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과 함께 나이 들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 - 다툼과 상처를 극복하고 행복하게 나이 들어가는 법을 깨달은 55쌍 부부와의 인터뷰
에바 예기 지음, 고맹임 옮김 / 와이즈북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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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책 제목에 물음표를 던져봤다.

나이듦은 선택이 아니다. 그러니 '당신과 함께 행복하게'에 촛점을 맞춰야 겠다. '당신과 함께' 일부일처제의 결혼 제도 속에 인생을 송두리째 걸어야 하는 현재의 제도 하에서는 쇠사슬처럼 묶여 있는 숙명이다. 이혼이나 다른 극단적 생각을 갖고 있지 않는 한 말이다. 그럼 '행복하게'는? 누가 인생의 어느 부분에서 안행복하기를 원할까. 그러니 스스로 던진 물음은 우매한 물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물음을 스스로 묻는 것은 내게 이 소망이 그토록 절박한 것인가에 있다. 우리에게 십년도 이십년이 지나고 삼십년 사십년이 되도록 늙어 죽을 때까지 간절한 소망이라면 그저 당신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것이다라고 말할 자신이 있을만큼 그렇게 자신의 배우자들에게 애틋하기만 할까?

 

부부생활에서 어떤 것들은 결코 바뀌지 않는 다는 것, 전체적으로 굳어진 생활 방식을 바꾸는 건 어렵다는 것... 이를 깨닫는 것은 가장 어려운 과제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아니 사람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본성이고 변하는 것은 절박했던 사랑이다. 결혼과 더불어 고착된 사고 방식과 가치관과 그 사람의 본성이 변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믿음이다. 내가 가진 작은 세계가 전혀 다른 유전자 조합을 가진 다른 사람의 세계를 변화시킬 수는 없다. 그러므로 오랜 질곡을 거쳐 나이들며 서서히 서로를 인정한다는 것은 체념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서로를 인정하고,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것, 그리하여 이제 조금씩 싸움이 줄어들고 마음에 결혼초에는 마음에 들지 않아 이혼이라도 불사하고 고쳐보겠다고 마음 먹었던 배우자의 모든 행동들을, 그냥 있는 그대로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다는 일은 나이를 먹는 일만큼 쓸쓸한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해석한다. 해석의 차이는 행동의 차이를 낳는다.

모든 사람은 자신을 해석하고 상대방을 해석한다. 같은 행동을 두고 그것을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반응은 달라진다. 장미꽃을 싫어하는 여자에게 장미꽃을 선사한 남자는 로맨틱한 분위기 대신 이별 통보를 받는다. 여자는 남자에게 장미꽃을 싫어한다고 분명하게 말했으나, 자신의 말을 주의깊게 듣지 않는다고, 무시한다고, 여자의 말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한다고 생각한다. 부부가 살다 보면 이런 아주 자잘한 수많은 행동에 수많의 해석의 조합이 부부의 일상을 지배하게 된다. 더 이상 해석하고 싶지 않아졌을 때, 더 이상 해석하지 않아도 될 때, 부부는 평온해진다. 부부는 서로 체념하게 된다. 가을 낙엽같은 쓸쓸함이 남는다.

 

저자 에바 예기는 심리학 교수이자, 심리 치료사로서 상담 중 겪은 부부와 연인들의 일화를 엮었다. 서양과 우리나라와의 문화와 생활 방식, 사고 방식의 차이가 있어서 크게 공감되지 않은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무난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들로 부부가 행복하게 오래 살기 위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들을 소개한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남녀간의 사소한 사례들이지만, 그 부부와 연인들에게는 관계를 좌우하는 중요한 사항들인 것들이 포함된다.

 

어쨌거나 나이는 들어갈 것이며, 결국 남게 되는 것은 두 사람이 어떤 관계속에서 남은 생을 의지하며 살아가게 되느냐인데, 거기에는 부부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가지 부수적인 문제들이 함께 존재하기 마련이다. 양가 부모님을 모시는 문제, 두 사람 중 한사람이 치매와 뇌졸중 같은 큰 병을 얻게 되는 문제, 손자손녀를 보살펴야 하는 처지가 되는 문제, 경제적인 곤궁 등... 아마도 우리나라의 경우는 부부 사이를 결정짓는 가장 큰 문제는 퇴직과 자녀의 출가 이후에 생기는 경제적인 원인이 가장 큰 것이 아닐까 싶다. 답을 주지는 않지만 관계와 나이듦에 대해 객관적으로 현명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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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 난중일기
이순신 지음, 이은상 옮김 / 지식공작소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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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읽었다.

