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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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립기관

 

누군가를 위해 우는 것은 한심한 일이 아니다.

고인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은 조금이라도 오래 그 사람을 기억해 주는 것뿐이다.

잊지 않기 위해 기록으로 남긴다.

독립기관: 본인의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타울적인 작용기관

우리 인생을 저 노은 곳으로 끌어올리고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마음을 뒤흔들고 아름다운 환상을 보여주고 때로는 죽음까지 몰아붙이는 그런 기관의 개입이 없다면 우리 인생은 분명 몹시 퉁명스러운 것이 될 것이다. 혹은 단순한 기교의 나열로 끝나 버릴 것이다.

 

2. 예스터데이

우리는 누구나 끊없이 길을 돌아가고 있다.

스무살이던 시절을 돌아보면 떠오르는 것은 내가 외롭고 한없이 고독했다는 느낌뿐이다. 나에게는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연인도 없었고 흉금을 터놓고 대화를 나눌 친구도 없었다. 하루하루 뭘 해야 좋을지도 알지 못했고 마음속에 그리는 장래의 비전도 없었다. 대부분의 시간을 내 안에 깊이 틀어박혀 있었다.일주일 동안 거의 아무와도 말을 나누지 않은 때도 있었다. 그런 생활이 일년 쯤 이어졌다. 긴 일 년이었다. 그런 시기가 혹독한 겨울이 되어 나라는 인간의 내면에 귀중한 나이테를 남겼을지 그것까지 나는 모르겠다.

(누군가에게 근사하게 들리는 충고를 하고 있어보이는 말을 던지지만 그건 나의 내면과 다를 수 있다. 그냥 아무 것도 없어서 텅 빈 마음이어서 그런 말이 더 쉽게 나왔을 수도 있다.)

 

그 시절 매일밤 나도 둥근선창으로 얼음달을 보고 있었던 것 같다. 두께 이십센티에 단단히 얼어붙은 얼음달을

 

4. 기노

물론 처음에는 큰 충격을 받았고 한동안 제대로 뭔가를 생각할 수 없는 상태가 이어졌지만 이윽고 뭐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결국에는 이런 날을 낮닥뜨리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원래부터 아무런 성취도 아무런 생산도 없는 인생이다. 누구를 행복하게 해주지도 못했고 나자신을 행복하게 하지도 못한다. 행복이라는 것이 도데체 어떤 것인지 이제 기노는 이렇다 하게 정의를 내릴 수 없었다. 고통이나 분노 실망 체념 그런 감각도 뭔가 또릿하게 와 닿지 않았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렇듯 깊이와 무게를 상실해버린 자신의 마음이 어딘가로 맥없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단단히 묶어둘 장소를 마련하는 것 정도였다.

 

어디에선가는 현실과 이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니게 된다. 나는 어디에도 없는 사람이 된다.

 

기노는 그 방문이 자신이 무엇보다 원해왔던 것이며 동시에 무엇보다 두려워해왔던 것임을 새삼 깨달았다. 그렇다. 양의적이라는 건 결국 양극단 중간의 공동을 떠안는 일인 것이다. 상처받았지 조금은? 아내가 그에게 물었다.

나도 인간이니까 상처 받을 일에는 상처받아. 기노는 대답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적어도 반은 거짓말이다. 나는 상처받아야 할 때 충분히 상처받지 않았다. 고 기노는 인정했다. 진짜 아픔을 느껴야 할 때 나는 결정적인 감각을 억눌러버렸다. 통절함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 진실과 정면으로 맞서기를 회피하고 그 결과 이렇게 알맹이 없이 텅 빈 마음을 떠안게 되었다.

 

자신의 비좁은 세계로 도망쳐 그 안에 틀어박혔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아무것도 보지마. 아무것도 듣지마. 하지만 그 소리를 지워버릴 수는 없다. 설령 세상 끝까지 도망치고 양쪽 귀를 찰흙으로 막아버린다 해도 살아 있는 한 의식이 실날만큼이라도 남아있는 한 노크소리는 그를 쫒아 올 것이다.

그것은 그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사람은 그런 소리로부터 완전히 도망칠 수 없다.

