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2 - 한니발 전쟁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2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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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2는 카르타고와 로마간의 130여년간의 전쟁인 포에니 전쟁을 다룬다. 이떄의 로마는 북쪽으로는 루비콘강을 남쪽으로는 메시나해협까지로 해서 이제 겨우 이탈리아 본토를 통일한 상태에 불과하다. 평화를 사랑하는 로마인답게 항복한 상대를 절멸시키지 않고 같은 로마인으로 대우를 해줌으로 로마연합을 이룬 상황이다.

이에 반해 카르타고의 위세는 어떨까? 이베리아 반도와 아프리카 북부해안 전부와 갈리아의 일부지역은 물론 지중해에 위치한 대부분의 섬들이 카르타고의 세력하에 놓여있다. 육상전에 그럭저럭 강한 로마였다면 해상전에는 단연코 압도적인 카르타고의 세상이었다. 당시의 지중해를 지배하는 카르타고와 로마의 국력차이는 '카르타고의 허락없이는 바닷물로 손도 씻지 못할 정도'로 표현이 될 정도였다.

이런 크나큰 국력차이에도 불구하고 포에니 전쟁이 발발하게 되는데 그 시작은 우연에 불과했다. 장화처럼 생긴 이탈리아 반도의 장화부리에 차일듯한 형세로 위치한 섬이 바로 시칠리아 섬인데, 바로 이 시칠리아 섬에서 세력을 떨치고 있는 '메시나'가 시칠리아의 최강국인 시라쿠사(지금의 시러큐스)의 공격에 로마가 원군으로 참전하게 되면서 지중해는 130여년간의 포에니 전쟁의 포화속으로 빠져든 것이다.

로마인 이야기는 시오노 나나미가 말하기로 역사를 바라보는 2가지 관점 중 '과정'으로서의 '역사'가 잘 드러나 있다. 고등학교 교과에서 나와있듯이 이미 알고 있는 몇줄짜리 결과보다  로마인 이야기2와 함께 지중해의 패권국가인 카르타고를 열세인 로마가 어떻게 이겨나가는가의 실감나는 과정을 함께 해보지 않겠는가? 결과야 어쨌든간에 이런 사소한 우연의 시작이 지중해의 지배자인 카르타고를 멸망시키고 로마가 향후 1000여년간 세계패권을 장악할 기틀을 만들었다는 '과정'이 주목할 점이다.

또한 이 포에니 전쟁에서는 인류가 배출한 수많은 전략가, 장군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영웅이 무려 두명이나 등장한다. 그것도 카르타고,로마 각각에서 말이다. 그들은 바로 이름만 들어도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한니발'(카르타고)과 '스키피오'(로마)가 아니겠는가.

특히 이탈리아 본국으로 쳐들어가 전 로마인을 벌벌 떨게한 '한니발'은 코끼리부대를 이끌고 알프스를 횡단했는데 이것은 2000년 후에 프랑스의 초대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에 의해서 그대로 재현된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반복되는 역사속에 숨겨진 과정을 잘 이해하는 자만의 승리의 여신에게 축복을 받는 건 필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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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기술
유시민 지음, 정훈이 그림 / 생각의길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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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기술

표현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언어나 몸짓따위의 형상으로 드러내어 나타냄을 뜻하는데 당연한 말이지만 이 표현에도 기술이 있단다.  올커니~ 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하지 않는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멋진 표현으로 독자나 좌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상상을 다들 한번쯤은 해보았을 터 그렇다면 과연 사람들이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기 <동물농장>,<1984>의 조지 오웰이 말한 글을 쓰는 이유 4가지를 알아보자 
첫째는 자랑하기 위해 둘째는 예술적 열정때문에 셋째는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어서이며 넷째는 정치적 목적이라고 한다.

이 중 작가 유시민은 "정치적 목적" 이 가장 큰 글쓰기 이유라고 한다. 그가 한때 정치인이라서가 아니다. 정치적 목적은 보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함을 뜻한다. 

그렇다면 이제 이 정치적 목적이라는 대승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유시민 작가가 말하는 표현의 기술을 배우러 가보자.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3가지가 갖추어 져야 한다.
적확한 표현을 쓸 수 있는 '문장기술'이 있어야하고 글을 쓸 가치가 있는 정보,생각,논리와 같은 '내용'이 있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독자의 감정에 이입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때 '문장기술'은 사람에 비유하면  큰 키,날씬함,S라인,V라인, 이쁨 같은 외모에 해당된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외모가 뛰어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사귀기는 수월하지만 그 관계의 지속성을 외모하나만으로는 보장할 수 없듯이 뛰어난 문장기술이 책을 펴든 독자로 하여금 책을 선택할 수는 있게 해주지만 몰입을 하게 해주진 못한다. 또한 글의 내용이 독자에게 가치가 있으려면 많은 독서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축적하고 사고를 키워야 하겠다. 