절망의 시대에 달콤한 영국 낭만주의 시들을 외우면서 수용소 같던 대학생활을 보내던 그는 어느날 노산 이은상 선생이 번역한, 앞 뒷장이 다 뜯긴채 걸레가 돼서 굴러다니던  난중일기를 도서관에서 읽는다. 이순신이 절망의 시대에서 헛된 희망을 꿈이라 말하지 않고 절망 자체로 받아들이며 통과해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갖게 된다. 그렇게 난중일기를 마음에 품고 숙성시켜 37년 만에 탄생한 것이 칼의 노래였다고 한다. - 2013.11.11 리뷰 닿지 않아, 기어이 사랑이라고 부를 - 바다의 기별 중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이 추천했던 <칼의 노래>가, 김훈을 알게 했고, 좋아하게 했고, <바다의 기별>을 불렀다. 거기서 <칼의 노래> 탄생 배경을 알게 되었고, 노산 이은상 선생이 번역했다는 이순신 공의 <난중일기>를 알게 됐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읽은 책을 통해 통해 통해 끝까지 간 곳이 난중일기다. <칼의 노래>를 고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당시 읽었으니 그 때부터 난중일기를 읽게 되기까지 거의 10년이 걸린 셈이다.

 

현재 난중일기의 번역본은 노승석의 증보 교감 난중일기가 7월에 재출간되었고, 이은상의 역주해본(1968, 현암사)를 새롭게 펴낸 이 책, 그리고 동서문화사에서 낸 고정일의 난중일기가 있다. 청소년판과 어린이판, 축약판, 만화 등 난중일기 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책만 수십권이다. 이 책이 다른 책들과 다른 점 중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가로쓰기라는 점이다. 이순신공의 원문의 구성을 그대로 따라 비록 한문을 한글로 옮긴 번역본이기는 하지만, 친필 초고와 같은 호흡, 같은 분위기로 책을 읽을 수 있다.

 

 

 

세로쓰기와 더불어 공백이 넉넉하고 글자체도 고풍스럽고, 호흡과 리듬에 맞추어 줄바꿈이 되어 있다.  이 때문에 책의 두께가 894쪽이나 되지만, 제본상태가 좋아 내구성이 있고, 오래 들고 다니며 읽어도 튼튼했다. 내용을 떠나, 편집에서만 보더라도 줄바꿈에서부터 글자체, 재생지의 사용 등 모든 면에서 아주 세심하게 충무공의 정신을 반영한 훌륭한 책이다.

 

김훈의 칼의 노래를 읽다보면 보면 간결한 문체에서 느껴지는 비장함이 그 어떤 절절한 문체보다 깊이 마음을 파고 들었었는데 그것이 난중일기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간결하고 사실을 조금도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기록한 이순신의 문체는 그대로 아주 천천히 끝을 향해 가면서 마음에 닿는다.

 

  

처음엔 단순히 누가 들어왔고, 누가 나갔고, 누구를 무슨 일로 누구를 처벌했고 교서에 숙배하는 등의 공무에 대한 기록만이 나열된 것처럼 느껴져서 다소 난감했다. 그러나 스킵할 수는 없다.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빠짐없이 행하는 '망궐례를 드렸다'와 '맑음, 동헌에 나가 공무보았다'   일상의 반복에 대한 기록 한 글자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나라를 구한, 민족을 구한 그분의 생 중 왜의 침략 7년 동안 전장에서의 기록, 전장에서의 삶이지 안은가뿐만 아니라, 작가적 상상력이 개입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기록이라,  당시 사회 풍속과 제도 등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다른 역사책과는 비교할 수 없는 책이다. 

 

영화 <명량>에서 불태우고 도망간 배설에 대한 후손들의 명예훼손 고소 소식을 듣고, 배설에 관한 부분을 유심히 읽었는데, 불만 안냈을 뿐 인간성이나 비겁함이 영화와 딱히 틀리지도 않은 것 같다. 

