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 세상에서 제일 작은 서점 울랄라의 나날
우다 도모코 지음, 김민정 옮김 / 효형출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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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서점이 근처에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좋겠습니다. (아르바이트가 필요할까 싶긴 하지만...)

 

갑자기 동창모임에서 오키나와를 가자는 말이 나와서

그리고 오키나와는 가족여행말고 혼자 여행하고 싶다는 충동이 들어서

오키나와 여행서적을 읽다가'

알라딘 서재의 프레이야님 서재에서 이 책 리뷰를 봤어요

아... 이런 곳이 있구나

여행을 가게 되면 꼭 가야지

꼭 뭔가 한권을 구입해야지.. 하는 맘으로 읽었습니다

 

일본이 세삼 대단하다 싶습니다,

아니 오키나와가 대단하다고 해야할까요?

팔리든 말든 읽든 말든 책을 쓴다는 이야기도 소소한 감동이고

뭐든 글로 남기고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

누가 사가든 팔리든 말든 마케팅같은건 상관없이 지역에 대한 애착과 사랑 관심을 책이 나오고

그 책이 유통되고 팔리고 누구나 책을 산다는 이야기가 더 감동적입니다,

사실 알라딘 중고서점도 있고 나도 이용하지만

이게 진정한 중고서점일까? 하는 생각은 가끔 합니다,

적어도 한가지 분야에는 깊이있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주인이 꼬장꼬장하게 그러나 풍부한 식견으로 책을 소개하고 책을 사랑하는 그런 서점이 있을까

있는데 내가 모르는게 아닐까?

돈이 되지 않지만 책이 좋아서 시작한 서점도 멋지고

그렇게 서점이 운영되는 것도 멋있네요

 

비브리아 고서당 시리즈를 읽으면서도 이런 고서점이 과연 일본의 일반적인걸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거든요

우리 입장에선 전혀 수지 맞지 않아서 점점 사라지는 중에 그렇게 책을 사랑하고 책에 대해 박식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게 놀랍습니다,

이곳 서재만 해도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넘쳐나서 세상의 책이 정말 사랑받고 있구나 싶지만

온라인을 닫고 오프로 돌아가면 의외로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잖아요

울랄라 서점도 매력이지만

그렇게 중고책도 유통되고 소소하고 시시한하다할 분야까지 책이 나오고 있다는 것

그게 정말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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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6-10-11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보시면 반할 거에요^^

푸른희망 2016-10-11 20:12   좋아요 0 | URL
정말 가고싶어요!!!!
 
계속해보겠습니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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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나나 나기의 이야기

 

사랑이 넘쳐서 애자인 애자는 사랑하는 남편이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후 삶을 놓아버린다.

이미 사랑을 잃은 애자에게 남은 건 하나도 없는 셈이다.

그녀는 그대로 삶을 방치한다, 그의 삶의 일부였던 두 딸 소라와 나나 역시 그녀 곁에서 방치된다. 아무것도 없는 방에서 죽음 같은 삶을 사는 애자 옆에서  소라와 나나는   이웃집 순자와 나기를 만난다,

기묘하게 생긴 방을 절반을 잘라 생활하는  소라 나나와 순자와 나기

소라 나나는 순자의 밥을 먹고  성장한다. 그리고 나기와 오누이처럼 함께 자란다,

 

성인이 된 소라는 단 한명 소라만 있는 소라부족이 된다,

그녀는 누구도 받아들이지 않고 오롯이 소라부족이 되어 언젠가 그 소라부족이 전멸되는 날을 기다린다, 누구도 사랑하지 않고 누구도 돌보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안으로 안으로 스스로도 버거워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

