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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와 여우, 그리고 나 ㅣ 독깨비 (책콩 어린이) 32
패니 브리트 글, 이자벨 아르스노 그림,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4년 10월
평점 :
작년에 작은 아이가 많이 힘들어했다,
친한 절친과 드디어 한 반이 되었다고 좋아했던 학기초와 달리 한학기가 채 지나기도 전에 모든게 달라졌다. 아이는 절친과 둘만의 시간을 원하고 둘만의 시간을 원했지만 그 아이는 새로운 친구도 좋아했고 모두 함께 놀기를 원했다. 이런 저런 갈등이 생기고 화가 나고 토라지고 말하지 않고 같이 놀던 무리에서 떨어져 나오고 학교를 가고 싶지 않은 마음까지 ...
내 자식이라 팔이 안으로 굽음과 동시에 내 아이의 문제도 명확하게 보였다,
친구는 독점하는 게 아니다. 여럿이 함께 놀아보는 것도 괜찮다
그 아이의 마음도 배려해줘야 한다,
내가 좋은 게 늘 상대에게도 좋은게 아니다
먼저 다가가고 양보를 해봐라..
사실 아이가 정답은 알고 있다. 그러나 해답을 몰랐다
나도 그걸 알지만 마음이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 그래야만 하지만 하기싫은 마음
왜 나만 틀려야 하는지 억울한 마음
결국 아이는 학교를 거부했고 이틀을 쉬었다 그리고 시간을 견디고 다른 친구가 생기긴 했지만 절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첫사랑만이 지독한게 아니었다,
첫 절친 친구와 단둘이 나누는 은밀한 우정과 둘만의 비밀같은 소녀소녀한 과정을 꿈꾸던 딸아이의 꿈은 깨졌다.
왕따는 그 이유를 찾는데서 시작하면 안된다,
그 상황 자체를 보아야 하는 일이다,
왕따 당할만하더라 .. 이 선입관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날이 진화하는 it기술처럼 왕따도 진화한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어디 하소연할 곳없는 아이들은 마음을 바늘로 무장하고 어디든 걸리면 찔러버린다, 이유가 없다. 내가 살고 봐야하는 절박함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가 가진 바늘을 나보다 약한 곳으로 찌른다. 아이들은 순수한만큼 정확하게 상대를 알아본다. 나보다 약한 아이 나보다 만만한 상대
이 책이 좋았던 것은 주인공의 왕따 이유가 나오지 않는다,
모든게 불분명하다.,
왕따를 시키는 여왕벌들에게 물어도 정확한 대답을 못할것이다.
그냥 마음에 안들어서 괜히 미워서 귀찮아져서 우리랑 다르니까,,,
일단 지금 이 순간의 사건을 보아야 하고 아이 마음에 근육이 붙기를 기다려야한다, 혼자 견딜 수 있는 근력 나를 존중할 줄 아는 근력 세상은 의외로 넓다는 걸 알게 되는 근력까지
그리고 평범하고 아무 생각없어 보이는 아이들에게도 근육운동을 시켜야 한다,
사람을 따돌리는 건 죄악이다.
누구든 "놀아주는 '것이 아니라 놀아주고 손을 내밀어 함께 잡는 것이라고
모른 척 하는 것 상관없다고 여기는 쿨함도 잘못이라고 말해서 근력을 키워져야 한다.
내가 먼저 손잡고 말걸고 하는 것이 좋은 처방일 수 있다고 말이다,
주인공은 제인에어를 읽으며 혼자 위로하고 치유한다,
예쁘지 않고 마르고 아무것도 가진 것없는 고집장이 제인에어에게 마음을 주면서 그의 행복을 빈다. 그리고 나의 행복을 꿈꾼다. 로체스터와의 결혼이 깨어지고 마음이 수천개로 조각난 제인에어를 보며 나도 절망하지만 그래도 영원한 두사람의 사랑에 다시 안도하는 것에서 위로를 얻는다. 아이에게 가만히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그것만으로 위안이 된다는 걸 알게 된다, 적당한 책을 찾아 읽어주고 들려주는 것 그것 뿐이다,
어떤 조언이나 위로보다 읽어주고 가만히 안아주고 하는 말을 듣는것
나는 아이에게 그걸 하지 못했다,
늘 해결책을 제시하고 니가 변해야 한다고 충고 나부랑이나 하고 있었다,
상담공부를 한답시고 나는 이론만 알고 있었다,
"제발 그냥 들어달라고.....내 편이 좀 되주면 안돼? 나도 안다고 알지만 지금은 내 편이 좀 되 주면 안돼나교.." 아이가 울면서 소리칠 때야 나는 멍하게 이해를 했다. 바보다
누구나.. 아이도 해결책을 모르는 게 아닌데
세상의 모든 정답이 정답 노릇을 하는게 아니다
이론이 확실해도 늘 다른 실제는 존재한다
사람사이의 일들 사람의 일들은 그 일의 종류만큼 관계의 수만큼 제각각 예외들이다,
누군가가 제아이가 왕따를 당한 아이와 "놀아주다가' 힘들어져서 잠깐 멀리 했더니 자기아이더러 왕따 주동자라고 하는 바람에 그 아버지에게까지 전화가 오고 난리난 적이 있다고 하면서 마지막에 덧붙였다 꼭 왕따당하는 애들은 이유가 있더라,,,
순간 욱했다,
이유가 있다니... 그래 이유가 있겠지만 그 이유가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고 어떤 말대꾸도 받지 못하고 없는 존재로 취급받을 이유가 되냐고 되받아 치고 싶었다,
밤늦게 전화한 그 부모가 순간 욱해서 한건지 며칠을 고민하다 한건지 알고나 하는거냐고
무조건 들이대고 싶었지만 못했다. 그놈의 교양때문에,,,,
아이는 사 준 책을 한 참 뒤에 읽었다,
읽고 난 소감이 어떠냐고 묻지 않기로 했다. 너무너무 묻고 싶어서 입술이 달싹거렸지만 억지로 참았다, 아무 말이 없었다, 읽었으니까..
아이는 이제 새학년을 잘 지낸다. 누군가에게 너무 매달리고 깊이 사랑하지 말자는 걸 배운거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상처받지 않을만큼 다가가는 법을 배운 아이는 어른에게 한발짝 다가가 있다, 마음을 닫는 방법 내가 덜 아픈 방법 그걸 알게 하고 싶은 건 아니었는데,,,
나를 덜 다치게 하려고 다가가지 않은 방법을 택한 아이에게 그건 아니라고는 말하지 못했다,
새 친구들이 시크하다고 한다는 말을 들었을때 순간 울컥했다, 어쩌면 좋은 뜻일지도 몰라,,,나를 위로한다, 내가 너무 깊이 오해할지도,,,
아이는 커가며 아이다움을 버리고 어른의 방식을 택할것이다,
그리고 단단해 지는 만큼 외롭기도 할거고 아 모르겠다 뭐가 좋은 건지는
아직은 좀 더 상처받고 넘어져도 충분히 괜찮다고 하고 싶지만 동시에 아이가 아픈 것도 싫다
나 역시 상처를 받기보다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있기로 한 사람으로 뭐라고 충고도 못하겠다
아이에게 사주기만 하고 뒤늦게 책을 읽으면서 괜히 내가 아프다
담담하게 책장을 덮는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는데 내가 자꾸 주변을 서성인다,
괜찮니? 물어보고 싶어서
책이 아이를 담담하게 하고 나를 들쑤셔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