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니라고 알아버리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온다.

이제 더 이상 내 비밀을 고민을 누구에게 털어버리지 못하는구나 하는 벽앞에 마주한 순간이다.

땅을 데굴데굴 구르면서 떼를 쓰고 얼굴이 부 ㄺ어지도록 바락바락 울어버리는 걸로 누군가에게 짐을 맡겨버리고 결과를 바꾸어내는 능력을 상실한 순간부터

우리는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니다.

 

드라마 "학교"에는 그렇게 더이상 어린 아이가 아니고 어른도 아닌 어정쩡한 청춘들과 그런 한때를 겪고 자라왔다는 걸 모두 잊어버린 어른들의 이야기이다, 아니 알고도 모른 척하는 어른과 청소년의 이야기가 있다,

 

누군가가 재미있다고 하는 말을 듣고 여기저기 미디어에 재미있단다 하고 소개되어야 보기시작하는 미련하고 늘 한박자 늦은 움직임으로 어제 드디어 미련하게 11편을 모두 시청했다.

재미있다. 마음이 아프다. 먹먹하다. 부끄럽다. 무섭다...

이제 11살 되는 딸아이와 함께 보면서 아이의 질문에 내가 쉽게 대답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왜 모두 학교에 함께 있으면 안되는지. 저 선생님은 도데체 무슨 잘못을 했는지 , 나중에 엄마도 저럴건지, 등등등

그리고 나도 질문을 해봤다. 아니 질문이라기 보다 묻고 싶었다, 행여 그 작은 입에서 정답이 나올지 몰라서 ,,,

만약 너희반에 종호같은 친구가 있다면 그래서 너를 때리고 돈을 뺏고 공부시간에 방해를 한다면 너는 그 친구가 함께 있는게 좋을까 아니면 학교에 나오지 않는것이 좋을까? 강선생님같은 수업과 정선생님 같은 수업중 어떤게 더 좋으니?

아이도 장황하게 말하지만 뭐라고 꼭 꼬집어 말하지는 못한다

나쁜 친구 는 싫지만 그렇다고 교실에서 쫓겨난다는 건 어마어마한 상실감이라는 것도 알고

점수를 잘 받아서 칭찬듣고 싶어하지만 재미있고 편안 수업도 필요하고....어렵다.

 

드라마를 보면서 내내 힘들었던건  붕괴해가는 교실이 학교가 아니었다,

이제 내가 드라마에 나오는 그 누구도 이해되지 않은 사람 이 없고 공감가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그건 내가 너무나 넓은 마음과 깊은 이해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내 속에 아직도 ㄴㅏㅁ아있는 정의감 올바름에 대한 신념과 함께 비겁하고 이기적이고 남을 밟고 올라가고 싶은 욕심이 아직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남순이와 흥수 그리고 종호의 관계도 마음아프고 정선생님의 약하지만 강한 신념에도 박수를 보내지만  교장의 고민과 민기엄마의 마음도 보이기 때문이다,

어떤 대사처럼 누구나 교실에서 받아주어야 한다는 관용을 가지고 있지만 만약 내 아이가 당하는 입장이라면 내 아이에게 피해가 가는 입장이라면 그때는 이기적으로 돌아설 수 밖에 없는 모습이 아마도 내게도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교실 폭력도 두렵고 성적으로 아이들을 줄 세워서 낮은 점수의 아이들은 마으껏 모욕해도 된다고 하는 어른들도 무섭고  그런 어른들을 따라하는 아이들의 순진한 이기심도 무섭고 보이는 ㅅ만 보고 판단해버리는 단숨함도 무섭지만 정말 무서운건 세상시류에 따라 그렇게 변해가고 이기적으로  행동할 내 자신이 제일 무섭다,

 

 

학생들은  보이게 작고 하찮아 보이는 문제를 끙끙 앓고 깊게 고민하는 이유가 더 이상 그 문제를 남과 함꼐 할 수 없고 남에게 떠넘길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어른이 보기엔 너무 쉽고 하찮아 보이는 것들이 아이들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무게인건 그걸 고스란히 혼자 지고 가야하는 첫 문제이기 대문이 아닐까,.. 피하지 않고 걱부하지 않고 고스란히 지고 가는 그 우둔하고 정직함이 학생들을 힘들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

