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반사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3
누쿠이 도쿠로 지음, 김소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 딱 한번이야 딱 한 번 가야마는 속으로 되풀이했다. 상습적으로 휴게소에 스레기를 버리는 비상

   식적인 사람과는 분명 죄긔 무게가 다를 거야. 달리 방법이 없었으니 이번 한번만 봐주시길.. 누  구한테 그러는지 가야마는 속으로 머리를 조아렸다"

 

 

 누구나 그런 일이 있지 않을까

이건 별거 아니잖아 누구나 하는 일이잖아  어쩌다 한번인데 어떨까..

그렇게 누구나 하는 일이라고  별일아니라고 얼버무리고 무책임한 다수에 포함되면서 안도의 숨을 내쉬는 것.

나도 해 본적이 없다고 할 수 없는 일이라 뜨끔하다.

 

한 아이가 죽었다.

돌풍에 가로수가 쓰러졌고 하필 그때 지나가던 아이가 죽어버렸다.

이건 자연재해인가 인재인가

분명 피해자가 있고 누군가는 억울하고 화가 나는 상황인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아니 책에서 딱 한명만 책임을 진다. 가로수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

누구나 내가 한 일은 어쩔 수 없었다고 그런 악의가 아니었다고

나는 좋은 뜻으로 한것이라고

 

가야마가 사람들을 찾아다닐때마다 그 사람들은 이성을 잃고 화를 낸다

그건 아마 마음 한구석에 숨어있는 죄의식 혹은 양심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나는 아무 잘못도 없다는 뻔뻔함만 가지고 있다면 아마 당당하게 화내지 않고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무시해버릴 수 있다.

그러나 한구석이 캥기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이성을 잃고 흥분한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한거냐구

나보다 잘못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좋은 의도로 한것인데 그렇게 범죄자로 몰고가냐고

 

 

 

" 이 말이야 말로 거짓없는 본심이었다. 그랬다, 하나는 어디까지나 남들한테서 칭찬을 듣고 싶

  었을 뿐이었다, 악의는 어디에도 없었다..............그런 내가 왜 살인자 처럼 규탄받아야 하는가

  왜 누군가의 목숨을 업신여긴 비인간적인 사람으로 취급받아야 하는가 "

 

"다들 그랬어요 제가 찾아가면 다들 화를 내더군요. 자긴 잘못한게 없다고 정색하면서 화를 냈습니다 어떻게 화를 낼 수 있을까요? 역시 제가 틀린걸까요? 제가 생트집을 잡는걸까요?"

 

" 아무도 사과해주지 않아요 아무도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아 누구 한사람만이라도 사과해준다

   면 이 정도로 절망스럽지는 않았을텐데 이렇게 사람을 미워하지는 않았을텐데 하지만 아무도 사

   과해주지 않아요 겐타가 죽었는데 우리 겐타가 죽어버렸는데 아무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아":

 

 

가야마의 말이 뜨끔하다.

아무도 미안하다고 하지 않아요. 아무도  내 잘못이라고 하지 않아요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인데...

학교에서 혹은 사회에서 문제가 생기면 항상 함께 셋트처럼 따라오는 말이 있다

뭔가 문제를 일으킬만한 꼬투리를 만든거 아니야? 왕따를 당할 행동이나 말을 한거 아니야

니가 먼저 도발한거 아니야?

맞을 짓을  한거 아니야?

 

어쩌면 모든 폭력이나 문제 살인 죽음의 시작은 사소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겐타가 죽은 것도 어쩌면 사람들이 모두 나하나 쯤이야 ... 매번 하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번 인데 어떨까 하는 마음들이 모이고 모여서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이다.

누구나 어떤 문제앞에서는 일단 피하고 싶다.

나만 그런것도 아니고 나만 잘못한것도 아니고 세상 누구나 하는 것이고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났던 것이고 걸리는게 재수없는거지 틀린건 아니라고

그렇게 무심코 나의 양심을  못본척하며 내뱉는 무심한 말이 어쩌면 그 대상에게 어떤 폭력보다 더 아픈  비수가 된다.

 

살아오면서 느끼는 건 가장 용감한 사람은 정직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내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

내가 모자란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

내가 틀렸다는 것을 말할 줄 아는 사람

누구나 하는 실수 잘못 그리고 무심하게 내뱉는 배려없는 말이나 행동들

어찌보면 큰 잘못은 아니다

그런 걸로 쇠고랑을 차거나 경찰차가 출동하는 건  아니지만 

사소하다고 치부하기전에

먼저 솔직하게 미안하다 잘못했구나  이렇게 될줄 몰랐다.

