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를 키우는 철학자가 늑대와 함께 생활한 10여년간을 되돌아보며 쓴 책이다.

늑대를 키우며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을 철학자답게 철학적으로 풀어놓으면서 영장류중의 영장이라고 여겨지는 인간과 늑대를 비교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미개하고 야만적이고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야생의 늑대에게 존경할만한 점들을 조목조목 이야기해주고 인간이 얼마나 한계가 있는지도 보여준다.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이책을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서 추천을 받고 읽었다.

 

예전 어떤 인터넷 카페에서 본 글이 떠올랐다.

바닷가로 놀러갔는데 어떤 무지하고 생각없는 사람이 개를 데려와서 함께 해수욕을 하더라

사람이 노는 물에 어떻게 개를 함께 데리고 와서 함께 해수욕을 할 수 있느냐 는 글이었는데

그 댓글에는 놀랍게도 그 사람이 파렴치하다 너무나 공중도덕을 모른다. 어떻게 사람이 맨몸으로 들어가는 물에 동물이 감히... 뭐 그런 글이 많이 달렸다.

순간 갸우뚱했다.

바다가 사람만의 것일까? 물론 사람이 개발하고 가꾸고 사람이 편리하게 이용하게 한 점도 있겠지만 태초에 바다가 생겼을 적에는 이곳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곳이라고 정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공적인 수영장도 아니고 바다라면 개가 들어온다는게 뭐 대수란 말인가

설령 그 개가 떠돌이라서 너무 더럽고 비위생적이라 함께 도저히 즐길 수 없다는 것이라면 이해가 간다. 하지만 사람이 키우던 반려견이라면 그 사람들이 상식적인 사람들이라면 나름 씻고 닦고 하며 키우던 개가 아닐까 그런데 사람은 되고 개는 안된다?

나는 동물 애호가도 아니고 개도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그리고 내가 노는 바닷가에 개가 오면 조금 기분이 나쁘겠지만 그렇다고 입에 거품을 물고 그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하지는 않을것이다. 개도 바다에서 노는구나 하고 처다보긴 했을 것이다. 아 나는 개만도 수영을 못하구나 하고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고 내옆으로는 안오길 내심 바라며 조금 떨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가 못들어오는 바닷가라...

하긴 캠핑을 가도 물놀이하는 계곡에 개가 들어오면 기겁을 하거나 하는 경우도 있다.

감히 개가..

그때 문득 생각했었다 이 지구에서 언제부터 사람이 주인이엇던가?

누가 사람이 주인이라고 사람이 아닌 다른 생명체는 부수적이며 사람에게 맞추지 않으면 혹은 위협을 가하게 되면 가차없이 멸종되고 이용되는건가? 왜 세상의 모든 것이 사람이 되었나 하고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그때뿐이었다. 부끄럽지만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늑대를 키운다

그러니 늑대라니.. 늑대를 키운다는 건 더 터부시할 사람들이 많지 않겠는가.

게다가 야생의 늑대를 개처럼 키운다는 건 늑대의 권리를 박탈하고 몬능을 억제하는 비인간적인 처사가 아니냐는 말까지 듣게 된다. 하지만 이미 문명화된 현대에서 늑대의 야성을 제대로 발휘하고 보호받을 곳이 지금 어디 있을까 자연방목이라는 이름하에 아예 울타리밖으로 세상밖으로 쫒아 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지 않은가

저자는 거기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이야기하고 이해시킨다.

늑대 브레닌의 행복이라는 명제하에 그도 훈련을 받고 문명에 적응하며 사는 것 그리고 그의 행복을 공생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지켜주기만 한다면 브레닌도 사람도 함께 행복할 수 있다.

 

다음은 본능적으로 토끼 사냥을 하는 브레닌을 묘사한 것인데 .. 사실 여기서 나는 보통의 인간보다도 더 숭고한 늑대를 보았다. 