드라마의 주인공인 남순이나 흥수의 무게만큼이나 그 교실에서 몇안되는 대사를 하고 조금은 얄미워보이는 경민이나 계나리나 민기들의 고민도 결코 가볍지는 않다,

대학은 가야하고 성적은 나와야 하고 그렇게 몰아가는 건 세상인데 변명도 저항도 할 수 없고 그냥 가장 약하고 만만한 정선생을 상대로 화풀이하고 짜증을 내고 있을 뿐이다.

이게 아닌건 알지만  지금은 공부를 할때고 성적을 올려야하고 대학을 가야 내 인생이 낙오되지 않는다면서 끊임없는 공포감을 조장하면서 몰아가는 사회때문에  이기적으로 변하지 않을 수 없다.

드라마에서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는 지훈이 에피였다,

내가 변하면 뭔가 할 줄 알았는데 될  줄 알았는데 변하는 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울것겉은 그 아이 표정이 마음 아프다.

예전 어떤 선배엄마가 그랬다. 아이를 믿고 기다리고 자기가 알때까지 두었더니 결국 알고 공부해야겠다는 시기가 오더라 하지만 그때는 이미 시작하기에 너무 늦어버렸다. 그동안 하지 않은 공부를 보충하기엔 너무 양이 많고 힘들어서 힘들게 마음을 잡은 아이가 다시 흔들리더라.. 그러니 아이를 믿고 기다리겠다고 하더라도 어릴적 부터 조금씩 기본은 시키면서 놓아주어야 한다고.. 반 농담 반 한탄겸으로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본이 없으면, 아니 어느정도 바탕을 하지 않으면 ㄴㅏ중에 더 힘들다 기회도 없다.

그렇게 우스개로 플려듣고 전했던 말이  드라마에서 무섭게 다가오는 순간이다.

다시 시작하는 순간이 그저 늦은 출발 더 많은 노력을 요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모든 기회의 문이 닫히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는 것  어느 한 순간을 늫치면 사방의 모든 문이 닫히는 것일 뿐이는 무서운 현실을 보여준다.

 

아이들을 교실에 모으고 함께 하자고 한다는 이상주의 아래 역으로 차별받고 방해받는 아이들도 있고 또 그렇게 잘 따라오고 이쁜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자니 뒤에 쳐져 있는 많은 아이들이 걸리고

그저 난 내 아이가 앞자리라면 이렇게 이기적으로 주장할 것이고 뒷자리의 아이라면 또 이렇게 정의감을 외쳐댈거라는 것만 처절 알아버렸다.

이제 남은 5화에서 어떤 이야기가 더  어떻게 전개되고 마무리 될지는 모르겠다.

여태 끌어온 것처럼 섯부른 희망이나 낙관을 주는 않을거 같다.

 

한겨레였나?

40대가 의외로 이 드라마에 많이 빠지고 공감한다고 했던가

정의를 외치며 살았는데 지금은 내 이기심에 급급하고 내 울타리를 지키는게 더 중요해지고 조금 비겁하게 살아가는게 이득이라는 것도 알았고 남 위에 서야 편ㅇ하다는 것도 체험했고 공부를 통한 계급변동도 맛본 사람들이 이제 그 경험치를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부으면서 한편으로 죄책감을 느끼고 또 한눈은 감는다. 그리고 화면속에서 아직도 정의롭고 고군분투하는 정선생님을 응원하면서도  이왕이면 나 아닌 다른이가 그렇게 정의를 위해 싸워주기를 바라는 앞장서주기를 바라는 치사함으로 드라마를 보지 않을까...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 변해가는 내가 제일 무서운 나의 샹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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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장을 덮으면서 긴 한숨이 나온다.

내내 숨가쁘게 달려온 기분이다.

그래서 어쩌라는 건가..... 도데체 어쩌자는 걸까,.