하는 한마디가 절실한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아이의 죽음에 모두를 살인자로 몰 수는 없다. 그래도 누군가가 죽었는데 아.. 그때 내가 그랬더라면 하는 마음, 미안해하는 마음,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는게 먼저 아닐까

무언가 깨름칙한 짓을 할 때 내면에서 들리는 뭔가 주저하는 마음이 그게 양심일건데

그 주저하는 순간 우리가 다시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라는 걸 알았으면좋겠다.

나를 나쁜 쪽으로 몰지 않는 마지막 기회라고...

 

 

나 역시 내 마지막  갈등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겠다... ( 아 착한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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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딸내미가 푹 빠진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를 보는 뒤에서 몸을 배배 꼬다가 인터넷속을 헤매다가 보게된 영화

지금 내 눈앞에서 펼쳐지는 남고생들은 달달하고 평화롭고 아름다운데

지금 작은 화면속 고등학생은 불안하고 주저하고 허세부리고 상처받고있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이유없는 폭력이 나온다.

누군가 한 아이가 심하게 맞고 있고 주위를 둘러싼 녀석들은 그저 바라볼 뿐이다.

세 친구가 있었다. 기태 희준 동윤

기태와 동윤은 중학교때부터 친구였고 희준은 고교에 와서 친구가 되었다.

기태는 고교에 와서 짱이 되어 아이들의 주목을 받고 아이들의 시선에 우쭐해한다

누군가의 오해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자격지심 혹은 친구에 대한 열등감, 질투, 허세.

뭐라고 한마디로 이러이러해서 이러이러한 사건이 생겨나고 이러이러한 결과가 생겼다고 딱 단정하기 힘든 영화다.

사실 기태가 참 나쁜 녀석인데 정말 나쁜 녀석인데 어찌보면 가장 약하고 예민한 소년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기대하고 소통하고 의지하고 서로 위안이 되는 관계가 어쩌면 서로에  대한 가장 허약한 관계가 될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친구잖아."

 

"난 한번도 널 친구라고 생각한 적없어 너만 없으면 돼"

 

어쩌면 화가 나서 내뱉은 말들 내 자존심을 지키려고 내뱉은 말 ,혹은 하지 못한 말들, 침묵들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고 마음을 닫게 한다.

마음 알맹이는 누구나 같다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고 누군가가 나를 알아주었으면 하고 말하지 않아도 혹은 내가 반대로 행동하더라도 내 속뜻을 잘 알아주리라 믿는 것

그런데 그게 늘  다른 방향으로 이해되고 받아들여진다.

내가 정말 누구보다 믿었고 내가 어떤 말을 하던 행동을 하던  내곁에 있을거라고 믿었던 친구에게 우리가 친구였던 적이 없다는 말을 듣는다면.... 세상이 무너지지 않을까

사실 영화는 내내 뭔가 말하고 궁금하게 만들면서도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어쩌면 왜 기태가 죽었는지 동윤이 어떻게 했었는지 희준의 실망은 무엇인지 그건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무슨 일이 있었는가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일이든 세 소년의 우정을 무너지게 할 수 있다는 허약한 관계  불안한 모습이 주된 흐름이다.

서로에게 불신을 가지면서도  각각의 속내를 털어놓지 않음으로써 서로에 대한 관계는 점점 불안하게 흔들린다. 그냥 퉁 터놓으면 해결될듯한 문제들이 서로가 자존심을 지키고 진실을 말하지 않고 서로가 보이는 것만 진실이라고 믿음으로서 점점 균열이 가고 마침내 파괴되어버린다.

 

이런 친구사이의 권력관계 혹은 힘에 의한 균형이 비단 남학생들에게만 있는 일일까

어쩌면 영화속 사내녀석들처럼 주먹질을 하고 얼굴이 터지는 일이라면 겉으로 드러나기라도 할테지만 만약 여학생의 일이라면  보이지 않는 권력이동이나 질시 무시는 더 무시무시할거라는 생각도 든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상처는 안으로 곪으면서 속살을 파먹어 가며 썩어갈테니까

 

사람사이의 관계의 연약함은 청소녁기에만 해당되는 문제도 아닐것이다. 누구도 입을 열지않고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고 ... 내가 보는 것만 믿으며 상대에 대해 불만만 쌓아가는 건 어른들의 세상에서도 마찬기지로 일어나는 일이다.

