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주식회사 - S.E.R.V.E 리더십으로 만드는
케네스 블랜차드 외 지음, 조천제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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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주식회사]를 읽기 전에는 그저 딱딱한 리더십 교육도서인줄 알았다. S.E.R.V.E 리더십 모델이 어떻고 멘토링 프로그램이 어떻고 직장내 성공하는 리더가 되기위한, 어디 컨설팅 회사에서나 사용함직한 그런 책인 줄 알았다.

  책을 받아보고 뒷면을 보았다 - 항상 책을 구입하면 뒷면과 표지의 날개를 읽는 습관 때문에 - 그곳에는 행복주식회사를 만드는 5가지 비밀이라고 큼직하게 쓰여있고 약간의 줄거리가 소개되어있다.  약간의 호기심으로 첫페이지를 열어보았다.  우선 두껍지 않아서 마음이 놓였다.  이런류의 책은 자칫하면 무거운 내용으로 인해 쉽게 지루해지기 일쑤이다.  게다가 설명, 나열형이 아닌 소설형으로 구성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주인공인 레이첼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책의 깊숙한 곳에 들어와 있게된다.  - 책의 내용은 생략하기로 한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좋든 싫든 말이다. 우리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하지만 사회 조직내에서 상사나 부하직원과의 관계가 때로는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그반대로 사회생활의 활력이 되기도 한다.  훌륭한 상사를 만난다는것. 이보다 더 행복한 행운은 없을 것이다. 나를 독려해주고 동기를 유발시키고 나의 적성에 맞는 일자리에 배치해주는 상사를 만난다면 밤을 세워 일을 해도 피곤한 줄 모를것이다. 반대의 경우라면 무엇을 바라겠는가, 사표를 낼 수밖에....

 훌륭한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훌륭한 리더의 자질은 어떤것인가? 훌륭한 리더가 되기위해 부하직원을 어떻게 관리하여야 하는가? 훌륭한 리더가 되기위해 무엇을 해야하는가? 도대체 훌륭한 리더란 무엇인가? 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면 [행복주식회사]를 읽어보기 바란다. 아마도 [행복주식회사]를 읽고 나면 가슴 한켠의 뿌듯함이 일어날지도 모르겠다. 이책을 읽는 순간 우리는 이미 훌륭한 리더로서의 준비를 갖추게 될것이다.

  [행복주식회사]는 혼자 읽는것 보다는 부서원과 함께 읽고 토론한다면 더욱 효과적일것이다. 회사내에서 OJT등의 자료로 활용되어도 좋을 듯 싶다. 그렇지 않으면 부하직원에게 한권씩 선물하는것도 좋을듯싶다. 분명 [행복주식회사]를 읽는 동안은 행복해질 테니까말이다. 나도 다 읽은 [행복주식회사]를 앞의 직원에게 건네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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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마르셀 에메 지음, 이세욱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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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문학의 보석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마르셀 에메. 우화같은 짧은 이야기의 귀재이기도 하다. 게다가 그의 엉뚱한 발상과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그의 작품들을 보면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였다. 그것도 1900년대 초에 말이다. 절로 감탄이 나온다. 왜 마르셀 에메의 작품을 이제야 접하게 되었는지 참나....
 
  마르셀 에메의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에는 모두 5편의 단편이 들어있다. 그 중 첫번째 에피소드가 바로 '벽으로...' 이다. 그의 기발하고 독특한 작품의 세계로 잠시 들어가보자.
 
  첫번째 '벽으로..'는 한 남자에게 특이한 재능이 있다. 바로 벽을 뚫고 드나드는 재능이다. 그의 기이한 능력을 43살에 알아버린 주인공은 그를 못살게 구는 직장상사를 골려준다. 그리고 그것도 무료해 무엇인가 새로운 일을 벌리려고 한다. 바로 은행을 터는것...
 
  두번째 에피스드인 '생존시간카드'는 이책중에서 가장 아이디어가 신선하고 독특한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나는 이 작품을 추천하고 싶다.  엉뚱한 발상이 흠뻑 묻어나는 내용이다. 노동계급으 수익향상을 위해 비생산적인 소비자의 배급을 제한하고자 한다. 바로 사회에 필요없는 사람의 삶을 제한하는것. 노인, 퇴직자, 금리생활자, 실업자 등. 방법은 생존카드를 배급하는것인데, 온전한 사람은 한달을 모두 살아갈 수 있는 30일 생존카드를 배급하고, 그외의 노인, 퇴직자, 금리생활자는 한달의 반인 15일만 살수 있는 카드를 발급하는것. 그래서 15일 카드를 받은 사람은 1일부터 15일까지만 살고 다음날부터 말일까지는 잠시 사라졌다가 다음달 1일날 모습이 나타난다. 이러한 기발한 아이디어속에서 벌어지는 헤프닝이 계속이어진다.
 
