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되겠지 - 호기심과 편애로 만드는 특별한 세상
김중혁 지음 / 마음산책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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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의 빨간 책방을 들으면서 첨 알았다. 김중혁이라는 작가...

사실 이전엔 소설가라는 것과 김연수 친구라는 것만 알았다. (작가에게 미안하네)

그런데 팟방을 뜰으면서 이동진과 주거니 받거니 하는 말을 들으면서 이 작가의 말이 생각이 참 좋았다. 그냥 나랑 비슷하게 생각하네 싶은 맘도 들었고 너무나 매끈하게 이야기하는 이동진에 ㅣ해 버벅거리고 얼버무리는 경향이 많지만 그래도 뭔가 자기 주장을 해야할테는 투박하고  솔직하게 자기를 드러내는 게 좋았다.

그래서 책이 궁금했는데 소설은 제목을 보니 사실 끌리지 않았고  이 책은 나올때부터 제목이 끌렸다.

그래 뭐라도 되겠지... 안달할거 뭐있나 싶은 마음에 제목이 정말 와닿았다.

그리고 미루고 미루다 도서관  장장 에약까지 하면서 본 책

우선 이렇게 두꺼울 지 몰랐다.

사실 어느 정도에서 잘랐으면 좋았겠는데 내용물이 너무 많았다. 그러다 보니 모든 글이 고르지 않았다. 특히 후반부

두번째 요즘 젊은 작가들의 경향이기도 하지만 하루끼 풍의 문체가 자꾸 걸린다.

물론 이 작가으이 방송을 듣다보면 이 작가의 목소리가 저절로 재생되어 나와 문체랑 말투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자꾸 하루끼가 연상된다.

조금은 가볍고  아니면 말고 식이거나.. 중간에 개입해서 (괄호속에 들어갈 말들이 튀어나오는) 뭐 그런 것들이  걸렸다.

하지만 내용이 공감이 가는게 많다.

자기를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단점도 감추지 않고 소심하고 꾸준하지도 못하고 게으르고 방만한 성격이지만 그래도 뭔가 이루지 않았는가.. 이렇게도 살 수 있지 않은가 하고 이야기한다.

그렇지 그래... 우리 아이들도 나중에 뭔가 되긴 되겠지? 하는 무한 긍정을 마구 샘솟게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래서 뭐... 결국 이 작가는 그래도 뭔가가 되었지만 다들 이렇게 뭔가가 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하는 의심과 불안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기도 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따라하기엔 왠지 미심쩍고 불안하고 위험해 보이는...

어쩔 수 없는 학부모의 마음이 자꾸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대단한건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작가가 .. 나도 이랬어 그런데 괜찮아.. 하는 말을 읽으면서 나자신은 공감이 가지만.. 이걸 우리애들는 금서로 해야하지 않나 나는  이중성을 마구 드러내게하는 책이었다.

그래서... 애들이 보면 좋겠지만.. 나중에 어느정도 걸러낼 이성이 생길때 보면 좋겠다는 욕심이...

 

하지만 뭐 이런걸 다.. 혼자 생각하고 말지.. 했을 것들을 모두 세세하게 기록하고 글로 풀어내는 그 부지런함과 정성에는 감동했다. 별 건 아니지만  누군가 술자리에서 수다떨고 말 이야기들에서 그래도 뭔가를 꺼집어 내는 걸 보니 작가구나 싶고 참 사람 좋을거같다는 생각도 들고... 암튼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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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지 않는 비 - 제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개정판 문학동네 청소년 17
오문세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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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델과 그레텔은 뿌려놓은 조약돌을 밟으며 집으로 돌아간다.

나는 하나하나 작가가 뿌려놓은 밑밥을  잡아가면서 막바지로 향해갔다,

처음엔 그저 그랬다. 문장도 나쁘진 않은데 자꾸 걸렸다. 쉽게 줄줄 읽혀지지 않았고 목에 턱턱 걸리면서 거칠고 서툴렀다. 뭔가 나쁘진 않는데 매끄럽게 넘어기는게 없었다.

괜히 골랐나 싶었다.

중간에 패스트푸드점에서 할머니를 만나는 장면에서 그만 책을 덮었다.

어쩌면 나는 청소년 문학이라는 것에서 어떤 재미나 커다란 스케일 혹은 요즘 아이들의 발랄한 무언가를 찾았었던 거 같다.

단언컨데.. 이 책에는 그런게 하나도 없다.

그냥 한 소년이 가출이 아닌 여행을 떠날 뿐이다.