가시나무처럼 그 속엔 소라만으로도 가득해서 소라는 누구에게도 쉴 틈을 줄 수 없다,

그래서 이미 애정이 없어진 애자가 보이지 않기도 하고 좋은 걸 늘 골똘이 생각하지만 자신은 전혀 좋지 않다, 어릴적 집 벽에 붙었던 나방처럼 이미 말라버린 씨주머리는 남기고 사라진 나방처럼 그렇게 조금씩 말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라는 애정결핍이다, 애자의 사랑을 받지 못했고 애자에게 요구할 수 없었다,

애자는  어느 순간 사랑이 매말라 버렸고 스스로가 바삭하게 말라서 스스로 허물어져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언니 소라뿐이지만 그녀도 언젠가 자신을 놓아버릴거라는 게 느껴진다,

나나는 외롭지만 아닌 척 한다,

예민하고 소심한 나나는 엄마가 죽어간다는 걸 눈치 채고 누군가에게 방해가 되지 않은 방법을 알지만 스스로 잔인해지고 있다는 걸 몰랐다,

어린 짐승을 괴롭히는 일

그러나 어느날 나기를 통해 남의 고통을 모르는 괴물이 되지 않기위해 노력한다, 아마 노력했을 것이다,

모세를 만나고 아이를 가진다, 그리고 그의 가족을 만나지만 나나는 알 수 없다,

나나는 애정을 받지 못했고 그래서 어쩌면 도심에서 늑대소녀처럼 키워졌는지 모른다,

세상의 통념이라는 것 당위라는 것이 나나에겐 없다,

당연히 그러해야하는 것이 없고 모든 것에 의문을 가지고 궁금해하고 생각이라는 것을 한다

그리고 스스로의 체험을 통해 타인을 통해 그것을 얻어간다,

원시적이고 예민하지만 그래서 나나는 괴물이 아니다,

모세는 지극한 당위의 세계 사람이다,

그가 말이 없는 건 어쩌면 모든  세상이 당연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부부사이란 의당 그래야 하고 가족이란 저래야 하고 연애란 이러이러해야한다는 당위성속에서 행동하지만 생각이 없고 행동이 서툴다, 타인을 알지 못한다,

자기를 둘러싼 당위의 세계를 깨지 못하고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나나가 이상할 뿐이다,

그래서 둘은 헤어진다,

 

나기는 이웃의 오라버니이고 친구이고 가족이다,

말없이 들어주고 나이보다 늙어보이는 미소를 가진 나기

어느 날 지기들 모자의 삶에 불쑥 끼어든 소라 나나 자매를 처음엔 곧 사라질 사람이라고 여겼다, 불쑥 왔다가 불쑥 사라지는 도깨비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 자매는 도깨비를 무서워했고 생각보다 오래오래 그 모자의 삶에 끼어들었다,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자매 아버지의 제사를 지내고 함께 음식을 하고 함께 등하교를 하고 ....

그러나 나기에겐 이루지 못한 사랑의 기억이 있다,

아름다워서 사랑했던 대상에게 비웃음을 산 기억이 있고 죽도록 맞은 경험이 있다,.

그 사랑이 어떻게 되었는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지 못하면서 독백처럼 편지를 쓴다,

언젠가 내 엎에 나타나기를... 그런 기다름을 나기는 자매와 함께 보낸다

누구에게도 기다림을 제 사랑을 말하지 않고....

 

그 세사람은 나나가 모세와 헤어지기 위해 싸움을 하고 나나 혼자 아이를 낳겠다고 겲심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제 단단한 삶의 껍질을 깨기 시작한다,

소라는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고 나나는 조금 세상과 함께 하기로 했고 나기는 언제나 그렇듯 좋은 미소로 함께 지켜줄 것이다,

자기 아이를 가질 일이 없을  나기는 나나의 아이에게 아빠같은  삼촌이 되어줄 것이고

손자를 가지고 싶어하는 순자는 좋은 할머니가 될 것이고

소라는 아이의 이모가 되어 바람막이가 될것이다,

애자는...우리의 사랑을 잃은 애자는  그냥 애자가 될 거 같다,

 

계속해보겠습니다,.