 

원균이 포구에 있는 수사 배설과 교대하려고 여기 이르렀기로 교서에 숙배하게 하였더니 불평하는 기색이 많으므로 두 번 세 번 타일러 억지로 행하게 하였다 하니 너무도 무식한 것이 우스웠다. 1594.2.22(음)

 

노량에 이르니 거제 원 안위와 영등포 조계종 등 여남은 인이 와서 통곡하고 피해 나온 군사와 백성들도 울부짖지 않는 이가 없는데 경상수사(배설)는 도망가고 보이지 아니했다. 우후 이의득이 보러 왔기에 패하던 정황을 물었다. 모든 사람이 울며 말하기를 [대장 원균이 적을 보자 먼저 뭍으로 달아나고 여러 장수들도 모두 그같이 뭍으로 달아나 이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었다. 718쪽(정유년 1597.7.28(음), 백의 종군 후 일기)

 

8.17 수사 배설은 탈 배도 보내지 않았다. (삼도수군절도사 이후)

 

8.18 회령포에 갔는데, 수사 배설이 뱃멀미를 핑계대기 때문에 보지 않았다.

 

8.19 여러 장수들이 교서에 숙배하는데 배설은 받들어 숙배하지 아니했다. 그 건방진 태도가 말할 수 없었기에 그 영리를 곤장때렸다.

 

8.26 적선 여덟 척이 뜻밖에 들어오니 여러 배들이 겁을 집어먹고 달아나려 하고 경상 수사(배설)도 달아나려고 했다.

 

8.29 늦게 배설은 적이 장차 많이 올 것을 염려해서 도망하려고도 했으나 관하의 여러 장수들이 찾기도 하고 또 나도 그 속내를 잘 알지만 드러나지 않은 것을 먼저 발표하는 것은 장수로서 하는 방법이 아니므로 참고 있을 즈음 배설이 제 종을 시켜 소지를 냈는데 병세가 위중하여 조리를 하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육지로 올라가서 조리하라고 처결해 주었더니 배설은 우수영에서 육지로 올라갔다.

 

9.2 배설이 도망갔다.

 

영화에서 불나는 장면 역시 순전히 상상력에만 의존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일기를 읽다보니 알게 됐다. 당시 겨울이면 바짝 마른 목재 건물과 각종 화기 취급에 따른 부주의로 자주 불이 났던 것 같다.  바로 영화의 그 시기 즉, 명량 해전 직전에 불이 난 것은 아니었지만, 겨울이면 불이 자주 나서, 간혹 배도 태우고 집도 태우고, 군량과 무기고들을 태워 이순신 공을 비통하게 하였다.

 

일기에는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전쟁에 대한 아주 상세한 묘사와 전략적 내용은 많지 않다. 위키백과에 첫 전투로 기록되어 있는 옥포 해전(5.7)은 없고, 5.29 사천해전에 대한 기록은 이렇다.

 

우수사(전라 우수사 이억기)가 오지 않으므로 혼자 여러 장수들을 거느리고 새벽에 떠나 곧장 노량에 이르러 미리 만날 약속한 곳에서 경상 우수사(원균)와 만났다. 왜적이 있는 곳을 물으니 적은 지금 사천 선창에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바로 거기 가보니 왜인들은 벌써 상륙해서 산 위에 진을 치고 배는 그 산 밑에 벌여 놓았는데, 하언하는 태세가 아주 튼튼했다. 나는 모든 장수들을 독전하며, 일제히 달려들어 화살을 빗발치듯 퍼붓고 각종 총통을 바람 우뢰같이 쏘아 보내니 적들은 두려워 물러나는데 화살에 맞은 자가 몇 백 명인지 알 수 없고 왜적의 머리도 많이 베었다. 군관 나대용이 탄환에 맞았으며 나도 왼편 어깨 위에 탄환을 맞아 등으로 뚫고 나갔으나 중상에는 이르지 않았다. 활군과 격군 중 탄환 맞은 사람들 또한 많았다. 적선 열세 척을 불태우고 물러 나왔다.(임진년 2.29)

명량 해전의 비장함 역시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해전을 치르기 전에 여러 장수들을 불러 모으고 약속하되 "병법에 이르기를 죽으려 하면 살고 살려고 하면 죽는다 하였고, 또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 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모두 오늘 우리를 두고 이른 말이다. 너희 여러 장수들이 조금이라도 명령을 어긴다면 군율대로 시행해서 작은 일일망정 용서치 않겠다"고 엄격히 약속하였다. (9.15)