책을 이해 못한데서 오는 한탄일 수도 있고  내가 알던 그 작가가 맞나 싶은 멍한 느낌일 수도 있다. 하긴 나는 김연수의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

무언가를 읽다가 포기한 적이 있었고  그래도 한번 읽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가슴 한켠에 늘 매달려 있었던 작가였다.

요 근래 들어 가장 핫하고 잘나가는 작가라는 것 많은 책을 냈고 내는 족족 베스트셀러였고 평판도 좋았다고 한다. 그래서 더 읽기를 미루었던건지도 모르겠다.

 

이전에 함께 준다는 씨디에 혹해서 "7번국도"를 읽었다. 아마 초기작품이라고 기억한다.

젊은 이들이 함께 자전거로 여행하는 7번국도 그 길위의 이야기들, 그리고 사소하지만 강렬한 성장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시간이 흐른후의 회한같은 것들..

정확히진 않지만 그렇게 기억된다 (아쉽게 이사를 핑계로 많은 책을 팔았는데 거기 들어간듯하다)

음... 이런 작가구나 했었는데

이번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이책은 또 다르다

다른 책들도 그런가? 모르겠다. 안읽었으니까

 

입양된 여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조금은 외롭고 쓸쓸하고 건조한 여자  카밀라

그녀는 양어머니가 죽은 후 양아버지가 보내준 자신의 물품에서 사진 한장을 발견한다,

그리고 시작되는 뿌리찾기. 고국에서 생모찾기가  이어진다.

단하나의 단서 진안여고. 그곳에 엄마가 다녔다는 단서를 가지고 그 흔적을 찾아간다.

엄마는 왜 어린 나이에 나를 낳았고 나를 버렸을까

엄마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그리고 이야기는 시점을 바꾸어가면 전개된다. 죽은 카밀라의 생모 지은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다시 누군가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이어진다.

어쩌면 단순한 사건, 여고생이 임신을 했고 학교를 그만두고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는 입양이 되었고 그 여학생은 자살을 했다.

신문에 단 몇줄로 요약될 단순한 사실이  실은 어마어마한 속내를 숨기고 있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소통 이야기. 서로의 언어가 전달되지 못하고 허공울 떠돌아다니는 이야기

뿌옇게 시야를 가리는 안개처럼 언어들은 사람에게 스며들지 못하고 그 사이 공간을 떠돌면서 사람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생각을 돌연변이 시키고 오해하고 침묵하고 외면하게 한다.

누군가는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어하고 누군가는 외면하고 싶어하는 진실들이 교차되고 덮어지고 까발려지면서 서로 눈을 감는다.

 

먹먹하고 슬프면서도 조금은 상투적인 이야기

왠지 다 읽고 나면 여자가 쓴거 같단 생각도 든다. 섬세하게 가련하게 그러면서도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 여자들끼리 말하지 않아도 직감하고 또는 오해하는 그 감정의 결이 느껴진다는 거?

 

아.. 이 작가가 이렇게도 글을 쓰는구나.

7번국도랑 많이 다른 글도 쓰는구나. 참 다양하구나 하는 생각

 

그런데 다 읽고도 그래서 지은이가 누구의 아이를 가졌다는 건지.. 정말 중요치 않은 그 사실이 몹시 궁금하다. 속물스럽게도,.,

그리고 카밀라.. 혹은 희재가 이젠 조금 편하고 행복하면 좋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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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지 하우스 광화문

그곳은 상영관이 딱 하나다. 찾아가는 길도 그다지 친절하지않다.

광화문 어느 골목에서 엉뚱하게 주차장 가로막이 쳐진 길을 지나가거나 밥집에 있는 좁은 골목을 지나야 한다.

간판도 없다. 다만 커닫란 영화 포스터가 걸려있을 뿐이다.

극장 안도 너무나 작다. 당연히 화면도 작다.

사실 얼마전 까지도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다.

그런데

그 극장 매표소와 겹하는 카페에서 파는 커피가 참 맛있다.

조용하고 작은 테이블이 좋았다.