이 말이 가지는 무게를 몰랐다,

삶을 이어가겠다는 말.. 그럼에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애쓰겠다는 말

누군가와 관계를 하겠다는 말

타인을 이해하겠다는 말

그렇게 힘들게 자기를 고백하고 삶을 이어갈 것을 계속하겠다고 나나는 몇번을 말한다,

어쩌면 현실적으로 가장 힘든 선택을 했을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괴물로 보일 나나가

삶을 어떻게든 계속해보겠다는 말이 그래서 어쩌면 든든하다

 

계속 하겠다도 아니고 계속 해보겠다니...

잘 할지 알 수 없고 깨질지 어떨지 알 수 없지만 일단 해보겠다고 쉬지 않고 도망치지 않고

해보겠다는 말이 참 묵직한 울림이다,

 

문장에서 묘하게 리듬감이 느껴져서 이걸 낭독하면 더 좋겠다 싶었는데 낭독해 놓은 게 있다고 설명이 되어있었다,

누가 낭독을 했을지 궁금하다,

묘하게 끌리는 황정은 작가의 목소리로 낭독이 되었다면 참 매력적이겠다

낯선데 묘하게 끌리는 문장의 리듬을 따라... 끊어내지 못하고 주욱 계속 읽어나갔다,

 

대단치 않은 인간들

그럼에도 사랑스럽고 존중받아 마땅한 인간들

사랑하지만 어느 정도  삶을 이어갈 수 있을 만큼의 사랑

그렇게 스쳐지나갈 지 모를 당신 과 나

역시 지금 여기서 계속 해보고 있는 중입니다,

나나와 소라와 나기처럼....

 

 

논어에서 공자께서 말하시길..

알고 저지르는 잘못과 모르고 저지르는 잘못중 무엇이 더 큰 잘못인가 하는 질문에

모르고 저지르는 잘못이 더 크다고 하셨다,

왜 그런지 이유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잘못과 알지 못함 이 두가지의 무게가 더 크다는 거...

흔히 알고도 저지르는 잘못이 고의성이 있으니 더 큰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만

잘못인지 조차 알지 못하는 잘못이란 모르는 것도 배워야 하고 잘못도 인지해야하므로 그런 것일까

가끔 보던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일본인이 그런 말을 했던 걸 기억한다,

자기들이 학교에서 역사를 배울 때  위안부 문제라거나  일제 강탈기에 일본이 다른 나라들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배우지 않는다고 그저 세계대전 패전국으로서 얼마나 당했는지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를 배우기 때문에 몰랐다고..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배우지 못해서  조상들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지 못했고

그래서 사과를 요구하는 다른 나라를 이해할 수 없었다고..

배상했고 이미 지나간 일에  왜 연연하는지...

무엇때문인지 알지 못했다는 말을 했었다, (정확한 기억인지 모르겠지만 암튼 배우지 못했다는 말은 기억한다)

몰랐다는 게 그렇게 모든 일에 면죄부가 되는 일이 아니다,

모세는 몰라서 나나를 이해하지 못했고 자기가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자랐다고 믿었고 그것이 세상의 상식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세상의 상식이 없을지 모르는 나나와 소라는 어쩌면 몸으로 부딪치면서 배우고 익히는 중이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당연하다고 여기는 일들을 그 이면까지 볼 수 있었던게 아닐까

상식의 평범한 세상에서는  오히려 그들이 이상하고 기이한  부류이겠지만 그들에게는 모세야 말로 이해할 수 없는 당위성 덩어리였던것처럼...