 

9.16

맑음. 이른 아침에 특별 정찰 부대가 보고하기를 '적선이 수효를 알 수 없도록 많이 명량으로 해서 곧장 우리가 진치고 있는 곳을 향해 들어온다'고 하였다. 곧 여러 배에 명령하여 닻을 올려 바다로 나가니 적선 백삼십여 척이 우리 배를 에워쌌다. 여러 장수들은 적은 군사로 많은 적을 대적하는 것이라 스스로 낙심하고 모두 회피할 꾀만 내는데 우수사 김억추가 탄 배는 벌써 두 마장 밖에 나가 있었다. 나는 노를 바삐 저어 앞으로 돌진하며 지자, 현자 등 각종 총통을 마구 쏘니 탄환은 폭풍우같이 쏟아지고 군관들이 배 위에 총총히 들어서서 화살을 빗발처럼 쏘니 적의 무리가 감히 대들지 못하고 나왔다 물러갔다 하였다. 그러나 여러 겹으로 둘러싸여서 형세가 어찌될 지 알 수 없어 온 배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돌아다보며 얼굴빛이 질렸다. 나는 조용히 타이르되 '적선이 비록 많다 해도 우리 배를 바로 침범치 못할 것이니 조금도 마음을 동하지 말고 다시 힘을 다해서 적을 쏘아라' 하고 여러 장수의 배를 돌려 군령을 내리자 해도 적들이 더 대어들 것이라 나가지도 돌아서지도 못할 형편이 되었다. 호각을 불어 중군에게 군령을 내리는 기를 세우라고 하고 또 초요기를 세웠더니 총군장 미조항 첨사 김응함의 배가 차츰 내 배 가까이 왔으며 거제 현령 안위의 배가 그보다 먼저 왔다. 나는 배 위에 서서 친히 안위를 불러 '안위야, 군법에 죽고 싶으냐, 네가 군법에 죽고 싶으냐, 도망간다고 어디 가서 살 것이냐' 하니 안위도 황급히 적선 속으로 돌입했다. 또 김응함을 불러 '너는 중군으로서 멀리 피하고 대장을 구원하지 않으니 죄를 어찌 면할 것이냐, 당장 처형할 것이로되 적세가 급하므로 우선 공을 세우게 한다'하였다. 그래서 두 배가 적진을 향해 앞서 나가자...

 

도망가려 하는 장군들을 불러 세워 어르고 달래, 전투를 계속해야 했는 공의 심정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 그 때 우리 배는 겨우 13척, 적군은 130여척이었다. 명량해전은 난중일기 중 전투 장면을 가장 상세하게 기술한 해전이었다. 개미떼처럼 새카맣게 달려드는 적선과 적들의 기세에 공포와 두려움을 이길 수 없었던 장군들을 호령하던 공의 모습이.. 달빛 고요한데 비단결같은 바다가 멀리로 보이는 수루에 홀로 앉아 불타버린 조선 군함들과, 전사한 아들 면과, 옥에서 풀려난 아들을 만나러 순천 먼 길에서 오시다 돌아가신 어머님과 풍전등화와도 같은 조국의 미래를 생각하며 잠못이루던 그 이순신 공이 부하들을 호령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에게 달려들던 모습에 오랫동안 숙연해졌다.

 

이순신의 심성을 읽을 수 있는 대목도 많았다. 그는 공무에 있어서는 엄한 무관으로, 일기에는 탈영병의 목을 베는 기록이 많았고, 공무 처리가 늦거나 실수가 있을 때에도 곤장으로 엄하게 다스려, 수군의 질서를 유지하면서도, 기회가 닿는 대로 병사들을 술과 떡으로 위로하였다. 거의 매일 활을 쏘았으며, 달빛에 앉아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며 노모에 대한 애환을 새벽닭이 울 때까지 홀로 지새는 밤이 많았다. 백의 종군하면서도, 임금에 대한 원망 한 마디도 없었으며, 백성의 삶과 나라의 안위만을 걱정하였다. 

