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꿀 권리 - 어떻게 나 같은 놈한테 책을 주냐고
박영숙 지음 / 알마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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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사회의 자유 번영 그리고 발전은 인간의 기본적 가치이다, 이러한 것들은 정보를 갖춘 시민들이 민주적 권리를 행사하고 사회 안에서 능동적 역할을 수행하는 능력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 건설적인 참여와 민주주의의 발전은 지식과 사상 문화 그리고 정보에 대한 자유롭고 무제한적인 접근뿐 아니라 만족스러운 교육에 달려있다................ 공공 도서관은 이용자가 모든 종류의지식과  정보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지역의 정보센터다 공공 도서관의 서비스는 연령 인종 성별 종교 국적 언어 사회적 신분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을 위한 균등한 접근 원칙에 입각하여 제공된다,

 

                                     유네스코 공공도서관 선언  에서... 

 

 

도서관이 일상에 뭔가를 불러일으키는 힘은 자발성에 있었다, 가르치려고 드는 대신 책과 사람을 만나 스스로 배우는 힘을 믿고 존중하는 것, 평가나 경쟁대신 지적 호기심으로 배움의 동기를 찾도록 북돋우는 것 , 정해진 교과과정이 아니라 일상적인 만남과 소통이 배움으로 이어지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 그것이 느티나무에 도서관이라는 이름을 달면서 우리가 하고 싶었던 역할이다,

자발성은 그야말로 도서관의 방식이었다, 도서관에는 온 세상을 담은 책들이 사방을 가득 채우고 있지만 그저 누군가 골라서 펼치고 읽을 때까지 자리를 지킬 뿐이다, 강의 계획에 따라 읽어야 하는 교재처럼 순서가 정해져 있지도 않고 필독 목록이 정해져 있지도 않다, 학년에 따라 단게를 나누고 시험을 보는 교과서가 아니니 어떤 책을 읽어도 좋고 읽다가 말 수도 읽지 않을 수도 있다.

읽고 나서 반드시 얻어야 할 것이 과제로 주 어지지도 않는다, 학력 나이 가치관 어ㄸ너 기준으로차별을 두거나 평가하지 않기때문에 100명이면 100가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대신 전공도 하는 일도 관심사도 다른 다향한 사람들이 오가며 만나고 어울릴 수 있으니 뜻밖의 배움과 소통의 기회가 곳곳에 숨어 있다, 그 기회들이 서로 맞물려 다향한 형태의 배움 고동체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넘쳐난다,

(중략)

 

도서관은 단지 배움의 기회를 확장하는 곳일 분 아니라 배움의 방식과 내용도 학교와는 달랐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따로 있지 않아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자료를 찾아 자율적인 학습을 이어간다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정해진 교실에서 교수학습계획에 따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소해 보일만큼 일상적이고 우연한 만남 속에서 배움이 이뤄진다, 스스로 배우고 서로에게 배우며 얼마든지 다양한 배움 공동체를 꾸릴 수 있다, 집단 지성의 시대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조건이다,

 

       P 276-277

 

도서관을 찾는 일 책을 읽는 일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무가치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적어도 현대사회에서 그것을 자본으로 바꿀 수도 없고 어떤 경쟁력을 갖는 것이 아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는 일일 수도 있다,

책을 읽어서 내가 누군가를 만나고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 그래서 나의 세계과 확장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정량화될 수도 없는 것이다,

내가 얼마나 자랐는지 내가 얼마나 깊어졌는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누구나 읽은 양만큼 넓어지고 깊어지는 게 아니다,

읽어도 읽어도 제자리인 사람도 있고 아무것도 읽지 않아도 혼자 스스로 깊고 넓어지는 사람도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자격증을 부여받는 일도 아니고 어떤 과정을 진행하는 일도 아니다

그저 혼자만의 시간을 써가며 다른 무언가를 할 수도 있는 시간에 그저 읽는 행위이다,

그러나 그런 무가치하고 아무 의미도 없는 행위가 쌓이고 쌓이면 어느 순간  나는 무언가를 읽기전의 나와는 다른 존재가 된다, 적어도 그건 맞다

더 옳은 존재인지 더 가치있는 존재인지는 제각각의 문제이지만 분명히 나는 예전과 다르다,

어쩌면 그건 체념일 수도 있다,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하고 나도 무던히도 읽어내려갔다,

