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이소영 지음 / 홍익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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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홍익출판사, 2016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유명한 화가의 그림, 명화도 좋다. 하지만 그런 명화들을 볼 때면 공감이 잘 가지 않는 작품들, 설명 없이는 이해하기 힘든 작품들도 볼 때가 꽤 많다. 그래서 '많은 설명 없이 내가 이해하기 쉬운 작품은 없을까?'라고 생각하던 차에 색감도 예쁘고 거창하지 않은 소박한 그림을 보게 되었다. 바로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이다.


우리가 흔히 '그림을 잘 그리는 능력'이라고 하면 어릴 때부터 타고나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모지스 할머니를 보면 그 생각은 틀렸다는 것을 말해준다. 모지스 할머니는 무려 75세의 나이에 그림을 시작했다. 어느 누구한테도 그림을 제대로 배워본 적 없고, 고급스러운 미술 용품을 사용한 것도 아닌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 나에게는 그 어떤 명화보다 훨씬 멋지고 감명깊게 다가왔다.


그녀는 10명의 자녀를 낳았는데, 그 중 5명은 유아기 때 사망을 했다. 그리고 그녀가 49세가 되던 해에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67세가 되던 해는 남편도 사망한다. 그리고 72세가 되던 해에는 딸 애나 마저 사망한다. 이렇게 시련을 많이 겪은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은 우울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그림들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보고 있을 때면 마치 할머니의 즐거운 어린 시절을 함께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즐거웠던 마을 축제, 차를 새로 산 날, 심지어 빨래가 밖에 있는데 비바람이 몰아치는 그림 마저도 짜증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니라 그런 상황 마저도 즐기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 중 '단풍 설탕 가져오기' 라는 그림이 있다. 그 그림을 보며 나는 김장을 떠올렸다. 어릴 때 할머니댁에서 김장을 하는 날일 때면 김장 속을 맛보며 막 만들어진 김장김치맛을 벌써 생각하면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또 김장의 하이라이트! 김장을 다 하고 난 후 작은 배춧잎에 수육과 남은 김장 속을 넣고 한 입 싸 먹는 시간을 위해 긴 김장 시간을 기다렸던 것 같다. 모지스 할머니도 어릴 때 단풍 설탕으로 완성된 시럽에 팬케이크와 비스킷을 찍어 먹는 작은 행복에 단풍 설탕 가져오는 날만을 기다리지 않았을까?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는 그림에 대한 설명만 있는 게 아니라 저자 이소영의 이야기도 함께 들을 수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우리가 흔히 명화라고 말하는 작품들도 훌륭하지만, 이렇게 그림을 보고 있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주는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처럼 소박하고 그저 평범한 그림도 매우 훌륭한 것 같다. 평범함 속에서 안정을 찾고 싶다면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보기를,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이 행복을 그리다》를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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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을 탈출한 여신 프레야 프레야 시리즈
매튜 로렌스 지음, 김세경 옮김 / 아작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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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로랜스, 정신병원을 탈출한 여신 프레야, 아작, 2016


이 세상에 정말 신이 있을까? 있다면 어디에 있을까? 어릴 때 그리스로마신화 책 마저도 읽지 않았던 나에게 북유럽신화의 사랑과 전쟁의 여신 프레야는 더욱 더 생소할 뿐만 아니라 정말 처음 들어보는 신이었다. 신이라면 항상 인간을 이기는, 전지전능한 존재인 줄 알았는데, 왜 그녀가 정신병원에 있었고 그 곳을 어떻게 탈출했는 지, 탈출해서는 또 어떤 일이 일어날 지 궁금해져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정신병원을 탈출한 여신 프레야》는 오랫동안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정신병원에 살고 있는 여신 프레야의 모습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녀는 스스로 정신병원에 살겠다고 선택해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녀가 정신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잘 곳, 먹을 것 다 지원해줘서 큰 불편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가 정신병원을 탈출하게 된 계기는 어느날 불청객으로 찾아온 가렌이라는 인물 때문이다. 가렌은 신을 다뤄본 적이 있는 듯 프레야를 초인적인 힘으로 제압한다. 프레야는 가까스로 가렌을 따돌리고, 운전을 시킬 나단과 함께 정신병원을 빠져나온다.


신은 그저 멀리서 인간과는 접촉하지 않은 채 보이지 않은 존재라고만 생각했는데, 인간의 모습을 한 채 살아가고 있다는 설정이 참 재미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다보니 정말 내 곁에 신이 있을 것만 같다는 어린아이같은 생각도 하게 됐다. 판타지 소설이라 그런 지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또한 소설의 절정에 다달았을 때는 책만 읽어도 스펙타클한 영상들이 그려지는 듯 했다.


