 

아래에 곧 설명하겠지만, 말도 안되는 죄목으로 7년 동안 옥살이를 한 게 얼마나 억울했을까.

하지만 그는 저항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한일협정이라고 불리는 사실상 매국협정이 통과되면 바로 풀려날 수 있었지만, 그것은 옳지 않다 생각해 감옥 안에서도 다른 동지들과 적극 반대하는 자세를 보였다고 한다.

자신의 이익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그가 존경스러웠다.

내가 그 상황에 처해있었다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이 책이 다른 책들과 차별화된 것은 바로 다양한 콘텐츠가 함께 있다는 것이다.

각 장마다 음악, 영상, 오디오북 등이 있어서 책을 읽는 것 뿐만 아니라, 책을 읽으며 그림을 감상하고 배경음악을 듣고 영상을 시청할 수가 있다.

또한 이 책은 연극으로도 공연이 되었다.

 

1장은 실제 역사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 되었으며, 2장은 실제 역사기록 그대로 수록되었다.

 

 

다음은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인상깊었던 문장들이다.

 

"피고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중략) "우리가 받은 소위 '혁명재판'이란 것은, 재판의 이름을 빌은 기이한, 단지 '죄를 덮어씌우는 절차'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2장 부조리극>중에서 (p54-55)

교도소에 있던 재판장과 피고인이 되었던 교도소 안의 사람들.

모의재판은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희망적인 결과가 나왔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는 글을 읽고 씁쓸했다.

실제 이루어졌던 재판은 '재판'이라는 가면만 썼을 뿐 실제 모습은 어떻게 해서든 죄를 물으려고 했던 말도 안되는 재판이었다.

이 재판이 있고난 후 몇 십년이 지난 지금도 이런 재판이 없지 않은 것 같아 참담하다고 느껴진다.

과연 우리나라는 발전을 많이 한 나라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그때가 되어서야 전원에게 간단한 인사를 했다. 들어오게 된 이유도 약간만 설명해 주었다. 가만히 듣고 있던 그 사람들은 "수고합니다."라고 말을 걸어옴으로써 오히려 위로까지 해 주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그 중의 어떤 한 사람이 "선생님에게는 차마 신입식만은 시킬 수 없습니다. 앞으로 잘 지냅시다."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3장 옥중생활>중에서 (p87)

하태환은 교도소에 가면 꼭 있다는 신입식을 받지 않았다.

죄를 지어 교도소에 온 이들이 판단하기에도 하태환은 죄가 없었고, 오히려 존경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아는데 혁명재판할 때 있던 사람들은 왜 몰랐을까.

알면서도 모른척을 했겠지...

말이 재판이었지 억지 죄 덮어씌우기에 불과했던 재판에서 형을 받은 그분들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무엇이 나를, 그리고 우리를, 죽음의 문턱으로 밀어 넣으려 하는가. 저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혁명'이라는 가짜 이름으로 '혁신'을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저들은 결국 우리의 목숨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 -<4장 죽음의 기록>중에서 (p182)

혁명.

저들이 말했던 혁명이란 정말 무엇을 뜻하는 것이었을까.

'혁명'이라는 단어의 뜻은 알고 말했던 것인 지 의문스럽다.

정치적 희생양으로 구속된 그들의 목숨을 앗아감으로써 모든 게 끝날 것이라고 생각이라도 했던 것일까.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 되어야 하는 민주주의국가에서 모든 독재와 탄압은 결국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5장 당신에게로 가는 길>중에서 (p211)

우리는 민주주의국가에 살고 있다.

하지만 국가가 국민들의 소리를 듣고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언제쯤 진정한 민주주의국가가 될까.

그 날이 올 수 있기는 할까.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독재와 탄압은 언제 우리가 만족할 수 있는 정도로 심판을 받게 될까.

 

 

이런 역사책은 작년부터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처음 읽어보는 것 같다.

픽션이 아닌 실제 역사기록을 바탕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더 집중을 해서 읽었던 것 같다.

겉에서는 보이지 않은, 그 곳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나 읽어보니 충격이 더 크게 다가왔다.

