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글배우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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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저자의 필명이 무척 독특합니다.
글그림.
SNS 세상에서는 무척이나 유명한 분이라고 하는데 SNS와 그리 친하지 않은 저에게는 그저 따뜻한 필명이 좋아 이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책을 보면서 참으로 글을 잘 그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글을 그린다'라는 표현이 무척이나 멋지게 느껴집니다.

사업에 실패한 저자가 자신이 작가로 다시 일어서기까지의 얻은 위로와 지혜를 다시 세상에 나누고자 이 책을 펴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는 청춘임에도 불구하고 시기적으로 우울한 단어-88세대, 3포세대 등-들로 둘러싸인 진짜 청춘들에게 단지 젊음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우울한 단어들을 이겨내는 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화려한 어휘나 어려운 문구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냥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쓰는 단어들의 조합이 이토록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요?
글에 진심이 담겨져 있어서 그런것이 아닐까요?
남을 위로하고자 하는 사탕발림이 아닌 함께 공유하고 이겨내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져 있기에 평범한 글이 이토록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젊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이미 지났기에 이런 말을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정말로 젊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빛이 나고 아름답습니다.
젊기에 에너지가 넘치고 열정이 넘치고... 온 사방이 범람의 연속입니다.
그 범람을 위험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슬기롭게 잘 이용해야 합니다.
그 방법으로 '조금 더 생각하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저자가 말하는 청춘이 다른 청춘과 다른 것은 어휘가 뛰어나서도 아니고, 표현을 화려하거나 멋지게 해서도 아닙니다.
지금의 자신을, 주변을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주의깊게 바라보고 생각한 것을 고스란히 글로 표현해서 멋진 청춘이 된 것 같습니다.
저자의 그런 경험과 사고가 무척 부럽습니다.

책을 보면서 저자가 말하는 '당연함'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이는 내가 많은데 생각은 저자가 더 깊네요.
나이를 헛먹었나 봅니다.
불같은 청춘이 지나고 일상이라는 핑계와 마찬가지로 당연함도 그리 생각하지 않았는지 반성해 봅니다.
어쩌면 그 당연함은 무척이나 고마운 것인데...
부모님의 사랑, 친구의 우정, 심지어 창밖에 내리고 있는 비까지도...

책 제목처럼 결코 지금은 아무것도 아닐 수 없습니다.
어마어마한 일의 시작일수도 있고, 그동안 해왔던 멋진 일의 결과일수도 있습니다.
현재의 지금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해서 결코 실망하지 마세요.
'지금'은 앞으로도 계속 당신에게 다가올테니까요.
청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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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 -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웬들린 밴 드라닌 지음, 김율희 옮김 / F(에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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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듣기만 해도 가슴 떨리는 단어 중 하나가 '첫사랑'일 것이다.
누군가에는 짝사랑으로, 누군가에게는 가슴 아픈 이별로,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지금 곁에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는 그 사랑.
대부분의 '처음'이 인상적이긴 하지만 이성을 처음으로 접하는 '사랑'은 그 각별함이 더한 것 같다.

어릴 적 교과서에서 보았던 황순원의 '소나기', 알퐁스 도데의 '별'은 단지 시험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문학작품으로 무척 인상깊었다.
소나기는 한국적 정서를 담았고, 별은 유럽의 분위기를 담았다면 지금 본 플립은 미국의 분위기를 담았다.
나라별로 첫사랑에 대한 감정은 유사하겠지만 그것을 표현하고 묘사하는 방법은 다른 듯 하다.
소나기가 비극으로 끝나서 더 아련한 것은 우리의 정서를 담고 있기 때문이고, 플립은 희극으로 마무리되어 그 이후가 궁금해진다.

