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향하는 목표점은 높으나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가치점은 낮다,

그래서 뭘하든 엄격할 수 밖에 없고 양에 찰 수도 없고 늘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

나는 늘 부족한 존재이고 잘 하는 것이 없고 아직은 많이 부족한 순간이다,

그냥 저지른다는 건  삶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얽어매는 것인지 모르지만 자꾸자꾸 스스로에게 엄격해지고

내가 아는 것 할 줄 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내가 못하는 것 모르는 것에 대한 안달이 심하다,

그러 주제에 무기력하고 게으르기까지 하다,

스스로가 몹시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가득한,,,,

그게 나다,

 

타인을 공감하고 이해하기 이전에 나를 먼저 이해하고 공감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가 왜 목표점이 어이없이 놓은지 그 배후를 파고 들고 싶지 않다,

지금 이순간 내가 어떻다는 걸 알고 스스로에게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찬찬이 보면 잘하는 것도 많고 매력도 많고 꽤 괜찮은 편이라고...

더이상의 욕심을 부리지 않아도 스스로에게 늘 검열하고  엄격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싶다,

머리를 불필요하게 많이 쓸 필요가 없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것보다 일단 저지르고 생각하는 일도 괜찮다,

이것저것 준비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모든 사람을 이해해 줄 필요도 없고

괜찮다고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줄 필요도 없다,

나는 괜찮지 않고 짜증난다고 할 수도 잆고  이만하면 괜찮은거 아니냐고 뻣대도 뭐 상관없다,

의외로 타인은 나에게 관심이 없을 것이다, 내가 무엇을 하든....

나는 나를 다시 생각하기로 했고

책을 읽었다,

 

 

흔히 정신이 육체를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면 된다,

불가능이란 없다

안 되면 되게 하라,,,

등등 말도 안되는 구호들이 가능한 이유는 정신력이면 뭐든 가능하다고 믿는 어리석음때문이다

조금 더 노력하라거나

정신력으로  버티라거나

정신상태가 글러먹었다는 등등....

그러고 보면 명수옹이 말이 현명하다

안되는 일은 안되는 것이고 애쓰다 보면 골병만 든다는 것....

 

결국 정신이 몸을 지배하는게 아니라 몸이 정신을 움직이는 게 아닐까

뭐가 뭐를 지배한다는 가당치도 않은 표현 말고 더 우선적으로 역동을 일으키는 것이 결국은 몸이고 그 몸이 건강하고 건전해야 정신도 함께 움직이는게 아닐까 하는 것이

나이먹고  드는 생각이다,

 

김중혁의 새로운 에세이는 몸에 대한 이야기이고 또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이고 움직임에 대한 이야기이다,

삶은 명사 그것도 추상명사가 아니라 그냥 동사일 뿐이다,

정신이 가끔 개뿔이고 몸을 움직이고 흘러가고 가끔은 그대로 쓰러져 잠들고 싶을만큼 혹독하게 학대하기도 하고 마냥 늘어지기도 하는 그런 것들이 모여 삶이 된다,

그저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서 머리만 굴리는 것이 삶이 아니라는 것

 

작가는 본다는 것 듣는다는 것 느끼는 것 움직이는 것들을 주제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나는 상실에 대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보다 상실을 상상하게 하는 이야기가 더 좋다,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보다 이미 많은 걸 잃어버린 사람의 이야기에 매혹된다, 잃어버린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짚어주는 이야기보다 잃어버린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이야기더 마음에 든다, 이야기 속에 커다란 구멍이 있는 게 좋다,

 

인간들은 결국 시간 속에서 소멸해가는 스스로를 상실해가는 존재들이다, 우리의 몸은 소멸의 징후를 그대로 보여주는 좋은 전광판인 셈이다,

 

                                                             41

 

 

잃어버린 것을 애도하기 위해서는 잃어버린 것의 이름을 제대로 부를 수 있을 때까지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47

 

 

철학자 칼 포퍼는 ' 사람이 새로운 이해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은 공감적인 직관 혹은 감정이입이다, 그것은 무 ㄴ제속으로 들어가서 그 문제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것이다,'라고 했다, 나 들으라고 한 말 같은데 칼 포퍼 아저씨 이게 말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구요 뭄이 이렇게 너덜너덜해지면서까지  타인의 감정에 이입해야만 하는 겁니까?