 

유리창너머로 무엇이 보일지는 대강 상상되었다. 아니 그렇지 않다. 상상은 되지 않았다. 상상한다는 두뇌활동 자체를 지워버려야 한다. 어쨌든 나는 그것을 내 눈으로 차마 볼 수 없다. 아무리 텅 비었을지라도 그것은 아직까지는 내 마음이다. 어렴푹하게나마 거기에는 사람들의 온기가 남아있다.

몇가지 감정은 베어내면 필시 붉은 피를 흘리리라. 아직은 그 마음을 영문 모를 곳으로 떠나보내 헤매게 할 수는 없다.

 

그래 나는 상처받았다. 그것도 몹시 깊이 기노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어둡고 조용한 방안에서

그동안에도 비는 끊임없이, 싸늘하게 세상을 적셨다.

 

5. 드라이브 인 마이카

 

우리가 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설령 그 사람을 깊이 사랑한다고 해도

 

 

책을 정리하면서 책속의 문장들을 모아둔다.

책의 내용이 아닌 문장들이 필요하거나 위로가 될 때가 있다.

다시 읽은 하루키는 음....

영화 드라이브 마이카가 정말 잘 만든 영화라는 걸 느낀다.

이 소설집 <여자없는 남자들>의 각 단편의 여러 부분을 모아서 근사한 영화를 만들었다.

여자 기사를 고용한 배우 (영화에서는 배우이자 연출가) 차안 테이프에서 나오는 바냐 아저씨의 대사들, 섹스를 하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여자,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 자신의 흔적은 은밀하게 남겨놓은 소녀, 아내의 외도 장면을 목격하고 그대로 집을 나온 남편, 그리고 아내 정사 대상과 나누는 이야기들

여기저기서 뽑은 장면들이 모여 꽤 좋은 이야기 한 편이 되었구나

 

여자없는 남자들이란 남자들의 세계 라는 땀냄새가 풍길 것 같은 존재가 아니라 여자가 있었다가 없게 된 남자들, 그러니까 남겨진 남자들 땀냄새보다는 향수냄새가 은근히 남아 있는 조금은 관리한 모습이 흐트러지기 시작한 남자들의 이야기다.

아예 없던 것보다 있다가 없는 것이 더 상실감과 외로움을 준다.

있을 때는 몰랐다가 부재하는 순간 느끼는 것이 가장 가까운 사람이다.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가장 가까웠던 사람이라는 걸 그들은 여자들이 없고서 비로소 알게 된다. 조금은 찌질하고 난감하고 귀찮은 남자들이다.

중년의 남자들이 나오는 (드라이브 인 마이카 영화에 차용된) 이야기들은 그냥 하루키의 세계구나 하는 걸 느낀다.

다시 읽었을 때 남는 건 젊은 청년의 이야기인 예스터데이다.

이 역시 이해한다고 생각했던 친구를 잘 알지 못했음을 느끼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 둘 사이의 어떤 여자에 대한 선망과 생각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나는 하나의 성장소설처럼도 보였다.

화자가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고 잘 지내고 있다. 외형상 좋은 대학을 갔고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은 가족이 있다.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사회성도 좋지만 사실 그렇게 보여진 모습과 달리 혼자 빈 시간을 계속 견디고 있었다는 말미의 묘사들이 좋았다.

사실 젊음이 싱그럽고 찬란하다는 건 그 시간을 지난 사람들의 후일담일 뿐이다.

그 시간을 지나는 사람들에게는 그 시간이 견디는 시간일 수 있다.

무엇도 되지 못한. 그러나 무엇이 되기를 기대하며 바라보는 시선들에 둘러싸인,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 즐겨야 한다. 외향적이어야 한다. 도전해야 한다. 등등등

그런 말들을 기성세대는 아무 생각없이 하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하나하나가 다 부담일게다.