누군가에게 금을 긋고 더 이상 내 구역으로 들어오기를 원치 않으며 나만 상처 받았다고 생각하고 내 눈에 보이는 것만 전부라고 믿어버리며 관게 형성에 콤플렉스나 나약함을 감추며 허세를 부리는 것 그리고 상대의 행동을 찌질하다고 무시해버리는 것 그런 것들은 어디에나 존재하지 않을까

청소년기에 겪었다고 그 상처가 훈장이 되어 이후 문제들을 면제시켜주지는 않는다 여전히 같은 오해를 하고 같은 상처를 입고 같은 방어벽을 쌓을 뿐이다.

 

멀리서 보면 참 단순하고 유치해서 어쩌면 저렇게 멍청할까 싶은 사람의 마음이 그 속에서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는 걸 배운다.

정말 친한 세친구인데 어디서 잘못되었을까

함께 야구를 하고 몰려다니고 여자친구를 만나고 친구를 위해 여자친구의 대쉬를 거부할만큼 서로를 사랑했는데 왜 이렇게되어버렸다. 모두 흩어지고 하나는 죽어버리고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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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어 이런 또래의 아이를 두게될 입장에서도 영화가 쉽지 않다.

내 아이가 이 셋중 누군가의 입장이 된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하나

누가 잘못했다고 할 수 있을까

드러나는 모습과는 다르게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상처를 입는다

자기 상처가 너무 아프고 커서 남에게 내가 상처를 준다는 걸 인지하지 못한다.

나는 저를 믿었는데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믿음이 무조건적인 믿음과 기대가 어쩌면 상대에게 상처가 된다는 걸 알지 못한다.

그런 상처는 친구사이에서도 가족사이에서도 존재한다.

내 아이가 입은 상처 그리고 내 아이가 입힌 상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을까

내 아이만 감싸고 내 아이의 상처만 들여다 보면서 아이의 상처를 더 크게 키우는 건 아닐까

 

화면이 검어지고 엔딩이 올라가는데 마음이 먹먹하다.

 

 

사족.... 이제훈이라는 배우가 꽤 괜찮구나싶다. 건축학개론에서는 그저 순수하고 어눌하기만한 순

            진남을 그렇게 잘 연기하더니 여기서는 순수한 얼굴 비열한 얼굴  무서울만치 위압적인

           얼굴까지 보여준다. 친구들을 엄밀하게 협박하면서 뺨을 때리는  무심한척  야비한 얼굴과

           친구의 무시앞에서 어쩔 줄 모르는 얼굴까지 참 다양하다.

             꽤 괜찮으 배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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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나이

세상에서 제일 거칠것 없는 나이

세상에서 제일 막 나가는 나이

그게 바로 중학교 2년이란다.

오죽하면 북한이 못 쳐들어오는게 얘네들때문이라고 할까

사실 큰애도 내년에 중학교를 가는데 들리는 여러가지 흉흉한 소문들을 들으면 어찌 보내나 싶은 생각이 하루에 열두번도 든다.

초등학생을 키워본 엄마들은  그때는 한창 어린애들이라고 하고

중학생을 키워본 더 나이 든 엄마들은 중학생도 한창 아기들이라고 한다.

사실 나이 먹어 돌아보면 20대라고 내가 뭘 다아는 것도 아니었다.

법적인 성인이고 주민등록이 나왔을 뿐이지 우리가 철이들고 세상을 다 안게 아니었으니

아니 솔직히 20대에서 그 비슷하게 더 산 지금의 나이에도 아직도 내가 철이 들었다 세상을 안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없는데

하물면 중학교 2학년이면...

문제는 돌아보면 그때 내가 참 어렸구나 하는 걸 알지만 막상 그 나이때는 이미 알거 다 알고 나도 클만큼 컸거든!!하는 마음이 더 컸던건 사실이다.

애들은 유치하고 어른들은 치사하고 세상은 부조리하고 학교는 공정하지 않다.