커피를 들고 상영관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도 약간은 관객석이 경사가 져서 좋았따.

 

거기서 "내가 먼저 고백을 하면" 그리고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를 보았다,

영화도 좋았다.

다만...

이제 그만 포스터를  바꾸면 좋겠다. 대표의 영화이지만 '내가 먼저,,,"를 내리고 "고양이를..."을 올리면 좋겠다. 뭐 담주에는 바뀔지 모르겠다,

 

영화관에 3분 늦었다. 커피까지 사가지고 들어가느라 6분정도 앞을 못보지 않았을까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키가 크고 무료해 보이는 여자가 고양이를 빌려준다. 대여섯마리를 리어커에 태우고 다니면서 확성기로 말한다.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외로운 분들께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그리고  남편이 죽고 키우던 고양이마저 죽은 외로운 할머니, 오래된 단신부임으로 가족과 서먹해진 남자, 아무도 오지 않은 랜터카 사무실을 지키는 여자가 고양이를 빌린다.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던 마음의 구멍이 서서히 매워지고 새로운 기쁨을 찾는다.

그러나 고양이를 빌려주는 여자는 여전히 그대로다.

아직 결혼할 남자를 구하지도 못했고 옆집 할머니의 엉뚱한 잔소리는 여전하고 날을 덥고 고양이들도 말을 안들을 때가 있다.

우연히 만난 중학교 동창 남자로 인해 약간 설레일뻔도 했지만... 그가 남긴건  더운날에는 보리차가 아니라 맥주라는 사실과 요요 하나뿐이다.

그녀가 원하는 남자는 언제 나타날까

그 많은 고양이가 그녀의 구멍을 메워주기는 한걸까

엉뚱하게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아... 나도 나중에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는생각을 한다.

예전에"이기적인 고양이"를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오만하고 이기적인 그리고 제멋대로인 고양이가 되고 싶다.

나를 먹지 않고 나를 버리지 않은 조금은 무심한 주인을 만난 이기적이고 게으른 고양이...

도도한 것이 오히려 매력이고 카칠함의 척도가 값어치로 나타나는 그런 고양이고 싶다.

한때는 나무가 되고 싶었다.

한번 자리를 잡으면 영훤히 이동하지 못하는 ...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나무가 되고 싶었다,

그냥 그렇게 한 장소에서 시간을 견디는 것 그것밖에 할 것이 없는 나무이고 싶었다.

용감할 필요도 없고 비겁하거나 비굴해질 필요도 잘난척하거나 주눅이 들 필요없는 그냥 그자리에 서 있는 나무...

나란 사람은 게을러서인지 뭔가 많은 가능성을 열어놓고 많은 제안을 해오면 더 움츠려들어버리는 사람인것같았다. 그래서 아무런 선택사항이 없는 나무가 좋았던게 아닐까

그러면 그양이는?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아도 게을러도 하루종일 낮잠을 자고 주인을 무시해도 습성이려니 하고 받아주는 고양이가 되고 싶은걸까

그 여자 행복할까

아직도 고양이를 빌려주고 있을까

내가 만내가 고백을 하면일 그녀를 만나면 고양이를 빌리까? 심사에 통과는 할까?

 

 

스폰지하우스에서 만난 여자들은 조용하지만 강하다.

고양이녀도 '내가 고백을 하면:의 그 간호사도 강하다

자기 세계에 한치의 빈틈도 없다. 외로워하고 누군가를 그리워하지만 그래도 혼자 잘 견디고 지내고 있는 강한 여자들이다,.

아마 영화가 끝나고 그녀들은 먼저 다가가고 시도해볼것이다.

영화 내내 망설이고 기다리고 무심했지만 아마 그런 시간동안 키운 내공의 힘으로 영화가 끝나는 그순간 누군가에게 담담하게 그러나 도전적으로 무언가를 요구하고 말을 걸지 않을까

그리고 거절당해도 상처입지 않고 담담할거다.

아니 상처를 입었어도 그걸 감추고 부끄러워하지 않고  담담하게 드러내며 아파할 줄 알것같다.