                                                                                                  56

 

 

예술의 작동원리와 가상현실 상자의 작동원릭 다르지 않다, 예술은 거울이 되어 현실을 되비쳐준다, 우리가 잊고 있던 것들, 고통스러워 잊으려고 했던 것들, 정체를 알 수 없지만 늘 거기에 숨어 있던 것들을 보여준다, 진통제나 마약으로 통증을 이겨낼 수 없다, 우리가 통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거기에 뭐가 있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봐야한다,

                                                                                         65

 

 

인간은 시각적인 동물이다, 눈에 보이는 걸 믿는다,   114

 

 

상대방의 재능을 부러워하면서 결핍을 눈여겨보지 않을 때 불필요한 질투가 생겨나고 결핍을 비난하면서 재능을 애써 무시하려 할 때 무시무시한 편견이 시작된다, 누군가를 천재라고 부르는 순간 그의 결핍이 뒤에서 가려지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그를 솔직하게 보고 있는 것일까 우리의 무언가를 감추기 위해서 , 우리를 합리화하기위해서 상대방의 특별한 이름을 호명하는 것은 아닐까 천재 바보 사이코  등신 장애인 그런 이름들로 뭔가를 슬쩍 가리는 것은 아닐까 ' 솔직히 말해서 '라고 말하면서 은근히 솔직하게 않은 말만 하는 것은 아닐까

솔직해지기 위해서 우리는 상대방의 재능과 결핍을 동시에 인정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재능과 결핍을 동시에 알아채는 법도 배워야 한다,

                                                                                           140

 

 

우리는 모두 누군가가 하늘 높이 던진 야구공 같은 존재들이다, 끝도 없이 높이 아주 높이 하늘로 올라가다 어느 순간 정점에서 잠시 머물곤 곧장 아래로 추락한다,

 

                                                                                        167

 

우리의 시간은 몇시 몇분 몇초로 표현할 수 없다, 우리는 조금씩 변화하지만 반복되는 숫자로는 우리의 삶을 표현하기 어렵다, 우리의 삶이 순환되는 24시간속에 들어있지 않을 것이다,

 

 

함께 공유하는 두 사람의 시간은 낯선 사람들이 이해하기는 어렵다, 시간의 개념은 완전히 달라져야한다, 우리가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견뎌온 시간을 짐작해야한다, 어려운 일이다,

                                 190

 

여기저기 포스트잇을 붙이면서 책과 다른 결심을 한다,

그래 건강해져야겠다,

기력이 약하니 무기력하고 게을러지고 괜히 목표만 높게 잡아서 좌절만 해대는 거야,,

일단 건강하게 운동부터 해야지...

음...

이게 책이랑 무슨 상관인지 이 페이퍼랑 무슨 상관인지 몰라도 뜬금없이 건강론으로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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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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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이 책을 권하주고 싶습니다,

책이 작고 예뻐서 그리고 쉽게 읽혀서 누구나 부담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조근조근하지만 힘있는 말투에 다양한 생활근접한 예들이  쉽게 다가옵니다,

페미니스트가 뭐냐고

국끓여먹는거냐고'

그렇게 꼭 전투적으로 남자 여자를 구분해서 피곤하게 살아야하는 거냐고

여자들은 참 별나다고

좋은게 좋은 거 아니냐고 말하면서 선량한 표정을 짓는 이들에게

가만히 선물하고 싶습니다,

 

페미니스트란

모든 성별이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평등하다고 믿는 사람.