 

영주에 이르니 좌우의 산꽃과 들가의 봄풀이 그림 같았다. 옛날에 영주가 있다더니 역시 이 같은 경치던가.(임진년, 1.20)

칼의 노래 첫문장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를 연상시키는 구절이다. 그러나 정작 섬들이 버려졌을 때는  이순신 공이 옥에 갇히고, 원균이 조선 수군이 칠전량에서 크게 패하여 민중들은 희망을 버렸을 때였다. 그래도, 잊지 않고 봄이 되자 그 섬에 꽃들이 피었다. 이순신이 가는 곳에 승리가 있었고, 정의가 있었고, 착하게 사는 사람에게는 안전이 보장되었었다. 그가 옥에 갇히자 백성들은 절망의 한 가운데 놓이고 섬은 버려졌다. 그렇게 가신 님들이 그립다. 동시대에 살았던, 칼의 노래를 좋아했던 그 분도 그립고, 같은 하늘 아래 다른 시간에 살았던 칼의 노래의 주인공, 전란 중 하루 하루를 이렇게 생생하게 재현할 수 있도록 한자 한자 써내려간 이순신 공도 아득하게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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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빼빼로가 두려워
박생강 지음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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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빼빼로 데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모두들 핑계 대기 위해 만든 날에 불과 하니까요

남자친구는 여자친구를 안아보고 싶다는 말 대신에 빼빼로를 선물하죠. 여자친구는 남자친구에게 잘 좀 하지 라는 말 대신에 빼빼로를 선물해요. 제과 업체는 쉽게 돈 벌고 싶다는 말 대신에 빼빼로데이를 홍보 하죠. 화장품 가게 나 의류업체는 숟가락 좀 얹어 보겠다는 말 대신에 빼빼로데이 특별 이벤트를 준비 하죠.나 같은 솔로는 자신의 외로움을 들키지 않으려 빼빼로데이를 빈정대죠. 언론인들은 자본주의를 비판할 수 있는 만만한 안줏감을 찾아 빼빼로데이를 비난 해요. 핑계와 핑계가 풍선처럼 부풀면서 거대한 빼빼로데이를 만들었죠.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봐요.그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러니까 남자친구에게 빼빼로를 선물하는 일 따위로 고민하지 마세요. 그건 그냥 농담 같은 막대 과자에요. P243


언제부터인가 빼빼로데이라는 정체불명의 기념일이 11월 11일을 기념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빼빼로는 연인들이건, 친구들이건, 가볍게 나눌 수 있는 종류의 선물이라는 점에서 빼뺴로데이는 뭔가를 고백해야 하는 이름도 로맨틱한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 데이에 비해 가볍고 부담었다. 더욱, 빼빼로의 길다란 생김새는 빼빼한 바삭함과 아주 작은 양의 초코렛 만으로도 초코칩 흉내를 낼 뿐 아니라 그 작은 양을 한 손으로 집어 오도독 오도독 몇 입에 걸쳐 먹을 수 있다는 경제적 잇점도 있다. 게다가 빼빼로데이는 우리나라 과자인 빼빼로에서 유래한만큼 우리의 위대하신 중2쯤 되는 10대들에 의해 탄생된 것 같아 족보도 없는 외국의 기념일을 무작정 따라한다는 비판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부드럽고 달콤한 약간의 초콜릿과 경쾌한 바삭거림이 혼합된 빼빼로만큼이나 빼빼로데이를 보는 시선은 가볍다.

사실 연인들이나 혹은 다른  친밀한 관계에 있어서 있어 모든 기념일은 두려움의 대상일 때가 종종있다. 어릴 때는 어버이날이나 부모님의 생일이 그랬고, 커서는 배우자 혹은 가까운 사람들의 생일이나 어린이날이 그랬고, 싱글일 때에나 더블일 때에나 크리스마스니, 발렌타인데이니, 심지어 짜장면을 먹어야 한다는 블랙데이(?)조차도 요란스런 마케팅과 마지못해 뭔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 사이에서 포비아적 두려움을 발생시킬 소지는 있다. 저자 박생강이 주목한 것은 빼빼로데이였고, 무슨 이유에서건 연인들끼리 나누어 먹는 11월 11일처럼 생긴 과자를 두려워한다는 소재는 어쨌거나 조금은 현실적이고 있을법한 아이디어지만, 이 이야기는 소설 속 화자의 소설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빼빼로가 두려운 남자는 부드러운 매력을 가진 남자지만, 빼빼로를 보면 헐크처럼 변해버릴 지 모르는 본성을 지녔다. 이야기의 진전을 기대하자, 소설 속에서 나온 김철민은 빼빼로를 두려워하는 남자 대신, 고급 수제 빼빼로를 만드는 스윗스틱 사장을 실리칸이라는 행성에서 온 외계인으로 등장시킨다. 