나의 외로움을 마주하고 바라보면서 견디는 걸 아는 사람은 강하다.

 

고양이를 안고 있으면 느껴지는 체온 털의 부드러움 그리고 살아있는 생명체에서 느껴지는 은밀하고 뭉클한 움직임이 그립다. 그렇게 마음의 구멍이 매워질까?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 하나

주인공의 옷 색깔이 정말 화려하다.

무늬가 없는 옷이 없고 형형 색색  한가지 색만 있는 옷이 없다.

비오는 날 거실에 거미줄처럼 빨랫줄을 치고 매단 빨래가 너무나 아름답다.

알록달록

같이 어울린까 싶은 색들이 의외로 촌스럽거나 이상하지 않고 주인공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

문득 그말이 생각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화사하게 입어야한다. 아이가 처음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엄마를 통해서 이니까 엄마가 보여주는 따뜻하고 화려한 색이 아이에게 좋은 자극이 되고  정서에도 도움이 된다고

마요코의 그 화려한 색도 고양이에게 그리고 고양이를 빌려가는  마음에 구멍난 외로운 사람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고 정서를 준다고 믿고 싶다.

그녀의 우울함도 외로움도 그 화려한 옷만으로도 충분히 위로받지 않을까

 

(그 반대로 내.고백의 경우는 단정한 단색의 옷이다,

물론 고양이가 배경이 여름이고 내고백이 겨울이라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우울할때는 조금 화려하고 우스꽝스럽게 입어보는 것도 나쁘진않을거같다는 생각....

 

카모메 식당. 안경.. 그리고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이제 토일렛만 어디서 봐야하나?

심심하고 덤덤하면서도 뭔가 위로가 되는 영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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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뒷면은 비밀에 부쳐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32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오유리 옮김 / 작가정신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결혼식같은 거 안할 수는 없을까

드레스를 입고 화장을 하고 높은 힐을 신고 표정관리를 해야하고 아름다워보여야 하고 하객들의 축하와 부러움도 받아야 하고  당당하고 자신있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처럼 보여야 하는 날

그런 과정을 뿅~ 하고 지나면 안될까

예전에 그런 생각을 했었다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꼭 거쳐야 하는가

피할 수도 없고 안할 수도 없다,

결혼은 당사자들의 일이기도 하지만 가족들의 일이기도 하고 그 예식과 관련된 계산들 약속들 상업적인 여라가지 계약들이 오고간다.

인형처럼 차리고 방글러기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마법을 걸어가면서도 속내는 복잡하고 정신없다.

이 책은 딱 하루 그날 일어난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여러명.. 옴니버스형식이다.

각각의 사연을 가진 주인곧들이 화려한 결혼식장인 아르마이티에서 벌이는 소동같은 이야기

웨딩마치를 울리는 순간까지 내 사랑을 의심하고 또 의심하는 쌍둥이 자매

무대책으로 이중결혼식을 코앞으로 당겨놓은 멍청한 남자

이모가 결혼식에 위험한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에 떠는 꼬마

그리고 자강 미운 상대가 가장 행복한 날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하는 웨딩플레너

그들의 하루는 숨가쁘다.

계속 일은 꼬이기만하고 뭔가 대책은 안보이고 시간은 흐르고 나는 계속 미소를 짓고 있어야한다.

일단 오늘을 무사히 마치면 그만이다.

화려하게 꾸미고 미소짓고 치장한 그 이면을 드러낼 필요는 없다. 겨우 쪼가리 천을 덧대서 덕지덕지 기워놓은 것이든 임시방편으로 풀을 발라 막아놓은 것이든 그 이면의 복잡하고 정신사나운 모습은 그대로 두어야 한다.

지금은 화려하고 밝게 행복한 그런 모습만 보여주어야 한다.

최대한 감추고 싶은 이면은 감추고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보여주려는게 모든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내가 행복해지려고 감추고 보여주고 또 감추고 보여주고...