화자는 자신의 친구를 보면서 툭툭 던지는 말들, 말하지 못하고 에두르는 표현들에서 친구를 한심하게 보기도 하지만 자신 역시 한심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음을 나중에 어른이 되어 고백한다. 그때 친구의 여자친구가 들려준 얼음달의 꿈 이야기를 들으며 아주 작고 사소한 위로가 되었을까. 그렇게 화려하지만 허망한 달 반쯤은 물에 잠겨서 언젠가 녹아내려버릴 달., 그러나 매일 다시 그 달을 바라보는 꿈을 꾸는... 그 달이 나에게도 위로가 되었기를

 

하루키의 남자들은 여자를 동경하고 숭배하지만 그 마음이 존중은 아닌 것 같아서 조금 아니 많이 씁쓸하다. 그냥 바라보는 대상일 뿐이다. 대상은 화려하고 멋질수록 좋은 법이니까

그냥 나와 같은 인간으로 함께 삶을 살아가는 동반자 라거나 동료가 아닌 바라보고 숭배하고 감탄하는 존재로서 바라보고 그 부재를 슬퍼하고 후회하는 인간들이라....

읽긴 하지만 별루다.

책을 정리하기 전 다시 읽으니 정리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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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야화의 사라자드처럼 윤성희는 백일동안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듯하다.

다만 왕이 도파민 뿜뿜한 이야기를 원했다면 첫날 목이 달아날 수도 있겠지만 불명증으로 며칠 밤 잠들지 못하는 고통을 겪고 있었다면 오래오래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재미가 없고 졸린다는 뜻이 아니다.

별일 아니지만 딧 이야기가 궁금한 이야기

듣지 않아도 그만일테지만 일단 귀를 기울이고 나면 계속 듣고 싶은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들을 윤성희는 줄줄 엮어낸다.

그건 그 이야기가 신기한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 같아서일 것이다.

어라 나랑 비슷한 경험이 또 있다고? 우리 부모같은 사람이 또 있어? 내 삶을 몰래 엿본게 아니야? 라는 의심이 들 이야기들

그 이야기에 마음이 끌리는 건 익숙한 그 인물이 나와 다른 선택을 할까? 지금 나의 이 고민에 대한 답이 있으려나? 그라고 뾰족한 수가 있을까 하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아닐까

결국 나와 다르지 않구나 싶은 허탈함 별거 아니어서 실망하는 마음도 있겠지만 나만 그런 건 아니라는 안도감에 잠깐이라도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가족에 대해 허무개그처럼 어이없고 당연해서 짜증나지만 쉽게 잊히는 에피소드들이 누에가 실을 뽑아내듯이 줄줄 끝없이 흘러나온다.

사고치고 무책임한 부모 무심한 자식들 짜증나는 형제들

너무 닮아서 미워지는 순간에도 애써 미워하지 않기 위해 엉뚱한 핑계를 대거나 먼산을 바라보면서 모르쇠하는 순간들 때로는 모른 척 할 수조차 없어서 애써 꾹꾹 눌러놓은 마음까지 그냥 내 이야기들이 무심하게 이어진다.

심심하지만 문득 등골이 서늘한 이야기

같 나온 모두부처럼 따뜻하기도한 이야기들이 줄줄 이어지는 것이 윤성희의 매력이다.

도데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거야?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두서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들 여기서 시작해서 저기서 느닷없이 끝나는 이야기들을 들으면 그냥 사는게 별거 아니구나 싶은 아랫배가 따뜻해 지는 묘한 안도감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라는 생각이 그럴 수도 있고,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라는 조금은 허탈학고 조금은 해탈하는 마음이 드는 것

심심하고 슴슴하고 익숙한 집밥같은

너무 익숙하고 반복되어 물리지만 결국은 다시 찾게 되는 것

다 비슷하구나 생각하면서 책장을 덮지만 다시 신간을 클릭하게 되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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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들판을 걷다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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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가 많은 날들 그리고 찌질한 남자들

여자들은 조용히 움직인다.

 

작별선물

어린 시절 성추행이 있던 아버지, 모른 척 하는 어머니

위 형제들은 다들 집을 떠났고 장남 유진과 당신이 남았다.