명절의 가족간의 단란함이 누군가의 희생위에서 만들어진다는 것

누군가는 당연하게 요강에 변을 보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씻어야 한다는 것

나의 새로운 아파트에 기왕이면 임대주택은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들에게도 복지는 주어져야 하지만 그건 내 바운더리 밖이었으면 좋겠고

당연한 모성과 당연한 엄마로서의 의무가 사실은 만들어진 이데올로기일 수도 있다는 것

모든 것을 모른 채 당연하다고 믿어버리는 순간 세상은 균열하고 세상은 팍팍해진다,

세상엔 모세도 있지만 나나도 있고 소라도 있고 나기도 있기때문이다,

그래서 나나의 계속해보겠다는 말은 어쩌면 이 세상의 당위에 대해 더 생각해보겠다고

좀 더 타인을 이해해보겠다고 그래서 적어도 괴물을 되지 않겠다는 소심하지만 강한 다짐처럼 들렸다,

모르고 그랬어...

그런지 몰랐어

이 말이 주는 아주 말갛고 청순한 폭력이 아직도 세상엔 많이 있다고

그래서 배워야 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야 하고 여러가지로 생각을 해야한다,

아 ... 이건 이 책과 상관이 없는 이야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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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0-10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르고 저지르는 잘못도 크지만, 모르고 저지르는 잘못을 모르는 것도 큽니다. 이런 사람과 엮이면 고구마 두 세 개 연달아 먹는 기분이 들어요... ^^;;

푸른희망 2016-10-10 17:55   좋아요 0 | URL
그렇기도하지요 ^^
 
시의 힘 - 절망의 시대, 시는 어떻게 인간을 구원하는가
서경식 지음, 서은혜 옮김 / 현암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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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함을 까탈스럽다고 말한다,

실패를  패배를 인정하는 일을  비겁하다고 하고

어떤 성과나  이익을 남기지 않은 일은 이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악이 되었다,

무의미한 일들 어쩌면 의미없지만 묵묵히 해나가야 하는 일들은 부질없고 비 생산적이며

시간 낭비가 되어버렸다,

우리의 시간은 재화로 재생되어야 하고 우리의 노동은 가치를 따져야 한다

시는 이제 없다,

낭만이나 꿈 희망따위는  그것이 얼마의 가치를 가지는가로만 재단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를 쓰고 시를 읽는다

소설을 쓰고 소설을 읽는다

뭐 그런 소설같은 게 다있어? 하는 말은 거짓말과 동의어가 되는 세상이되어버렸고

시같은 건 아무래도 좋다, 굳이 읽지 않아도 이해하려 들지 않아도 세상을 살아가는데 아무런 걸림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읽지 않고 알지 않은 단순함이 경제적이고  좀더 생산적인 삶이 된다,

불필요한 것들은 가지치며 살아가야하는 시대

 

그럼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를 읽는다,

소설을 읽는다,

무가치하고 무의미하더라도

설령 이것이 패배의 길임을 모두가 알더라도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이 있다,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고 존재감이 없다고 해서 없는게 아니다,

니눈에 안보인다고 뭐든 무가치한 것이더냐...

차곡차곡 쌓인 패배의 기억이 패자에게 힘이 된다,

어쩌면 승리의 기억과 승리의 경험뿐 아니라 패배의 기억과 패배의 힘도 삶에는 필요한 법이다.

아름답고 의미있고 유려한 시만 아니라

아프고 힘들고 불편해도 마주해야하는 아름다움이 있을 것이다,

 

서경석의 글은 참 단정하다

처음 그의 글을 읽었을 때는 번역의 문제일까 저자의 문제일까 싶게 문장이 중언부언이기도 하고 뭔가 딱 정확하게 맞아떨어지지 않은 어영부영함을 많이 느꼈다

그러나 지금 이제사 그의 책을 겨우 두 권 읽고 드는 생각은

어쩌면 심사숙고해서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다듬고 그 문장과 단어가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맞는지 자꾸자꾸 돌아보는 그 과정에서 자꾸 문장이 꼬이고 중언부언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눈에 콩깍지가 끼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잘 전달하기위해 깊이 고심하느라  다리가 꼬여버린 거 같은....

 

절망의 시대에 시는 어떻게 인간을 구원하는가?