그저 남은 시간을 어쩔 줄 몰라하며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떻게 견뎌야 할지 알 수 없는 시간을 그저 도서관에서 책들을 아무거나 닥치는대로 꾸역꾸역읽었다,

외로워서 읽었다 아는 사람이 없으니 모임도 없고 불러주는 사람도 없으니 그저 도서관에 가서 내가 부를 수 있는 인물들이 있는 소설이나 읽다가 집어치워도 그만인 인문학 사회과학을 읽고 그래도 실용적으로 써먹을 수 있었던 요리책을 읽고 만화책을 읽었다,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읽었던 책이 참 많지만 나는 변했는가

물론 변했다, 조금은 똑똑해졌고 어디가서 아는 척 할 수 있는 뻔뻔스러움도 생겼지만 내가 과연 깊어지고 넓어졌는지 아니 넓어는 졌지만 깊어는 졌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꾸역꾸역 읽으면서 느낀 건 결국 책을 읽는 행위도 하나의 도피일 수 있겠구나 하는 깨달음이었고 내 앞에 놓인 내 삶은 내가 몸으로 살아가는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많이 읽어서 머리만 비대해진 그 순간 나는 내 몸을 쓰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다는 걸 깨달았다, 아직 무엇을 위해 어떻게 써야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중이지만 적어도 하루하루의 일상을 살아내고 누군가를 책임지고 반복되는 밥하고 치우는 일 청소하는 일 아이를 맞이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일이 책을 읽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는 건 안다,

내가 책을 읽으며 알아낸 것이다,

그리고 내 아이들도 함께 놀 친구가 없고 외롭고 외로워서 책을 읽었지만 어느순간 누군가 타인과 함께하고 싶은 순간이 오면서 책을 잊었다,

책을 읽지 않아도 괜찮다, 많이 읽지 않아도 상관없다,

몸으로 놀고 몸으롤 부딪치고 갈등하고 상처받으면서 어떤 책에도 없는 경험을 하고 오히려 책을 더 잘 이해하고 위로받을 줄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책읽기가 어쩌면 무료해서 심심해서 해야하는 무의미할 수 있는  일인데

요즘은 그것조차 정량화되고 경쟁이 붙고 평가가 되었다,

학교마다 필독서가 있고 읽어야 할 책들은 쌓여가고

꾸역꾸역 숙제처럼 읽고 읽고 나면 무언가를 남겨야하고 그것이 비교과 활동으로 남겨야하고 상장으로 남고 과제로 남는다,

책을 읽으면 내가 바뀌고 세상이 바뀐다다

개뿔갘은 소리..

책읽기를 독려하는 일이 이제는 직업일 수도 있는 세상이 되었다,

나 역시 어쩔 수 없는 속물엄마라 아이가 책을 좀 더 읽기를 바라게 되고 기왕이면 괜찮다는 책을 읽고 뭔가를 남기고 있는지 닥달하게 되고 책이라도 읽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논술을 보냈다가 점점 기왕이면 성적으로 연관되기를 은근히  아니 노골적으로 바라고 있다,

한때는 그냥 취미란에 쓰던 독서가 이젠 필수가 되고 필사적으로 해야하는 무엇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인문학을 읽자 고전을 읽자

아이를 위한 고전 학생을 위한 인문학 성인을 위한 평생교육 등드

하나의 교양으로 세상을 살아하는 또하나의 스펙으로 책읽기가 바뀐 세상이다,

무가치하게 읽어내고 시간을 죽이려고 살아남으려고 읽었던 책들이 이젠 어떤 가치를 가지고 그래서 좋은 책 나쁜 책이 나눠지고 읽어야할 책과 읽지 말아야 책도 나뉘어 졌다,

 