형제들은 날이 되면 낙관주의를 안고 돌아오지만 낙관주의는 빠르게 시든다. 언니와 오빠들은 여기서 살던 추억을 떠올리다가도 아버지의 그림자가 바닥을 가로지르면 뻣뻣하게 굳었다. 집을 다시 떠나면 치유받을 것 같고 빨리 가고 싶어서 안달이었다.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되면 당신이 집을 떠나려고 하고 있다. 앉아서 여유있게 아침을 먹지 않은 건 시간이 촉박하기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더 이상 여기에 남아 있을 마음이 없기도 했을 것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아버지와의 마지막 인사 역시 딸을 희롱하는 것뿐이다. 줄 듯 말 듯 주지않은 돈과 천박한 말들이 마지막으로 남는다. 엄마는 이제 자신을 대신할 딸이 없어 서운한 걸까 그동안 딸에게 미안해서 그러는 건지 알 수 없다.

유진은 당신을 공항까지 배웅하면서 자신도 떠날 것이라고 한다. 유진도 땅을 포기하고 여기를 떠날 수 있을까. 당신에게 그랬듯이 아버지는 유진에게 땅을 두고 흥정하고 고삐를 쥐고 있다고 여길 것이다.

이렇게 떠나지만 참았던 눈물을 공항 화장실에서 비로소 터지는 건 어떤 감정일까

이제 해냈다는 안도감 ,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나자신에게 느껴지는 비참함

그래도 용기를 냈고 아버지의 어린 송아지를 몰래 팔아 여비를 마련한 꼼꼼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일단 저지르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

미국이 천국은 아닐 것이다. 어떤 변수가 기다릴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여기가 아닌게 어딘가

그 마음에 용기를 주겠지만 씁쓸하다.

아버지 꼬라지라니..

 

2. 푸른 들판을 걷다.

사제는 한때 사랑했던 여자의 결혼식을 주관한다. 그리고 다들 잘 아는 마을 사람들과의 피로연에 참석하고 기도하고 그리고 돌아온다.

팔에 주근깨가 있던 여자와 남몰래 밀회를 생각한다. 결혼을 원하는 여자에게 사제로 남겠다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그 여자는 결혼을 오늘 했다.

어떤 마음이었을까

근엄한 사제모습이라기 보다 흔들리고 약하고 이기적인 모습이다.

익숙한 푸른 들판을 걷다가 중국인 집을 갔고 그리고 말이 통하지 않은 상황에서 마사지를 받는다. 쓰지 않은 근육이 꺽이고 풀리고 휘어지는 경험 뒤 개운하고 뜨거운 마음이 남는다.

아무리 걸어도 신은 답을 주지 않는다. 답은 자기가 찾아낼 뿐이다.

아무리 매달려보라지... 당신에게는 구원이 없다.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뭔가 찜찜하다.

 

 

3. 검은 말

여자가 떠났다. 이만하면 이 동네에서 보기 드문 괜찮은 여자였는데

그 여자가 떠났다. 그러나 미련한 남자는 돌아오리라 믿는다.

그 여자가 돌아오면 모든 것이 다시 제자리를 찾고 잘 될거라 믿는다.

당신에게 내린 벌은 그냥 대책없이 기다리는 것이다. 절대 깨닫지 못할 것이다.

 

4. 삼림관리인의 딸

디건은 억울할 수 있다.

땅을 가졌고 그 땅을 완전한 자기 소유로 만들기 위해 (은행과 나눠가지지 않고) 열심히 일을 했다.

밤낮으로 땅에서 일을 했다.

그리고 도시로 나가서 많은 돈을 써서 여자를 만났고 결혼을 하기 위해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결혼하고 두 아들과 딸을 가졌다.

모두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나쁘지도 않았다. 딸이 너무나 영특해서 내 딸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냥 묻어두었다.

그러나 어느날 이야기를 잘 하는 아내 마사는 듣기 힘든 이야기를 마을사람에게 들려주었고 집에 불이 났고 모든 것이 사라졌다.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고 믿을 것이다.

남자란 모름지기 일을 해서 재산을 늘이고 가족들을 굶지 않게 하고 원하는 걸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아내는 집안을 잘 챙기고 아이들을 잘 키우고 남편의 성적 만족을 채워줘야 한다.

