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좋은 날  

좋은 사람 만나서 아무런 영양가 없는 수다풀어놓고  

쓸데없는데 귀가 팔랑거리다가  

맛있는 거 먹고 서로 신세한탄만 하다가 돌아왔는데 

행복한게 별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잠깐 마음의 짐은 내려놓고 그렇게 떠들고 헤프게 감정을 소모하고 돌아오는 길 

그런게 행복한  

나는 참 단순한 사람이다. 

 

아~ 돈 벌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며칠째 뒤늦은 여름햇살 

7월 8월 내내 켜지않던 에어컨을 혼자서도 마구 켜댄다. 

아침에 널어 놓은 빨래에서는 햇살 냄새가 풀풀 나는데 

나도 저렇게 누군가가 널어 말려서  좀 개운하게 해주면 좋겠다. 

아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만 믿어   

    이런 말을 듣기를 간절히 원한 적이 있었죠 

   이제 내 입으로 하고 있군요 

   연재하는 동안 함께 달려줄 편집자에게 보낸 문자랍니다. 

  자꾸 입에서 맴돌아요. 나만 믿어 

  그리고 

  나 믿지? 

  내가 먼저 말하는 것도 괜찮은걸.. 

                                   은희경 생각의 일요일들.. 중에서 

 

참 간절히 원한적이 있었다. 

누군가가 내등을 토닥여주면서  "괜찮다 다 괜찬아."그렇게 위로해주길 정말 원했다 

나도 내가 무엇때문에 힘든지 제대로 알 수없 으면서 너무 힘들고 외롭고 고단해서  

누군가가 그렇게 나를 위로해주고 안아주고 토닥거려주기를 바래왔다 

나이가 먹어도 마음속의 어린 아이는 자라질 못해서 .. 정서적 영양부족.. 자립심 부족 

자신김 부족등등 심각한 영양실조로 자라질 못한 아이가 자꾸 칭얼거리고 보채고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누군가 절대적 힘과 보호막을 가진 누군가가 나타나서 당당하고 자신있게 

" 나만 믿어  나 믿지?" 

이렇게 말해주면 좋겠다 싶었다 

어떤 결정도 어려움도 그 뒤에 숨어서 그냥 웅크리고 있으면 그렇게 척척 일이 풀리고  

아무런 걱정도 없게.... 

그러나 세상밖에서는 누구도 나를 지켜줄 수 없다.  

더구나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입장에서는 스스로를 지키거나 오히려 내가 누군가를 지켜주어야  

할 입장이 되어가고 있다 

그게 두려웠다. 

'아직 나도 자신이 없는데 누구에게 그렇게 큰 소리를 칠 수 있을까 

그렇게 나이먹도록 나는 칭얼거리고 힘들어하고 두려워하고 있었다. 

책에서 이 구절을 읽는 순간 머리가 띵했다. 

나만 믿어.... 그렇게 입밖에 그 소리가 나오는 순간...  

그래 뭐 별거 있나... 될데로 되라지.. 어떻게든 되겠지.. 

아이들에게 그렇게 큰소리 쳐볼까. 

 나만 믿어. 내가 엄마잖아... 
 

나 믿지? 

내뱉고 나면 별거 아니다 

작가말대로 내가 먼저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그러다 힘들고 무서워서 어디론가 숨고 싶으면 다시 목소리를 다듬고 좀 더 큰 소리고  

나만 믿어... 괜찮아... 그렇게 말하면 되지 않을까 

토닥거리는 손을 위로하는 목소리를 내가 간절히 원하는 만큼  

내 아이들도 내가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겠지 

내가 해주지 뭐.. 내게서 빈약한 위로라도 먹고 살아갈 수 있다면 

나중에 내 아이들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 

작은 욕심... 