 

..........브레닌의 인내심은 정말 놀라웠다 대부분의 시간을 땅에 엎드려 있었고 근육은 긴장시켜 앞으로 뛰쳐나갈 준비를 한 채 주둥이와 앞발은 토끼에게 향해 있었다. 토끼가 한눈을 파는 사이 몇 센티미터쯤 다가간 뒤 가만히 엎드려 다음 기회가 오길 기다렸다. 다음 단계로 진행되지 않는 한 얼마만큼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브레닌이 15분 동안 기다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녀석은 엄청난 단거리 가속력과 급습에 능한 자기 장점이 토끼가 순식간에 방향을 바꾸는 장점보다 더 크게 작용하도록 상황을 정비하려 했다. 다행스럽게도 토끼는 그보다 휠씬 앞서 브레닌이 접근하는 낌새를 알아차렸다. 토끼가 눈치 챈 것을 꺠닫는 순간 브레닌은 전광석화와 같이 토끼를 향해 몸을 날렸다. 하지만 대부분은 빈 손으로 돌아왔다.

브레닌이 사냥을 할때 행복했다면 녀석에게 행복은 무엇이었을까? 사냥에는 긴장의 고통과 정신과 신체의 의도적 경직 공격하고 싶은 열망과 그렇게 하면 실패한다는 생각 사이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갈들이 존재한다. 가장 원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억제해아 하는 것이 사냥이다. 브레닌이 느꼈을 고통은 토끼를 항해 은밀하게 접근할 때 부분적으로나마 완화됐을 것이다. 그리고 나서 멈추면 똑같은 과정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다. 이거시 행복이라면 행복은 황홀경이라기 보다 고통인 것이다. .......................................................

행복은 즐겁지만은 않다. 동시에 매우 불편하다. 이것은 내게도 브레닌에게도 마찬가지다. ...고생해보지 못한 사람은 좋은 일이 생겨도 그 가치를 모른다. 그러나 그 때문에 불편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행복 자체가 불편함을 끌어안고 있는 것이다. 이는 행복의 필요조건으로서 다른 방식으로는 행복을 말할 수 없다. 즐거움과 불편함이나 하나 되어야 완전한 행복이라 할 수 있다. 한쪽을 헐어내면 모두 허물어지는 구조물처럼 말이다.     p 214-216 

 

 

 

나는 길게 펼쳐진 잔디ㅣ밭에 앉아 브레닌이 토끼 뒤를 몰래 쫒는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삶속에서 감정이 아니라 토끼를 쫒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 삶에서 가장 좋은 순간 우리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고 싶은 순간은 즐거운 동시에 몹시도 즐겁지 않다. 행복은 감정이 아니라 존재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감정에 초점을 맞추면 요점을 놓칠 것이다.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러한 교훈을 얻었다. 때로는 삶에서 가장 불현한 순간이 가장 가치 있기도 하다. 가장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도 가장 가치 있는 순간이 될  수 있다. 이후 무수히 많은 불편한 순간들이 내 앞에 나타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삶이란 하루하루 일상이 반복되는 그 지루하고 변치않음에 가치가 있다. 행복하냐 불행하냐는 감정은 그 안에 포함되어있는 일부인 감정일 뿐이다. 하루를 살아내고 그 안에서 경험하고 판단하는 것 느끼는 감정 등등의 소소한 것을이 쌓여가면서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즐거움이든 괴로움이든 살아내는 일상이 가장 소중하고 가치있다. 그래서 하루하루를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위대하다.

어쩌면 나도 하루하루 행복한 걸 알지 못하고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

지금의 감정이 좋지 않고 즐겁지 않다는 이유로 지금의 곤란함과 귀찮음 불편의 가치를 모르고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세상에서 행복하지 않은 순간이 없고 소중하지 않은 순간은 없다.

언제나 새롭게 시작되는 하루 언제나 어제와 다름없는 평온한 일상이 행복이라는 걸 늑대가 혹은 사람보다 열등하다고 여겨지는  동물들이 사람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다른 동물과 비교해보면 인간은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는데 엄청난 시간을 쓰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미래의 모습에 대해 어떤 비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장기간에 걸친 교육과 그에 따라 얻게 되는 경력에 열심인 이유이다. 우리는 투자한 교육에 비해 일을 해서 얻는 보람이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알고 있다. 전문 교욱자인 나 자신만 해도 배움이 즐거움으로 가득한 것인양 연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공부와 경력쌓기에 열심이다. 어떤 특정한 것을 욕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욕망들은 당장 또는 가까운 미래에는 충족될 수 없지만 능력이 있고 운이 따르고 열심히 한다면 특정한 시간내에 실현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이 공부이든 직업과 관련이 있건 없건 비젼있는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 현재의 행위들을 계획하고 실행해 나간다. 이 같은 욕망을 가지려면 미래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미래를 미래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

