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부서 MT를 다녀왔어요.

어디인지 맞춰보세요. 



먼저 간 곳은 여기입니다.
시원한 가을 공기를 마시며, 이런 길로 걸어들어갔지요. 



개울 건너편에 저런 정자가 보였습니다.
정자의 이름은 <**대>...
저기서 술 마시면 '**대' 이런 말장난을 하면서 놀았지요 



담벼락이 이쁘지요? 아직 '이 곳'에 들어가기 전, 입구에서 찍은 거예요. 



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쁘죠? 저 등불도, 문도.... 



저기 모과나무 보이시죠?
운 좋게도, 바닥에 떨어진 모과 세 개를 발견하야... 잽싸게 주워 챙겼어요. 후배들이랑 하나씩.
아으~ 향긋한 모과 냄새!  

여기까지는 오래 전 만들어진 건축물이고요.
아래는 민속촌처럼 최근에 만들어놓은 곳입니다. 



 

날씨가 좋으니까 시뻘건 아스팔트 길도 이뻐보이더군요! 

다시 아까 그 냇가로 돌아가서요,





나무 다리가 제법 근사했습니다. 

즐겁게, 청량한 공기 마시고 잘 놀다 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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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9-10-22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해!!!
4분만에 맞추다니.. ㅠ.ㅠ

딸기 2009-10-22 20:16   좋아요 0 | URL
흥. 잘난척쟁이 ^^

마냐 2009-10-22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대단한 구두님... 근데..진짜 멋진걸.
 

며칠 전에 CNN방송 인터넷판 보도를 통해 접하게 된 소식입니다.

어린 소녀를 납치, 성폭행한 미국 남성이 피해 여성의 용감한 증언과 수사당국의 끈질긴 추적 끝에 19년 만에 체포됐지요. 국내 언론에도 여러 군데 보도가 됐으니 접하신 분들이 많을 거예요.
미 연방수사국(FBI)이 8세 소녀를 납치해 성폭행한 뒤 살해하려 한 데니스 브래드포드(40)라는 남성을 아칸소주 리틀록에서 체포했습니다. 브래드포드는 지난 1990년 텍사스주 디킨슨에 있는 한 주택에 창문을 넘어 들어가 잠들어 있던 제니퍼 슈에트(아래 사진)라는 소녀를 납치했지요. 그리고는 아이를 부근의 숲에 데려가 성폭행한 뒤 흉기로 목을 찌르고 도망쳤습니다.
범인은 제니퍼를 죽이려 한 것이지만, 다행히 소녀는 살아남았습니다. 제니퍼는 14시간 동안 방치돼 있다가 극적으로 발견돼 목숨을 건졌습니다. 사건 직후에 경찰은 범인이 현장에 남긴 속옷에서 DNA를 추출했지만 당시의 기술로는 샘플 양이 너무 적아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미궁에 묻힐 뻔했던 사건은 제니퍼가 용감하게 방송에 나와 당시 상황에 대해 상세한 ‘증언’을 함으로써 전기를 맞았습니다. 올해 27세가 된 제니퍼는 지난달 말 CNN 방송에 출연,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면서 성폭행당할 당시의 상황을 증언했습니다. 범인의 흉기에 목을 크게 다쳤고, 제니퍼를 처음 진찰했던 의사는 다시는 말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을 했다고 하더군요.
제니퍼는 강인한 의지로 결국은 이겨냈고 말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기억과의 싸움’을 소개했습니다. 성폭행당할 당시의 기억이 사라져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잊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든 기억을 간직하려고 애썼다는 겁니다. “나는 그 자를 찾아내기 위해 모든 것을 기억하려고 애썼다”. 처절한 고백입니다. 그 악몽같은 일을 잊지 않기 위해, 반드시 범인을 잡고 비슷한 희생자들이 계속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과 싸웠다는 겁니다.