지들도 잘난거 없으면서 공부에 몰아치는 선생들도 같잖고 잔소리하고 내마음도 몰라주는 부모도웃기지도 않고.. 뭐 그런 나이

그래도 예전엔 그냥 그렇게 혼자 여기저기 좌충우돌하거나 몰려다니며 먹어대고 웃어대고 불만을 내기하듯 풀어내는 게 전부였는데 요즘은 다르다.

아이들이 더 많이 세상을 알아서.. 화장도 하고 남자도 만나고 게다가 왕따와 자살 등등 모든 문제의 집합체가 중학시절이라는 말들이 솔찮이 들려온다. 설마....

자살을 많이 하고 왕따가 심해지는 시기

교사들도 손을 놓게 되고 어른들도 눈치만 살피는 시기

그 무서운 시기가 다가온다.

사실 옆에서 보는 입장에서 저 철없는 것 되바라진것 나쁜 년 놈 해가며 욕하고 피하고 잔소리하고 나아가 때리기도 하면 그만이지만 그 시절을 지나는 이들에게는 더할 수 없는 고통이고 불안이고 전쟁이 아닐까 싶다

 

책의 주인공 스미레도 사실 평범한 여학생이다

그리 뛰어나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지만 부모님 말씀도 잘 듣고 공부도 해야겠다고 결심도 하고 노력도 하고 그리고 친구도 사귀고 싶다. 당연하다.

그런데 맘대로 안된다.

그 시절로 돌아가 내가 그때 젤 고민한게 부모님이나 성적은 아니었고 친구관계였던거 같다.

어쨌든 고등학교는 진학할 정도 성적은 되고 가족관계도 무난하고 젤 힘든게 ㅇ친구다

더우기 여학생들의 그 복잡미묘한 여러가지등등 

 

 

 

여학생들은 그게 본능인지 모르겠지만 소속감이 없으면 무척 불안하다. 어딘가 그룹에 끼어 함께 먹고 웃고 떠들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또 거기에 끼기 위해 노력해야하고 빠지지 않기 위해서도 전전긍긍해야한다. 나의 취향 나의 관심과는 상관없이 무리의 취향과 노선에 따라야 하고 거기에 맞춰 호호 웃기도 하고 뭔가 깨름칙한 짓도 서슴없이 할 수 있어야 하고

사실 지나고보면 유치하고 철없는 짓이지만 그 당시에는 그게 얼마나 절실한가

그룹에 끼느냐 마느냐는 내일 해가 뜨느냐 마느냐 늘이 무너지느냐 마느냐의 문제만큼 절실한 일이다. 누군가 함께 도시락을 먹을 사람이 없고 나와 수다를 나누고 하소연을 들어줄 누군가없다는 것 함꼐 화장실에 손잡고 갈 사람이 없다는 것  그건 황량한 사망게 뚝 떨어진것보다 더 불쾌하고 불안하다.

그런 서로의 불안을 함꼐 공유하면 좀 좋으련만

그걸 악용하기도 한다. 여기 들어오고 싶어 안달하는 누군가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놀리고 될듯 말듯 애태우는게 그렇게 재미있을까

스미레도 그런 고통을 지나왔다

샤냐는 그 위기를 목숨을 담보로 하며 지나왔다.

 

자신들의 모임이 관계가 세상의 전부라고 믿는 그 시절 세상에서 가장 나약한 존재가 소녀들이고 가장 강하고 악랄한 존재도 소녀들이다.

내가 돋보이려고 누군가를 모함하고 위기에 빠뜨리고 상처주는 것 그리고 그건 장난이고 친해서 하는 짓이라고 하고..  그렇게 불안하고 위태로운 시기를 넘겨야 성장하게 되는건지...

 

노력은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중 2때의 나는 박수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노력해도 안될때 지나치게 고민하면 안된다. 좋아하는 간식이나 따뜻한 차라도 들면서 폭풍이 지나가기를 얌전히 기다리는 편이 낫다 퐁풍우는 금방 지나갈 테니까 절대로 리스트 컷따위를 해서는 안된다.

 

내년 내 아이가 스미레처럼 샤니처럼 위기에서 내게 손을 내밀면 나 어떻게 해야할까

어쩌면 당장 뭔가 절실한 아이에게 어떤 조언도 훈육도 도움이 안될 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배운대로 육아서나 교육치침서따위가 소용없을 지도 모르겠다.