빼빼로포비아란 빼빼로를 두려워하는 소설 속 가상의 질병으로, 화자이자 주인공이 자신의 소설 속에서 만들어낸 정신병이다. 소설 속의 소설은 소설 속의 소설임을 밝히지 않은 채로 다분히 있을 법한 전개와 상황 속에서 전체 소설의 약 1/5 정도 진행되다가, 돌연 현실 속으로 빠져나오지만, 소설 속 소설의 바깥쪽에 있는 동일한 인물의 다른 캐릭터들은 도무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황당한 이야기 속 탁구공처럼 한 번도 상상해보지 않은 기이한 이야기를 펼친다. 7세때부터 번지점프를 하며 모험을 즐기는 실리칸들은 성인이 되면서 각자 흩어져 다른 행성으로 여행을 오는데, 그렇게 도착한 실리칸이 두 발로 걷고 말을 할 줄 아는 유기견과 함께 스윗스틱 이라는 제과점을 운영하면서 제과점의 아르바이트생인 주인공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여 모험에 가담하게 되는 내용이다. 끔찍할 수 있는 장면들, 개가 손가락을 먹고, 두 다리가 절단된 상태에서 각각 상체와 하체가 다른 생명체로 존재하는 등의 황당한 내용들이 소설속의 내용을 채우지만, 전혀 끔찍하지 않은 비현실적 세계가 태연하게 펼쳐지는 이 소설은 김중혁작가의 1F/B1 속의 소설들을 연상시킨다. 김중혁의 소설들이 전혀 있을법하지 않은 얘기를 천연덕스럽게 당연히 일어나는 것처럼 어떤 과학적 상상력을 펼치는 것과는 달리, 박생강의 소설은 다분히 설화적이다. 어떤 외계인이 지구에 내려왔다가 이러저러하게 살다가 돌아갔어.로 요약할 수 있는..



대개 이런 류의 소설이 SF 혹은 환상소설의 장르에 속한다면 무의식의 세계와 의식의 세계를 왔다갔다하며 독자의 골머리를 쓰게 난해한 경향이 있지만, 이 소설은 뻥 뚫닌 고속도로마냥 단순하고 명료한 문체로 이야기를 전달한다. 쉽게 빠르게 읽힌다. 열린책들에서 국내 소설을 내는 지 몰랐는데, 알고보니 첫 국내 소설인듯하다. 그동안 열린책들에서 소개해온 해외 문학의 저자들, 베르나르베르베르, 아멜리 노통브, 요나스 요나손 등을 연상시키는 톡톡튀는 재기발랄함과 전혀 새로운 소재를 가벼운 필체로 다룬다는 점에서 열린책들의 다른 해외 문학 베스트셀러들과도 만나는 지점이 있다.  딱히 어떤 종류의 소설이라고 장르지을 수 없는 종류의 소설을 쓰는 작가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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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밖, 펄떡이는 과학 이야기 - 읽으면 머리에 쏙 들어오는 알쏭달쏭 과학 원리 교실 밖 펄떡이는 이야기 시리즈
이영직 지음 / 스마트주니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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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이면에는 재미있는 사실들이 숨어있다. 과학이란 사실, 일상의 원리를 알아가는 점이라는 점에서 볼 때, 그리 어려워야할 이유가 없다. 단지 과학 뒤 쪽에 차곡차곡 쌓여온 기본 원리들이 숨막히게 많다보니 수많은 용어와 공식과 법칙들이 뒤섞여서 과학을 어렵게 만들 뿐이다. 요즘 청소년 혹은 일반인들을 위한 서적들은 과학에 다가가는 방식이  교과서적이고 정통적인 방법과는 달리, 일상에서 쉽게 접하거나 흥미로운 요소에서 거꾸로 작동 원리를 캐듯이 쓰여진 책들이 많다. 