수사당국은 지난해 최첨단 분석 장비를 이용, 19년 전의 DNA 샘플을 다시 분석하는 데에 성공했지만 사건이 오래 되어 수사에 애를 먹었습니다. 하지만 제니퍼의 증언으로 용의자를 좁힐 수 있었습니다. 브래드포드는 96년 다른 범죄로 경찰에 한 차례 검거된 적이 있어, 그의 DNA 샘플이 경찰 데이터베이스에 보관돼 있었다네요. 경찰은 이를 비교해 마침내 그를 검거했습니다. FBI에 따르면 브래드포드는 아내와 두 자녀를 데리고 한 가정의 ‘평범한 가장’으로 아무 일 없었던 듯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제니퍼는 범인이 붙잡혔다는 소식에 “오늘은 내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날”이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CNN방송이 범인 검거 뒤 다시 제니퍼를 찾아갔는데, 이 인터뷰에서 제니퍼는 “그 동안 내 삶에는 범인을 잡는 것, 그리고 나의 목소리가 다른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게 하는 것의 두 가지 목표가 있었다”며 “폭력범죄의 희생자들에게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이야기 뿐 아니라, 최근에 아동 성폭행(주로 납치 성폭행)의 피해자들이 외국에서 잇달아 입을 열고 있습니다. 제니퍼 사건이 보도되고 며칠 안 되어, 18년간 성폭행범에 감금됐던 제이시 두가드(29.위 사진)가 미디어에 모습을 비췄습니다.
두가드는 11살이던 91년 캘리포니아주의 집 앞에서 학교버스를 기다리다가 납치됐습니다. 범인은 필립 가리도라는 남성으로, 당시 40세였습니다. 가리도는 자기 집 뒤뜰에 있는 간이 텐트에 두가드를 가둬놓고 오랜 세월 성폭행을 했고, 두가드는 감금상태에서 그의 두 딸까지 낳았습니다. 담장이 높게 쳐져 있어 아무도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두가드와 딸들은 병원이나 학교에도 가지 못한 것은 물론, 햇볕도 제대로 쬐지 못했다는군요.

두가드와 딸들이 구출된 것은 지난 8월입니다. 가리도가 UC버클리대 앞에서 경찰의 검문에 걸렸는데, 신원조회 과정에서 가석방 상태인 성폭행범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 때 두가드가 낳은 두 딸을 데리고 있었는데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이 수색 끝에 두가드를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감금돼 비정상적인 상태에서 살아온 두가드는 물론, 역시 정상적인 환경을 접하지 못한 두 딸도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심리치료가 필요했습니다.
다시 가족들을 만나고 두달 가까이 안정을 취해온 두가드는 피플지 최신호 커버스토리를 통해 심경을 고백했습니다. 밝게 웃는 모습이었고요. 악몽을 지우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승마, 요리를 하며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다행히 일상생활에 생각보다는 빨리 적응하고 있고, 사회와 등지는 대신 자신의 고통스런 경험을 알리고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고 하네요.

이달 초에는 엘리자베스 스마트(21)라는 여성이 성폭력 피해 경험을 법정에서 공개했습니다. 스마트는 2002년 자기 집에서 잠을 자다가 납치를 당했습니다. 당시 스마트는 14살이었고요. 납치돼 9개월 동안 나무에 묶인 채 정신병적인 성폭행범에게 끊임없는 폭행을 당했습니다.
“저 사람은 악마입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를 성폭행했습니다.” 범인은 브라이언 미첼이라는 남성이었는데요. 뻔뻔하게도 미첼과 변호인은 ‘심신미약’을 이유로 중형을 모면하려 했다고 합니다(이런 사건에서 한국의 법원은 범인의 주장을 인정해 ‘감형’을 해주었지요).
스마트가 고통스런 과거의 기억을 털어놓은 것은, 이 파렴치한 범인을 그냥 둘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는 직접 법정에 나와 범인이 자신을 묶어놓고 멋대로 ‘결혼식’을 치른 뒤 성폭행했던 사실, 어린 자신에게 약물과 술을 먹이고 폭행한 사실 등을 모두 증언했습니다. 스마트는 집 근처 캠프장에 묶여있었는데, 지나가던 모터사이클 운전자에게 극적으로 구출돼 화제가 됐었다고 합니다.