왜 그런지 알 수 없고 도데체 어떤 배경인지 읽어도 잡히지 않는다. 다만 함께 동행하는 형에게 뭔가 비밀이 있구나 하는 감은 있다. (이런건 진부하진 않지만 이제 너무 쉽게 보인다.)

하지만 꾹 참고 다시 책을 읽으면서 나는 헨델과 그레텔이 뿌린 조약돌처럼 그렇게 이정표를 찾아서 하나씩 하나씩 보물을 주워가며 이야기의 끝을 향하고 있었다.

가출이 아닌 여행을 떠난 아이는 길에서 많은 사람을 만난다.

터프한 세상에서 노래를 부르고 싶어하는 노래에 재능이 없는 전직 의사도 만나고

거리의 부랑자도 만나고 산타클로스 할머니도 만나고 사연이 깊은 목사도 만난다,

그리고 여행의 중간목적정도 되는 예전의 여자친구 (여자인 친구)19번도 만나고 대장도 만나고 펜더도 만나고....

길을 떠난 아이는 여러 사람을 만나서 위악도 떨고 건방지게 굴기도 하고 다정하기도 하다.

그리고 어느날 문득 거울앞에서 인중에 돋아난 털을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면도기를 사용한다.

 

어쩌면 엄마가 마지막에 남긴 "괜찮다"는 말이 크게 목구멍에 걸리고 명치에 걸려서 그렇게 방황을 했었던가보다. 괜찮다는 말은 참 묘하다.

누군가가 괜찮다고 하면 그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위안이되기도 하지만 떄로는 비수가 되기도 한다. 너가 말한 그 세음절 "괜 찮 다"가 공중에서 나에게로 는 닿지 않을 때가 그렇다.

너는 괜찮지만 나는 도저히 괜찮을 수 없는 경우가 있는 법이다.

차라기 그말을 지하주차장에서 벽에 등응ㄹ 대고 웅크렸던 형이 들었더라면 죄의식이 덜했을까  또다른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소년은 생각하고 고민하지만 해결이 없어서 주먹을 쓰고 야구 배트를 쓰고 전학을 간다.

엄마의 그 세음절을 나중에 긴 여행끝에  소년에게 도달했다.

이젠 정말 괜찮다고...

정작 소년에게 괜찮다고 말해 주었으면 하는 이들은 아버지나 형은.. 모두 입을 닫고 있었고 소년이 그 세음절의 무게로 휘청거릴때 형수는 소년을 위로한다.

형보다 강하다고 견딜 수 있을 거라고...

 

책을 읽고 불현듯 드는 생각이 "우아한 거짓말"의 남학생판이네 였다.

뭐 비슷한 점이 없긴 하지만 가족중 누군가가 죽고 이후에 홀로 견뎌내야 한다는 것이 그렇다.

하긴 소년에게는  만지와는 다르게 두번의 죽음이 있얶고 다정하고 친구같은 엄마 대신 스스로를 못이겨내서 자식에게 무심했던 아버지가 있을 뿐이지만  큰 사건이후 그 이유를 홀로 찾아내고 견뎌야 한다는 점에서는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길을 떠나서 사람을 만나고 조금씩 드러나는 소년의 아픔이나 상실을 보면서 세상에서 잚어진 무게를 혼자 견뎌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는 상황이다.

비에 아예 흠뻑 젖어버리면 더 이상 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첨에 비를 보면 무조건 피하고 한방울이라도 튀는 걸 못견뎌하지만 이미 젖어버린 몸에서는 아무런 두려울 것이 없다.

언젠가 비는 그칠테고 사람들은 그런 것을 비라고 부르니까.

 

 

.

 

책장을 덮으면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된다.

처음부터 다시 꼼꼼히 읽으니 그제사 내가 무지하게 거칠다고 투덜거렸던 문장들이 다가왔다,

소년이 아프다고 할 수 없었던 말들 외롭다고 할 수 없었던 말들 두렵다고 할 수 없던 말들이 거칠고 단순하고 덤덤한 문장속에 숨어있었다.

그랬구나...

 

나는 쿨하다... 란 표현이 참 싫어졌다.

나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요.. 난 아프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 다가오지 마세요 날 건드리지 마세요 그냥 그만큼 거리에서 바라보기만 하세요.

나도 다가가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세상에서 도피하는 말 같아서 싫었다.