교실 밖 펄떡이는 과학이야기가 바로 그런 종류의 책들 중 하나이다. 예를 들면 마법과 같은 것이다. 마법사가 마술을 하나 보여준 다음 몹시도 신기해하면, 그 다음에 그 마술 속에 어떤 트릭이 숨겨져 있는지를 밝히는 과정은 아이들에게 신기함과 그 신기함의 수수께끼가 풀리는 만족을 동시에 제공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역시 어떠한 작동 원리가 있을 터인데, 그것이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조금은 밝혀낸 부분이 있다는 거다. 마술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신기하게 바라보는 아이들에게 손을 빠르게 움직이는 반복적인 기술을 한도 끝도 없이 먼저 가르치는 대신 반짝 하고 눈에 뜨일만한 핵심 원리만 알려주면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일상 중 그냥 과학이 알아서 했겠거니 라고 무심히 지나는 현상의 핵심 원리를 알려준다면, 작은 수수께끼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스럽게 풀릴 수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머리카락을 파마하는 원리는 매번 할 때마다 신기한데, 뭐 중화제라고 하면서 나중에 약품을 더 묻히고 한참 기다리는 단계가 늘상 궁금했지만, 그 근본적인 화학적 작동 원리를 이렇게 쉽게 이해하게 될 줄은 몰랐다. 간단히 산화와 환원에 대한 이해만 있으면 되는 거였다.  파마약은 일종의 환원제로 머리카락의 단백질 성분에서 산소를 빼앗아 수소만 남게 되어 분자 구조가 풀어지며 형태를 잃게 되는데, 그 때 로트로 감아 원하는 상태로 머리를 곱슬거리게 만드는 것이다. 이후 머리가 원하는 모양이 된 후에는 내가 궁금해했던 중화제인 산화제를 발라 산소를 공급받아 원 단백질의 고리를 되찾는 것이었다. 


책을 지은 저자는 백그라운드가 과학이 아닌 문리대를 졸업한 뒤 경영 컨설턴트 등을 지냈고, 경제학 관련 도서와 청소년 관련 도서들을 내었다. 따라서 과학자의 눈으로서 쓴 책이라기 보다는 과학 이론에 기본 교양을 쌓고 싶은 성인들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지은 책이다. 깊이 있는 과학 이론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이야기의 형식으로 되어 있고, 단편적인 컬럼 형식의 짧은 글들을 엮은 책이라 가볍게 읽을 수 있다.  물리, 화학, 생물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세 개의 챕터로 나누어서 기술되어 있고, 최신의 과학계 소식보다는 기본적인 내용들을 재미있게 엮은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야기들 속에는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의 일화들, 기본적인 과학의 법칙을 설명하는 원리를 재미있게 풀어서 쓴 글들, 예를 들어 개똥벌레가 빛을 낸다든가, 하는 어떤 현상에 대한 이유들을 포함한다. 과학과 관련된 책들을 꾸준하게 읽어와서 이미 알고 있는 일화도 있고 쉽게 읽히지만, 과학과 역사에 기반을 둔 작은 이아기들이 결코 지루하지도 시시하지도 않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는 책이다. 