그래서 더 이상 원하지 않았고 눈을 감았을 때도 있었다.

주워온 개를 딸의 생일선물로 주었을 때 조금 깨름칙했지만 딸아이가 좋아하니 그냥 넘어갔다. 그건 죄가 아니다.

디건의 잘못은 너무 열심히 살았다. 누구도 원치 않은 노력을 너무 많이 했다.

스스로도 그걸 원했던 걸까. 지금이라도 생각해 보면 좋겠다.

 

5. 물가 가까이

하버드에 다니는 아들은 그냥 행복한 생일을 원했다.

부자 의붓아빠의 돈자랑이나 그 앞에서 전전긍긍하며 비위를 맞추는 엄마의 비위를 맞추는 일을 원하지는 않았다.

비싼 식사와 비싼 리조트 그리고 핑크빛 케잌은 아니었다.

바다 수영이후 가장 깊이 가라앉고 가장 고통스러운 일 이후 느끼는 안도감

할머니는 그때 왜 바다에서 수영을 하지 않았을까. 한시간의 시간동안 무얼 했을까

간절했던 바다행에서 무얼 보았을까

야속하게 버리고 떠나는 할아버지를 기어이 잡아서 함께 돌아간 집에서 평생을 살면서 어떤 마음이었을까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면 절대 그 차를 타지 않았을거야. 거리의 여자가 되는게 차라리 나았을 거라라는 말

어쩌면 순간의 선택 그리고 그때의 마음이 삶을 좌우한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빠르게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야 한다.

 

6. 굴복

뻣대다가 여자에게 이별을 통고받고 그래도 가오가 있지 ... 라는 마음으로 아랫사람을 마음대로 희롱하다가

혼자 오랜지 24개를 먹은 남자

뭐라고 해야할지 참 난감하다.

 

7퀴큰 나무 숲의 밤

마거릿의 선택을 존중한다.

누구나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이 있다. 다만 모두 다를 뿐이다.

 

왜 작가는 이렇게 찌질한 남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썼을까

그런 남자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일까

지구 반대편을 돌아 여기 남자와 다르지 않은 남자들이 거기에도 있었다.

고통은 늘 비명을 지르며 오는 것이 아니다.

그냥 고요한 상황에서 슬며시, 어쩌면 우리가 고통이라고 여기지 않을 정도의 강도로 조용히 자주, 그래서 익숙해져버린 슬픈 상황들

고통은 그렇게 안개처럼 스며든다.

아프지 않아서 비명을 지르지 않아도 되어서 고통이라고 느낄 수 없는데

어느 순간 내 몸이 젖어 있다.

물에 빠진 것도 아닌데.. 그냥 안개인데

 

오늘 날이 빠짝 말라 뜨거워서 다행이다.

이른 습습한 이야기들을 읽어도 덜 불쾌해서 다행이다.

그래도 얼룩처럼 슬픔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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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범죄 피해자입니다 - 트라우마 치유 안내서
배승민 외 지음 / 글항아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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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학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개인의 중요한 능력으로 본다. 나약한 행동이라고 오해할 수 있지 만심리학적으로 볼 때는 오히려 반대다. 이런 요청 능력은 위기를 헤쳐나가는데 굉장히 중요하다. 사람들은 보통 트라우마로부터 회복할 수 있는 개인적 자원을 이미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극도의 불안이나 공포 두려움의 지배를 받는 순간 머리와 마음이 정지되고 혼자 할 수 있었던 일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때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초기의 응급처치는 대단한 기술이나 방법을 시용하지 않는다. 그저 각자의 고유한 자원이 다시 잘 작동하도록 만드는 게 최선이다. 혼자서 뭘 햇야 할지 모르겠다면 예전 감정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됐던 작은 일을 떠올려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악몽을 다루는 방법 ; a4용지에 악몽의 한 장면을 한가지 색으로 간략하게 그린다. 다른 용지에 상상력을 동원해 그 장면과 유사하지만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자염ㄴ을 여러 색깔로 자세히 그려보기로 한다. 꿈은 현실이 아니니 비현실적인 환타지 요소를 동원해 그려볼라고 안내한다. 이런 작업이 처음인 환자라면 옆에서 가이드를 해주기도 한다.