이야기는 '브라이스'가 초등학생 2학년때 이사로 시작된다.
이사한 날 앞집에 살던 '줄리아나'의 어색한 만남으로 시작되어 중학생 시절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일종의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바로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시점이다.
3자가 바라본 관점도 아니고, 주인공인 '브라이스'와 '줄리아나'의 관점에서만 본 것이 아니다.
주인공 둘이 동일한 사건에 대해 각각의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같은 사건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고, 대응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맹목적으로 좋아하던 '줄리아나'를 이해하지 못하던 '브라이스'가 점점 커가면서 반대의 양상으로 전개된다.
브라이스와 줄리아니의 심경이나 마음을 글로 표현하지 않고 주인공들의 직접적인 행동으로 나타내었기에 글로 이해하기 보다는 이미지화 하면서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사실 자연스럽게 그렇게 그림이 그려지기에 그리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ㅎㅎ
마지막에는 '줄리아나'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 플라타너스를 뜰 앞에 심어주며 그들의 오해가 풀리고 사랑이 시작된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소나기'와 '별'에서의 가슴 두근거리고 애틋한 장면은 그리 많이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는 작은 사건, 사고로 인한 서로의 감정의 변화를 미세하게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동양과 서양의 첫사랑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이렇게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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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프라우
질 알렉산더 에스바움 지음, 박현주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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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인 하우스프라우는 독일어로 '가정주부'란 뜻이다.
미국 태생인 '안나'는 스위스인 남편을 만나 스위스에서 살고 있다.
세 명의 아이들을 낳고 능력있는 남편과 함께 살고 있기에 남들이 보기에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그녀이지만 실은 엄청난 고독과 슬픔에 쌓여있다.
고독이라는 것이 딱히 명확한 이유가 없는 것이기에 정신치료를 받던 그녀는 보다 더 적극적인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학원 등록을 권유받는다.
스위스는 독일어를 주로 사용하고 있기에 보다 더 나은 언어를 구사하고 현재 생활에 집중하고자 독일어 학원에 다니게 된 그녀는 그곳에서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 불륜은 고루한 그녀의 일상에 새로움이라는 변화는 주었지만 그것이 그녀를 바꿔놓지는 못했다.
그저 단순하고 무료한 일상의 일탈일 뿐...
그런 일탈은 동물원에서의 과감한 키스로 자신의 아이에게도 보이고, 자신의 아이가 교통사고로 죽는 순간에도 불륜을 즐기고 있었다.
마지막에 낳은 아이는 남편의 아이가 아닌 다른 남자의 아이였고, 이는 남편으로부터 이별을 통보받는 결정적인 이유가 된다.
자신의 아이를 잃고, 남편에게도 버림받은 안나는 결국 남편과 처음으로 싸운 플랫폼에서 최후의 순간을 맞는다.

이 책의 소개를 보면 대담한 성 묘사, 안나 카레리나, 보바리 부인과 같은 단어를 접하게 된다.
나의 문학적 소양이 부족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조금 과한 표현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한다.
소재나 내용의 전개는 현대판 안나 카레니나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그 표현이나 작품으로써는 조금 과한 소개가 아니였나라는 생각이 든다.

현대판 안나 카레니나라고 평가한 한 언론의 평을 보고 이 책을 보게 되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안나'라는 주인공의 이름만 같은 뿐 그 내용이나 작품의 질에 있어서는 고전을 뛰어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어쩌면 그 언론의 힘을 통한 마케팅으로 나와 같은 독자가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성'을 다루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문학적 가치를 낮게 평가받을 이유는 없지만, '성'을 다루는 제대로 된 '문학'을 만나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느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보면서 오히려 안나 카레니나에 대해 더 많은, 그리고 더 높은 평가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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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스페이스 - 일상공간을 지배하는 비밀스런 과학원리, 개정증보판
서울과학교사모임 지음 / 어바웃어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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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과학이라고 하면 복잡한 수식이나 어려운 실험을 떠올린다.
하지만 과학은 우리 주변에서 (당연하겠지만) 흔히 볼 수 있고, 그것이 우리 생활을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해 준다.
사용법을 알고 편안하게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원리에 대해서는 그저 '당연'하게 생각하고만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그러한 '당연함'을 과학적으로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고 있다.