지금도 우리가 모르게 이런 무서운 일이 일어나고 있을 것만 같다.

앞으로는 있어서는 안될, 그 역사의 진실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본 포스팅은 새봄출판사 온라인서평단 자격으로 새봄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지원받아 솔직하게 서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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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를 쓰다 -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윤동주 필사 시집 윤동주를 쓰다
윤동주 지음 / 북에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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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윤동주를 쓰다, 북에다, 2016

 

 

컬러링북, 나노블럭, 스크래치북 등 혼자서 할 수 있는 힐링 취미들이 요즘 각광받고 있다.

이런 취미들과 함께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 게 바로 필사책이다.

필사책 하나 쯤은 갖고 있고 싶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의 그 첫 번째 필사책이 '윤동주를 쓰다'가 되었다.

첫 번째 필사책'윤동주를 쓰다'여서 더 의미있게 느껴졌다.

 

 

'윤동주를 쓰다' 에는 윤동주 사진 엽서 3종이 함께 들어있다.

엽서 뒷면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윤동주의 시인 '서시', '참회록', '자화상'이 쓰여있다.

 

필사. 그것도 윤동주의 시를 필사하면 시를 쓸 당시 윤동주의 감수성을 느낄 수 있으며,

이리저리 치여 지친 마음들을 그로 인해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우리들이 윤동주의 시를 찾고, 필사책을 찾는 게 아닌가 싶다.

 

 

윤동주의 시를 필사하기 전에 먼저 윤동주가 누구인가 읽어보았다.

윤동주는 1917년에 태어나고, 15세 때부터 시작 활동을 시작하고, 연희전문에서 수학한 4년간 많은 시를 썼다.

그 후 일본에서 수학하고, 여름 방학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던 중

조선의 독립과 민족 문화의 수호를 선동했다는 죄목으로 일본 경찰에 체포돼 형무소에서 복역하다 1945년 원인 불명의 사인으로 생을 마감했다.

 

글 백 번 읽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에 나는 매우 공감한다.

그 말의 효과를 직접 느껴본 적도 많기도 하고...

윤동주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그의 자취를 찾아서 윤동주문학관, 윤동주기념사업회, 윤동주 기념실을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윤동주를 쓰다'에는 윤동주의 작품 60편을 담고 있다.

 

꼭 순서대로 필사를 하지 않아도 좋은 것 같다.

제목을 보고 지금 상황과 어울릴 것 같은 시를 먼저,

한 페이지씩 넘겨보며 끌리는 시를 먼저, 필사하는 게 필사의 의미가 있는 것 같고, 더 느낌이 와닿을 것 같다.

 

'윤동주를 쓰다'는 왼쪽에는 시와 사진이, 오른쪽에는 필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선이 그어져 있는 부분도 있고, 아예 무지로 되어있는 부분도 있어서 자유롭게 필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나는 제일 먼저 엽서에 적혀 있는 시 3편을 필사해보기로 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서시'

필사를 하며 읽어보니 더 쓸쓸한 느낌이 와닿는 것 같았다.

 

'자화상'

이 책을 훑어보면서 자연에 관한 시가 참 많다~라고 생각했는데 '자화상'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시에서 마저도 자신보다 자연을 먼저 본 윤동주.

윤동주는 자연을 참 많이 사랑했던 시인인 것 같다.

자연은 아름답게 표현한 반면 자신의 모습은 그와 정반대의 모습으로 표현했기에 이 시가 더 슬프게 느껴지는 것 같다.

 

'참회록'

학교 다닐 때 고전문학 시간에 배웠던 '참회록'.

수업 시간에는 한 줄 한 줄, 단어 하나 하나 무슨 의미를 갖고 있나 외우기에 바빴다.

그렇게 배우니 정작 무슨 내용이었는 지 기억에 남지 않는다.

필사를 하며 천천히 한 줄 한 줄 음미하며 읽어보니, 시를 쓸 당시 윤동주의 감정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도 필사를 하며 가르치는 것도 시를 이해하는 더 도움이 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윤동주가 이 시를 썼을 때의 나이에 나는 발전 없이 지냈는데...내가 부끄러워지는 필사였다.