 

그냥 함께 사는 사람들이 어떤 기준을 정해 차별받지 않고 조화롭게 살고자 하는 것이고

그 기준을 성별로 본 것일 뿐입니다,

누군가는 그냥 인권이라고 말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단순한 인권안에서도 젠더의 문제가 있고 인종의 문제가 있고 계급의 문제가 있습니다,

각각의 문제는 비슷해보이지만 다른 성격도 가집니다,

뭉뚱거려서 인권... (물론 인권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이라고만 해버리면

그 안의 많은 세심하고 다른 문제들이 묻혀버리는 일이니까요

각각의 문제가 갖는 특수성 그리고 성격을 존중하면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페미니스트는 여성을 더 생각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여성도 함께 생각하자는 거라고 믿습니다,

함께 사는 세상에서 여성들이 문제를 겪는다는 건 남성들에게도 편한 일만은 아닙니다,

색이 다를 뿐 여성에게 가해지는 편견만큼 남성들도 스스로 편견에 갇히는 모양새일테니까요

 

무심하게 넘기거나 생각지 않고 습관적으로 했던 말들 행동들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기회가 이책을 통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아,,, 이런 면이 있구나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기회가 되는 거요...

문제란 생각을 해야 하는 겁니다,

아무 생각이 없으면 달라지지 않지요

의식하고 생각하고 자꾸자꾸 곱씹어보는 일 그걸 피곤하게 생각하지말고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한 번 해 봐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네요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다른 페미니즘 도서로 이어지면 더 좋겠습니다,

 

길게 쓰고 싶지 않았는데

그냥 책만 권하고 싶었는데 말이 많아지네요..

꽤 재미있는 책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생각도 많이 하게 합니다,

그게 좋은 책이지요..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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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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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서는 두가지 반응이 있다,

이 작가 너무 좋아한다 와 이 작가 싫다...

적어도 내가 아는 범위의 사람들은 좋아하거나 싫어한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의 작품을 나오는대로 읽었고 싫어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읽었건 다 별로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사실 나는 그의 소설은 읽지 않았다,

아무 사전 지식없이 댄스댄스를 잀었는데 다 일지 못하고 포기했다,

뭐랄까 이런 새로운 시도는 나랑 맞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

그리고 그의 단편들을 읽었고 에세이를 읽으면서 그건 읽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 내가 아는 누군가처럼 하루키는 별로야,,, 라고 생각했던 거 같다

 

그러다 그의 최근 단편집  <여자없는 남자>.을 읽었다,

그가 나이 먹어서일까 아니면 내가 나이를 먹어서였을까

솔직히 모든 단편이 다 좋았다,

무엇하나 걸리는 것 없이 그렇다고 딱 하나가 뛰어나지도 않고 골고루 좋았고 좋았다,

사실 그 중에 <기노> 가 가장 마음을 치고 오긴 했지만 그 이외의 작품은 그저 그렇다고 할 수도 없었다,

 

사실 좋아하는 말은 아니지만  '강한 것이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은 것이 강한 것이다' 이 말이 딱 들어맞는 작가라는 생각을 했다,

어느날 맥주를 마시며 약구를 보다가 문득  소설가가 되어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그리고 그 길로 만년필과 원고지를 사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그 첫 소설이 상을 받았고 그리고 하던 가게를 모두 접고  그의 표현대로 퇴로를 차단하고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쓰는대로 성공하고 널리 읽힌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쓴다,

적어도 쓰는동안 내가 행복한 게 중요하고 누군가의 비위를 맞추거나 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알 수는 없지만 존재하는 막연한 덩어리의 팬들을 위해 소설을 쓰는 작가