용기라는 것은 참 사소하게 술을 먹지않아도 생길 수가 있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청춘스타라고 하긴 뭣하지만 젊은 시절 내가 봤던 모든 영화의 주인공들이 나이를 먹었다, 

그래도 그땐 미혼으로 나왔고 로맨스를 했었고 신선하고 매력적이었었는데.. 뭐 지금도 매력적이 

긴하지만 많이 늙었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든다. 

하긴 이제 50대고 40대이니.. 그럴 수밖에... 

나이 50이 넘어 10여년간 일하던 직장에서 대학졸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짤리고 이혼위자료로  

대출금도 갚을 길이 없는 래리는 다시 대학으로 간다. 

대학간판만 따면 다시 직장을 얻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가게되는 지역대학 

미국도 대학이 많긴 한가보다. 누구나 원하고 돈을 내면 갈 수 있고 학점을  따고 졸업을 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설렁설렁 다니면서 시간을 죽이는 젊은이도 있고 간판보다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추진하는 젊은이도 있고  까칠하고 무기력한 교수도 있다. 

미국이나 여기나... 싶은 생각이 순간 들었다. 

대학이라는건 그게 아무리 이류 삼류 따라지라고 해도 참 신선하고 풋풋한 공간이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여러 연령의 여러가지 사연을 가진 사람이 올 수도 있는 곳이지만 주된 층은 그래도 

젊은 청춘들이라  젊은 기운이 팍팍 느껴진다. 마음껏 게으를 수도 있고 나태하거나 시간을  

낭비해도 금방 회복될 수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거 같은 무모한 용기가 생기는 시기 

늙은 래리나 교수의 로맨스보다 주변 대학생들의 여러가지 모습이 더 눈길을 끈다. 

수업엔 관심도 없고 대충대충 시간을 보내지만 한번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니까 열정을가지고 

덤비는 모습.. 뭔가 수업에서 느끼고 얻어가는 모습들... 

나도 그런 적이 있었을까 싶다. 

옷차림이 바뀌고 스쿠터를 타고 수업준비를 하고 강의를 듣고 친구와 문자를 주고받는 래리는  

점점 젊어지고 다시 삶을 시작하게된다. 더불어 까칠한 교수도  현실을 벗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낸다. 

로맨틱 코메디가 그렇듯이 늘 환상적이고 긍정적으로 모든 일이 진행된다. 

현실에선 그 교수는 수강생이 적어 실적이 없어 잘릴 지도 모를 일이고  

늙은 학생은 비싼 등록금에 허리가  휘다가 결국 학교를 포기하고 노동현장으로 돌아가서  

하층민이 될 수 도 있고 대학을 중간에 그만둔 예쁜 여학생은 옷장사가 힘들고 가게세를 내기도 ㅎ 

힘들어 다른 유혹에 빠질 수도 있을것이다. 수업에 대충대충 참여하는 학생은 결국 88만원 

세대가 되거나 실업율을 높일테고 ... 

그러나 영화는 언제나 희망을 가지고 해피엔딩이다. 

사실 은행부채 담보대출 같은 스치는 장면이 남의 일 같지는 않았다. 어쩌면 우리도 그렇게 될 

지도 모르고.. 극중 이웃의 말처럼 백인이고 달린 식구도 없고 이제 집이 없으니 빚도 없고  

나름 직장도 생긴 래리가 무슨 고민이 있겠는가... 

조금 눈을 낮추고 자기 한몸만 건사하면 될것이니까...  

사람이 절망에 빠져있다가 다시 일어날 용기를 주는 건 역시 사람밖에 없다. 

그게 환상이건 현실이건... 누군가가 의도하든 의도치 않은 지언정 뭔가의 계기와 소통을 통해서 

다시 시작하게 된다. 

래리의 진지한 수업태도는 교수뿐 아니라 나머지 9명의 따문하기만 했던 학생들에게도 좋은 동기 

부여가 된다. 

톰 행크스는 늙어도 여전히 희망의 아이콘이었고 낙천적이다. 