 

'봄 2'

꽃샘추위가 가고 얼른 봄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봄 느낌이 많이 나는 '봄 2'를 필사해봤다.

마치 내가 숲 속에 있는 것 같은 따뜻한 느낌이 들었던 '봄 2'

 

올해가 윤동주 탄생 100주년이다.

그 기념으로 '윤동주를 쓰다'라는 책이 출간됐고, 초등학생을 위한 '윤동주를 쓰다'도 출간됐다.

요즘은 모든 가족이 모이기가 힘들고, 한 공간에 있으면서도 대화를 많이 나누는 가족이 줄었다고 하는데,

엄마, 아빠, 아들, 딸 모든 가족이 함께 모여 필사를 하며 시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서로 말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가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 카페에서 '윤동주를 쓰다' 서평단으로 당첨되어 '북에다'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

 

블로그에 오시면 사진과 함께 있는 서평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chois421.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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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우체국 - 황경신의 한뼘이야기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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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신, 초콜릿 우체국, 소담출판사, 2016

 

 

지난 일주일동안 읽은 책은 소담출판사에서 나온 황경신초콜릿 우체국이다.

초콜릿 색의 표지가 제목과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초콜릿 우체국'이라는 책 이름만 봤을 때는 말 그대로 초콜릿 우체국을 운영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표지를 자세히 보니 38 True Stories & Innocent Lies 라고 써있었다.

True와 Lies가 같이 있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은 뭐지...

책을 읽기 전부터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또한 나는 이 전에 황경신 작가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기에 어떤 느낌이 드는 책일 지 매우 궁금했다.


 

2016년에 출간된 이 책은 2004년에 출간된 '초콜릿 우체국'의 new edition으로 전체 원고를 작가가 고쳐서 쓴 것이라고 한다.

 

 

황경신 작가는 '생각이 나서'를 통해 50만 독자를 사로잡은 작가이다.

내가 읽은 '초콜릿 우체국'의 두 번째 이야기인 '국경의 도서관'도 출간되어 2권을 같이 구매해 읽어보면 더욱 더 좋을 것 같다.

 

 

 

"스케이트를 타고 싶은 코끼리 / 아무도 흙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너를 싫어하진 않아" - p10

초콜릿 우체국의 38가지 이야기 중 제일 첫 번째 이야기는 "스케이트를 타고 싶은 코끼리" 이다.

덩치가 큰 코끼리를 비롯한 동물들이 살고 있는 곳에 얼음이 녹아 코끼리는 스케이트를 타지 못했다.

덩치가 큰 코끼리가 스케이트를 타게 되면 얼음이 깨져 다른 동물들이 타지 못할까봐 얼음이 녹을 때까지 한 번도 스케이트를 못탄 코끼리.

그런 코끼리를 위해 다른 동물들이 힘을 합쳐 얼음이 많이 있는 북극으로 보내는 내용이다.

 

이야기를 읽기 전부터 피식 웃음이 나는 귀여운 제목이다.

시무룩해 하는 코끼리 한 마리를 위해 큰 동물, 작은 동물 모두가 힘을 합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살면서 이런 친구들이 많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게 인간관계인 것 같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겉치레로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보다 정말 진심을 나눌 수 있는 몇 명의 사람이 있는 게 더 좋은 인간관계가 아닐까?

 

 

"오 분쯤 느린시계 / 눈부시게 맑은 날만 아니었으면 합니다." - p48

날씨를 파는 가게 이야기가 담겨있는 '오 분쯤 느린시계'

 

나는 많이는 아니지만 날씨가 내 기분에 영향을 준다.

정말 상상 속의 이야기지만 날씨를 파는 가게가 있다면 흐린 날을 사려는 날보다 맑은 날을 사려는 날이 더 많은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인간의 감정에서 질투심을 제거하는 것만이 지구의 평화를 지키는 방법이다." - p64 '그들이 인간이 되는 이유' 중에서

정말 친한 사이라도 겉으로 티는 내지 않지만 질투심이 생길 때가 있다.