그저 따뜻하게 안아주고 맛있는걸 먹으면서 함께 버티는 것 견디는 것 그게 더 절실하지 않을까

그걸 과연 나는 할 수 있을지

 

어쩌다 중학생 엄마같은 건 되가지고 하이고 하이고 하면서 아이보다 더 동동거리는건 아닌지모르겠다.

어쨌든 우리 모두 힘내자..

중학시절을 3년이면 끝이다. 그  기간이 아름다운 추억이될지 지긋지긋하게 지우고 싶은 기억이 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 시간을 비켜갈 수는 없으니까 피할 수 없으니 즐길 수 밖에...

내년이 기대되고 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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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쓴 문학개론 혹은 문학길잡이

저자의 글을 첨 본게 한겨레 주말판이다. 거기에 나온 작은 칼림이 항상 인상적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말 생각하는 바를 정확하게 짚어내며 유연하게 묘사하고 비유하면서 글을 풍성하게 끌어나간다. 그렇다고 새새한 치장이 많은 것도 아니고 간결하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을 뭐라고 설명하기 힘들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것이다.

소설 혹은 시 같은 문학을 읽으면서 내 생각의 폭은 확장된다. 뭔가를 더 알고 내 사고의 폭이 어디로 넓혀질 수 있는가를  알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될것이다.

단 일단 많이 읽고 보며 좋겠다. 나의 생각을 이 책에 맞추지 말고 자유롭게 여기저기로 가지를 뻗고 나간 내 생각들을 어떻게 정리하고  다듬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될때 속 깊은 언니처럼 자상하게 이것저것 알려줄것이다.

책이 세상을 보여준다는 것 그걸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책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책읽기를 정말 좋아한다면 좋은 수다 대상이 될 수 있을 거같다

일면식도 없는 저지지만 책을 꽤나 좋아하는 구나하는 걸 충분히 알겠다.

아직은 많이 읽는게 중요하겠지만 어느정도 읽었다면 이렇게 쉽게 씌여진 문학에 대한 개론서를 읽는것도 좋겠다.

일단 무지 쉽게 잘 읽힌다.

 

 

 

 

p31-33

 

타인의 고통과 나의 고통을 분리하지 않고 타인의 고통속에 나의 고통을 포개넣는 것이야 말로 문학의 해방적인 에너지일것이다.

(중략)

문학은 우리 사회에 잠재하는 거대한 갈등을 언제나  새로운 언어로 재현한다. 차곡차곡 쌓인 억압의 흔적들이 점차 마그마가 되어 언젠가 폭발해 버릴 수 있음을 문학은 생생하게 증언한다.

 

p60 

모든 창조에는 원천적으로 모방의 흔적이 남아있다. 창작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잇는 것으로부터 아직 없는 것을 발견해내는 모방과 해석의 애너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거미 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없이 문밖으로 쓸어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어니젠가 새끼거미 쓸려나간 곳에 큰거미가 왔다.

너눈 거숨아 짜릿한다.

나는 또 큰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알만한 알에서  가제 개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적은

새끼거미가 이번엔 큰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니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아나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고이 보드라운 종이에 받어 또 문박으로 버리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다가 쉬이 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

 

 

                                          백석  "수라'

 

문학은 인간중심의 사유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하는 강력한 촉매다. 문학은 이렇듯 인간으로 살아갈수 밖에 없는 현대인의 한계를 넘어서게 만든다. 세상의 모든 생물 세상의 모든 사물과 교감하게 해 줄 수 있는 살아있는 백과 사전 그것이 바로 문학의 또다른 얼굴이다.

 

 

P60

모든 창작에는 원천적 모방의 흔적이 남아있다. 창작은'무'에사 '유'를 창조해내는 것이 아니라 ' 이미 있는 것'으로부터 '아직 없는 것'을 발견해내는 모방과 해석의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다.

 

 

P65-66

패러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작품에 대한 비평적 거리가 필요하다. 즉 독자로서 원작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것에 감동을 받은 뒤 일종의 비평가가 되어 원작을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을 때 패러디의 준비작업이 완료된다. 원작에 대한 독자로서의 애정과 비평가로서의 예리한 비판의 거리가 생겼을때 창조적인 패러디도 가능해진다. 아울러 동시대 독자나 관객들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 더 나아가 현재 사회의 핫이슈나 고질적인 병폐를 패러디 대상인 원작과 연결시킬 수 있다면 패러디는 더 할나위 없는 창조와 소통의 하모니가 될것이다.