문장기술을 향상시키고 독자가 깜짝 놀랄 만한 내용으로  준비하더라도 독자가 '감정이입'이 되질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어쩌라고?"하는 저자와 독자와의 괴리감이 생긴다면 글을 잘 쓰지 못한 것이 된다. 즉, '역지사지' 할 수 있는 능력이 관건이다.

부단히 노력해서 앞으로 나의 글을 읽는 독자들도 나의 글을 읽으면 함께 기쁘하고 슬퍼하고 분노하고 즐거워 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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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안 하는 게 더 힘들어 독깨비 (책콩 어린이) 43
야마모토 에쓰코 지음, 사토 마키코 그림, 김지연 옮김 / 책과콩나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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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데 정신이 팔려서 숙제를 빠트린 '유스케'는 참 곤란하게 되었다. 유스케네 반은 학교에 등교하자마자 숙제검사 당번인 '리나'에게 숙제를 제출해야 하는데 숙제를 하지 않은 '유스케'는 그럴수가 없었던 것이다. 잠시 후 도착한 에리코 선생님께서 유스케에게 왜 숙제를 하지 못했느냐고 물었더니 유스케는 어제 먹은 저녁식사에 문제가 있어서 배탈이 났다며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 변명을 늘여될 뿐이었다. 

끝까지 유스케의 거짓말을 다 들은 선생님은 '기분이 좋아지는 거짓말'은 괜찮다면서 숙제를 못한 그럴듯한 변명, 하지만 기분은 좋아지는 변명거리를 가지고 오면 그날 숙제를 안해도 된다고 반아이들 전부에게 이야기하면서 아이들의 재미난 이야기여행은 시작된다.

나 또한 내 어린 시절에 매일 해야 했던 학교숙제가 싫었던 기억이 난다. 친구들과 놀기에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데 따로 시간을 들여서 숙제를 해야 한다는 것이 어린 마음에 참 이해가 안되었었다. 하지만 숙제를 하지 않으면 선생님에게 혼이 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매까지 맞았기 때문에 두려움때문에라도 숙제는 꼭 해가야 했었다.

세월지나 30여년이 흘러 9살 난 딸의 아빠가 되었는데 내 딸 역시도 숙제하기가 싫다고 한다. 이유는 역시 아빠와 마찬가지로 놀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이기 때문이다. 그럴때마다 다독이고 설명할 수 밖에 없다. '숙제는 매일매일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함이다'라던지 '사람들과 사이좋게 생활을 해 나갈수 있는 최소한의 인내심을 기르기 위함이다'라며 하나마나 한 이야기로 달랠 뿐이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때다. 하기 싫다는 숙제를 너의 미래를 위해서 꼭 해야 한다는 하나마나한 이야기보다는 이 책에서 나오는 에리코 선생님과 같이 숙제를 안해도 되는 방법은 아이들이 아주 좋아라 할법하면서도 숙제보다도 오히려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지식의 빅뱅으로 인해 많이 안다는 것이 행복하고 현명하게 살아가는데 더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 미래에는 숙제를 못할 만한 중요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지는 이야기를 생각해내는 능력이야 말로 아이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중요한 자산이 될것이다. 

내 아이가 또 숙제를 하기 싫다고 하면 에리코 선생님의 방법을 써먹어야 하겠다. 그런데 딸의 학교선생님이 이해해주셔야 할텐데 .... 그것만이 걱정이다. 선생님께 이 책을 가져다 드릴까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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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피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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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피'는 구암이라는 작은 항구마을을 배경으로 갖은 이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건달들의 이야기이다. 구암은 김언수 작가가 만든 부산 소재의 가상동네이다. 그러니 책을 보는 내내 구글 지도에서 아무리 찾아도 부산의 '구암'은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나는 '희수'라는 건달을 통해 의리,사랑,우정,은혜 등 '관계'를 통해 생기는 '감정'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언제봐도 그렇지만 의리있고 선배에게 깍뜻하고 후배들 잘 챙기고, 깨질 줄 알지만 불의한 자에게는 허리를 굽히지 않고, 손해를 감수하지만 정의를 따르는 건달은 멋있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게다가 남자들의 로망인 '싸움'까지 잘한다. 이러니 건달영화가 흥행하지 않겠는가. 문제는 이런 롤모델적 역할을 하는 사람의 직업이 어째서 항상 '건달'이냐 말이다. '멋진 건달'이 아니라 '멋진 검사'나 '멋진 시장', '멋진 군인'을 소재로 한 영화나 책이 없을까.

'세상에 좋은 아버지는 없다. 아버지는 힘이 없는데 애기들은 계속 앵앵거리거든, 아버지는 좆도 힘이 하나도 없는데'

배신의 배신을 거듭해서 여지껏 살아남았는데 결국 배신이 들켜서 죽음의 순간에 처했을 때 '철진'이 중얼거린 자조적인 대답이다.