내가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하려고 해도 그렇게 되지 않는 게 질투심인 것 같다.

그런 질투심을 버리면 상대방보다 내가 뛰어난 부분이 무엇인가 파악할 수 있을 것이고, 상대방을 진심으로 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한번 시작된 사랑은 모든 종류의 의심 속에서도 자라날 수밖에 없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무엇과 비할 바가 없어진다." - p70 '거기 아무도 없나요' 중에서

사랑하면 진짜 주변에서 아무리 뭐라고 해도 잘 들리지 않는다.

연인 관계에서 약간의 다툼, 의심 이런 것들이 있다면 사랑으로 다 극복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 사랑이 점점 믿음과 뭉쳐져 그 무엇도 이 사랑보다 대단한 건 없을 것 같다.

 

 

"DOLL'S BAR / 겁먹지 마. 겁먹을 일이 아니니까" - p90

DOLL'S BAR는 이야기의 제목처럼 인형들이 있는 bar에 대한 이야기다.

어릴 때 항상 함께 했다가 자라고 나서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버려지는 인형들이 모여있는 bar.

 

이 이야기에서는 인형이 말도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살아있는 반려동물들이 생각났다.

요즘 반려동물들을 귀엽다고 쉽게 데려오고, 귀찮다고 물건처럼 쉽게 버리는 이야기들을 심심치 않게 듣게 된다.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그냥 갖고 놀다 버리는 인형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로 신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누군가 내 마음을 몹시 아프게 했죠.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냥 그게 다예요."

(중략) "그리고 이 사진은 내가 구구단을 외우지 못해서 선생님께 혼이 난 다음이었죠."

우리는 웃음을 터뜨렸다. 두 사진 속의 표정이 똑같았기 때문이다.

"결국 마찬가지라는 이야기군요." -p124 '사진관으로 가는 길' 중에서

지금 겪고 있는 일이 지금까지 겪은 일 중에서 제일 힘들다고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 일 또한 그저 지나가는 바람과 같은 일일 것이다.

그러니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이 또한 지나가는 일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일을 해야겠다.

 

 

"사람들에게 뭘 해야 하는지 말해주는 사람은 독재자란다. 철학자들은 우리가 뭘 하는 게 올바른지 말해주는 거야." - p189 '지구를 구하려던 어느 작은 크릴새우의 이야기' 중에서

이 문장을 보니 독재자와 철학자는 종이 한 장 차이인 것 같다.

추상적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하여 독재자가 되지 않고,

조금 더 신중하게, 진지하게 생각을 하여 올바른 방법이 무엇인 지 구체적으로 제시할 줄 아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여자가 되고 싶다.

 

 

"인생은 얼마든지 덧칠을 할 수 있는 유화 같은 게 아니다." - p206 'HESITATION BLUES' 중에서

인생은 유화 같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순간순간 신중하게 생각하여 후회하지 않도록 살아야겠다.

 

 

"가을은 가끔 공기 속에, 은밀히 몇 방울의 술을 떨어뜨린다. 어떤 이들은 그걸 '빛나는 술'이라 부른다. 공기를 호흡하다 우연히 그 술을 마신 사람은, 그 순간 가을 속에 남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을이 이토록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것은, 몇몇 이들에게 가을이 영원하기 때문이다." - p224 '가을 속에 남다' 중에서

지금까지는 알록달록한 가을에 대한 글들을 많이 읽어왔는데, 이 구절은 처음 보는 독특한 구절이어서 맘에 든다.

나는 가을보다 봄을 많이 타서 이 '빛나는 술'을 마셔서 선선한 가을 속에 머무르고 싶다.

몇 번을 읽어도 참 몽환적이고 마음이 편해지는 문장이다.

 

 

"빨간 양말의 크리스마스 선물 / 하지만 양말은 좀 특별한 걸 신고 싶어" - p258

크리스마스 아침이 되어 제일 먼저 들이마시는 공기 속에 산타클로스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들어 있다는 이야기.