*한우리 북까페 서평단입니다.스마트주니어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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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를 했으면 이익을 내라 - 손님이 줄 서는 가게 사장들의 돈 버는 비밀 자영업자를 위한 ‘가장 쉬운’ 장사 시리즈
손봉석 지음 / 다산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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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의 실용서들 중에서 가장 강렬하고 내용에 딱 들어맞는 제목, 장사하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지식을 아주 쉽고 명쾌하게 많은 예시를 들어 설명한 책이다. 당장이라도 커피숍을 하는 동네 엄마와, 노래방을 하는 또다른 동네 엄마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자영업자들은 자신의 손으로 집접 만든 음식을 팔거나 서비스를 판매하면 어느 정도의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사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실제로 사업을 시작해서 투자금을 회수하고, 자신과 가족의 인건비를 제외하고 흑자를 보는 집들은 드물다. 이 책은 그 이유에 대해서 다각도로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장사를 해서 이익을 남길 수 있는지, 장사를 할 때 무엇을 신경써야 하는지를 가이드해준다.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사업에 실패하는 이유를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들어가는 돈과 나가는 돈을 정확하게 계산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실 조금만 알고 보면 선뜻 몫돈을 투자해서 사업을 시작하는 일은 참으로 무모해보인다.  커피집에서부터 김밥닙, 빵집과 샌드위치 집까지 대개는 이윤이 박한 프랜차이즈 점이며 조금이라도 근사하고 멋진 외관을 갖춘 식당이나 커피집을 차리려면 초기 시설 투자가 어마어마하다. 투자비 회수가 언제나 가능할 지 요원하고 겨우 투자비를 회수하고 나면 이미 낡아버린 인테리어에 또다시 투자비가 들어간다. 고객이 버글버글 발디딜틈 없이 만원인 식당도 알고보면 적자인 경우가 있고 장사가 너무 잘돼 프랜차이즈를 계속 늘러 열배의 매출을 올리는 가게가 오히려 자금 조달 능력을 잃고 현금 부족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기도 한다. 매출이 엄청난데도 통잔 잔고는 텅텅비어 있는 사장도 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이 책은 실제로 제주도에서 회계 컨설턴트 회사를 운영하면서 보아온 수많은 고객들의 실례를 들어 이익을 남기고 장사를 하는 아주 기본적인 마인드와 장사의 기본 법칙을 알려주는 실용적인 책이다. 여기서 예시한 수많은 사업체들은 대개 식당과 편의점, 커피집, 어린이집 같은 작은 규모의 점포를 가지고 가족 혹은 소수의 종업원을 두고 장사를 하는 사업가들이다. 세무신고를 위한 회계 관리를 저자에게 맡기면서 저자는 장사가 잘된다고 해서 반드시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우리나라 자영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사장님들이 가진 세세한 문제점들을 하나씩 짚어주고 있다. 


1. 장사를 하는 데 가장 네 가지를 기억하라  이것은 기본이다.  이 기본을 알아야, 어디에서 돈이 들어오고 어디로 돈이 새고 있는지가 분석되고 이익을 남길 수 있다. 


매출 - 돈을 벌려고 장사를 시작하려면 시장 규모, 유동인구와 경재음식점, 늘어날 손님의 잠재력 등을 면밀히 분석해서 매출을 추정해해야 한다.

이익 - 원가는 재료값과 인건비, 광고비 임차료 등을 포함한 제조경비가 포함한다. 매출 대비 원과와 판매관리유지비(판관비) 비율이 앞으로 한 달, 최소 5년을 기준으로 해서 분석되어야 한다. 

투자금조달 - 건물, 기계 설비, 비품 등의 경비와 이후 증가하는 매출에 따른 추가 투자 금액까지 산정해보아야 한다. 추정된 투자금이 빌린 돈이라면 이자비용까지 고려해서 수익성 분석을 해야 한다. 

투자금회수-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 인테리어와 시설투자에 대한 감가상각비, 이자비용, 임차료, 보험료 등의 투자 금액을 회수 하려면 예를 들어 돼지고기 몇인분을 팔아야 하는가를 분석한다.  장사에서 가장 급선무는 투자금을 빨리 회수하는 일이다. 투자금을 회수하고 난 다음부터 파는 만큼이 이익이다. 초기투자금을 줄이면서 장사하는 방법이 현명하다. 


사업 초기에 이익을 계산할 때는 투자한 돈 이후에 들어가는 재투자비용이나 추가 투자금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이를 빠트리고 한 달 운영비가 나오면 이익이 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계산이다. p63


2. 기회비용 - 여러 재회 중 하나를 택했을 때 그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나머지 모든 선택. 이익을 제대로 계산하려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개념이다. 사장은 자신의 정당한 월급을 가져가야, 시간이라는 기회비용을 투자해서 생겨나는 이익 증가를 이익으로 잘못 산정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말해, 자기 인건비를 가져가지 않으면서 회사의 이익이 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왜곡된 자료이고 착각이라는 것이다. 내 돈을 투자해서 장사를 한다면 수익률은 그 돈에 대한 이자(10퍼센트)보다 더 커야 하고, 투자금은 회수되어야 한다.




* 제주도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쓰여져서 깨알같은 제주도 맛집에 대한 힌트를 가질 수 있었다. 제주도의 토속 식당 고객의 예가 많다. 특히 줄서서 먹는다는 냉우동집과 방금 만든 따끈한 밥과 찌개가 기가막힌 시장통 속의 바둑집, 그리고 원래 저녁에는 비싸게 받는데, 낮에는 고정비를 이용해 1만원대의 저렴하지만 매우 푸짐한 한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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