저자의 의도에서는 벗어날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부분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더이상 나는 좋은 아버지가 되지 못해서 슬퍼하지 않으련다.TV드라마에 꽂혀서 하루종일 드라마를 보고 있는 딸을 보고 이러려고 열심히 독서토론을 가르쳤나 하는 자괴감에 빠지지도 않으련다. 자식의 마음을 100% 만족시켜주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이건 자식의 문제도 아니고 아버지의 문제도 아니라 '인간'이란 애초에 '만족'의 상한선이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저 자식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해주련다.

소설 '뜨거운 피'를 통해 나는 여러 다양한 경험을 했다. 고향인 부산의 여러 지명들을 여행했고 4~50년전 시골 건달생활을 엿볼수 있었다. 또한 새로운 사실들을 배워갔고 잊었던 지식을 되새김질 할 수 있었던 것이 이른바 독서의 효용일텐데 뜨거운 피에서 새로이 알게된 '멍텅구리배'의 실체로 글을 마무리 한다.


이 소설에서 생기는 모든 은원관계의 청산이 이루어지는 해결장소인 '멍텅구리배'는 직사각형으로 만들어진 이 목조배로 엔진도, 노도, 돛도, 방향타도 없었다.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아무런 동력이 없어서 예인선이 끌어줘야만 움직였고 닻을 한번 내리면 그자리에서 붙박이처럼 살아야 했다. 서해안이나 남해안에서 이 무동력선으로 주로 새우를 잡았다는 인권착취 현장의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이곳 멍텅구리배였던 것이다. 예인선없이 그 심해 위에서 힘겨운 노동을 강요당했을 사람들이 생각나고 게다가 그사람과 내가 치환이 되면 더욱 고통스럽고 외롭고 절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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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영화개봉 특별판)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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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덕혜옹주>의 관객이 500만명을 훌쩍 넘겼다. 가슴 뿌듯한 일이다.
조국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높은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일이다. 책을 통해서나 영화를 통해서 '역사인식'을 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세상 그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덕혜옹주에 대해 세상의 이목을 끌어낸 펜의 힘, 문화의 힘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다. 

덕혜옹주는 고종황제의 딸로 그러니깐 마지막 황녀로 태어났다. 순리대로라면 풍요롭고 여유로운 삶을 살았을 터지만 세상은 구한말기로 일본 제국주의의 총칼앞에 신음하고 있는 때였다.

조선의 그 누구도 '자유의지'의 삶이 아닌 꼭두각시로서 살아가야하는 이때. 고종은 일제에 의해 강제로 황위를 아들 순종에게 이양하고 태황으로 살던 중 오로지 덕혜옹주만이 삶의 보람과 이유였었다. 일제에 의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고종은 덕혜옹주가 자라는 것과 커피를 마시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낙이 없었을터이며 아래로는 백성들의 삶은 고달프기 짝이 없었다.

"더욱 더 잔인해지는 일본군은 항일의병과 조금이라도 연관된 눈치가 보이면 무조건 잡아들였다. 그렇게 끌려갔다가 온 사람들은 다른 이가 되어 돌아왔다. 돌아오지 못하는 자가 태반이었다."

저러한 시대를 살지 않음을 안도의 한숨을 쉬는 한편, 얼마나 내 조상들이 고달펐을까를 생각하면 가슴이 벌렁 거릴 일이다. 불과 100년도 안된 일이지 않은가. 일제 시대의 조상들과 나의 차이는 우연의 차이일 뿐이다. 이때 친일을 한 자들이 현재의 내 나라를 지배하고 있으니 따지고 보면 일제가 내 조국에 피해를 준것이 여전히 치명적인 내상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친일을 청산하지 못하는 한 이 내상은 결코 회복되지 않으리라.

'고종의 유해가 흑자색으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궁궐안을 떠돌며 한창수, 한상학, 윤덕영 등의 주모자들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것으로 고종 승하에 대한 의문은 꺼림칙하기가 그지없다. 조선시대 518년의 27명의 왕 중에서 4명중에 한명꼴로 독살설이 거론된다. 고종 또한 그 독살설이 있는 왕 중에 한명으로 망명의 우려가 있는 탓에 일제와 친일파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설이 있다.

이렇게 고종마저 승하하고 오빠인 순종은 (머리가 정상이 아니다. 앞서의 독차 사건으로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덕혜옹주를 위해 그 어떤 보호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일본으로 인질로 끌려간다. 그리고는 조선이 턱짓으로 부리던 대마도 국주의 양아들과 결혼을 시키는데... 

그렇게 조선에서 철저히 잊혀진 우리의 마지막 황녀. 그녀는 살아서 조선 땅을 밟을 수 있을까?

나는 덕혜옹주도 불쌍하지만 복순이같은 서민들의 희생과 고통이 마음에 남는다. 어느 시대든지 가장 낮은 곳의 사람들이 가장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가슴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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