우리가 죽을때  잃는 것은 우리 삶에 투자된 것들로 설명된다. 인간은 미래에 대한 특별한 개념을 지니고 있기에 원하는 미래상을 그리며 인내하고 갱신하고 전진하고자 현재의 삶에 다른 동물들보다 더 많이 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동물보다 죽을 때 더 많은 것을 잃는다. 인간에게 죽는 다는 것은 다른 동물보다 더 가혹하다. 반대로 말하자면 인간읫 ㅏㄻ은 다른 어떤 동물들의 삶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죽을 때 더 많은 것을 잃기 때문에 인간이 더 우우얼하다는 결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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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인간이 늑대보다는 더 큰 비극일 것이다. 여기서 저지르는 실수는 바로 그런 이유때문이 인간의 생명이 동물들의 생명보다 더 우월하다는 생각이다. 죽을 때 더 많이 잃는 다는 것은 우월성에 대한 징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저주받은 것이다. 왜나하면 이러한 의미의 죽음에는 시간이라는 개념이 전제되기 때문이다. 그 시간의 개념 속에는 삶의 의미를 쫒는 우리가 있다.

 

에니메이션 "늑대아이" 가 있었다.

반인반수인 늑대인간이 인간 여자와 사랑에 빠지고 두 아이를 남기고 죽음을 맞는다. 영화 전반부에 등장하는 그 늑대는 정말 멋있었다.

뭐랄까 인간중에도 그만큼 고귀하고 진실한 남자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

어떤  속임수나  눈속임 없이 (하긴 늑대인데 인간으로 살아가는것이 속임인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에 충실하게 살아간다. 희노애락을 순수하게 표현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껏 사랑하고 아이를 사랑한다.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인지 사냥을 하는 본능때문인지 한마리의 새를 잡으려다 죽게 되지만 그 죽음도  하천에 빠지는 죽음이지만 찌질하지 안고 당당하다.

그리고 두 아이 중 늑대의 본성을 따르는 아메도 아비를 닮았다.

인간이고 싶어하는 유키가 어쩔 수 없는 거짓 예의를 위한 속임을 이용하면서 괴로워하지만 아메는 늘 잔잔하게 자기의 본능에 충실하다.

그 에니메이션의 아빠 늑대나 아메가 브레닌과 닮았다는 다소 엉뚱한 생각도 했다.

아메가 제어미를 하여금 아이를 놓아주어야 하는 순간을 꺠닫고 마음을 비우는 걸 배우게 했다면 브레닌도 저자에게 인간의 한계 그리고 언제부터 인간이 인간으로 진화되었는가를 생각하게 하며 인간이 가지는 인간 시선의 여러가지 성품이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게 한다.

그리고 우리는 순환하는 시간을 살아가는 늑대

기쁨과 괴로움이 공존하는 행복을 인지하고 그걸 즐기는 늑대

아무런 속임수도 어떤 수도 쓰지 않는 순수한 늑대의 모습을 보이며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지금 이순간을 즐기면서 여기에 몰입하는 것 그리고 내 마음에 솔직해져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어떤 대상을 순수하게 바라볼 수 잇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의 가장 약자까지 아우를 줄 아는 선이고 도덕이라는 것을 배운다.

 

세상의 어떤 멘토보다 한마리의 정직하고 순수한 동물이 사람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도 있다는 것도

 

 

 

늑대 한마리가 있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람에게 길들여지고 야성이 아니라 문명에 익숙해지지만 그래도 행복했다고 믿는다.

브레닌이라는 멋진 이름을 가졌고 문명에서도 야성을 잃지 않고 살았고

아마도 행복했을 것이고 주인 (혹은 알파 수컷)을 좋아했고

행복이라는 것이 감정적인 긍정상태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어떤 계략도 속임수도 없이 순수하게 본능에 충실한 행동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늑대

나도 그런 늑대 한마리를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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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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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읽는다고 인생이 변하거나 뭔가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일은 절대 없지만

그래도 뭔가가 조금씩 조금씩 내면에 쌓이면서 무게를  가지는 일은 생기지 않을까

내가 책을 읽고  내 아이들이 책을 읽기를 권하는 건

그것으로 논술을 잘 써서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점수를 받고 성공했으면 하는 속물적인 욕심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혼자만의 위안을 가졌으면 하는 것이다.