스마트 사건을 계기로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프로텍트(PROTECT) 법’이라는 것을 통과시켰습니다. 성범죄 전과자가 어린이를 납치 혹은 학대할 경우 의무적으로 종신형을 선고하고 공소시효를 없애는 내용의 법이었습니다. 당시 부시는 스마트를 백악관에 특별 초청해, 그가 보는 앞에서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두가드가 용감하게 모습을 드러내자 스마트는 언론을 통해 같은 고통을 공유한 사람으로서 도움말을 건넸습니다. “끔찍한 과거가 당신의 남은 인생까지 삼켜버리지 않도록 하세요, 당신을 사랑하고 도우려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 사건도 빼놓을 수 없지요. 지난달 유명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가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30여년만에’ 스위스에서 붙잡혔습니다. 영화계의 거장이라는 이유로 프랑스, 스위스 등이 석방을 요구하고 그를 편드는 영화인들도 많았습니다. 뒤늦게 왜 체포했는지를 놓고도 말이 분분했지요. 그러면서 외신에는 또 이런 기사도 실렸습니다. “당시의 피해자도 지금은 폴란스키 체포를 원하지 않는다”는.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왜 지금 잡았느냐’가 아니고 ‘왜 지금까지 안 잡았느냐’가 돼야 하는 것 아닐까요. 유명인이든, 재주 많은 사람이든, 거장이 됐든 예술가가 됐든 범죄자는 범죄자입니다. 재주 있다고 용서해주면, 더군다나 어린이를 상대로 한 파렴치한 짓을 용서해주면 그게 과연 사회에 ‘예술적으로’ 도움이 될까요?
폴란스키에 성추행당한 피해자 사만다 가이머는 지금은 세 아들을 둔 어머니로 평범하게 살고 있지만, 이 사건이 ‘종결’되지 않아 그동안 숱한 괴로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이제는 그만하자, 폴란스키 사건을 이제는 끝내달라”고 말하기까지 그녀가 그동안 해왔던 발언들부터 들여다봐야할 것 같습니다.

<위클리경향> 기사를 인용해볼게요.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칼럼니스트 사디 도일은 9월30일자 칼럼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가이머의 말이 품고 있는 진짜 의미를 많은 사람이 가해자를 옹호하기 위해 제멋대로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일은 가이머가 1997년 <피플>지와 한 인터뷰를 거론했다.
"취재기자들과 사진기자들이 학교로 몰려와 타블로이드지에 내 사진을 싣고는 '어린 롤리타'라는 설명을 달았다. 그들은 모두 '13살 요부에게 걸려든 불쌍한 폴란스키'라고 말했다.… 더 지독했던 건 사람들이 모두 엄마 잘못이라고 말했다는 점이다.… 20년 전 나에 관해 나온 모든 말은 끔찍했다."
가이머는 앞에서 말한 2003년 LA 타임스 기고에서도 "이 일에 대해 다시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때때로 나는 그와 나 모두 무기징역을 살고 있는 느낌에 사로잡힌다"면서 세간의 호들갑으로 인해 지금의 평화로운 삶이 깨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그는 또 "안타까운 것은 1977년에 내게 일어난 일이 지금도 날마다 소녀들에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폴란스키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나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사람들의 관심이 정말로 필요한 이가 많은데 모든 관심이 내게 쏠리는 상황은 내게 죄의식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도일은 "폴란스키를 처벌하는 것은 성폭행에 대해 관용이란 없으며,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보여 주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면서 "용서는 사적인 행위이다. 그러나 사법 시스템의 목적은 법을 어기는 사람은 그 누구든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하며, 법이 내리는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썼다.