영화를 보면서 참 열심히 진지하게 사는 삶이 소중하다는 걸 느끼긴 했지만... 

그렇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라이팅 클럽
강영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모녀가 있다. 참 찌질하고 못나고 어처구니 없어 보이는 모녀다. 한번도 등단하지도 못한 엄마는  

김작가라고 불리고 그의 크고 못생긴 딸은 그런 엄마를 경멸하고 엄마를 하찮게 여긴다. 

그러나 두 모녀의 공통점은 끊임없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등단도 못하고 써도 좋은 소리 못듣고 완성조차 하지 못하는 글을 끌어안고 살면서  

서로에게 무심하고 상처주고 서로를 쓰레기같다고 여기면서도 지치지 않고 글을 쓴다. 

아니 글을 쓴다는 일을 사랑하고 있다. 

제대로 풀리는 일은 하나도 없고 남에게 사기를 당하고 대학도 떨어지고 사랑하는 사람도  

못만나도 이렇게 저렇게 매사가 안좋게만 풀려가도 모녀는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아니 글을 쓴다기 보다는 쓰야한다는 사명감에 똘똘 뭉쳐져 있다.  

인터넷이 퍼지면서 세상사람들은 모두가 작가가 되었고 너나할것 없이 글 한줄 못 쓰는 사람이 없다 블로거나 재인자비 출판 인터넷 언론등등 이름만 달고 사이트만 개설하면  

누구나 작가가 되고 기자가 되고 평론가가 된다. 

골방에 쳐박혀서 몇날 며칠을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읽었던 책을 읽고 또 읽어서 밑줄로 그은 

선들이 까맣게 묻어나오고 손때가 묻어 저절로 책이 벌어져 두터워지는 그런 지리멸렬하고  

궁상맞은 짓들을 하지않아도 컴퓨터만 있어면 여기저기서 정보들을 모으고 짜집고 그럴듯하게 

그림과 사진까지 덧붙여서 작가가 되고 독자를 가질 수 있다. 

그런 상황에 이 모녀는 정말이지 궁상맞고 찌질하게 짝이 없다. 

이렇게 치열하게 글을 생각하고 글만 바라보고 쓰기만을 숭상하는 사람들이라니.. 

글쓰기란게 그런거다. 

어디 눈돌릴 수도 없고  내 다시는 너를 보지 않겠다고 침을 퉤퉤 뱉고 가고 다시 뒷목을 잡아 끄 

는 알 수 없는 유혹이다. 폴오스터의 말이 아니더라도 작가라는 것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가 아니면 살 수 없는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 

엄마는 계동 글쓰는 여자들의 모임을 만들면서 글을 쓰기 시작하고  

딸은 그런 엄마와 모임을 쓰레기라고 비웃으면서 치열하게 매달리지만 매번 끝이 좋지 않다. 

글쓴다는거 치열하게 매달린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고  달리기처럼 죽자사자 뛰어오는 순서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게 정말 짜증스럽다. 그러면서도 그만 둘 수도 없는 막막하고 끈적거리는 것이다 

죽음의 문턱을 넘고 모든 걸 포기하는 순간을 넘기면서 둘은 다시 힘을 얻는다.  

딸은 30년을 내내 쓰레기니 별볼일 없는 것들이니 하고 무시했던 그 글모임에서 힘을 얻고  위안을  

얻는다... 그리고 다시 글을 쓴다. 

어쩌면 결국 그러다 말지도 모르지만.. 무언가를 끝까지 놓지 않고 끌고 간다는 것 

그것이 아무것도 아닌 빈주먹일지라도 내가 매달려 인생을 걸만한 게 있다는 게 삶에 참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  

글쓰기가 고시보다 더 중독이 심한거라는 말 이 책에서 실감한다. 

딸이 참 잘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의 글도 돈이 되고 힘이 되고 위안이 되면 좋겠다고 소심하게 중얼거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