어떤 천재적인 기행도 없이 어느 생활인보다 더 성실하게 자고 먹고 운동하고 꼬박꼬박 원고지 20페이지를 써나가는 성실한 작가,,

그는 어쩌면 데뷔당시 일본 문단에서 그랬듯이 별 거 아닌 초짜였을지 모르겠지만

그의 우직하고 성실함 그리고 끈질김이 그를 지금의 하루키로  만들지 않았을까

나이를 먹고 보니 세상에서 가장 쉬워보이지만 어려운 것이  비슷해서 지루해보일지라도  성실하게 하루를 채워나가는 것이다,

어떤 욕심이나   목표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걸 내세워 거창한 계확을 짜고 꿈을 꾸기 전에 그냥 운동화끈을 질끈 묶어서 한발 내딛여가는 것

누가 시키지 않아도 누가 지켜보지 않아도 나의 하루하루를 채워나가는 일이 가장 위대하다는 걸 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하루키의 그런 일상성도 대단하지만 좋은 말을 못듣고 비판을 많이 받음에도 불구하고 우직하게 자기 길을 걸어갔다는 것에서 하루키의 힘이 느껴진다,

누가 뭐라고 하든 나는 나의 길을 가겠다는 ....

이미 한 획은 그은 지금의 하루키에게는 쉬운 선택이겠지만   신인 시절의 하루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을텐데,,, 참 대단했다는 생각을 세삼 한다,

 

소설가로서 적합한 사람은 이른테면 '이건 이렇다'라는 결론이 머릿속에서 내려지더라도 혹은 자칫 내려질 것 같더라도  '아니 감깐 어쩌면 이건 나혼자만의 억척일 수도 있어' 라고 멈춰서서 다시 생각해 보는 사람입니다,

                                                120

 

 

그것은 '터집 잡힌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 어찌 됐건 고친다'는 것입니다, 비판을 수긍할 수 없더라도 어쨌든 지적받은 부분이 있으면 그곳을 처음부터 다시 고쳐 씁니다, 지적에 동의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상대의 조언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고치기도 합니다.

                                                                                              157

 

 

모두를 즐겁게 해주려고 해 봐야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오히려 나 자신이 별 의미도 없이 소모될 뿐입니다, 그러느니  모른 척 하고 내가 가장 즐길 수 있는 것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하면 됩니다, 그렇게 하면 만일 평판이 좋지 않더라도 책이 별로 팔리지 않더라도 ' 뭐 어때 최소한 나 자신이라도 즐거웠으니까 괜찮아'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나름대로 납득할 수 있습니다,

                                                              270

 

 

위의 말들이 좋았던건 저 말들이 비단 글을 쓰는데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나이먹어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말이기도 하다는 거다,

누군가를 쉽게 판단하지 말라는 것 내가 가진 촉이 나의 아집에 가득한 틀일 수 있다는 것

누군가가 뭐라고 하는 말을 듣기 싫어도 일단 들어두자는 것.. 그래서 받아들이든 아니든 타인의 의견을 들어보려고 노력하자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할 것....

그건 살아가는 데 있어 조언이기도 하다,

 

하루키에 대해 듣는 말중 하나가 글을 못쓴다는 것

어떤 아름다운 표현이나 묘사도 없고 인물도 평범하고 평면적이기도 하다고 하지만

어쩌면 그렇게 누구나 쓸 수 있고 아무나 할 수 있는 표현으로 오래오래 누구나 읽고 싶어하는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라는 것

그것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쉽다고 말은 쉽게 하지만 아무도 하지 않고 쉽게 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을 그는 말이나 글이 아니라 몸으로 보여준다

 

누군가에 대해 쉽게 판단하지 말자... 라는 나의 삶에서 얻은 명언을

그는 몸소 보여주고 말해준다,

 

훌륭한 작가는 아닐지라도 대단한 작가임은 분명하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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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6-05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읽고 하루키가 ‘대단한 작가’임을 느꼈습니다. ^^