표제에 적힌 글이다

어쩌면 이제 시가 인간을 구원하지 못할지 모른다,

이미  사람들은 시를 잊었을 것이다,

학창 시절 밑줄 긋고 돼지꼬리 붙이던 진달래꽃 서서 님의 침묵에서 한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한 채 시는 잊히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시는 여전히 어디에선가 쓰이고 있고

누군가는 단어를 고르고 있고

누군가는 아픔을 절망을 온몸으로 느끼며 흐느껴 울고 있을 것이다,

시는 모든 이를 구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디선가 눈 밝은 이가

타인의 마음이 너무 아프게 예민하게 다가오는 이가

시를 읽을 때

그는 시에게 위로 받을 것이다,

아쉽지만 그것으로 충분하다,

 

 

정말 맛진 리뷰를 쓰고 싶었는데...

너무 완벽하게 (?) 잘 쓰신 이웃분들이 많아서

아주 사적인 감상평만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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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0-04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닙니다. 책에 대한 생각을 꾸밈없이 잘 쓰셨습니다. 시가 외면 받는 세상을 생각하면 시가 대접받는 날이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ㅠㅠ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0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김화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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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읽고 또 읽는다,

함께 하는 독서모임에서 읽을 책으로 정해서 한 번 읽었지만  사정이 있어 모임엔 나가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또 다른 모임에서 또 한 번을 읽었다,

프랑스 소설

별로 내 취향은 아니다

뭔가 히끄므레 하고 손에 잡힐듯 잡히지 않는 몽롱함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다

제목조차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라니....

그리고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면 더우기 내가 읽을 취향은 아니리라 생각하고 밀쳐두었는데

단 하나 추리소설이라는 어떤 리뷰를 보고 마음이 동했다,

추리물이라면 뭐 프랑스 추리물이라면

아주 무지하고 단순하게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그렇게.....

 

도데체 우리의 기 롤랑은 언제 자기를 알아가는거지?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만나는데 실마리는 어디에 있는거야?

나는 계속 결론만을 생각했다,

기 롤랑이 누구라는 거야? 프레디? 페드로? 아니면 또 다른?

역시나 프랑스소설답게 몽롱하게 끝난다,

 

이차대전이후의 프랑스와 유럽의 분위기고 여러가지 상징이고 그런건 모르겠고

그냥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추리물이라는 결론만 내렸다,

그래도 싫지 않았다,

나름 재미있었고... 이전에 정말 좋게 본 <지나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을 연상시키는 무언가가 있었다,

무언가를 알아내기 위해 여러사람을 찾아가는 이야기

그러나 그 여러사람에게 내가 원하는 단서를 얻지 못하지만 각각의 사람들의 스토리가 주는 가볍지만은 않은 감동이 있었다, 제각각  사람들을 만나는 각각의 장이 아주 짧은 하나의 이야기처럼 읽혀졌다, 바에서 피아노를 치던 남자, 키가 너무 커서 늘 누워있어야 하는 러시아의 노신사. 이미 남의 손에 넘어간 별장을 지키는 별장지기.  두려움에 떠는 포토그래퍼 , 어쩌면 연인일지 모르는 여인의 옛 지인등등

그 각각의 사람들이 가진 제각각의 사연이 기 로랑이 누구인가의 문제보다 더 선명하게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몽롱한 조각 맞추기

과연 그는 누구인가? 프레디인가? 페드로인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가?

이젠 상투적인 누구나 제 인생에서는 주인공이라는 말이

뒤집으면 누구나 타인의 삶에서는 조연 혹은 단역에 불과하다는 말일 수도 있다,

누구나 해변의 사나이이며

우리가 유심히 들여다 보는 사진 속의 꼬마는 아주 사소한 이유로 울 수도 있는 일인것처럼...