(평소 좋아하는 아이돌을 그리고 흉기대신 꽃다발이나 선물꾸러미를 들고 건내는 장면을 묘사하고 그 멤버가 해주었으면 하는 말을 말풍선으로 넣는다. 주변 사람도 그릴 수 있다며 그려서 본인을 도와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응원을 하고 박수를 쳐주는 사람으로 그리는 것 완전히 달라진 그림을 자기 전에 보면서 상상을 하고 잠이 든다. )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팁 : 회복하고자 고군분투하더라도 갈수록 일상이 마비되며 잠겨 있는 늪이 점점 더 깊어져 지칠 수 있다. 경험이 많은 지지 자원과 전문가와 함께 안전망이 되어 줄 구조 줄에 몸을 맡기고 스스로에게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우리 뇌는 현대 사회에 맞춰진 것이 아니다. 특히 트라우마에 반응하는 원시적인 뇌는 선조의 것으로 부터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더구나 재난으로부터의 회복 기간은 사람과 상황마다 , 같은 사람이라도 시기마다 다르다. 그러니 상처를 받아 무너질 수 밖에 없을 때는 마음을 앞세우기보다 그대로 멈춰서서 몸의 신호에 귀를 기울여보자. 다양한 트라우맛 ㅐㅇ존자들이 증상이 나아져도 일상의 기능을 회복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음을 강조한다. 몸에서 오는 작은 신호들을 들여다 보자 신호는 천천히 하지만 분명하게 다가올 것이다.

 

*트라우마를 악화시키는 세가지 : 차별적으로 대하기. 통제하기, 방해하기

생존자들을 약하고 무능한 사람처럼 대하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일 처리를 대신하는 행동이다. 종동 통제하는 애인이나 가족과 함께 센터에 오는 사람들 함께 하면 안된다고 하면 취소해버리는 사람들

방해하기는 그만 생각하라는 말, 이제 잊고 네 인생 사랄는 말. 남들에게는 비밀로 하라는 말 등이 대표적이다.

정서적인 위로나 지지보다 부정적인 반응을 하지 않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면 적어도 마음에 상처가 될 말은 삼가도록 하자. 지금 마주하는 사람이 내일의 내가 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대하면 된다.

트라우마로부터 회복하는 것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주변에서 온 사회가 함께 할 때 길이 만들어 진다.

 

*애도 : 고인에 대한 기억과 감정을 회피하거나 억누르지 말고 보듬어주는 것, 다른 하나는 현재의 삶에 주의를 기울이고 미래지향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다. 전자는 상실 지향적 대처 , 후자는 회복 지향적 혹은 미래 지향적 대처라고 한다. 이 두가지를 지그재그로 반복하는 것이 사별 이후의 회복에 있어 중요한 열쇠이다. 주춤하면서 또다시 나아가는 것이 애도의 여정이다. 길고 느리더라도 멈추 있지 않으면 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말이 참 좋다.

결점 없는 사람이 없다. 그 결점에 집착하는 정도가 다를 뿐이다. 그 결점에 매몰되어 자신을 가두느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느냐가 차이를 만든다. 이미 지나버린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현재 자신과 미래의 자신은 충분히 선택할 수 있다. 가능한 선택들을 하나씩 행동으로 옮기다보면 인간 본연의 자율성을 되찾고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정상은 고통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이 유사한 경험을 했다면 누구나 비슷하게 느낄만한 고통이라는 점에서 정상이라는 것이다.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이는 바로 이 정상적인 고통을 구별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디가 아픈데 원인을 모르겠고 혹시 큰 병은 아닐까 싶어 병원을 방문해 본적이 있다면 알 것이다. 괜찮아ㅛ 별거 아니니까 약 좀 드시고 며칠 지나면 나을 거예요. 라는 의사의 한마디를 듣자 통증이 가라앉는 것 같다. 내가 겪는 이 증상이 죽을 병이 아니며 영원히 계속될 것도 아니고 언젠가는 높은 확률로 사라지리라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고통은 절반 정도 치유된다.