힘들고 외로울때 뭔가 위로가 필요할때 누군가 없을 수도 있다. 소극적이고 도피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견디고 용기를 내고 숨을 돌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 외 다른 여러가지 다른 것들이 위로가 되고 용기를 주겠지만 그래도 책읽기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 건 나 혼자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책읽는 시간만한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이 한창일때 나는 생각했다. 아마도 인문학을 뒤집어쓴 자기계발서겠구나.싶었다.

그의 전작 "책은 도끼다"를 읽었는데 누구나 하는 평처럼 참 좋다기보다는 참 자기 주관을 소신있게 그러면서 설득력있게 썼구나 싶었다. 그 책을 읽고 예전에 읽었던 김훈을 다시 꼼꼼하게 읽어보았다는게 나름 수확이었다. 역시 김훈이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책을 많이 읽기보다는 한두권이라도 꼼꼼히 읽고 다시 읽고 내 영혼을 흔들어주는 책을 가지는게 좋다는 그런 교훈(?)을 얻기는 했고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많은 것보다 하나라도 깊게 알고 공감하고 내것으로 만드는 것이 좋을테니까

 

그리고 "여덟단어"를 읽었다.

전편도 그러하듯이 강연을 엮어서인지 책이 쉽게 읽히고 잘 넘어간다.

그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지만 왠지 이렇게 말할거 같은 말투가 느껴지면서 그의 강연에 가있는 기분으로 책을 읽었다.

자존

본질

고전

현재

권위

소통

인생

 

솔직히 마흔넘어 더 이상 어디서 교훈을 찾으랴 싶었는데  나는 읽는 동안 참 착한 학생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고 감동했다. 부끄럽지만

내가 좀 더 나이를 덜 먹었을 때 누군가가 이런 말을 조곤조곤 (왠지 말투가 조곤거릴거같았다) 이야기 해주고  조언했더라면 내 인생은 조금 달라졌을까? 뭐 대단한 것이 바뀌진 않았더라도 삶에 대한 태도라든가 작은 습관하나쯤은 바뀌지 않았을까 싶었다.

사실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고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스스로를 소중하게 생각하라

껍데기나 누군가 나밖의 세상이 세운 기준이 아닌 나 스스로의 중심과 본질을 찾아 집중하라

고전을 읽고 들어라

세상을 관심을 가지고 애정을 가지고 보라

현재를 즐겨라

동의되지 않은 권위에 굴복하지 말고 불합리한 돈의 힘에 복종하지 말자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를 배려하며 소통하라

인생은 하루하루 작은 완성

이 만들어내는 큰 그림이다

등등  누구나 알지만 그래서 사소하게 여겨지지만 여전히 중요한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래서 부끄럽지만 혼자 감동했다.

왜냐하면 이건... 내가 잘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이면서 동시에 내가 내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것이기도 했다. 내가 잘 행하지 못하지만 내 아이들은 하기를 바라는 조금 모순된 일이지만 그만큼 보편적이고 꼭 필요한 삶에 대한 자세라고 생각했던 것이니까

책의 세부적으로 들어가 몇몇의 예들이나 예술을 감상하는 방법등은 작가의 주관적인 면이 많이 들어가므로 조금 불편한 것들도 있었다. 클래식을 몰라도 그림을 잘 알고 즐기지 않아도 그래도 무언가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있을거라고 생각하기때문이다. 만화를 보고 잡지를 뒤적이면서 혹은 공원길을 걷고 아이의  엉성한 그림속에도 감동할 수 있고 깨달을 수도 있을 것이다.

유명한 그림을 알고 클래식을 듣지 않아도 느끼는 정서는  있고 그것이 더 천하거나 낮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세세한 점은 두고 전체적으로 저자가 하고싶은 말은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그리고 읽기도 어려운 편이 아니므로 누군가 부모대신 또다른 멘토가 있어 내게 이런 조언을 해준다는 기분으로 내 아이에게도 권하고 싶다.

어쩌면 지금은 무슨 이런 고리타분한 말을.... 하면서 몇줄 읽고 내팽겨칠 수도 있다.

(어제밤에 꼭 읽어보라고 줬더니 소파위에 던져놓고 들어가더라)

아직은 와닿지도 않을 것수도 있고 또 어쩌면 이렇게 멋지지 않은 내부모와 비교하며 우울해하기만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생을 조금이라도 더 살았던 경험으로 이런 조언을 조금 일찍 듣는게 어쨌거나 도움이 될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를 존중하는 것 본질에 충실하는 것 권위에 눌리고 두려워하지 않는것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는 것... 이건 정말 중요한 일이니까..