푸른희망 2016-06-10 17:26   좋아요 0 | URL
전 요새 무슨 일이든 꾸준히 오래 하고 있는 사람들이 존경스러워졌어요
하루키도 그런 사람중 한 사람이란 생각을 해요
그리고 cyrus님의 꾸준한 리뷰도 참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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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서 불쾌감이 들러붙는다. 소설이어도 싫고 현실이어도 싫다. 전체적인 고발의도는 알겠지만 부분부분의 묘사와 그걸 표현하는 작가의 기본시선이 더 불쾌하다.의도가 옳다고 방법까지 옳을 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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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노래
김중혁 지음 / 마음산책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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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산문은 언제나 옳다,

그의 글을 읽으면 그의 목소리가 자동 지원된다,

책을 통해 알게 된게 아니라 빨간 책방이라는 팟케스트로 알게 된 작가라 그의 글보다 그의 목소리가 더 익숙하고 말이 더 와 닿았다,

매끈하고 완벽한 일타강사같은 이동진과 짝을 이루어 어눌하고 소심하고 늘 ~ 같아요.. 라고 이야기하는 그의 말투로 할말은 다하는 그의 말이 좋았다,

 

나는 김연수의 산문도 좋아하는데 김연수의 산문은 치즈안주와 마시는 맥주같다면

김중혁의 산문은  쫀드기를 구워서 먹는 맥주맛같다,

꼭 몸에 좋은 것도 아니고 영양이 풍부한 것도 아니지만

왠지 끌리고 자꾸 손이가고 그러다가 안먹으면 또 잊혀지지만

다시 슈퍼를 가면 습관적으로 집어오던  쫀드기 같다고 하면 실레가 될까?

 

그의 산문집  <뭐라도 되겠지>를 읽으면서도 참.. 참,,,, 뭐라고 표현할 길 없는 즐겁기도 하고 키득거려지기도 하면서 동시에 숙연해지는 기분을  이번 산문집에서도 느껴본다,

내가 아는 노래라고는 형도니와 대주니 밖에 없었지만 뭐랄까  음악을 다운받아서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사람이 사람에게 건넬 수 있는 가장 따뜻한 행동이 위로라고 생각한다, 위로는 죽으려는 한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모든 것에 환멸을 느낀 한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 나는 '위로'라는 단어가 마음에 든다, '위로'의 '로;는 애쓴다는 뜻이다,

                                                                                       94

 

방안에서 누군가 울고 있다, 그에게는 위로가 필요하다, 어떤 예술가는 방 안으로 직접 들어가서 눈물을 닦아주고 그의 등을 토닥인다, 어떤 에술가는 방 안으로 들어가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어떤 예술가는 방 안으로 들어가서 그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떤 에술가는 방안으로 들어가서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앉아 체온을 느끼게 해준다, 어떤 예술가는 방 안으로 들어가지 않지만 바깥에서 이렇게 외친다 "놀자~" 나는 아직까지 방안으로 들어갈  자신이 없어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등을 토닥여 줄 자신이 없어서 밖에서 같이 놀자고 소리를 지르는 쪽이다, 언젠가 나도 방 안으로 들어갈 때가 있겠지만 아직은 밖에서 불러내는 쪽이 마음이 편하다, 울고 있는 게 마음 아프지만 바깥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그렇게 즐겁기만 한 곳이 아니란 걸 안다, 세상이 무서운 곳이라는 진실을 알려주는 사람도 필요하고 직접적인 윙로가 필요한 사람도 많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직접적인 위로를 하려고 한다면 아마 세상은 재미없게 변하고 말 것이다, 열심히 놀면서  '아, 세상은 이렇게 재미있는 곳이었지'라는 걸 깨닫게 해주는 에술가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

 

                                                                                              96                                                                 

 