상담은 이런 증상들이 비정상이 아니라는 점과 이를 다루는 방법을 알려주는데서 시작한다. 트라우마 전문가들을 이를 심리적 응급처치라고 부르는 데 트라우마 초기에 효과가 있다.

(호흡법, 나비포옹)

 

 

우리가 피해를 외면하려는 것은 그 일이 내일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 때문이다.

피해를 당하는 것이 피해자의 잘못이거나 순간의 실수이거나 행동에 원인이 있다고 이차가해를 하는 것도 나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고 잘못을 하지 않으면 절대 그런 피해를 입을 일이 없다고 믿을 수 있고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어제의 당신이 내일의 내가 될 수 있다는 마음은 너무나 불안하다. 운이 없어서 생기는 일이란 얼마나 지독한 일인가

그 운을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것이다.

불안은 내가 다룰 수 없다, 예측할 수 없다는 데서 온다.

운은 내가 다룰 수도 없고 예측도 안되는 일인데 그렇게 불행이 내게 와서 내가 범죄피해자가 된다는 건 너무 두렵다.

결국 사람들은 눈을 감는다.

그건 내 일이 아니야

그건 특별한 일이고 부주의해서 생기는 일이고 조심하고 또 조심하면 괜찮을거야.

조심은 피해자가 해야할 일이 아니라 가해자가 해야할 의무이다.

아무리 화가 나고 수치스럽고 때로는 슬프고 외로워도 누군가를 폭행해서는 안된다

지금 이 감정은 내것인데 내가 타인에게 탓을 하고 원인을 돌리는 것만큼 어리석고 나약한 일이 있을까

조심하고 또 조심해서 피해는 부지불식간에 누구에게든 올 수 있다.

우리는 생각하고 태도를 취할 뿐이다.

운이 없었어. 니 잘못이 아니야.

내가 뭘 도와줄까.

나한테 힘든 이야기를 해 줘서 고마워. 용기를 내 주어서 고마워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 이야기 해줘

주변인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이 이상 무엇이 더 있을까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일은 그 사람의 모든 면을 알아간다는 일이다. 내 마음에 들지 않은 것. 내 취향이 아닌 것, 내가 불편한 지점까지 모두를 받아들이지 못하더라도 그럴 수도 있구나. 그렇겠구나 라는 마음으로 인정하는 것

세상에는 같은 존재는 없다. 비슷해서 묶을 수는 있지만 개개인은 모두 다르다.

얼굴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고 경험을 대하는 방식, 감각, 처리가 다르다.

그래서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사람을 이해하려는 것

그건 무척 어렵고 숭고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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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시간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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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상대를 글 속에서 죽여버리는 일 그건 통쾌한 일일까 서글픈 일일까

어쨌든 복수를 한다는 의미에서 통쾌하기도 하겠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실제 그는 여전히 살아서 돌아다닐 텐데 라는 마음이 들면 서글프지 않을까

하지만 사람은 미운 감정 부정적인 마음을 흘려보내야 한다.

마음속에 깊이 묻어둬서 내가 아프거나 나빠지는 것보다 흘려 보내고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

뭐라고 화내기에는 멋쩍은 작은 일처럼 보이지만

나의 하루를 완벽하게 망친 것도 폭력이라면 폭력이다.

만일 상대가 남자였다면, 그렇게 무례하게 굴었을까

막무가내로 말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드러내면서 나에게 너를 맞추라는 태도를 취할 수 있었을까

언어를 모른다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당당하고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될 수 있다.

초대받지 않은 자리에서 권하지 않은 음식을 마음대로 먹고 마시면서, 더구나 게걸스럽게 먹고 마시고 내뱉는 한마디가 이런 멋직 공간에서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겨우 이까짓 케잌을 굽고 수영을 하고 요리나 하고 있나요 라는 말은 무례를 넘어 폭력이다.

그 방문객을 그냥 글속에서 잘근잘근 씹어서 아내에게 버림받고 곧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남자로 묘사하고 잠시 눈을 붙이고 쉰 다음 마침내 죽음에 이르게 하는 글을 쓰는 일

그 일은 충분한 복수가 될 수도 있겠다.

