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배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간다.


아득한 이 항구인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

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 사랑하는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 거냐.

돌아다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휘살짓는다.

앞대일 언덕인들 마련이나 있을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리을 눈물로야 보낼 거야.

나 두 야 가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내 존재의 어두운 시간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 세손(하늘마루) / 1999년 6월
평점 :
절판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기쁨이여

수많은  눈꺼플 밑에 그 누구의 잠도 아닌 잠이여...

릴케의 묘비명이다. 그의 자작시이기도 하다.

장미는 릴케에 있어서 매혹과 사색을 뜻하는 꽃이란다.

아니러니하게도 그는 장미가시에 찔려 그것이 병이되어

영면하였다고 한다.

 

책장을 뒤적이다 한권의 시집을 찾아들었다.

지인이 큰아이가 태어날 무렵 선물한 시집이다.

내 존재의 어두운 시간.. 라니너 마리라 릴케의 시집이다.

릴케는 고독과 불안, 절망과 사랑으로 점철된 삶을 살며,

미지의 신에 대한 갈망으로 방황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시를 쓴다.


내 존재의 어두운 시간


내 존재의 어두운 시간을 나는 사랑한다.

내 온몸을 감아도는 어두운 시간을.

옛 편지에서처럼..

그 시간 속에서는

날마다 나의 생활은 이미 과거가 되어버리고

전설처럼 멀리 기쁨이나 슬픔에서 벗어나 있다.


이 어두운 시간에서 나는 깨닫는다.

시간을 초월한 그 이상의 삶이 내게 있음을.


때로는 나는 한그루의 나무와 같다.

괴로워하며 성숙하고 살랑거리며

무덤에 꿈을 채워주는 나무와 같다.

그 꿈은 지금 이 세상에 없는 소년이

(아아, 무덤속의 소년을 나무뿌리가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다.)

슬픔과  노래 속에서 잃었던 꿈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독은 비와 같다.

저녁녘에 바다에서 올라와

아득히 먼 평야에서

언제나 고독한 하늘에 닿아

비로소 도시 위로 내린다.


골목마다 아침을 맞이하고 있을 때

아무것도 구하지 못한 육신과 육신들이

절망과 비애로 헤어질 때

서로의 애증으로 시새우는 사람들이

같은 자리에 누웠을 때,

낮과 밤이 뒤섞인 박명(薄明)의 시간 속에 비가 내린다.


그때 고독은 시냇물과 함꼐 섞여 말없이 흐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 어쩌면 누구나 느끼고 경험하고 사랑했을 이야기
강세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나는 가끔 두렵다.

단순한 육체의 늙음 때문이 아니라, 마음이 늙을까봐 내가 변할까 봐.

지금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잃게 혹은 잊게 될까봐.

그래서 '나는 어른이 되어도 절대 저렇게 되진 않을거야' 했던

누군가의 모습으로, 내가 되어 있을까봐...


가볍게 읽을 요량으로 집어 들었던 책이었는데 책속에서

나의 마음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나는 다만, 조금 느릴뿐이다.. 읽는이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책속에서 위안을 얻고, 때론 지난 감정들이라고 치부하면서 외면했던 나의

속마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시들해진 나의 마음을 두드린 책이다..


그리고 다른 한가지.. 내가 책을 바라보는 편견이다.

책을 읽다보면 나의 스타일이 아닌 책들이 있다. 난 그러한 책들에 대해

무심한듯 표현을 하고 무심한듯 읽어주었다.

하지만 그 책이 내가 아닌 다른이들에게는 나와는 다른 울림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미쳐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이 책 역시도 나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맛을 남기고 책장에 자릴 잡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기 맘을 공감해주는 자기 맘을 알아주는 그러한 책이기 때문이다.


다른이들을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겠노라 다짐했던 나이지만,

이러한 책들에서조차 편견을 가지고 내게 필요하지 않으면 유익하지 않은 책이라고

나 스스로 잣대를 들이댄것이다.


하나의 깨달음이 나의 독서생활을 바꿔놓는 계기가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쩌면 가장 슬픈 순간,

관계에 있어 가장 슬픈 순간은,

그런 순간일지도 모른다

 

서로의 마음에 부러 생채기를 내며 독기를 내뿜는 순간도,

눈물 흘리며 다투고 매달리고를 반복하는 격정의 순간도,

그리고 끝내 이별을 맞이하는 순간도 아닌,

 

찬란히 반짝이던 사랑의 불빛이 소멸되는 순간,

그 소멸을 직시하게 되는 순간....

 

 

 

                      - 나는 다만 조금 느릴뿐이다 中에서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