그런 복잡하고 미묘한 심리가 단 하루 결혼식날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보여준다. 치밀하고 세심하게

누구와 비교되지 않고  나 자신 스스로 빛나고 싶은 쌍둥이도  어쩔 수 없는 바람기와 무개념으로 이중혼인앞에 놓인 사내도, 아무도 모르는 이모의 위험앞에 혼자 전전긍긍하는 꼬마

하지만 누구보다 내마음을 끈 것은 웨딩 플레너인 다카코다

그녀의 이야기에서 담담하게 풀어내는 과거 이야기 그리고 지금 악연으로 만난 고객 하지만 마음을 접고 진정한 프로가 되기 위해 미운 사람의 결혼을 완벽하게 만들어내는 것 그걸 통해 느끼는 인간에 대한 배려 그리고 스스로 마음의 치유과정이 흥미로웠고 약간 뭉클하기도 했다.

이제 미움도 남아 있지 않지만 명치끝에 아스라히 남아 있는 통증으로 혼란스러우면서도 담담하게 드러내지 않고 본연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엄청 거슬리는 사람이 오면 어쩔거야? 목에 칼이 들어와도 행복하라고 빌어줄 수 없는 그런 상대말이야 있잖아 간혹, 그래도 변함없이 마법을 걸어 최고의 날이 되도록 이끌어 줄 수 있지? 자기 멋대로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는 사람들 많지?

 

아무리 맘에 들지 않는 사람이라도 난 맞지 않은 머리를 얹고 기모노를 입은 신부의 모습은 두 눈 뜨고 봐줄 수가 없어 내가 만진 머리가 남들 눈에 그렇게 보이는 건 스스로 생각해도 굴욕이야

 

지저분한 일이건 돈 계싼이건 하나하나 밟아나가야만 결혼식이 완성되기에 추한 부분과 이기적인 부분도 있다는 걸 인정해야 신부들의 로망을 이루어 줄 수 있다.

 

다카코는 원수같은 레이나의 결혼을 완벽하게 준비해주면서 스스로 흔들리지 않고 자존감을 지키는 법을 배우고 레이나의 의외의 모습에 미움을 씻어낸다. 그리고 성장한다

 

젊은 작가인데 사람의 미묘한 심리가 잘 포착되고 묘사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전전긍긍하는 신부 그리고 서로에 대한 질투 미움 달라지고 싶다는 욕구와 함꼐 나타나는 쌍둥이 다운 동일감사이의 갈등이 절절하게 나타난다.

 

가장 축복받는 자리.. 누구나 아름답고 행복할 권리를 가진 날

그 이면에 숨어있는 많은 욕망과 복잡미묘함을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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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루 푸른도서관 50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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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이 함께 몽골여행을 한다.

단둘만의 여행은 아니고 엄마의 동창여행에 딸이 함께 따라가는 모양새다.

엄마와 딸의 최초의 세계여행. 단 둘만의 여행

낭만적이고 뭔가 은밀한 소통 즐거움이 기대되지만 천만에...

엄마와 딸은 그저 대면대면하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할퀴고는 정작 자기가 받은 상처만을 들여다 보느라 내가 상대에게 하는  한마디 무심한  몸짓 하나가 상처가 되는지는 알지 못한다.

책을 펼치면 딸의 입장에서 엄마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이먹은 아줌마들의 주책 젊고 잘생긴 가이드에게 체면도 모르고 알랑거리고 아줌마 특유의 넉살과 입담으로 모든 정보를 알아내고 놀리고 친근하게 들러붙고.. 한마디도 15살 소녀의 눈에는 그저 한심하고 속물스러운 아줌마부대였고 계속 여행을 후회한다.

볼거리가 대단한것도 아니고 음식이 입에 맞는것도 아니고 말상대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나마 내가 좋아했던 그룹의 오빠를 닮은 가이드때문에 뭔가 기대를 하고 설레지만 번번히 엄마로 인해 방해받고 정작 그 왕자님은 아줌마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뿐이다.