(가장 좋은 말은 인생편에서 제발 꿈을 꾸지 말라는 말이었다.  대입이든 고입이든 자소서에 나의 꿈을 정하고 그에 맞추어 여러가지 스펙들을 꿰어나가는 것이 유행처럼 되어버린 지금 아직 하고 싶은게 없고 되고 싶은 게 없다는 것만으로 기가 죽고 뒤쳐졌다고 생각하는 내 아이에게 혹은 나에게 뭔가가 되고 싶은 꿈보다 하루하루 알차게 메워나가는 일이 더 조중하다는 말 꿈은 다양하게 바뀔 수도 있다는 말 그리고 차선책에서도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말을 아이가 이해하면 정말좋겠다)

 

빌려읽었는데 사야겠다고 생각했다면 괜찮은 책인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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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달리기 푸른숲 역사 동화 7
김해원 지음, 홍정선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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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이 아름다울 수만은 없는 이유가 광주가 있기때문이다.

누구나 행복해야하고 아무런 거리낌이 없어도 될 아름다운 계절에 우리는 마음속에 하나씩 죄책감을 품고 살아가게 된다. 지금 살아서 행복한게 왠지 죄스러운 느낌...

이 책은 그 아름다운 날 죄스러움의 원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명수는 누구보다 빨리 달리고 달리는게 너무 좋은 평범한 아이였다. 달리기를 잘해서 도 대표로 뽑히고 난생처음 아버지가 사주신 새 운동화를 신고 합숙이라는 것도 한다.

여인숙에서의 합숙은 온종일 연습 연습으로 쉴 새가 없지만 그러다고 고통스러운 것만도 아니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방 친구들과 만화를 빌리러 담을 넘기도 하고 투닥거리면서 정이 든다.

명수에게 고민이란 다만 정태보다 빨리 달리고 싶다는 것 나도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는 것이고

마음 한구석에 도사린 죄책감이라고는 양동시장에서 연습할때 아버지를 보고 못 본척 한 것이다.

그때 명수는 몰랐을 것이다.

그때 내가 잘못했지만 언젠가 아버지에게 사과할 날이 올것이고 기쁘게 해주겠다고

어쩌면 체전에서 매달을 따고 국가대표가 되고.. 뭐 그런 희망으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직 기회는 많다고

그런데 그 기회는 오지 않았다.

방친구 진규의 잔꾀로 처음으로 광주시내를 구경간 날 아이들은 이상한 광경을 본다.

밥퇴기꽃처럼 하얗게  모여든 사람들 그리고 시민들을 향해 곤봉을 날리고 폭력을 쓰는 군인들 피흘리는 사람들 그리고 총소리

난생 처음 본 광경에 아이들을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지만 아마도 김일성의 인민군일거라고 우리 군인이 절대 저럴 리 없다고 자꾸 자꾸 믿으려 한다 도데체 우리 용감한 군인들은 어디에 있는가

불안한 예감은 언제나 현실이 된다.

명수아버지가 광주로 들어오다 돌아가셨다.

이제 명수는 아버지께 사과할 기회를 영영 잃었다.

아직 아무것도 모를 나주의 가족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알려야 한다.

길이 막혀 광주에서 나갈 수도 광주로 들어올 수도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마지막 작전을 짠다.

명수를 나주로 보내기.

 

명수는 아버지에게 끝내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해 죄스러웠다

그때 모른 척 한 것도 미안하고 내가 살아남은 것도 미안하다.

다른 아이들도 어른들도 마찬가지일것이다.

정태형은 혼자 집에 돌아온것이 너무나 미안하고 죄스러울 것이고

여관방에서 발만 동동 굴려야 하는 코치도 아무 것도 못하는 상황이 미안하고 죄스러울 것이다.

나주에서 가장의 죽음조차 알지 못했던 가족들의 죄책감음 말할 수 없을 거다.

도데체 무슨 정신으로 아이들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발포했을까 싶었던 그때 그자리의 군인도 죄스러웠다.

그런데..

이렇게 미안하고 죄스러운 사람은 너무나 많은데... 그 책임은 누가 지고 있는가?

살아서 미안하고 무탈해서 미안하다는 이런 모순이 어디 있을까

 

이야기는 광주의 그날을 이야기하진 않는다.