그 선물은 물질적인 게 아니라 강아지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능력, 멋진 사랑을 가꾸어갈 수 있는 힘과 용기 같은 것들이라고 한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하면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걸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 나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크리스마스 선물은 특별한 게 아닌 매우 평범한, 일상적인 것이라는 깨달음을 주는 따뜻한 이야기였다.

지금의 평범함을 감사하며 살아가야겠다.

 

 

 

38개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서 읽기도 좋았던 황경신의 '초콜릿 우체국'

황경신 작가의 책은 이번에 처음 읽어봤는데, 어른을 위한 동화같은 문체에 반했다.

'초콜릿 우체국'을 읽으며 어릴 적 추억을 많이 떠올렸던 것 같다.

현실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상상 속의 이야기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은 신기한 이야기들.

정말 동물들끼리는 그런 이야기를 나눌 것 같고, 사물들끼리도 이야기를 나눌 것 같은 미소가 지어지는 이야기들.

서평만 보고서는 무슨 말이지? 할 수도 있겠다.

그런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점점 기온이 올라가며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서도 봄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요즘, 제일 잘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싶다.

 

 

 

 

 

♡ 본 포스팅은 '초콜릿 우체국' 서평단에 당첨되어 책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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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의 애인에게
백영옥 지음 / 예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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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백영옥, 애인의 애인에게, 예담, 2016.



외로워 보이는 한 여자의 사진이 있는 백영옥의 '애인의 애인에게' 표지.

포토그래퍼로서의 성공을 꿈꾸고 있는 남자 성주와 그를 사랑하는 세 명의 여자의 사연들을 말하는 이 책의 내용과 아주 잘 어울리는 표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의 작가인 백영옥은 2000년대 한국 젊은 여성들의 감수성을 대표 작가이다.

4년 만의 장편 소설인 '애인의 애인에게' 전에는 '스타일', '다이어트의 여왕', '아주 보통의 연애' 등의 작품을 통해 신세대 여성들의 삶의 풍속도를 섬세하게 그려냈다고 한다.



"나는 나의 사랑을 한다.

그는 그의 사랑을 한다.

내가 그를 사랑하고 그가 나를 사랑할 뿐 우리 두 사람이 같은 사랑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사실을 깨닫자 너무나 외로워 내 그림자라도 알고 싶어졌다."

책 속에 있는 구절이다.



'서로를 사랑한다면 그 것만큼 행복한 사랑은 없을거다'라고 생각했는데, 이 문장을 보니 생각하기 나름으로 사랑하는 것도 외로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커플 간에 아주 조금이라도 더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덜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더 사랑하는 사람이 외로움을 느낄거라고 생각한다.

그 간격의 차이에 따라 그 커플의 결과가 결정될 것이다.

커플의 사랑이란 그 간격을 좁혀가는 게 아닐까?



이 책의 목차는 정인, 마리, 수영.

한 남자 성주를 기준으로 각각의 사랑을 하고 있는 세 여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들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를 읽으며 사랑이란 무엇이고, 나의 사랑은 어떤가 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정인은 같은 강의를 듣는 성주를 짝사랑하는 여자이다.

하지만 성주는 아내가 있고, 그럼에도 그 강의 강사를 짝사랑한다는 사실도 정인은 알고 있다.

정인은 성주와 그의 아내 마리가 이별 여행을 떠난 빈 집에 세 들어오고 성주의 흔적들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그 과정에서 정인은 성주의 아내인 마리의 아픔도 느끼게 된다.



"만약 사랑도 막 까놓은 삶은 계란의 표면 같다면 어떤 균열 없이 평온할 것이다."

그런 사랑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사랑을 하기가 힘들기에 이런 상상도 해보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사랑이 언제나 삶은 계란의 표면일 수는 없어도, 그 순간은 서로가 노력하는 정도에 따라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마리는 성주와 동거를 하다가 서로의 사랑 덕분이 아닌 성주의 미국 정착을 위해 비밀리에 결혼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마리는 성주의 불륜을 확신하게 되며 더이상 결혼 생활을 못하겠다고 성주에게 선언하게 되고, 그들은 이별여행을 떠나게 된다.