책읽기가 사람을 바꿀 수 있지만 그게 짠~~하고 나타나는 드라마틱한 건 아니다,

꾸준히 오래오래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것

어쩌면 의미없어 보이고 부질없다고 느끼지만 그래도 위로받고 싶고 나누고 싶은 마음에 읽는다는 것 그리고 더불어 책과 사람을 함께 만나라고 저자는 말한다,

내가 생각만하고 있었고 누구에게도 내 주장을 할 수 없는 막막할때 그래서 점점 속물로 닮아가고 있을 때 이책을 만난건 참 귀한 인연이다,

책을 그렇게 읽어도 된다고 말해주고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재미있으면 되고 읽고 싶을 때 읽어도 되고 읽다가 나가 눌아도 되고 읽다가 졸아도 되고 한참을 잊어도 된다고 하지만 꾸준히 기다려주고 생각은 하고 행동은 하자고 저자가 말해준다,

참 반갑고 귀한 책이다,

이전 저서인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 보다 더 깊어지고 사회적이다,

도서관이란 곳이 책을 빌리고 읽는 아주 엄숙한 공간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고 함께 공감하고 함께 무언가를 공모하는 즐겁고 유쾌하고 떠들썩한 공간임을 보여주는 저자가 반갑다,

책읽기가 내신이나 성적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확장될 무언가를 나도 곰곰히 더 생각해볼 일이다,

그리고 도서관이 조금은 더 웅성거려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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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5-09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가서 직접 책을 보면서 고르는 습관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책이 좋아질 거예요. 이번 달부터 공공도서관 대출권수가 1인당 10권으로 확대되었다고 합니다. 책을 많이 빌릴 수 있어서 좋긴 한데, 저처럼 새 책 안 사고 도서관 책만 빌려 읽는 사람이 많아질 것 같아요. ㅎㅎㅎ
 
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 지승호가 묻고 강신주가 답하다
강신주.지승호 지음 / 시대의창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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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생각보다 많은 곳에 잍줄을 그었다 강신주보다 지승호에 끌려읽었는데 강신주가 궁금해졌다. 사고나 이념보다 몸과행동이 먼저라는 것이 몹시 찔리면서도 좋았다.누군가를 알아간다는게 좋고싫음보다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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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과 작가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작품속에 솔직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발칙하게 생각했다,

통속적이고 적나라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편 통쾌했었다,

착한척하거나 의도적으로 위악을 떨지 않아도 인간이란 족속은 무른 속내와 이익앞에서 무엇보다 자기 욕심이 앞서는 존재이다, 그것으로 착하다 악하다고 판단을 할 수 없다,

인간이란 악하기도 하고 선하기도 한 그래서 자유의지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늦게 등단했다고 누구나 많은 이야기주머니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닐것이고

다사다난한 역사를 관통했다고  그것이 문학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동시대를 산 누구나 작가가 될 것이고 누구나 저마다의 이야기를 털아낼 수 잇을 것이다

여러번의 인터뷰에서 가장 마음을 끈 것은 어려운 시기를 겪어내면서 나중에 이걸 꼭 글로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견뎠다는 말이었다,

작가가 되겠다는 결심보다 살아남아서 나중에 이 이야기를 꼭 써서 복수하겠다는 결심

그건 극단으로 몰린 처절함이기도 하고 동시에 순진한 어린소녀의 결심같기도 하다,

그렇게 작가는 늦게 시작했지만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었나보다,

닥쳐온 일들을 온몸으로 겪어내면서 단단해진 속에 이야기가 쌓여갔다,

부러웠다,

일단 일을 하고 삶을 살아가고 현실을 살아내는 것이 골방에서 머리를 싸매는 일보다 더 의미있다는 것을 작가는 들려줬다,

어떤 고귀한  선언이나 주장보다 현실에 발을 딛고 살아내는 사람이 더 귀하고 가치있음을

그리고 그  바닥에서 알아가고 부끄러워하고 그러면서 자기자신의 오기를 가지는 것 그말도 좋았다,

부끄러움과 자긍심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인간

정말 매력적이지 않은가

 