상처가 싫어서 더 단단한 껍질 속으로 들어가버리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또 더 나아가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더라도 그냥 아무렇지도 않고 여기고 말거라는  소심한 이기심까지 들어있는 말같아서..

차라리 뜨겁지 않더라도 뜨뜨미지건한 정도라도 온기를 가지는게 낫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냥 다가가고 거절당하고 상처받고 소독하고 주저않고 울고.. 그렇게 감정에 충실하고 촌스럽게 사는게 정말 사는게 아닐까.

소년의 삶이 쿨함에서 조금씩 온기를 가질거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고  망설이지만 대꾸해주는 것부터가 그 시작일 것이다.

 

청소년 소설이라기엔 벅찬 느낌이다.

하지만 한문장 한문장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망설이게 만드는 무언가는 있다. 누구하나 허투로 나온 사람이 없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고지식하고 거칠지만 나름의 의미를 가진다는 점이 참 좋다.

꽤 괜찮은 작가를 알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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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14
필리파 피어스 지음, 수잔 아인칙 그림, 김석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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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톰이 미친듯이 뛰어올라가더니 둘이 얼싸안지 뭐예요? 오늘 아침에 처음 만난 사이가 아니라 오랫동안 사귄 친구같더라니까요. 그보다 더 신기한 일도 있었다구요. 당신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하겠지만 ..........바솔로뮤 부인이 꼬부랑 할머니이긴 하지만 몸집이 톰과 비슷하잖아요 그런데 톰이 바솔로뮤 부인을 조그만 소녀라도 되는 것처럼 두 팔로 껴안으며 작별 인사를 하더라구요..."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고 궁금했고 한장 한장 넘기기가 두려우면서도 설렌다는 것... 참 오랜만에 경험했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홍역에 걸린 동생때문에 도시에 사는 이모네 집에 오게 된 톰의 이야기다,

큰 저택을 개조한 다세대 주택에 사는 이모네 집에서 톰은 입구에 매달린 큰 괘종시계를 본다.

낯선집에서 쉽게 잠들지 못하도 뒤척이던 톰은 아래층 시계가 13번을 울리는 걸 듣게 되고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밖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뒷문을 열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마당이 없다던 집에 비닐하우스 꽃밭 텃밭을 갖춘 아름다운 정원이 숨어있다

톰은 이제 밤마다 시계가 13번을 치면 아래로 내려가 정원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곳에서 자기를 알아보는 소녀 해티를 만나게 되고 비밀친구가 된다.

톰은 해티의 눈에만 띄기 때문이다.

밤마다 정원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톰은 정원의 비밀에 대해 시간에 대해 고민하고 의구심을 가지며 고민한다.

자기가 해티의 시간에 스며들었다는 것 그리고 해티가 자기의 시간에 들어왔다는 걸 어렴풋이 알게된 톰은 둘만의 비밀도 만들지만 점차 이별의 시간이 다가온다.

집에 돌아가기전 마지막으로 해티를 만나러 정원에 간 톰은 놀랄만한 경험을 하는데....

 

왜 해리포터가 나왔는지 알거같다.

어쩌면 사소하고 단순한 환타지 이야기지만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아주 세다.

비밀의 정원에 흠뻑 빠져들게 하면서 점차 왜 이런 경험을 하게 될까 하는 호기심으로 이야기를 몰고가고 이젠 정원을 가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든다.

그림을 그려보여주듯 세심한 정원의 묘사도 참 영국스럽단 생각을 하게 한다.

 

이야기는 시간과 추억에 대해 전해준다.

과거 해티가 사는 정원과 저택 그리고 같은 공간이 현재는 톰의 이모가 사는 다세대 주택과 좁아진 뒷마당  그리고 과거 해티의 방은 현재 톰이 머무는 방이다 둘은 같은 공간에 머물지만 다른 시간을 살고 있다. 해티의 움직이는 시간속으로 톰의 시간이 정지된 채 둘은 만난다.

톰은 머리를 써서 정지된 자신의 시간을 이용해서 해티의 정원에 오래 머물기로 결심하지만 해티는 시간속에서 점점 자라고 톰은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지 못하고.... 만남인 끝이 난다.

 

그러나  해티와 톰의 우정이  서로 다른 시간속에서 서로에게 스며든 만남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는 마지막  저 위의 단락에서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이야기가 전개 되는 내내 별 다른 감정 표현은 없었지만 둘이 점차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인정하고 소중한 존재였음을 마지막 현실에서 터트려 주는 뭉글한 마무리다.

 

이 이야기가 영화화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읽으면서 내내 영상이 떠올랐다.