"서로에게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었다는 건 중요하고 사소한 수없는 약속들을 지켰다는 증거였다. 그것은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유지한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보상이다."

이 말이 가슴에 확 와닿았다.

한 사람과 오래 같이 있다보면 그 사람에 대해서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다 알게 되며 그 사람의 예상 반응을 생각해보기도 한다.

아직 결혼을 하진 않았지만, 꼭 연인이 아니더라도 내가 누군가에게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고, 나도 예측 가능할 수 있는 사이의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닐까?

꼭 명예와 부로 인한 게 성공이 아니라 인간 관계가 훌륭한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하지 않는단 말은 가슴 아프지만 죄가 될 수 없다. 다만,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을 할 수 없어서 벌이는 희망고문과 거짓말이 죄가 될 뿐이다. 최악은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조차 하지 않고 사라지거나 떠나는 사람들이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가슴 아프지만 미련을 두지 말고 그 순간 떠나는 게 가장 두 사람을 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 문장에도 나와 있듯이 잠수이별은 정말 최악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글들을 볼 때면 꽤 많이 잠수이별에 대한 글들을 보게 되는데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

떠나는 이유까지 말할 수 없다면 적어도 말을 하고 떠나야하는 게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수영은 결혼 10년차이지만 계속되는 유산과 불행한 결혼생활로 많이 지쳐있는 여자이다.

그런 수영에게 성주라는 남자가 다가와 그녀는 잠시 흔들리기도 한다.




이 책은 정인을 제외하고 결혼한 마리, 수영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내가 엄청 공감하는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책이 내가 더 큰 어른으로 성장하게 도와준 것 같고, 더 성숙하게 해준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달달하고 좋지만, 이렇게 실패한 사랑 이야기가 더 큰 깨달음을 주는 것 같다.

짝사랑이든, 실연이든 가슴 아픈 사랑을 하고 있는 외로운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 [여우야] 체험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무료로 제품을 제공받아 후기를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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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미식가 - 외로울 때 꺼내먹는 한 끼 에세이
윤시윤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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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윤, 외로운 미식가, 답, 2016.


깔끔한 표지와 유명 예능 프로그램의 작가가 쓴 에세이라고 해서 이 책에 관심을 가졌다.


이 책의 저자인 윤시윤은 우리가 잘 아는 예능 프로그램인 <스.친.소>, <놀러와>, <영웅호걸> 등의 예능 작가이다.


제목만 보면 먹을 것에 대한 내용인 것 같지만, 책을 읽어보면 우리가 사는 인생을 6가지 맛으로 표현해낸 맛있는 책이다.

책 내용을 살펴보면 감각적인 사진들이 있어서 거기서 따뜻한 느낌을 받았고, 글도 줄줄 쓴 글이 아닌 시 같은 느낌이 있어서 읽기에도 편하고 좋았다.

짤막짤막한 글들이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의미는 큼지막한, 멋진 글들이다.


책의 목차도 맛으로 표현되어 있다.

Sourness(시큼한 맛), Sweetness(달콤한 맛), Bitterness(쓴 맛), Hot Taste(매운 맛), Umami(감칠맛), Saltiness(짠 맛) 의 6가지 맛으로 표현된 우리 인생.

한 번쯤 다 맛 본 맛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 윤시윤은 어떤 경험을 통해 이런 맛들을 느꼈는 지 궁금했고, 작가의 경험을 통해 나의 경험도 떠올리며 공감했던 문장들을 소개할까 한다.


"혼자 밥을 먹고 있으면 쇼윈도에 앉은 광대가 된 기분이다. 웃기지도 슬프지도 않은 원맨쇼를 하는 기분. 그래서 주위에서 불쌍한 눈으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실 그들은 아무 관심이 없는데 말이다." - <외로운 미식가의 어느 오후>

예전에는 진짜 이렇게 생각을 했었다.

정말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는데 혼자 바보같은 생각을 하는 거 같은...

이제는 혼자 생활하는 사람들도 많아져서 1인 전문 식당 같은 것도 생기고, 더 편해질 것 같다.