밖에서  엄마의 새로운 면을 보기도 하지만 흥... 한때 주름잡던 문학소녀였고 나같은 두근거림이 있다는 건 상상조차 되지 않고 지금은 그저 팔뚝살이 철렁거리고 젊은 가이드에게 잘보이려고 화장을 떡칠하고 번번이 내 로맨스를 방해하는 훼방꾼일뿐이다.

데려온 딸은 신경도 안쓰고 친구들과 떠들고 히히덕거리기 바쁜 엄마..

나는 여기 왜 왔을까.. 한순간 가이드와 함께 본 석양에 가슴 설레고 본격적인 로맨스를 꿈꾸지만 그런 하룻밤의 신기루였을까... 아침에 천청벽력같은 소식이 기다린다.

그렇게 이틀이 지나고 1부가 끝나면 엄마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생애 전환기에 선 엄마는 딸과 함께 좋은 시간을 위해서...라며 여행에 나선다.

딸을 보며 나도 한때 저랬지 하는 감성을 느끼지만 내가 한떄 그랬던것들이 나이들어 보니 별거 아니라는 걸 아는  현재라.. 사사건건 딸을 챙기기 바쁘다.

그런 허튼데 마음주고 시간 빼앗길 필요가 없다는 것 화려하고 도전적이고 반항적인 삶을 지향해서도 안된다는 것... 이 어미가 살아온 45년의 인생이 알려준 그 정답을 딸은 어떤 시행착오없이 알기를 바란다.

거인이 펼쳐놓은 외투의 구멍사이로 보이는 쏟아질듯한 별빛들 가도가도 지평선만 보이는 막막하기만 사막 그 거대한 자연앞에 초라하고 작아지는 나를 보면서 울음도 터뜨리고  친구에게 날선 질투도 느끼면서 여행을 하고 있다. 자유롭게 뭔가 굉장한 터닝포인트를 기대하며 온 여행이지만 정작 내 속에 꽁꽁 숨겨둔 무언가를 꺼내 보기는 두렵다.

어쪄면 그걸 꺼내어 정면으로 마주하는 순간 45년 내 인생이 무의미하다는 걸 알게 될까봐 그게 두렵다.

 

엄마와 딸의 여행 , 이국에서 겪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로 보는 딸과 엄마의 성장이라는 건  상투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 읽고 책을 덮으면서 가슴이 먹먹하다.

어쩌면 지금 내가 글 속의  엄마의 나이에 다인과 같은 딸이 있어서가 아니라,

어쩌면 그 엄마가 느끼는 현실을 마주 하기 두려움같은것이 내 속에 아직도 웅크리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지금 아둥바둥 잡고 힘들게 끌고 가고 있는 것들이 어쩌면 한순간의 착각 신기루일거라는 것

계속 쿵쾅거리는 가슴은 마지막 부분 다인의 말에서 왈칵 감정이 쏠렸다.

신기루가 마냥 신기하고 이상하고 허무하기도 했지만 어쩌면 여행중에 그 신기루때문에 희망을 가지고 기대를 할 수 있는게 아닐까 하는 것

살아가는 세상에 아무 의미없는 시간은 없을 것이다.

그 시간이 나중에 뼈아픈 후회가 될지라도 혹은 나중에 기억도나지 않는 허무한 시간일지라도 그게 의미없는 건 아닐껏이다. 그 순간순간은 뭔가 절실하고 몰두했던 것들이 있었으므로...

 

아이가 읽고 싶다고 해서 빌렸다가 시험기간이라 내가 먼저 읽었다

책장을 덮으면서 내가 먼저 읽기를 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아이도 이 책을 읽고 제 엄마를 이해하려고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고..

어쩌면 그나이에 그저 내 성적에 안달하고 엄친딸과 비교나 하고 투덜거리기나 하고 돈돈거리는 엄마를 보며 한심하다고 내아이도 생각할지도 모른다.

엄마는 마냥 팔자가 좋아서 시험도 안보고 단어를 외울필요도 수학을 풀 필요도 없고 친구들 사이의 고민도 없어보이고 빈 집에서 하루종일 (적어도 반나절은) 원하는 걸 하고 지내는 구나.. 하는 그런 부러움반 한심함 반 생각을 했을것이다.