 

누구나 아무것도 아니고 한낱 그림자에 지나지 않은 우리들도

제각각 삶이 있고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누구에게 보잘 것없는 존재이지만 계속 삶을 이어간다,

 

또 시간이 흘러 다시 일게 된다면 무엇을 찾게 될까?

다른 건 모르겠고

시간을 두고 한 책을 여러번 읽는다는 것의 매력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책을 통해...

그것만으로도 나쁘진 않았다,

 

그리고 난 기 롤랑보다는 그의 사수였던 위트의 이야기도 많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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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0-01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을 읽은 분들이 공통으로 문장 때문에 읽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여러 번 읽느라 고생했겠어요. ^^;;
 
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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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잡음 역시 너를 만드는 거야. 잡음을 시끄럽지만 역시 들어두어야 할 때가 있는 거야, 너에게는 소음으로 밖에 들리지 않겠지만 이 잡음이 들리는 건 지금 뿐이니까. 나중에 테이프를 되감아 들으려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들리지 않아. 너 언젠가 분명히 그때 들어두었더라면 좋았을 걸 하고 후회할 날이 올거라고 생각해. 

 

 

 

어떻게 하라고 말하지 않겠지만 좀 더 흐트러졌으면 좋겠다,

 

 

대체로 우리같은 어린아이들의 부드러움이란 건 플러스의 부드러움이잖아 뭔가 해준다거나 문자 그대로 뭔가를 준다거나 그러나 너희들 경우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주는 부드러움이야 그런게 어른이라고 생각해.

 

 

좋아한다는 감정에는 답이 없다, 무엇이 해결책인지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으며 스스로도 좀처럼 찾을 수 없다,

 

 

어제부터 걸어온 길의 대부분도 앞으로도 두번 다시 걸을 일이 없는 길 걸을 일이 없는 곳이다, 그런 식으로 해서 앞으로 얼마만큼 ' 평생에 한번'을 되풀이해갈까 대체 얼마만큼  두 번 다시 만날 일없는 사람을 만나는 걸까? 어쩐지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한 눈 한 번 팔지 않고 누구보다 빨리 달려 어른이 되려고 했던 자신이 제일 어렸다,

 

 

뭔가의 끝은 언제나 뭔가의 시작이다.

 

 

북고등학교의 전통은 수학여행대신 도보행진이 있다,

하룻낮과 밤 그리고 다음날 아침으로 이어지는 긴 행군

이른바 " 야간 보행제"

 

모두 줄지어 함께 걷는다, 단지 그것 뿐인데 어째서 이렇게 특별한 느낌인걸까?

 

단지 줄지어 반별로 계속 걸어갈 뿐이다,

처음엔 설레고 긴장되기도 하고 이번엔 기록을 내볼까 하는 욕심을 부리기도 한다,

그러나 보행이 계속 이어지면서 끝없이 이어질거 같은 수다도 의욕도 조금씩 사그라 들고

발바닥이 아프고 종아리는 단단해지고 점점 감각이 없고 톧증조차 느낄 수 없는 지경이 되기도 한다, 말이 없어지고 저마다의 생각에 빠지기도 하고 어두운 밤 시간을 함께 하는 친구와 낮에는 결코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한다,

밤이라는 시간 야간 도보 보행이라는 것 만으로도 아이들은 의외로 많은 변화를 겪어낸다,

 

삶은 직선이다,

그냥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시간이 곡선인지 원형인지 직선인지 설들은 많지만 우리가 살아내는 시간은 각각 저마다의 직선이다,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고 멈춰 서 있을 수도 있지만 그 순간도 시간은 앞으로 흘러가고 우리는 언젠가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되돌아 간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고 멈춤도 그리 길지 않다,

그냥 습관처럼 혹은 의식있게 앞으로 발을 내디딜 수 밖에 없다,

어쩌면 무의미하고 어떤 재미도 없는 '야간보행제"가 그런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같다