김연수 작가의 말처럼 빈수레처럼 요란하고 덜컹거리는 그에게서도 가끔 이렇게 투박하지만 따뜻한 위로가 느껴진다, 세련되게 손을 내밀고 위로하진 않지만 그냥 12살 소년처럼 무뚝뚝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조금은 짓궃게 누군가의 아픔을 잠시 잊고 다른 곳에 정신이 팔리게 해주는 그런 위로를 해줄 거 같다, 때로는 그런 것도 필요하니까,

 

모든 작가는 각각 하나의 완결된 세게이다, 생각과 문체와 문장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사람들이다, 그 세계를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 있지만 그 세계에다 등수를 매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상에는 수많은 작가들이 있다, 수많은 작가들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의 작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만큼의 세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설이 그저 이야기일 뿐이라면 그래서 누군가 밤새 들려주기만 하면 되는 거라면 세상에는 단 한명의 작가로 충분할 것이다, 도스토엡스키와 레이먼드 챈들러와 스티븐 킹과 미야베 미유키는 모두 다른 글을 쓰지만 세상에는 그 모든 세계가 필요하다,

 

                                                 134 

 

 

....................

트렁크 속에 한 번도 쓰지 않은 물건들을 다시 넣다 보면 효율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입지 않은 스웨터 입지 않은 속옷 보지 않은 택도 트렁크에 필요하다, 사무실에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사람이 한 명씩은 꼭 있듯 예비 명단에 포함되어 긴 여행길에 오르지만 잔디도 밟아보지 못하고 돌아오는 선수들이 있듯  전자제품과 함께 들어있는 수많은 전원 어댑터 중 한 번도 쓰지 않고 버리는 종류의 것이 있듯  때로는 부피를 줄일 수 없는 일들이 있게  마련이다, 짐이 커지는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209

 

 

시간을 견뎌내는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우리는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견딘다, 시간의 속도를 더디게 만들기 위해 필름 속에다 컴퓨터 속에다 풍경을 담는다, 우리는 소설을 쓰고 읽으며 시간을 견딘다, 소설 속에 거대한 시간을 담아 시간의 처음과 끝을 파악하려 애쓰고 시간을 되돌리고 빨리 흐르게도 하며 시간의 민낯을 보려 애쓴다, 우리는 영화를 보며 시간을 견딘다, 천천히 흐르는 시간의 모습과 순식간에 지나가는 시간의 속도를 화면 속에서 보며 우리의 시간을 잊는다, 그렇게 견딘다, 우리는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견딘다, 아니 이 말은 조금 수정해야 할 것같다, 우리는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뛰어 넘는 방법을 배운다, 시간을 가뿐히 뛰어넘어 다른 시간에 공간에 가닿는 방법을 배운다, 그렇게 시간을 견딘다, 음악이야 말로 가장 짜릿한 마법이다,

 

사람의 삶에는 다양한 무용함이 필요하다고 나는 주장하고 싶다,

필요없는 물건도 어딘가에는 꼭 두어야 하고 그저 단 한명의 독자를 가진 소설가도 필요하고 단 한명의 청자만을 가진 음악도 있어야 한다,

그 하나의 소설과 음악이 없을때  혼자 외로워하고 아파할지도 모르는 그 누군가도 존중받아 마땅하지 않은가

나에게 혹은 다수에게 무용하다고 그것이 쓸모없고 없어야 마땅한 것은 아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존재의 가치를 가진다,

우리가 견뎌내는 지금의 허무한 시간들

이미 물건은 없어져버린 설명서  예전에 쓰던 핸드폰의 배터리 다 풀지 못한 문제집의 답안지

이미 헤어진 애인에게 받은  꼬깃한 쪽지 같은 것들이 무용하다고 할 수 있을까

어디에 쓰임이 없더라고 그것들이 가진 가치가 있고 기억이 있다면 언제나 유용하다,

........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김중혁에게 그런 믿음을 이해받는 기분이 든다,

 

오늘 저녁에도 쫀드기랑 함께 목넘김이 좋은 맥주 한잔 마시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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