어쩌면 혼자 먹는 게 더 편할지도...


"그래, 없어지고 사라지는 것에 대한 미련은 언젠가는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진짜 좋아하는 건, 영원히 싫어지는 일이 없다." - <토마토>

뭐든 갖고 있다가 없어지면 미련이 남기 마련인 것 같다.

하지만 미련을 갖고 있는다고 해서 다시 생기는 것도 아니고...

미련은 툴툴 털어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준비를 빨리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짝짝이 젓가락. 한쪽이 다른 한쪽을 맞추려고 모양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길이를 깎거나 늘여 보려 해도. 결국 짝짝이." - <짝짝이 젓가락>

정말 짝짝이는 짝짝이일 뿐일까?

물론 서로 맞추기가 많이 힘들겠지만, 나는 짝짝이도 짝짝이 나름대로 언밸런스한? 어울림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완벽한 건 없다. 완벽해지려고 노력하는 것들이 있을 뿐." - <내꺼>

끊임없이 노력해도 완벽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니 흠 있는 것을 탓할 게 아니라 그 흠까지도 사랑하려고 노력해보자.


"근데 생각해보면 세상 모든 곳이 너네 집에서 몇 분 걸리는 곳이네. 강남역은 70분 걸리고, 미국은 780분 걸리고... 니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얘기야, 나한테는..." - <코끝 찡>

글로 읽으려니까 좀 오글거리는데 실제로 들으면 좋을 것 같은 말...


"보이지 않는 게 마음이지만, 마음엔 분명히 무게가 있다. 그래서 내가 줬던 그만큼이 돌아오지 않으면 허전하다." - <마음의 허기, 흰 쌀밥>

상대방이 마음을 달라고 강요한 것도 아닌데, 내가 준 만큼 받지 못하면 나 혼자 주고 나 혼자 서운해 한다.

그래도 나는 주는 게 더 편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표현하는 게 많이 부족한 것 같은데,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만큼 마음껏 표현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기대는 내가 놓치지 않으려고 꼭 잡고 있지만 실망은 잡기 싫은데도 한번 잡히면 놓을 줄 모른다." - <1+1>

몇 번 반복해서 읽었던 문장이다.

기대와 실망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인 듯.

기대가 커지면 실망도 커지는 정비례하는 사이...


"'하다가' 끝맺지 않은 것. 나의 약한 의지를 증명하는 것. 오롯이 모든 정신과 행동을 쏟아 붓지 않은 것." - <하다가>

많이 말할 수록 좋지 않은 말인데도 하루에도 몇 번을 사용하는 단어인 것 같다. '하다가'

올해는 망설이지 말고 이 단어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계획된 내용을 실천하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다치고 다치다 보면 언젠간 다친 마음을 안아줄 사람을 만나게 될 거예요." - <마음, 먹기>

내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 줄 사람.

흠, 상처까지도 모두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생에도 백업 데이터가 있어서 돌아가고 싶을 때 백업했던 그때로 뿅하고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산다는 건 픽션(부재 : 내꺼 인 듯 내꺼 아닌 이야기)>

해가 넘어갈 수록 이런 때가 많아지는 것 같다.

하지만 돌아갈 수가 없으니 앞으로는 그런 날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답인 듯 하다.



'글이 맛있다' 라고 느낀건 이 책을 읽고난 후 처음 느껴보는 것 같다.

처음에 읽기 전에는 저자가 예능 작가라고 해서 그저 재미있기만 한 내용일 줄 알았는데, 덤덤하게 자신의 경험을 풀어나간 게 매력있는 책이었다.

앞으로도 나는 다양한 맛을 맛보며 살아갈 것이다.

음식을 먹을 때도 그 맛은 그 때만 느낄 수 있듯이, 살면서 쓴 맛을 느끼더라도 그 순간만 지나가면 괜찮아질테니 너무 신경쓰지 말아야할 것이다.





♡ 이 서평은 여우야 서평단에 당첨되어 책을 무상으로 지원받아 다 읽어본 후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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