그날은 명수에게 아주 충격적인 며칠이었지만 그 며칠이 그 아이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이젠 달리는 것이 그저 즐거울 수만은 없고 국가대표가 되고 싶은 꿈은 이미 버린지 오래다. 아버지의 유품마저 잃어버렸다.

누군가가 무엇인가가 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바꾸고 꿈을 깨 버렸지만 아무도 사과하지 않는다

그저 당한사람들이 저희들끼리 미안하고 죄스러울 뿐이고 몰랐던 사람들조차 어찌 할 바를 몰라 누구와도 눈을 맞출 수 없다.

나와 무관하다 여겼던 일들이 내 인생을 송두리채 바꾸는 일

그런일이 그때 그 아름다운 5월에 저기 멀지 않은 광주에서 일어났었다고

그래서 많이 아프고 상처받았다고...책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도데체 왜 그런 일이 생긴거야?"

아이의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없다.

그때 그런 일이 있었고 그리고 모든 것이 아무일도 없다는 듯 마무리 되어버릴 동안 나도 아무것도 몰랐다고.. 나중에 10년이 훨씬 지나 알았다고 말하기 미안하다

 

이런 책이 있어 참 고맙다.

큰 사건이 .. 어떤 역사가 그저 한줄 한페이지의 문장으로 이해가 힘들 수가 있다.

머리는 끄덕여지지만 가슴으로 전혀 닿는 것이 없을때

그때 5월 광주에 명수라는 아이가 있었단다. 그 아이는 전국체전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이렇게 들려줄 이야기가. 그때의 아픔을 겪었을 누군가 생생한 사람을 보여줄 수 있어서..

그래서 이야기가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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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촌 세라 창비아동문고 270
김민령 지음, 홍기한 그림 / 창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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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무섭다고들 한다.

아이가 아이답지 않고 영악하고 머리 회전도 좋아서 마냥 순진할거라고 믿어서는 안된다는 말

아이가 많이 변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가 변하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지금 세상이 예전과는 다른 세상이고 가치관이 달라지고 상식이라는 것도 달라지고 있는데 말이다

예전이면 10년씩 변하지 않는 것들도 있었는데 이제는 눈뜨면 달라지는 것들이 있고

내가 살아오면서도 많은 것들이 달라지고 있고 한때 유행의 첨단이라 여겼던 것들이 이제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퇴행되고  누구는 알지 못하는 것으로 사라지는 지금

아이들도 변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리고 그 아이들이 변했다고 달라졌고 영악해졌다고 누가  당당하게 욕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아이들의 불안한 마음 그 순간이 잘 드러난다

 

견우하고 나하고...

 

배가 고파서 하늘이 노란데 돈은 없는데 아직 어려서 돈을 벌 수도 없는데 누군가 돈을 가진 아이를 때려서 돈을 빼앗는게 뭐가 나빠? 그 돈으로 담배를 피우고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배가 고파서 뭔가 먹으려는건데... 너무 배가 고팠을 뿐인데.. 어느 순간 나쁜 아이 불량배가 되어버린 오빠..

나와 처지가 비슷해서 호감이 가고 위안이 되던 견우가 엄마에게 가던날 느꼈던 불안 외로움...

그리고 견우의 한마디..

니가 나빠질까봐 그게 걱정이야. 나쁜 아이들은 얼굴도 변한다는데 나중에 내가 너를 못알아볼까봐....

가슴이 툭 하고 떨어진다.

친구가 나쁜 아이가 될까봐 걱정해주는 소녀는 절대 나쁜 아이가 되지 못할 거다. 하지만 여전히 배는 고플거다. 나빠지지도 못하고 배고픔도 해결하지 못하는 소녀는 어떡해야하나...

절대 나빠지지 않겠다고 약속하지만 그게 얼마나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살면서 문득 생각날거다.

내가 나빠질까봐 걱정해주던 누군가가 있었다고.. 그것만으로 위안이 될까?

 

단아가 울어버린 까닭은..

 

베스트프렌드를 갖고 싶은 소망을 우리 둘째도 가지고 있다.

많은 친구를 원하는게 아니라 단 하나의 친구를 윈하는 것

베스트는 단 하나뿐인거니까...

함께 공부하고 떡볶이를 사먹고 서로의 집에 놀러가고 둘만의 비밀을 가지는 것..