난 이 책이 처음인 줄 알았는데 이미 전작이 있었고 이번에 새로운 기술과 물건을 추가한 개정판이라고 한다.
우리 주변의 공간을 거실, 부엌, 욕실, 방, 길, 사무실, 야외와 같이 일곱개로 분리하여 그 공간에 있는 물건들에 숨겨져 있는 과학의 원리를 설명해 주고 있다.
익히 알고 있던 도르래와 거울에서부터 쉽게 이해할 수 없었던 발효와 드라이클리닝같이 주변에서 쉽게 접하고 많이 사용하는 것들에 대한 과학적인 원리를 설명해 주고 있다.
저자분들이 현직 선생님들이여서인지 아이들에게 설명하듯 꼼꼼히, 그리고 쉽게 알려주어서 과학책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과학 용어의 낯설음은 있었지만 여타 책들에 비해서는 훨씬 덜했고, 무엇보다 많은 이미지와 그림들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제는 추억속의 물건이 된 오르골과 재봉틀은 과학의 원리보다는 추억이 떠오르게 만들었다.
작은 상자속의 음악을 오랫동안 듣고 싶어 너무 열심히 태엽을 돌린탓에 망가져 버린 오르골.
이 책에서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어머니가 발로 돌리면서 옷을 만들어 주셨던 재봉틀.
전작을 보지는 못했지만 다음편에서는 사라져 버릴 시크릿이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니 벌써 아쉬워진다.
과학이 주는 편안함은 우리를 기쁘게 만들지만, 그로 인해 우리의 추억도 하나씩 사라져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는 기우일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과학의 원리를 위주로 설명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접하고 사용하는 것들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는 것인 것 같다.
그렇기에 보다 더 집중할 수 있게 되고 한번 더 생각하고 주의깊게 보는 것 같다.
초등학생인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는 좀 어렵기 하지만 이 책을 보고 아이들에게 원리에 대해 설명을 해줄수 있을 것 같다.
원리와 그 역사, 발명가들의 이야기를 한 권으로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이 책의 매력이다.
저자들의 바램처럼 몇 년 뒤에 다시 이 책의 재개정판 혹은 2편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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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기쁨
유병욱 지음 / 북하우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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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새로이 만든다는 것.
이것만큼 사람을 흥분시키는 일도 없고, 이것만큼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저자는 창작의 고통보다는 그 행복을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있습니다
흔히 문학이나 예술 분야의 창작이라고 하면 선천적으로 천재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거나, 순간적인 영감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많은 양의 경험과 지식 습득, 그리고 그에 준하는 자신만의 노력-생각이나 열정같은-이 있어야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순간적인 재치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좋은 결과를 만들수도 있지만 그것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이 책을 보면서 좋은 글귀를 많이 접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좋은 생각도 많이 보았습니다.
어쩌면 좋은 생각이 있기에 보통때였으면 그냥 지나쳤을 문구가 더 가슴에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문장 하나에, 단어 하나에 집중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내가 필요한 지식을 보다 빨리, 보다 많이 찾기 위해 검색을 하고 원하는 결과에 만족하였던 것 같습니다.
어쪄면 진짜로 필요했던 것은 문장 하나, 단어 하나를 곱씹으며 내 것으로 소화시키는 시간과 생각이였던 것은 아닐까요?

"생각의 결과물은 결국 '한 끗 차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 한 끗을 만드는 것은 대개 생각하는 이의 집중력과 의지입니다."

좋은 문장들이 많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문장 하나를 꼽으라면 위의 문장을 택하겠습니다.
필요에 의해서 집중을 하더라도 의지는 필요만으로는 충족시킬 수 없더군요.
데드라인이라는 지켜야 할 시간을 맞추기 위해 때로는 퀄리티를 포기할 때가 있습니다.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한 현실과의 타협이라고 위안을 하지만 속내는 무척 아쉬울 때가 있었는데, 이 문장으로 마지막 '한 끗'을 위해 더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런 좋은 선배를 만날 수 있는 책이 있는 카피라이터를 꿈꾸는 이들이 부럽네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이 아니라, 현실적인 직장에서의 어려움이 아니라 본질적인 업에 대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멋진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창작을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시각으로 창작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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