《정신병원을 탈출한 여신 프레야》는 이 책 한 권으로 끝나지 않는 프레야 시리즈의 그 첫 번째 책이다. 아직 책 한 권만 나왔지만 '헝거게임 시리즈'나 '해리포터 시리즈', '트와일라잇 시리즈'처럼 시리즈 전체가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영화로 나와도 정말 좋을 것 같다. 지루하지 않은 판타지 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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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멋진 패션 세상 - 세계 디자이너들의 명품 컬렉션 컬러링북
니나 차크라바티 지음, 황인아 옮김 / 앤티러스트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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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패션 아이템들이 그려져 있는 《나의 멋진 패션 세상》 정말 멋져요! 컬러링 뿐만 아니라 커팅과 드로잉까지 함께 있다니 일석삼조의 책이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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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정원 - 제151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오늘의 일본문학 17
시바사키 도모카 지음, 권영주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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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사키 토모카, 봄의 정원, 은행나무, 2016


요즘은 만남과 이별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옆 집에 누가 이사오고 누가 이사가는 지 모르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할 정도이고, 심지어 오랜 연인 관계도 스마트폰이 더욱 발달하면서 문자 하나로 끝내는 '인스턴트 사랑'도 꽤 흔하게 볼 수 있다. 반면에 몇 년이 흘러도 잊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나 같은 경우는 고등학교 때 좋아했던 생물 선생님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생물 선생님을 좋아해서 칭찬받기 위해 생물 공부를 열심히 하고 한 때는 생물 교사가 되는 게 꿈이기도 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전근을 가시면서 그 이후로는 뵙지를 못했다. 이 책을 읽기 전 표지에 써 있는 '기억과 만남, 그리운 사람이 생각나는 소설'이라는 문장을 보고 제일 먼저 선생님을 떠올리고 뵙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이 책을 펼쳤다.


시바사키 토모카의 《봄의 정원》은 철거 예정인 오래된 연립주택에 이사 온 다로가 이웃 여자인 니시와의 관계 변화를 보여주는 책이다. 다로는 어느날 니시가 남의 집에 불법 침입하려는 것을 목격하고 처음에는 그녀를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의 동기를 듣고나서는 자신도 모르게 관심이 생겨 그 둘은 함께 그 집에 들어가기로 계획을 한다.


《봄의 정원》은 책 제목처럼 봄에, 특히 책 속 시간 배경이 딱 5월이어서 지금 읽으면 정말 좋은 책이다. 이 책 표지에는 "꼭, 천천히 읽어주세요!"라는 문장이 써있는데, 책을 읽다보면 왜 천천히 읽어야 하는 지 알 수 있다. 《봄의 정원》은 다로가 살고 있는 연립주택부터 니시가 가고 싶어하는 물빛집까지 하나하나 자세하게 배경 묘사를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천천히 읽어야만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고, 마치 나도 그들의 이웃인 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나는 원래 책을 빨리 읽으려고 하는데, 이 책을 계기로 다른 책들도 천천히 읽어볼까 한다.


모두가 떠나고, 곧 떠날 다로 혼자 지키고 있는 철거 예정인 연립주택의 모습은 매우 쓸쓸하게 다가왔다. 북적북적하지는 않았어도, 많은 대화를 하지는 않았어도 짧은 대화라도 소통을 하며 살았던 이웃들이 없으니 그렇게 예뻤던 봄의 정원도 예쁘게 보이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며 멋진 풍경과 자연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곁에 있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을 했다. 아무리 멋진 풍경과 자연이 있어도 그것을 함께 보고, 감정을 나눌 누군가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기 전에는 생물 선생님을 생각했었는데, 이웃 간의 이야기가 담긴 내용을 읽으니 초등학생, 중학생 때 살던 아파트에서 만났던 옆집 가족들도 떠올랐다. 그 때는 애기였는데 지금은 몇 살일까. 어디에 살까. 뭐하고 있을까. '기억과 만남, 그리운 사람이 생각나는 소설'이라는 책 표지의 짧은 문장이 이렇게 마음 속에 크게 다가왔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잊고 있었던 사람을 떠올리고 싶다면 시바사키 토모카의 《봄의 정원》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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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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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배크만,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다산책방, 2016


작년에 인기가 많았던 《오베라는 남자》를 쓴 작가가 신간을 냈다는 소식에 고민할 겨를도 없이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오베라는 남자》도 읽지 않아서 그의 신간인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가 어떤 책인 지 더 궁금했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는 표지 속 소녀인 엘사가 주인공이다.

엘사는 유일한 친구가 할머니였는데 할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할머니가 맡긴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할머니가 맡긴 마지막 임무는 '편지 전달'이다.

엘사는 이 편지의 주인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들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책 속 할머니는 엘사에게 할머니가 지어낸 동화를 이야기해준다.

나는 처음에 이 동화를 읽고 이름들도 헷갈리고 이야기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동화를 계속 '할머니가 이 동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이지?' 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그렇게 읽다가 동화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지 알았을 때, 끝까지 엘사를 배려하는 할머니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또 자신을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친구를 하나둘씩 만들어가는 어린 엘사가 멋져보였다.

사회에서 일을 하다보면 남들과의 비교에 혼자서 주눅들기 마련인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어린 엘사를 보며 느꼈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를 쓴 프레드릭 배크만의 문체는 참 독특한 것 같다.

이 책에는 워스라는 개도 나오는데, 그 개를 묘사하는 문장이 나올 때면 꼭 사람을 표현한 것 처럼 써놔서 웃기고, 워스가 친근하게 느껴졌다.


냉랭하던 한 아파트의 이웃들이 엘사라는 어린아이 하나로 인해 따뜻해지는 모습을 보니 이 책을 읽으며 나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요즘에는 내 앞 집에 사는 이웃도 모르는 때라 소설 속 냉랭한 아파트가 꼭 소설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아 씁쓸한 마음도 들었다.

엘사같은 성숙한 아이가 있으면 피곤할 때도 있긴 하겠지만, 상처받은 사람들은 아이의 순수함으로 그 상처가 치유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회 생활을 하며 많은 상처를 받은 어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며 엘사의 행동을 보면 그 상처들이 조금씩 치유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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