하지만 소심한 아이는 선뜻 상대에게 손을 내밀 수 없다. 누군가 내밀어주기를 강하게 희망하지만 사실 모두에게는 이미 베스트 프렌드가 있는 거 같다. 나만빼고

그래서 별거 아니라고 괜찮다고 연필심처럼 마음을 뾰족하게 깍아보지만 그 연필심은 작은 힘에도 자주 부러져버린다. 어쩌나...

내가 어디가 못났을까? 나는 왜 인기가 없을까?

그때의 이 고민은 세계평화 환경오염 식량문제만큼이나 심각하다.

단아가 울음을 터뜨린건 정말 정말 당연하다.

내가 마음을 졸였는데 정말 고대했는데 그토록 갈망했는데 너무 어이없이 한순간에 툭하고  뭔가 와버리면 순간 내 갈망의 가치가 뚝 떨어지는 느낌도 들고 아 이제야.. 하는 안도감도 들고 왠지 위로받고싶은 쓸쓸함이 마구 겹치면서 울음만 나온다.

어쩌면 이걸 경험해본 세상의 소심이들 찌질이들만 알 수 있는 일이다.

내 둘째에게도 멋진 베프가 생기길... 그리고 누군가의 멋진 베프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단아에게도...

 

나의 사촌 세라..

어른이라서 잘못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만약 아이들이 모여서 어른들이 엄마들이 그러듯이 부모 뒷담화를 한다면 나는 과연 어떤 말을 들을까...

아이에게 충고하고 설교하고 야단치는 어른이라고 완벽하지 않다,

세은이 부모도 그렇다.

부모가 없는 세은이 사촌을 데리고 있어야 한다는게 얼마나 큰 일인지 어른인 나도 잘 안다.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게 아니라고... 남의 아이 키우는게 보통일이냐고.. 게다가 이미 마음의 상처가 있는 아이를 내아이와 같은 나이의 아이를 키우는 일이 쉬운게 아니다.

몸은 몸대로 힘들고 정신도 고달프면서 나중에 욕만 왕창 먹을 수도 있는 일

누구나 망설이고 피하고 싶은 일이다. 어른들에게..

그러나 세은이는 다른 걸 본다.

나랑 같은 나이의 사촌 그 아이가 오면 어떻게 지낼까.. 그 생각이 우선이다.

어떻게 생겼을까.. 함께 무엇을 해야하나  방을 나누어 쓰면 어떻게 자야할까

단지 그 아이에게 촛점을 맞춘다.

아이니까 그렇지

아이야 친구가 생기는 거고 형제없는 외로움을 달랠 수도 있는 건데.. 어른은 복잡하다. 살아보니 알겠더라.. 복잡하다.

엄마 아빠는 계속 다투고 있지만 세은이는 그 아이를 기다린다. 그 아이와 할 수 있는 것 나눌 수 있는 것만 생각할 뿐이다. 어른의 갈등은 애써 모른 척한다.

결국 그 아이는 자기 외삼촌에게로 가기로 했단다. 오지 않는단다.

아... 그렇구나...

세은이는 끝내 부모앞에서 속내는 드러내지 않지만 이제 조금 부모에 대한 불신이 생겼을 것이다. 엄마 아빠는 모르겠지만 내 부모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 이기적이라는 것 그리고 조금 실망스럽다는 것도..

내 얼굴이 붉어진다, 미안하다 세은아.. 하지만.. 나도 살아야겠다..

그말 밖에는...

 

브라질 떡볶이.

 

도데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지?

왜 이렇게 장황하지? 싶었다.

주인공이 말이 없다는 거. 떠벌이 친구 두준이.. 그리고 누나 브라질 떡볶이 아저씨..

아하..

아이는 누군가의 부재를 경험하는 구나

내게 브라질 떡볶이 맛을 알게 해준 누나

밥대신 매일 먹었던 떡볶이집의 그 아저씨 내가 말이 없다는 걸 매일 와서 먹는다는 걸 기억해주는 아저씨..

아이는 이 두사람을 동시에 잃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내게 누구도 친절한 설명이 없었는데 두 사람을 잃었다

그래도 아이는 살아가고 성장할 것이다.

한때 행복했던 브라질 떡볶이를 기억할 것이다.

밍밍했는데 자꾸 생각나고 걸리는 이야기다.