하지만 그런 딸에게 나도 책속의 엄마 이상의 무언가를 줄 수는 없을 거같다. 무언가 멋진 말을 하고 싶지만 번번히 누군가에게 가로채이거나 기회를 잃을것이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싶은 멋진 엄마이고 싶은 동시에 아이의 성적과 미래를 당겨 걱정하느라 전전긍긍할것이다.

 

전혀 비슷하지는 않지만 라이팅 클럽이 생각났다.

 

 

 

공통점이라면 둘 다 엄마와 딸에 대한 이야기이고  딸이 엄마를 한심하고 무시하기도 하지만 결국 사랑하고 있다는 것 그 둘사이의 한없이 깊은 애증이 보여진다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치열하게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고민하고 상처주고 상처입는 다는 것 아닐까

 

엄마는 딸들에게 꼭 너같은 딸낳아서 키워봐라 하고

딸은 절대로 엄마와 같은 삶은 살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절대 닮고 싶지도 않고 닮기를 바라지도 않지만 내게 가장 무서운 비판자이고 내게 가장 쓰라린 상처와 위안을 동시에 주는 존재들이다. 엄마에게 딸은 딸에게 엄마는...

나도 한때 내 엄마가 좀더 멋지길 바랬고 너무나 통속적이고 집요하게 걱정하는 걸 간섭이라고만 생각했고 절대 내 마음을 이해못한다고 나랑 수준이 맞지 않은 사람이라고 여겼었다. 그런데 이제 내가 그렇게 오만했던 나이때의 나를 지켜보았을 엄마 나이가 되면서 엄마의 행동이 이해가 되고 받아들일 수는 없어도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적어도 그때의 엄마는 나보다 많이 젊었고 그래서 피가 더 뜨거웠을 것이고 더 힘들었을 것이다.

결혼이 늦은 그래서 속물이 되어 결혼한 나랑 달란 보송보송한 20대 초반에 결혼한 엄마에게 시집이며 남편이며 딸이며 하나같이 버겁고 혼자 수습할 수 없는 대상이었을거라는 생각을 한다.

이제 나도 엄마랑 다르지 않는 삶을 살고 있고 엄마랑 다르지 않는 모습을 내딸에게 보여준다.

나는 다를 거라고 적어도 아이와 친구가 되고 이해하고 소통하는 사람이 될거라고 큰소리 쳤지만

그리고 지금 그러하다고 믿고 있지만.. 아마  내 아이는 속으로 엄마랑 말이 안통해! 할지도 ..

엄마가 딸이 되고 딸이 엄마가 되는 순간이 겹쳐진다고 그게 반복된다고 책은 조용히 이야기해준다.

라이팅 클럽을 다 읽고 책을 덮었을때 뭐라고할 수 없던 먹먹함이 지금도 느껴진다.

계속 나는 달리고 있는데.. 이 울타이를 벗어나려고 몸부림치고 있는데 자꾸 제자리를 맴도는 느낌.. 사막에서 길을 잃고 같은 자리를 맴도는 자동차처럼 나도 그렇게 열심히 도망치고 달렸었는데 어느새 내가 정말정말  달아나고 싶었던 바로 그 곳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걸 알아버렸을때 느끼는 망연함...

그리고 그 달리는 과정에 내가 봤던 아름다움, 이상, 꿈이 어쩌면 신기루였는지도 모른다는 것

지금부터 내 아이도 그렇게 지독한 달리기를 하겠지만 어쩌면 계속 맴돌기만하는 걸 시작할것이다

멀리 멀리 엄마로부터 떨어져보라고.. 나랑 다른 길을 가보라고 등을 떠밀어주고 싶지만 한편 그 손을 차마 놓지도 못하는 이야기..

그리고 항상 깨달음은 나중에 온다는 것..

 

지금 마흔의 중반에 서서 문득 삐뚤어지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한없이 삐뚤어지고 내 마음이 내키는 대로 살아봐도... 나쁘진 않을거같다는 건..

어쩌면 숙희로 살다가 이제 춘희로 살고 싶다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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