아름다운 정원의 사계라든가 고지식하고 정직한 정원사, 심술궃은 큰 엄마 그리고 무심하지만 책임감 있는 사촌과 꿋꿋하게 살아가는 고아 소녀 등등 한편의 영국 고전 영화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시간이라는 소재에서 느껴지는 " 시월애"의 느낌도 들고 어딘가 모르게 "늑대소년"이 연상되기도 한다. 마지막 장면때문일까... 어쩌면 늑대소년도 영희의 시간속에 뛰어들어 영희를 기다린다. 그리고 둘의 시간이 마주치는 찰라 다시 만나 서로를 알아본다는 게... 좀 억지스러울까?

 

시간에 대해 그리고 소중한 추억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소설이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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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모 -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
이승욱.신희경.김은산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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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순간 내가 내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치는 이것인 것같다. 나는 어떤 갈등을 겪어왔는지, 그 속에서 무엇을 원했지만 무엇을 주저했는지 무엇에 안주했으며 무엇을 피하고 싶어하고 두려워했는지 그리고 무엇이 필요했는지. 이것은 내 삶의 고민이자 아이의 삶의 고민이 될 것이다. 이런 부모를 보면서 아이가 자신이 원하지 않은 것을 제대로 부정할 수 있는 순간이 오기를 기대한다. 그 부정을 위해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더라도 나는 언제나 아이의 편에 설것이다.   p 261

 

옳다고 믿는 가치를 삶 속에서 실현하는 것이 왜 그토록 힘들고 어렵고 막막했을까?.................

일차적으로 부모인 나 자신이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확신이 없었떤 것이 과연 내 개인만의 문제였을까? .......이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이를 지원하는 제도적인 도움을 받지 못했다.

 

결국 부모 노릇이 막막한 것은 우리가 메뉴얼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부모 개인에게만 부모 노릇의 책임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우린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문제가 결국 나맘ㄴ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며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문제임을 지지해주는 가치와 시스템이 필요하다.

 

 

아이가 대학을 그만두기로 결정햇을 때 모든 것이 확연해졌다. 아이가 나의 가치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야 말고 가장  건강하게 내가 그동안 말해왔던 가치를 제대로 받아들이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아이가 항상 독립된 인간, 책임지는 인간 배려와 성찰을 고민하는 인간이 되기를 바랐다. 그런데 아이는 무엇보다도 나의 가치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음으로꺼 독립된 인간이 되는 길을 시작한 것이다

 

 

연초에 방영했던 드라마 학교2013이 떠올랐다,

망가진 공교육, 무엇하나 기준점이 없이 갈팡질팡하던 아이들 그리고 어른들

드라마를 보면서 내내 마음이 아팠고 미안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 어른들이 잘못했다는 것 그걸 지금 아이들이 뒤집어 쓰고 저렇게 용쓰고 있구나

 

이 책에서도 말한다 아픈 아이들 뒤에는 아픈 부모가 있다,

미성숙한 아이들 뒤에서 미성숙한 나이만 먹고 자라지 못한 어른이 있는 것이라고

거기서 끝이 났다면 그렇고 그런 거려니 했겠지만 한 발 더 나아가 어른이 어른으로서 자랄 수 없고 죄의식과 잘못된 욕망으로 갈등하게 만드는 시스템의 부재까지 건드린다,

물론 건드리고 넘아간다고 뭔가 대책이 있는 건 아니다.

책 말미에 여러가지 대책들을 세워놓았지만 사실 여전히 뜬구름이이고 이상적일뿐이다.

 

하지만 현재 학교의 문제 아이들의 문제 그리고 부모의 문제가 단지 개개인의 미성숙이나 무지 도덕적인 해이때문이라고 치부하지 않는다는데 장점이 있다,

아이들이게 너희 잘못이 아니야 라고 하는 것처럼 부모들의 잘못만도 아니다

내가 살아봤더니 백도 없고 오까네도 없는 삶이 얼마나 절망적이고 무서운지 아니까 너희는 백을 가지고 오까네를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는 것.. 그걸 무어라 할 수 있겠는가?

다만 그 불안감에 아이들이 상처받고 부모들도 더 깊은 죄의식이 빠지거나 그 조차 모르는 돌멩이가 되어가는 지도 모른다.

끝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마구마구 남들따라 뛰어가는 레밍턴취처럼 절벽끝에서나 비로소 아니다,.. 라고 하지만 그땐 이미 늦다,

 

학교 드라마를 돌아보면 그 드라마엔 부모가 없었다.