 

 

p85-87

 

인간은 누가 뭐래도 동물에 포함되어 있는 존재이며 인간 스스로의 동물성을 부정하는 순간 자연의 법칙을 거부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동물이ㄹ라는 말 자체에 부정적인 가치판단이 포함되기 쉽지만 동물성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것도 아니다. 동물들은 생태계의 자연법칙에 따라 서로 먹고 먹히기도 하지만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는 마음 또한 인간 못지않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인간을 부끄럽게 만들 정도로 감동적인 사랑과 구원의 제스처들을 보여준다. 인간이 인간만의 특성으로 생각해 왔던 많은 특징들은 인간 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에서도 속속 발견된다.

 

 

p 108-109

 

 상징의 의미가 늘 고정되어있는 것은 아니다. 구구절절한 분석없이도 상징은 충분히 아름답다. 상징의 매혹은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매력적인 상징은 시대적 맥락을 떠나서도 변함없이 새로운 생명을 지닌다. (중략)  사실 많은 사람들이 어린 시절 문학을 유통하는 사회의 답답한 교육방식에 질려 문학 자체에서 멀어지곤 한다. 예를 들어 작품에서 단어 a의 상징적인 의미가 아닌것은? 갇은 문제와 마주하면 사람들은 이 문제 풀이가 너무 싫은 나머지 상징이라는 문학적 코드 자체를 혐오하게된다. 오리가 상징과 친밀해지기 이해서는 오지선다형 문제 플이가 아니라 상징이 지니고 있는 풍요로운 의미를 좀 더 천천히 곱씹어 보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상징에는 자로 잰듯 명확한 답이 없다는 것 때문에 문학이 더더욱 문학답고 신비로운 애너지가 아닐까  너의 해석과 나의 해석이 충돌하고 모순되는 과정속에서 더욱더 다채로운 의미의 향연을 연출한다.

 

상징은 그 모호성을 대가로 수많은 해석의 나유를 선물하는 문학의 보물창고다. 상징에는 지극히 일상적인 사물이나 사건조차 수쳔 겨의 비밀로 반짝이게 하는 힘이 있다. 햇살에 눈부시게 부서지는 분수의 물방울이 수천수만 개의 스펙트럼으로 갈라지듯 상징은 ㅏ주 압축저인 단어나 이미지를 통해 수많은 의미들이 숨어 있을  수 있는 해방의 공간을 마련해준다.

 

p121

 문학 작품은  수많은 인생의 아이러니들을 작품속에 기꺼이 끌어안음으로써 비극적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름다운 우리의 삶을 숨김없이 드러내준다. 누가 뭐라해도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 주변의 질시뫄 비난에도 아랑고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나는 사람만이 다가갈 수 있는 인생의 비밀을 만날 때 우리는 낭만적인 아이러니의 감동을 맛본다.  (중략) 지칠 줄도 모르고 끝없이 펼쳐지는 인생의 아이러니 때문에 우리는 매순간 갈팡질팡하지만 아이러니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이토록 난해한 인생의 눈부신 아름다움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 수학공식처럼 가지런히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을 삶에 대한 경의 정답은 없지만 영원히 풀리지 않는 운명의 난제에 도전하는 인간의 용기에 대한 경의가  바로 아이러니의 원동력일것이다.

 

 

p146

 

악역은 그저 가까이 해서는 안될 존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악역 자체가 우리 마음의 어두운 그림자를 형상화 한다. 악역드의 성격은 곧 어떤 특정한 사람들만의 희귀한 욕망이 아니라 인간 본성의 일부이기도 하기때문이다. .................저 사람 나빠 저사람처럼 되면 안된다는 교훈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안의 잠재된 어두운 본성을 직시하고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악역의 진정한 매력은 그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는가가 아니라 주인공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 로 결정되는 게 아닐까

 

 

P 156~

기억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억을 재구성하는 행위를 통해 인간은 자신의 삶에 거리를 둘 수 있게 된다. 오래된 일기 혹은 오래된 편지를 발견햇을 때 우리는 잊고 있었던 과거의 욕망 과거의 사건들이 새로운 의미로 다시 피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기억하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삶을 마치 타인의 삶처럼 거리를 두고 바라봄으로써 인간은 스스로의 삶을 성찰의 대상으로 삼게된다. 기억은 단지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한 자기 정체성의 표현도구를 넘어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윤리적 이정표가 된다.