쉽고 잘 읽히는 소설이 좋고

누군가는 통속적이라고 폄하할지라도 살아가는 일이 통속적일 수밖에 없다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현실에서 살지 이상속에서 살지 않는다,

나 자신도 짜잘한 인간이라 이상적으로 보이는 사람보다 현실적으로 정직하고 당당하면서 부끄러움을 아는 그런 사람이 더 좋다, 어떤 이상은 없어서 비굴해보일지라도 내 주변을 챙기고 사람답게 살려는 사람이 더 좋다,

그래서 여러번의 인터뷰중에서도 균일하게 드러나는 작가의 작은 것을 아끼는 마음  작은 일에 가치를 두는 마음이 좋았다,

 

나도 나이를 먹어가는 중이다,'예전엔 몰랐던 봄꽃이 에쁘다고 느껴지고 본홍색 노란색 그 색들이 촌스럽지 않고 정답게 보이기 시작한다,

작가의 아름다웠다는 정원이 궁금하다

그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작가의 책을 다시 먼지를 털어 읽어야겠다,

사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내가 참 좋아하는 작가다

비슷한 위선에 동질감도 느끼고 소소한 복수에  차사한 후련함도 함께 공유하면서 나만 속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위로받는 경험을 다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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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편이 되어줄래? - 십 대들의 관계 맺기와 감정조절을 위한 따뜻한 심리학 교실
노미애 지음 / 팜파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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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입학한 한달은 살얼음이었다,

힘든 초등을 어쨌든 무사히 졸업하고 같은 초등을 졸업한 모두가 함께 진학한 학교가 아닌 모교에서 스무명 정도만 진학하게 된 중학교에 배정을 받으면서 반은 안도하고 반은 불안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반 또 낯선 곳에서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느낄까 하는 불안이 반,,,,

아이는  4 5 6학년을 나름 힘들게 보냈다,

튀고 싶고 잘 하고 싶은 욕심이 과하기도 했고 오해도 있었고  집단이 움직이는 힘에 결국 어떤 저항도 없이 무너지기도 했다,

그러나 어떤 도움없이 혼자 문제를 씩씩하게 해결해 냈던 것이 스스로 미안하고 감사했다,

그리고 중학교...

좀 걸리는 친구들과 함께라서 게다가 적은 수의 학급이라 걱정도 많았지만 어쨌든 잘 출발하고 있다,

일주일에 세네번은 친구 사귀기 힘들다고 징징댄다

한학급 열명 겨우 넘은 여학생들인데 나머지는 모두가 친한데 자기는 친한 친구가 없다고 징징대고 친구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모르겠다고  울상이고 친구들의 말에 어떤 리액션을 취해야 할지 너무 어색하다고 고민했고 예전처럼 상처를 받을까봐 오해를 받을까봐 무섭다고도 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두번  천진하게 친구들이랑 지낸 이야기를 한다

나 역시 함께 온탕 냉탕을 드나든다,.

너무 가까이도 말고 너무 멀지도 말고 그냥 히죽히죽 웃어주라고.. 말을 잘 들어주라고 조금은 찌질해보이는 게 차라리 낫다는 충고아닌 충고를 하지만 그게 잘 들어가지도 않을 거란 건 나도 안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봤을 때 음.... 하고 골랐다,

큰 도움은 안될지 몰라,, 이런 책은 너무 많으니까,....

아이가 잘 볼까? 일단 내가 먼저 봐야겠네

 

결론 부터 말하지만 꽤 좋은 책이다,

어렵지 않다,

각각의 고민사연을 친절하게 대답하고 이론을 이야기한다.