끔찍한 폭력의 악몽과 싸우면서 용감하게 자신들의 경험을 털어놓은 그녀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더불어, 우리가 배우고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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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9-10-22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회사에서 퇴근 안시켜줍니까..ㅋㅋ 이름이 바뀌었어요.

딸기 2009-10-22 14:15   좋아요 0 | URL
아뇨 퇴근은 잘하는데, 집을 너무 사랑해서 그런 거예요 ㅋㅋ

토토랑 2009-10-22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쿸 좋아하는 사람들이 프로텍트 법은 좋아하지 않는지~
꼭 좀 도입되었으면 좋겠네요 !!

딸기 2009-10-22 13:59   좋아요 0 | URL
저도요!
 

 어디엘 가든 문 사진을 많이 찍게 되는데, 캄보디아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프놈펜의 왕궁 문. 저 나라 경제사정에 비해 과하게 색감이 좋다는 느낌. -_- 

>> 접힌 부분 펼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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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10-19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어가면....에서 끝나니까 갑자기 으시시해졌어요. 첫번째 사진의 색이 참 마음에 들어요. 햇살이 찬란한 것도요.

딸기 2009-10-20 01:58   좋아요 0 | URL
들어가면... 무시무시한...

paviana 2009-10-20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문사진 만으로도 이렇게 예쁠수가 있네요. 저도 어딘가 여행가면 한번 시도해봐야 겠어요.^^

딸기 2009-10-21 19:33   좋아요 0 | URL
우즈베크에서 본 문들은 훨씬 더 이뻤어요.
저는 가본 곳이 주로 이슬람권이라... 그 쪽 문들은 증말 환상적이예요.
그래서 문을 찍는 버릇이 생겼나봐요 ^^

라주미힌 2009-10-21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오와...

딸기 2009-10-21 19:33   좋아요 0 | URL
이쁘죠? 히히
 
엑시트 운즈 - 분쟁의 한가운데에서 살아가는 텔아비브 젊은이들의 자화상
루트 모단 지음, 김정태 옮김 / 휴머니스트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총알이 사람의 몸을 관통하면 앞쪽 총알 들어간 쪽의 상처보다 총알이 몸을 헤집고 나간 뒤쪽의 상처가 훨씬 크다고 한다. 총에 맞아본 적도 쏘아본 적도 없으니 알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들 한다. 그리고 그 총알 나간 커다란 상처를 ‘엑시트 운즈(exit wounds)’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맞은 자국보다 그 이후의 나간 자국이 훨씬 크고 치명적인, 그런 상처를 말한다.  
날카롭지 않고 심지어 귀엽기까지 한 만화책인데, 제목에는 그런 상처를 그대로 끌어다놓았다. 책의 배경은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폭력으로 따지면 세상 어느 곳 못잖게 지구상 폭력의 모든 것을 대변하고 있는, 하지만 아프리카 난민촌 같은 곳과는 다르게 겉보기에는 멀쩡하다 못해 첨단으로 발전해 있는 이스라엘의 대도시.
배경이 그렇다는 것이지, 이 책이 테러 얘기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얘기로 이뤄져 있다는 건 아니다. 책은 그저 텔아비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테러 같은 것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배경은 아주 중요하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다. 이 책은 그저 저런 배경을 바탕에 깐, 보통 젊은이들의 이야기라고 보는 편이 맞다.  