 

그외  진주목걸이같은 이야기도 있고 엄마를 기다리던 아이가 가지게 된 검둥이 이야기도 있다.

유은실 작가가 아이들 마음을 귀신같이 잘 캐치하고 젤 잘쓰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작가도 그렇게 될거같다.

아직은 서툰게 느껴지지만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르다.

아이가 가지는 불안과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막막함을 잘 그려낸다.

아이가 순진하기만 해서는 세상을 살기 힘들지 않겠는가를  말한다.

세상이 변하고 어른이 변하는데 아이도 변해야하지 않을까

모두가 변하는데 변하지 말라고 하는 건 어른의 이기심이고 결국 상처는 너희들이 다 받아라.. 하는 못된 심보가 아닐까

정말 미안하다.

잘 모르고 욕하고 화만 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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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 친정에서 책정리를 했다. 아버지 유픔을 정리하면서 책들이 처치곤란이라는 엄마 하소연에 하루 다니러 가서 나름 정리를 했다.

많은 전공서적은 어쩌지 못하고 나중에 처리하기로 하고 아버지가 모았던 그리고 우리가 보다가 남겨둔 책들을 정리했다.

왠만하면 내가 다 챙겨오고 오래된 백과사전이나 다시 볼거같지 않는 책들은 정리해서 버렸다.

하나하나 정리하는 중에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가 나왔다.

 책표지를 싸고 있는 " 이화서적" 포장지.

이미 누렇게 변한 곳이 군데군데 보이는 그 책은 내가 87년 대학에 들어가 첨 산 책이었다.

이걸 수업중에 들었던 기억은 없다.

참고문헌 맨 위에 있었고 학회 공부하는 목록에도 있어서 함께 읽었는지 혼자 읽었는지 기억도 가물한... 그저 기억하는 건 " 역사는 과거의 현재의 대화다"뭐 그런거...

한참 고민하다가.. 이제와서 뭐... 하고 과감하게 정리했다.

 

대학와서 처음 산 책이 "역사란 무엇인가" 였고 처음 리포트를 쓴다고 읽었던 책 그래서 첨으로 썼던 리포터가 최인훈의 "광장"을 읽고 쓴 것이었다.

그때 어떤 느낑믈 가졌고 어떻게 썼는지는 모르겠다.

생각보다 책은 재미있게 넘어갔고 머리속에 들어오진 않고 이마에 붙여놓는 수준의 이해나마 남북분단이나 이념에 대한 것 그리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회색인간 주인공이 생각날 뿐이다.

 

읽기 시작한 책에서 나도 그렇게 나의 푸른 시절

아무것도 모른 책 사고 펼쳤던 그래서 조금 지루하고 어렵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읽어내렸던 그 책들을 다시 만났다.

그는 이 책들을 어떻게 만났는가?

 

 

내가 생각하는 좋은 서평은  서평을 읽고나면 그 대상이 되는 책을 읽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읽은 책이라도 다시 한번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

책이 또다른 책을 부르고 또다른 생각거리를 만들어내고 또다른 감동을 갖게 하는 것

 

나쁜 서평은 그냥 아하.. 이런 책이 있구나 하는 정도로 책장을 덮으면 끝

그리고 내가 읽은 책이 나오면 스킵하는 것

 

이 책은.. 조금 위험하다.

누구나 이야기하듯 서평의 독후감의 최고봉이라는 건 인정한다.

흔히 말하듯 고전이란 것은 누구나 알지만 그래서 누구도 읽지 않은 책이란다.

너무 잘 알아서 마치 읽은 듯이 착각하게 만드는것

많은 해석이 있고 인용이 있고 여기저기서 줏어 들은 게 많은 책이라 마치 내가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

하지만 한번은 읽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무게감으로 다가오는 것

저자는 자신이 젊었을 때 읽은 책을 다시 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 경험치나 사고가 너무나 이해가 쉽고 공감이가고 쏙쏙 정리가 되어서..

사실... 이것만 읽어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다.

굳이 원서를 읽지 않아도....

어렵고 지루하기만 한 사기나.. 종의 기원 따위를 읽지 않고 이렇게 지나다고 어디가서 잘난체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드는 것이...

그래서 위험하다.

책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 고액의 쪽집게 괴외를  받고난 직후같은.. 이제 모든 걸 알아서 하산해도 되지 않을까하는 얄팍한 수만 떠오른다.

고로 참 좋은 책이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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