단 두명의 부모가 나왔던 거 같다. 모범생이었던 여학생의 부모와 수재인 남학생의 부모

보다 나은 환경을 아이에게 주기위해 아이속은 들여다 보지 못하고 계속 정신없이 몰아붙이던 엄마는 아이의 위험한 선택앞에서 변하게 되지만 우아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를 집어삼키던( 이책의 표현대로) 엄마는 끝까지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른다,

두 아이는 엄마와 싸우는 것도 힘들다,

반변 주인공 남신이나 흥수는 부모가 없다.

아이가 성장하는데 부모는 걸림돌이 될 뿐이라는 것 같아 끔찍하게 얼굴이 화끈거린다.

오히려 부모없는 두 아이는 부딪치고 실수하고 후회하면서 성장한다.

부모라는 것이 아이들의 성장의 걸림돌이라는 걸 보여주는 암시였을까

 

아이를 교육시키는 것 이상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나같은 부모는 늘 불안하고 갈등한다

세상이 좋은 학교를 나오는 것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이미 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출발선이 저마다 다르고 노력해야하는 양도 저마다 다르다.

불평등하고 부조리하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렇다고 도망칠 대안도 없어서 그래도 남들처럼 하면 남들만큼은 하지 않을까하는 환상을 꺠고 싶어하지 않는 마음

아니라는 걸 알지만 꾸역꾸역 아이는 그 길로 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빽이나 오까네가 먼저인  드러운 세상이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을거라고... 우리아이는 어쩌면 고난역경을 이겨낸 미담의 주인공이 될 지도 모른다는 환상으로 아이들에게 미련한 그림을 보여준다.

 

이미 아이들도 태어나는 것으로 지위가 결정되고 인생의 역전이 시작된다는 걸 아는데

부모는 애써 아닌척 모른 척 한다,

부조리한다는 걸 알지만 누군가 나서서 깨어주길 바라면서 그게 나는 아니라고.. 누가 시작하면 해볼까 하는 비굴한 마음만 가지고 있다.

아는것과 실천하는 건 하늘과 땅차이라는 걸 부모가 되면 가장 절절하게 얻게 되는 교훈이다.

 

아이가 자기주장을 펴는 당당한 아이이가 바라면서 내 말에 거역하는 건 분노하게 되는 것

시험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로 교묘하게 니가 열심히 하지 않아서 나온 결과라고 심리전으로 아이를 옥죄는 것

좋은 학원 알아보고 정보얻는 것 그래서 사람관계에 지쳐가는 것이 다 너를 위하는 거라고 하는 것

그것부터 하지 말자.

나랑 달라서 나를 거부하는 것이 제대로 자라고 있는 거라는 말만 얻고 가자.

부모의 길은 멀고 외롭다.

그게 학부모이든 그냥 부모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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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3-12-12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데, 리뷰를 보다가 공감하게 되어서 댓글 남깁니다. ^^
책이 참 좋아요... 우리의 문제에 대해서 정녕 되집어보게 되더군요. ㅠ

마지막 말씀대로, 부모의 길은 참으로 멀고 외로운거 같아요.
그래서 우리의 아이들도 외로운가봐요. 어쩜 좋을까요...

눈이 많이 오네요, 추운 날 따스하게 입고 다니셔요. 리뷰 반가왔습니다.

푸른희망 2013-12-12 22:54   좋아요 0 | URL
책이 참 좋죠.. 저도 첨엔 그렇고 그런 교육에 관한 건가 싶었는데 참 많이 생각하게 하고 위로도 되더군요.. 들러주셔서 고맙습니다..
 
행복한 만찬 - 공선옥 음식 산문집
공선옥 지음 / 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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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좋은 부모는 아니란걸 나도 안다.

변덕도 심하고 아직도 미성숙한 부분이 많이 남아서 아이랑 싸우면 꼭 이겨 먹으려고 하고

내 마음이 다치는게  아이가 다치는 것보다는 더 싫고 자존심도 상하고

뭔가 내가 더 중요하다면서도 아이가  가져다 주는 뿌듯함 , 통속적인 행복 우쭐함도 함께 누리고 싶다.

한마디로 손대지 않고 코풀고 싶은 심리가 있다.