인격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아버지와 절연하고 살던 한 청년이, 아버지의 애인이었다는 여자를 만난다. 내 아버지가 테러를 당해 죽었을지 모른다고? 그 인간 죽었다 해도 하등 섭섭할 것 없지만 그래도 또 모른 체 할 수가 없어서 어찌어찌 여자를 따라다니며 아버지의 흔적들을 추적하게 된다. 찾아다니면 다닐수록 아버지가 얼마나 인간성 나쁜 종류인지를 확인하게 될 뿐이지만. 사라진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묘한 관계의 두 남녀, 그리고 그들이 만나는 여러 사람의 삶의 단면들에 관한 이야기다.
세상엔 참 여러 종류의 아버지가 있고 가족 간에도 여러 종류의 갈등이 있다. 그런 아버지, 그런 갈등은 하나하나 특수한 사연들이지만 그런 아버지들(혹은 어머니들)의 존재, 그리고 그런 갈등들의 존재는 보편적이다. 특수한 배경 속의 보편적인 소재를 담은 것이 이 책이다.

모든 것이 비관적이거나 모든 것이 낙관적인 상황은 없다. 항상 슬픈 와중에도 희망은 있고 우울함 속에서도 재치와 낙관을 찾을 수 있으면 인생은 살만하다. 상처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 너의 상처로 나의 상처를 덮고 나의 아픔으로 너의 아픔을 다독일 수 있으면 되는 것. 마음의 ‘엑시트 운즈’를 치료하려면 상처들을 부비적거리는 수밖에 없다. 외상(外傷)과 내상(內傷)을 서로 보듬는 사이에 어느 새 책은 ‘치유의 이야기’로 가고 있다. ‘완쾌’는 없다. 상처를 후벼 팔지 보듬어 안을지, 앞날은 여백으로 남겨져 있다. 그래도 분위기는 해피 엔딩. 역시나 나는 해피 엔딩이 좋다.

요즘 내가 점점 살이 찌고 있어서 그런가? 만화 속 뚱뚱한 여주인공의 캐릭터도 좋다. 사랑이야기치고는 참신하면서도 정답다. 다만 나는 진즉에 자랐으니 주인공처럼 키까지 크게 자랄 수는 없지만. 아무튼 난 이 책이 아주 재미있었고, 결론도 몹시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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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서는 (독후감 올리는 회수를 보면 알겠지만) 이런저런 일로 책을 거의 못 읽고 있다. 
그래서 책을 잘 사지도 않는다. 내 책은 거의 사지를 않았고, 애 책은 좀 사지만 돈도 없고 해서
다 읽은 전집들은 되는대로 내다 팔고 단행본들도 누구한테 주거나 팔거나,
대략 처분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울집에는 나의 자랑거리이자 장엄하고 쫌 짱인 책장이 있다.
나는 울집의 책의 양을 알고 있다. 왜냐?
책꽂이를 내가 샀으니까.
울집의 책의 양은 높이 2미터 곱하기 길이 8미터다. 
마루에 폭 2미터의 육중한 책장 2개(그래서 마루에 빈 벽이 없다 -_- 거실을 서재로, 부엌도 서재로... 흑흑)
글구 딸 방에 놓아둔, 벽을 가득메운 폭 4미터의 책꽂이(그래서 여기도 빈 벽이 엄떠요).

결혼하고 이사를 한두번 다닌게 아닌데, 이사다닐 때마다 아저씨들이 머라머라 한다.
책 많다고... 무겁다고... 이런 경우는 돈 더 내야 한다고... (근데 왜 안 내냐고...)
하지만 증말로 난 울집이 책이 많다고는 생각을 안 했다.
집에 공부하는 사람(학자;;라든가 대학원생이라든가)도 없을 뿐더러, 난 책을 숙닥숙닥 잘 버리기 때문에
주구장창 끼고 살지도 않거든. 뭐 딱히 책을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근데 얼마 전에, 이삿짐센터 아저씨들이 왜 울집 책이 많다고 하는지를 알아냈다.
우리 동네 50몇평 아파트 사는 딸아이 친구 집에 놀러갔는데
증말로 책이 없는 것이다!!!
쿵야.... 
애가 셋인데 애들 방에도 거의 책이 없고, 마루는 아예 텅~ 비어 있다.
그렇구낭... 이렇게 정말 없는 집들도 있구낭...

