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중학교 3학년 시절 나는 참 무료했었나 보다. 강렬하게 사랑할 무언가가 필요했고 마침 그때 '감우성'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막 데뷔했던 그를 무작정 사랑하게 되었다.

내가 그를 보았을 때, 최진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매혹'이라는 드라마에서 최진실을 짝사랑하는 한 남자였다. 짝사랑의 감정에 아파하며 밤에 잠을 이루기 위해 '소주 한 컵을 단숨에 마셔버리고 잠을 이룬다'는 식의 고백을 하던 그였다. 그 순수함에 반해버렸다.

 중학교 3학년 시절, 그를 향한 열정을 숨기지 못해 그의 프로필을 외우고 다녔고 아이들에게 그가 나오는 드라마를 홍보했다. (아직도 키가 174이며 발크기가 260이었다는 그리고 그의 아버지 이름이 '감복수'이며 그가 '도봉구 번동 417-번지수는 정확하지 않다. 기억이 흐릿해졌다.' 번지에 살았다는 기억이 난다. 물론 그의 연인에 대한 기사도 기억한다. 스캔들 기사에서 그는 솔직하게 답했다. 연인 사이가 맞다고. 하지만 결혼할지 안 할지는 모른다고 말이다. 바로 그 사람과 올해 결혼을 한다는 걸 보면 그의 연인도 참 대단한 사람이다.)

 당시 그를 인터뷰한 한 잡지에서 그를 이렇게 표현했었다. '그는 흐르는 물과 같습니다. 애써 자신을 주장하지 않으면서 결코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는 모습이...' 이제사 말이지만 이 표현이 정말 그에게 걸맞는다. (13년 전 이 말이 너무 인상깊어 외워버렸다.)

그를 사모해마지 않는 나머지, 내 생애 유일한 팬레터도 보내보았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사실 그의 성격상 보내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서투른 글씨에 서투른 내용들이 가득한 그 팬레터를 그는 기억이나 할까. (언젠가 그를 만나게 될 기회가 생기면 물어봐야겠다. 과연 그 날이 올지 모르겠지만.)

그도 나이를 먹고, 나도 나이를 먹는 사이 그에 대한 많은 열정도 사라졌지만, 아직도 그를 부를 땐 '우리 우성씨'라는 표현을 버리지 못한다. 그게 바로 13년 간의 습관 혹은 관심이니 말이다.

그 시절 이제 막 연기가 무엇인지 인기가 왜 필요한지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그 배우가 13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엔 화려하게 성장했다.

솔직히 감우성에겐 미안하지만 그가 출연한 드라마, 영화를 보면서 그동안은 한 번도 연기를 잘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만큼은 아니다.

 '아, 이 사람이 이렇게 성장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대사를 치는 거 하며 연기를 하는 거 하며 '저 사람 진짜 배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그는 성장했다. 데뷔 시절부터 그를 바라보았던 오랜 팬으로서 그의 성장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하나의 길을 선택하고 하나의 길을 걸었던 사람은 저렇게 성장하는구나' 하는 깨달음이랄까.

 이제 나는 '감우성'이란 배우가 더 좋아졌다. 처음 사춘기 시절의 치기어린 풋사랑으로서가 아니라 한 배우를 아끼는 진심어린 애정으로서... 앞으로도 감우성이라는 배우가 더 멋지게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그의 앞날을 묵묵히 지켜볼 거다. 지난 13년간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물론 그야 관심없겠지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6-02-24 2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2-26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