너희앞에 놓인 삶은 이렇게 앞으로 앞으로 움직일 뿐이야

일단 삶이라는 열차에 올라탔다면 내리는 그순간까지 이렇게  앞으로 앞으로

다리가 아프고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내가 딛는 것이 내의지인지 무엇인지 모를 순간이 오지만 그래도 모든 보행을 마치고 나면 아팠던 일 힘들었던 일 숨가빴던 기억은 어느새 사라지고

그래도 괜찮았지? 재미있었지? 하는 추억이 남게 될거라고

삶도 어쩌면 그런 걸지 모른다고 ... 좀 오바하면 그렇게 느껴진다,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인 주인공들도 입시준비밖에 남지 않았기에 이것이 고등학교의 마지막같은 상징이었다, 저마다 기록이나 어떤 약속 어떤 내기를 품고 도보에 나선다,

제각각  어떤 다짐도 있고 스스로의 내기도 있고 친구와의 약속도 있다,

시시껄렁한 이야기도 나누고 깊은 이야기도 나눈다,

밤이므로

평소같으면 이시간 헤어지고 제각각의 시간을 가질 순간에 지금은 모두가 함께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잘 아는 것 같지만 어쩌면 상대가 이 시간에 무얼 하는지는 모르는 제각각의 시간들을 단 하룻밤 함께 보낼 수 있는 것이다,

함께 시시한 곳에 앉아서 시시한 풍경들을 오래오래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은 지금 이 순간이다,

어쩌면  수학여행이나 계획과 일정이 있는 행사였다면 그것에 쫒겨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없이  즐겁고 신날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함께 걸어가는 것밖에 아무것도 없는 도보여행을 통해 놓치고 지나는 것을 보고 무심하게 넘긴 내 감정을 들여다 보고 그 마음을 상대에게 전해 볼 용기도 가져본다,

도오루와 시노부  다카코와 미야코 그리고 다른 여러아이들은

저마다 가진 비밀과 우정을 하룻밤의 도보를 통해 나누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며 한발 더 다가간다,

이 도보가 끝나고 수험생활에 접어들면 또다시 제자리로 돌아갈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때의 감정이나 관계는 지금과는 많이 달라졌을거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성장소설이고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떤 극적이 것 없이 단 하룻밤 시시하다면 시시한 보행제를 이야기하면서 저마다의 아이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들여다 봐주고 미묘하고도 복잡한 마음을 그려내고 있다,

 

온다리쿠의 소설은 참 안맞았다,

도데체 말하고 싶은게 뭔지 내용도 종잡을 수 없어서

내가 무식한건지 작가가  정신없는 건지 햇갈려서 그냥 구입한 책들(그래봐야 두권)은 다 팔아버렸지만 이 책은 좋았다,

가장 사실적이고 현실적이고 그리고 평범한 아이들의 이야기였으니까

물론 막장 드라마스러운 관계가 설정되어 있긴 하지만 그건 어른들의 일이고 잘못은 아이들에게느 없다, 그들이 죄책감을 느끼고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건 결국 어른들의 잘못일 뿐이다,

그래서 좀 현실성이 없어보이는 결론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건강해 보이는 아이들 모습이기도 하다,

평범하고 (그래도 다들 예쁘고 멋지다) 보통의 아이들 이야기가 좋다,

조금 오글거리고 멋지게 말하고 싶어하는 표현들도 그래서 잘 어울린다,

 

함께 밤을  샌다는 일이 참 근사했었는데

별 일 없어도 함께 시간을 한다는 사실과 밤이 되어도 헤어지지 않고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유없이 충만하고 설레고 그래서 무언가를 나누고 싶다는 욕구가 들었던 때가 나도 있었는데

그때 나도 이렇게 충만하고 좋았던 시간을 보냈었을까?

다시 한 번 아무 일 없이 그러나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야간 보행이라는 걸 한 번 해보고 싶다

아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서

누구하나 미운 인물이 없어서 

평범하고 밋밋해서

그래서 더 좋았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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