암튼, 8미터 분량의 책꽂이가 또 모자란다.
엊그제 꼼꼼이 책 두 질을 내보냈는데, 거기다가 몇가지 박스들을 넣고 좀 치우고 나니 또 꽉 찼다.
왜? 난 책도 안 사는데 왜?

그러니까, 저 녀석들이 새끼를 치는게 틀림없다.
증거가 있다.
얼마 전에 울 남편 아지님이 꼼양 학교 도서관에서 <다빈치 코드>를 빌려다 읽었다.
그런데 그놈들이 그새 울집에서 수태하여 자식을 남겨두고 갔거나
혹은 지들이 낳은 녀석을 울집으로 입양보냈나보다.
<다빈치코드> 해설서라는 책이 어느 틈에 굴러다니고 있는 걸 보면... 
글구 아지님이 영어공부 비법에 관심이 가진 것과 때를 같이 해, 영어공부 비법 책이 
애 영어책이랑 같이 침대 위에 굴러다니고 있는 걸 보면...
내가 회사에서 줍는 책, 얻는 책, 글구 존경하는 소울메이트님에게서 정기적으로 얻어오는 신간들...
헉 지금 고개를 돌려보니 회사 내 책상에만 40여권이...

이젠 벽이 없단 말이지. 이대로라면 60평형대 집으로 이사를 가야 할거야... 라고 생각을 하다가
문득, 돈만 있으면(솔직히 요샌 책꽂이 살 돈도 없다) 마루에다가 책꽂이를 
또 하나 놓을 수 있다는 걸 알아냈다. 그것도 도서관 스타일로... 

그럼 결론은... 돈 모아 책꽂이를 더 사야 한다는 것이냐. -_-
근데 그러면 놈들이 또 번식을 할 것이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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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9-10-13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그래도 딸기님 댁은 열심히 읽으시네요;; 저는.. 새책에 때가 끼기 시작했어용 ㅋ

딸기 2009-10-13 16:46   좋아요 0 | URL
때 끼기 전에 팔아버리셔요 ㅋ

카스피 2009-10-13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새끼를 까신다니 넘 부럽습니당^^

딸기 2009-10-14 14:58   좋아요 0 | URL
엥 부러워하시는 분도 있군요. 카스피님네 책들은 번식을 안 하나바여 ^^

람혼 2009-10-14 0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들이 새끼를 친다는 딸기님의 느낌에 완전 공감합니다.
제 서재의 책들도 '인종'과 '언어'의 벽을 넘어서 기하급수적인 '번식력'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빌려 읽으신 <다빈치 코드>가 남겼다는 <다빈치 코드 해설서>의 '흔적'에서
혼자 폭소를 터뜨렸습니다.^^

딸기 2009-10-14 14:59   좋아요 0 | URL
네, 울 남편한테 알라딘 이름의 소포가 왔습니다.
자기 없을 때 개봉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를... 하면 머합니까 -_-
나중에 뜯어놓은 상자를 보니, 구입명세서는 떡하니 그대로 놓고 갔던걸요 ㅋㅋ

머큐리 2009-10-14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딸기님...언제 대방출 한 번 사셔도 될 듯 합니다...또 새끼를 쳐줄 텐데요...히~

딸기 2009-10-14 15:00   좋아요 0 | URL
제 책은 대방출을 할 수가 없어요. 하고 싶어도...
왜냐면 제가 책을 줄쳐가며 읽거든요. 지저분하게...

희망찬샘 2010-01-21 0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입명세서~ 이 부분에서 폭소 터졌습니다. 재미있네요. 책이 많으시다니 부럽습니다. 우리집은 좁은 집의 벽면에 책장이 가득차 있으니 책이 많은 듯하나, 새발의 피군요. 8m 길이를 가늠해 봅니다.

딸기 2010-01-24 19:46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제 책장이 제가봐도 좀 부럽게 생기긴 했어요(이건 또 뭔 말도안되는 자랑질;;)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