정신분석적인 과거의 상처와 불안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그땐 부모도 부모가 처음이었다는 것 아마 잘 되라고 하는 마음이 그릇되게 표현된게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고

지금 이순간 내가 할 수 있는 대처에 중점을 둔다,

마음을 만져주고 힘들었겠다고 토닥거려주고  어쩌면 지금의 불안과 상처가 과거 내가 알지못하는 무의식속의 어떤 경험에서 온것인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한다,

심리적 이론이니까 알아두면 도움이 될거라고 슬쩍 건들려줄 뿐 누군가 탓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 지나간 상처를 후벼파지도 않는다

그리고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말해준다,

다 아는 이야기이기도 하다,하지만 조심스러운 제안이 따뜻하다

 

관계맺기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힘든 문제다,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가장 예민하고  여린 아이들은 관계가 중요하다

부모나 가족의 사랑이나 선생님이나 어른들의 칭찬이나 관심보다 또래 친구와의 관계 그 그룹에 끼느냐 마느냐가 인생 최대의 문제이다,

내 아이도 그랬으니까

끼지 않으면 찐따가 되는 거고 맘에 들지 않아도 혼자보다는 나으니까 기를 쓰고 끼어야 하고

내뜻과 다르게 움직여도 배신은 안되니까 함께 충성을 다해야한다,

사실 조폭이나 중등생들의 무리나 다를게 없다,

빠지는 순간은 배신이고 배반이고 자연스럽게 왕따가 되고 찐따가 된다,

 

관계가 목숨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그 또래들은 비합리적인 사고도 쉽게 갖는다,

타인에 대해서 또는 자기에 대해  ~해야한다는 강한 사고가 박히면서 ~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것이 된다, 같거나 다른 것은 없고 맞거나 틀린 것만 남는다,

그래서 화가 나는데 그 화가 나는 속 감정을 볼 수가 없다,

불안해서 화가 나는지 수치스러워서 화가 나는지 무서워서 공포스러워서 화가 나는지 모른다,

그래서 상대를 투사한다,

방어기제는 내가 살기 위해 적절하게 쓰일 수 있지만 그것이 그릇되게 미성숙하게 쓰이면 모든 관계가 꼬이기 시 작하고 관계에 끌려다니게 된다,

자기 중심적이고 나르시즘이 최고조에 이르는 청소년기에는 어떤 말도 귀담아 듣지 않으면서 동시어 어이없는 말이 목숨같은 신념이 된다,

그 아이들에게 자아존중감 자기 가치를 알려줘야 한다,

나는 어떤 경우에도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

나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

세상에는 그렇게 제각각 소중하고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곳이니 나처럼 타인도 사랑받고 존중받을 수 있다는 것

거절은 나를 거절하는 것이 아니고 내 제안이 내 말이 내 행동이 거절당한 것 뿐이라는 이성적인 분리가 필요하다

사실 어른도 어렵다,

작은 일에 쉽게 화가 나고 무시당했나 싶어 부들부들 떨리고 혼자 토라지고 혼자 꽁해지는게 하루에도 몇번이다,

내가 무인도에서 혼자 사는 것이 아닌 이상 이런 불안 이런 갈등 이런 못나고  착각하는 모습은 당연하다

모든 게 당연하다

다만 내 감정을 잘 알아 보는게 중요하고 타인의 말을 잘 알아듣는것

그리고 나를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사서 아이방에 살짝 넣어둬야 겠다,

쉽게 읽히고 제법 많은 사연들이 아이의 경우와 겹쳐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고백하자면 나는 내 아이가 별난 줄 알았다,

그런데 그런 문제는 그 또래의 흔한 일이라는 걸 알면서 내가 먼저 안도한다,

사춘기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꽤 쓸만한 육아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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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젤 슬레이터 지음, 안진이 옮김 / 디자인이음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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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먹은 음식은 오랫동안 몸이 기억한다,

그때 어떤 맛이었는지가 중요하지는 않게 된다,

어떤 분위기였느지 누구랑 먹었는지의 기억도 희미해지겠지만 그 맛이 주었던 감정은 남게 된다,

즐겁다거나 슬펐다거나 억울했다거나하는 맛을 내 머리가 아닌 몸이 기억하고 있다,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우울할때 기운이 나는 , 그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내게 힘을 주는 음식도 그렇고 왠지 가까이 하기 싫고  누구나 좋아하지만 나는 끌리지 않은 그 음식에도 그런 감정이 함께 할 것이다,

 