 

기억의 본능만큼이나 강력한 것이 바로 망각의 본능이다.의미깊은 기억과 그렇지 않은 기억을 분리하는 것 나아가 너무 고통스러운 기억때문에 탈진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장치가 바로 방어기제다.

 

집단 기억은 역사의 이름으로 재현된다.

 

 

P199~

트라우마의 가장 흔한 원인은 바로 상실이다. 나에게 무언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야 말로 인간이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이다. 내면의 상처가 제때 아물지 못하고 마음속에서 곪아 갈때 사람들은 흔히 나 우울증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상처받은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일은 슬퍼도 슬프지 않은 척한다거나 슬픔 같은 것은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더욱 잘 슾러하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슬픔에 빠진 사람에게 절실한 것은 일시적 위로나 과학적 진단이 아니라 슬픔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 슬픔의 맨얼굴과 진심으로 대면하는 것이다.

.........트라우마의 가장 큰 맹점은 그 상처를 겪은 이의 시간을 멈추게 한다는 점이다. 영원히 과거의 상처에 붙박인 인간 원한과 분노에 사로잡힌 인간이 되는 것이 트라우마의 가장 끔찍한 결과이다. 또 한가지 맹점은 부정적인 모든 결과를 트라우마 탓으로 돌리는 환원주의다. 상처는 우리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삶을 움질이는 동력이 오직 상처뿐이라면 그 삶은 황폐해질 수 밖에 없다, 상처를 극복하는 길은 무조건적인 망각이 아니라 상처를 새로운 삶의 에너지로 승화시키고 상처의 본질을 이해하고 긍정하는 길이다.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직면하게 되더라도 그 아픔을 제대로 이야기할 수만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위로가 디ㅗ는 경우가 많다. 고통의 원인 자체는 당장 제거될 수 없을지라도 고통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타인이 있다는 것만으로 인간은ㅇ 커다란 용기를 얻기때문이다.

 

 

P216~

진정 도달하기 어려운 영웅성은 바로 다른 사람의 슬픔을 마치 자기 자신의 것인 양 느끼고 고통받을 줄 아는 바로 공감의 능력이다. 공감이란 곧 타인의 아픔과 거의 같은 수준의 아픔을 자발적으로 느낄 줄 아는 능력이다.  사랑은 우리를 일인분의 갑갑한 삶에서 벗어나게 한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타인의 삶을 함께 사는 것 나의 경계를 넓혀 너의 삶에까지 팀투하는 용기다. 영웅의 제1요건 그것은 조건없는 사랑이다.

 

 

223p

집을 떠나는 것은 무엇보다 내가 누구인가를 알고자 하는 여정이다

 

 

 

책을 읽다보니 여기 나온 소설들을 시들을 봐야겠다는 조급증이 든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건 책을 읽을때도 적용되는 말이 아닐가 한다. 책 속에 숨어있는 많은 은유들과 상징들 그리고 인물들의 감정을 행동을 어떻게 바라볼것인 그것이 바로 나의 시선이 달려있다.

 

 

 

더불어 다음책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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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음식들이 다 맛있다.

그냥 간장이랑 참기름에 조물주물 무친 가지나물도 맛있고

바싹 구워서 양념장에 졸인 두부도 맛있고

계란물 입혀서 대~~~~충 부쳐낸 버섯도 맛있다

내가 좋아하는 명란젓이야 말할것도 없고

다만 하선정여사께서 담당한 김치가 별로다. 배추가 영 아니다.

좀 돈을 들이더라도 담엔 종가집에 부탁해야겠다.

 

이렇게 내가 한 음식들이 맛있기 시작하면 큰일이다.

조만간 저울 눈금이 팽팽 돌아갈텐데...

내가 한 음식이 맛있다니...

암만해도 가을이 오긴했나보다.

 

 

사족.. 요새 고기가 안땡겨 계속 야채들만 올리니 나를 제외한 다른 식구들이 영 깨작거린다.

         심지어 미역국에도 아무것도 넣지 않고 미역만 넣어 뽀얗게 끌였더니 다들 시큰둥이다

        이런 육식동물들 같으니.... 한창 채소값이  금값이라 이게 고기보다 더 비싼데,

       낼은 소는 힘들지만 돼지라도 잡아야겠다.  하긴 냉장고에 햄조각하나 안뒹구니 다들 살맛

       안나긴 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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