 

정서적인 안정감

언제나 모범이 되는 뒷모습

아이의 성장에 맞추는 잘 짜여진 육아계획과 실천들등등

그런건 하나도 못하지만 아쉬운 건 없지만 단 한가지

아이가 엄마를 기억할 때 엄마.. 하면 떠오르는 맛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

요리를 썩 잘하지도 않고 즐기지도 않지만 그래도 때가 되면 먹어야 하는 건 아이의 기호와는 전혀 상관없이 내 솜씨와도 전혀 상관없이 해주고 싶었다.

설에는 떡국을 먹고 정월 보름에는 오곡밥과 나물을 먹어야 하고 부름도 깨야하고

복날에는 삼계탕도 먹어야 하고

동지에는 팥죽도 먹어야 하고

명절때는 동그랑 땡이나 전을 태워가며 모양이 엉망이 되어도 먹어야 하고

암튼 그런 무모한 욕심이 있었다.

입맛이 다른 아이에겐 그런 음식에 대한 기억도 취향도 없다.

사실 아이가 좋아하는 메뉴가 아니라는 걸 나도 알지만

뭐랄까 이런날은 이런 음식.. 이라는 기억을 아이에게 주고 싶었다.

함께 나눈 시간 따뜻한 정 기분 좋은 냄새 같은 게 아니더라도

먹기 싫은데 엄마는 무얼 저리 많이 만들어 먹이나 싶은 기억이라도

아... 이런 음식도 있구나 이럴때 먹는 구나.. 하는 그런 지겨운 기억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박이래도 할 수 업고..

 

 

울 친정 엄마가 음식 솜씨가 좋은 건 아니지만 내가 기억하고 좋아하는 엄마 음식이 참 많다.

엄마가 해 준거니까 마늘을 많이 넣어도 간이 좀 강해도 그건 늘 맛있었다.

모양이 보기가 그렇고 먹어도 질리지 않고 그리운 맛이다.

때마다 먹었던 절기 음식이나 자랄땐 그렇게 지겨웠던 명절음식 제사 음식도 지금은 그립고 아쉽다.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엄마는 모습이나 소리와 함께 맛도 함께 있다.

 

그래서 내 아이도 나의 모습이나 소리이외에 맛도 함께 기억해주면 좋겠다는 것

그리고 잘 하지는 못하더라도 때가 되면 주저리주저리 투덜거리면서도 그 음식을 기억하는 몸으로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게 작은 바람이다.

 

그 바람속에 읽었던 이 책은 내게 꼭 친정엄마같다.

물론 나는 작가보다는  나이가 덜 먹어서  그런 경험은 없지만 그래도 작가가 기억하는 음식에 대한것들은 공감이 간다.

한없는 갈증속에서 정말 기갈나게 쬐끔씩 얻어먹었던 맛

지겹게 먹어서 물리기까지 한 맛들

그땐 어려서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먹었던 맛들이

사실 별거 아닌 재료 그대로의 모습으로 대충대충 만들었던 맛들을 정말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맛깔나게 표현해내고 있다.

고구마 쑥  부추 (내겐 정구지. 작가에겐 솔) 메밀 호박 쌀 등등...

이젠 듣기만 해도 정겹고 따뜻한 재료들이 만들어 내는 맛과 기억을 펼쳐내고 있다.

전라도 곡석 가시내의 기억이나 그로부터 몇년 뒤에 태어난 부산 가시내나 뭔가 맛을 기억한다는 건 참 따뜻하고 행복하다는 걸 알 고 있다.

그래서..

그런 행복한 기억이 내 아이들도 있기를 바라면서

지금도 지겨워하면서도 야무지 못한 손끝으로 여전히 맛을 빚어내고 있다.

다만... 고백하자면

함께 만든 음식만큼 함께 키득거리며  소곤거리며 먹는 길거리 음식  식당 음식도 기억이 되리ㅏ 믿는다는 것.. 조금은 게으른 엄마의 변명이기도 하다.

 

내가 경험하지 않은 작가의 경험을 읽는 것만으로도 코끝이 찡하고 뭔가 가슴 저 아래가 아릿하면서 간질간질해지는 기분을,,,, 내 아이도 먹지 않은 음식이래도  뭔가 뭉클해지는 기억을 가지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소박한 재료가 나오기 까지의 자연과 사람의 정성

그 재료가 음식이 되어나오기까지의 요리하는 사람의 무심한 정성과 마음

그 모든 것이 어우러 진 걸 우리가 먹는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살아가기를 바란다.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웠다. 그냥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고 괜히 입가에 웃음이 배실배실 베어나와서 괜히  멋적기도 했다.

이런  경험.. 이런 기분을 내 아이도 꼭 경험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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