병약하지만 아름다웠던 엄마는 요리솜씨는 엉망이었다,

반조리 식품 인스턴트식품 그리고 토스트 조차 잘 태워먹고 조리도구는 먼지가 덮이고 구석에 방치되어 있지만 엄마가 만들어준 볼품 없고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그 음식이 주인공에게는 천상의 맛이었을 것이다,

이야기는 하나하나 음식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지만 그 추억이 다 맛깔스럽지는 않다,

똥  구토물 침 등등 역겨운 배설물들이 함께 등장하고  불쾌한 냄새 우울하고 무서운 기분 어색했던 순간들이 함께 기록된다,

그런 상황에서  반조리식품의 조리법이나  건조된 야채들 그리고 캔디 초코바 젤리 케익등등의 간식과 디저트가 펼쳐진다,

사실 내 마음의 소울푸드가 모두 슬로푸드고 몸에 좋은 것일 수는 없다,

엄마 몰래 문구점에서 사 먹었던 강렬한 색깔 제각각 모양의 조잡한 군것질들

차가 다니는 도로의 먼지와 소음을 모두 머금은 길거리 음식들

하교길에 옹기종기 모여 입이 반쯤 벌어진 것도 모르고 바늘로 콕콕 찌르며 하나더를 기다하던 뽑기 달고나

리어커에서 퍼 주던 냉차들

야자를 땡땡이치고 몰려가서 먹었던 학교 가까운 중국집의 짜장면

먹어도 먹어도 계속 불어나던 대연시장  구석에서 필던 칼국수

시험끝나고 친구들과 몰라겨서  바가지를 쓰는 줄도 모르고 절대 친절하지 않은 험상궃은 좌판 아줌마들한테서 사먹었던 비빔 당면

국물한 번 찍어먹으면 아줌마 호통에 쫓겨날 수도 있던 하교길 포장마차 떡볶이

사실 엄마가 해주는 음식도 되돌아보면 모든 것이 정갈한 건 아니었던거 같다,

라면도 끓여먹고 스팸도 구워먹고

사발면도 박스째 사다놓고 온가족이 먹은 기억도 있다,

찬밥에 콩나물 대가리만 남은 잔반만 놓고 먹은 기억도 있고

제사 일주일이 지나 아직도 남은 전들을 모아 잡탕찌게를 만들어 아무 생각없이 퍼먹었던 기억도 있지만

밀가루 반족을 해서 얋게 밀고 직사각형으로 자르고 가운데 금을 긋고 그 사이로 두번 꼬아서  기름에 튀겨주던 타래과의 기억도 있고

밤 콩 과일 통조림 등등을 넣어 밥통이 폭 쪄준 영양빵의 기억도 함께한다,

무엇을 먹든 음식은 그 당시의 기억이 더 오래 가는 법이다,

그렇게 맛은 내 속에 들어와서  기억되고 추억이 되고 그리고 그리움이 된다,

 

주인공 나이젤도 그랬다,

친엄마의 엉망인 솜씨로 만든 요리들이 따뜻한 추억이 되고

맘에 들지 않았지만 조안 아줌마의 화려한 음식들도 불안하지만 이젠 추억으로 남았다,

음식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풀어놓은 것은 작가 자신의 성장이야기다

아이가 소년이 되고 청년이 되어가는 과정

사랑하는 엄마가 죽고 아빠와 함께한 불안하고 조심스러운 시간들 새로운 여자의 등장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렇다고 노골적으로 표현하지 못한 시절 외롭고 소외받은 기억들

그리고 요리에 대한 관심과 성장기 소년이 갖는 성적인 호기심과 이성친구에 대한 이야기

한국이나 영국이나  더러운 주방을 가진 식당들도 있고  대충대충 만들어 장식에만 치중하는 연회요리도 있다,

 

이야기 하나씩 하나씩 아껴가며 야금야금 읽다가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 책에서 손을 놓지 못했다,  더 이상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소년의 이야기가 뭉클하기도 하고 먹먹하기도 했다.

우리에게 낯선 음식들 케잌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따뜻한 추억이 함께 하는 음식은 뭐든 맛있어 보인다, 궁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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