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다가온다.
태풍을 치는 바닷가에서 파도는 온몸으로 저항하면서 제 분에 못이겨하면서 다가오고 있다.
내게 피해만 없다면 태풍부는 날 바다에서 파도 구경하는 것 그건 정말 짜릿하게 재미있는 일인 '
듯 하다. 나만 피해가 없다면....
원형무대에서 벌어지는 검투사들의 경기를 구경하는 로마인들의 심정이 이러했을까?
무대위에서 검투사들이 피를 철철 흘리며 목숨을 걸고 싸우지만 객석에서는 여유있게 구경하는 것 나의 안위와는 하나도 상관없는 듯한 여유.. 철저한 구경꾼의 위치..
검투사들은 목숨을 걸면서도 왜 목숨을 거는 지 알 수가 없다. 그저 처절하게 싸울 뿐이다.
왜 내가 여기서 죽어야 하는지 분노가 힘이 되어서 그렇게 싸운다.
파도는 왜 그렇게 분노하는가 왜 그렇게 땅을 향해 달려들어야 하는지 왜 방파제에 부딪쳐
산산히 거품이 되어 사라져야 하는 것인지 파도는 알까?
그렇게 알 수 없는 분노를 품고 달려오고 있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그렇게 달려와 바위에 부딪치고 방파제에 부딪치고 모래밭에서 사라지면서
그렇게 몰려온다.
처절하게 제 분을 스스로 삭이지 못하는 파도는 그렇게 다가온다.
나는 ..그렇게 내 분을 이기지 못해서 물불 가리지 못하고 덤비고 부딪쳤던 적이 있었나
방파제에 우두커니 서 있다가 온 몬을 던져서 다가오는 파도에 한대 맞아
하얀 포말을 뒤집어 쓰고 나면 정신잉 번쩍 들까?
횟집 창가에 앉아서 먼 산 보듯 남의 집 불구경하듯 바라보기에는 파도는
너무나 처절하고 치열하다.
그래서 자연이 무서운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