좀 서글프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안에서 내가 만족할만큼의 어떤 보상을 스스로 받아내는 일은 용기 있는 일이고 건강한 해소라고 봐도 되겠다.

 

무례함을 무례함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

당연하고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그 마음이 폭력이다.

 

평범하고 보통의 남자가 겪는 하루의 일을 우리는 그냥 평범하게 읽어간다.

직장생활을 하고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와 간단한 식사를 차려 먹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것

그는 아무 행동을 하지 않았다.

동료와 대화를 하고 사소한 권유를 거절하고 인사를 하고 대중교통을 타고 옆자리에 우연히 앉은 말이 많은 사람의 말을 무시하지 않고 일일이 대꾸해주는 것 그냥 그렇게 본다면 예의있고 괜찮은 사람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이전에 어떤 여자를 만났고 함께 데이트를 하고 집에서 함께 요리를 해서 먹고 잠을 자고 청혼을 하고 결혼을 하기로 결정을 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그 남자의 태도들

여기서 자연스럽다라는 말은 그 남자 생각에 늘 해오던 행동과 생각들, 누구도 나에게 이상하다거나 태클을 걸지 않은 말과 행동이 그 여자에게 도드라진다는 점이다.

그건 그 여자가 까탈스럽거나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사실 누군가에게는 그 남자의 말이나 행동이 무례하고 상스럽고 좀스럽고 속물적인 면이 있다. 그 여자는 그걸 알아봤을 뿐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남자들은 모른다. 자연스럽고 익숙하고 늘 해왔던 말이고 늘 해왔던 행동일 뿐이다.

어린 시절 식사준비를 해주고 자기 몴의 접시를 가지고 오던 엄마의 의자를 장난스럽게 빼서 엄마가 나동그라지고 그릇이 깨지고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웃음을 터뜨린 아빠와 형제들

그냥 장난이고 재미고 소소한 유머라고 생각하는 것 그 자체가 폭력이다

그러나 그는 그런 행동들이 그냥 자연스럽고 일상이며 재미라고만 생각한다.

그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그가 바뀔 수도 있는 기회였지만 그가 그냥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변화의 공기는 피시식 바람이 빠져버리고 그는 여전히 그로 남아 있다.

무얼 잘못했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그를 버리고 떠난 여자를 욕하면서

그녀를 위해 썼던 체리값이나 중국음식 배달값이나 반지값을 아까워하면서

그는 평생 모르고 그렇게 늙어갈 것이다.

 

무지가 폭력이라는 것

알려고 하지 않는 태도가 권력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에피소드다.

 

낯선 경험을 원하는 여자는 자신을 돌보는 남자를 만나 짜릿한 체험을 하지만 그 결과는 예상밖이다.

더 이상 설명할 길이 없다.

그녀를 탓하는 건 가장 쉽다. 그러게 왜 그랬대? 알만한 사람이...

그러나 그건 가장 폭력적이다.

그래도 되는 대상은 없으니까

 

모든 이야기를 읽고 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내가 놓친 단서를 찾고 싶어졌다.

이 남자의 본 모습을 어디서 짐작할 수 있을까

문장을 샅샅이 뒤진다.

여기부터 뭔가 쎄했다. 싶은 곳을 찾지만 찾을 수 없다.

내가 발견한 부분은 이미 결말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보여지는 것이지 모르고 읽는다면 그냥 넘어갈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자연스러움, 평범함

정말 평범한 그 모습이 이제 공포가 된다.

 

작가는 평범하고 자연스러움을 조심하라는 경고로 이야기를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숨은 그림찾기처럼 일상에 숨어있는 폭력이나 차별, 혐오를 희미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남자들은 절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를 것이다.

그냥 평범하거나 일상적이거나 열심히 살거나 그래도 되는 사람이라고 믿고 지금도 살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들이 더 공포스럽다.

 

여전히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있을 것 같아서

한쪽은 사라져야 한다... 이말이 이렇게 푹 꽂일 줄은 처음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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