  세번째 에피스드 '속담'은 학교에서 속담의 예를 들어오라는 숙제때문에 벌어지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가 우화적으로 담겨있다. 아버지는 아들의 속담숙제를 대신해준다. 과연 이 숙제를 본 선생님의 반응이 어떻할지....이 작품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이었던것 같다. 어쩌면 우리들의 옛날 아버지의 모습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네번째 작품 '칠십리장화'또한 전설의 칠십리장화를 둘러싼 친구들과 친구들의 부모, 그리고 주인공과 주인공의 어머니의 이야기가 정신없이 펼쳐진다. 과연 신으면 한번에 칠십리를 간다는 장화는 누가 차지하게 될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칠십리장화'에 나오는 장화를 파는 주인이 낮이 익었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면 '월트디즈니사의 "벅스라이프"를 기억할 것이다. 벅스라이프에 실려있는 단편 영화 부문에서 아카데미 상을 받았던 "게리의 게임(Geri’s Game)"의 게리의 캐릭터가 이사람과 흡사하다. 혼자 체스를 두면서 하는 행동과 표정들이 거의 비슷하게 묘사되어있다. 아마도 마르셀 에메의 "칠십리장화"에서 영감을 얻은 듯...
 
  다섯번째 작품 '천국에 간 집달리'는 늘 악한일만 행한 집달리가 죽어 하늘에 올라가 벌어지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죽어 천국에 올라간 집달리는 우여곡절 끝에 다시 세상으로 돌아오는데 과연 그는 어떻게 남은 생을 살아갈지.. 
 
  마르셀 에메는 짧은 이야기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대단한 작가임에 틀림없다. 지금도 프랑스에는 '마르셀 에메 광장'과 '벽을 막 통과하는 에메 동상'이 서 있을 정도이다.  마르셀 에메가  왜 프랑스가 낳은 대단한 국민작가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어른이 읽는 우화적이고 때로는 기담집이기도 하고 동화스럽기도한 마르셀 에메의 작품을 만나게 된것은 아마도 행운일 것이다. 그의 다른 작품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이야기 시리즈와 초록망아지를 읽어봐야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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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방은서재 2007-01-09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정말 재미있죠. ㅎㅎㅎ
 
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글 그림, 김호영 옮김 / 열린책들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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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 빨개지는 아이"는 그림과 글로 구성된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이 읽어도 좋을 그런책이다.  짧은시간에 읽을 수 있는 그림중심의 책이지만 책을 덮고나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책의 내용을 잠깐 소개하면, 마르슬랭이라는 이유도 없이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가 있다. 마르슬랭은 늘 얼굴이 빨갛다. 이유없이 말이다. 더 기가막힌 것은 정작 빨개져야 하는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다는데 있다. 마르슬랭은 점점 친구들과 멀어져 혼자 놀게 된다. 단지 얼굴이 빨개진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그런 그에게 친구가 찾아왔다. 그친구는 르네라는 바이올린을 잘 연주하는 아이이다. 하지만 르네에게도 핸디캡이 있다. 르네는 시도때도 없이 재채기를 한다. 연주를 하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말을 하다가도...  둘은 가까워졌다. 동변상련이라고 해야할까, 둘은 항상 붙어 다녔다. 늘, 언제나 어디서나 서로의 좋은 친구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마르슬랭이 집에 없는사이 르네의 가족은 이사를 가버렸다. 그리고 시간은 흘렀다. 마르슬랭은 많은 친구들을 만났지만 그럴적마다 르네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만 느껴졌다. 그러면서 마르슬랭과 르네는 서로 다른곳에서 성장을 하게 되었다.   성인이된 두사람은 .....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읽고 어릴적 친구가 떠올랐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유독 한 친구가 보고 싶어졌다. 또한, 나를 이해하고 내가 어려운 일이 닥쳤을때 나를 찾아줄 친구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 머리속에서 친구의 얼굴을 하나 둘 떠올려 보았다. 그러한 친구가 단 하나만 곁에 있어도 나의 친구사귀기는 그리 실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내일은 시간을 내어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을 못한 친구들에게 안부전화라도 해야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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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존 2007-04-03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이 책 좋아합니다. ^^
 
시크릿 하우스 - 평범한 하루 24시간에 숨겨진 특별한 과학 이야기 공학과의 새로운 만남 27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생각의나무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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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시크릿 하우스"는 집안 곳곳에 숨어있는 비밀을 과학적으로 풀어주는 생활과학 도서이다.  서점에서 몇페이지를 읽고서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도 담겨있고, 그냥 그러려니하고 흘러보낸 이야기도 실려있고, 전혀 처음 접한 이야기도 포함되어있다. 지은이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알기쉬운 설명과 함께...

  "시크릿 하우스"는 어찌보면 딱딱할 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재미없을 수도 있고, 그리고 괜히 읽었구나라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지은이의 문장력은 책속으로 사정없이 빨아들이는 흡입력이 있다. 마치 나도 모르게 불랙홀속으로 빨려들어가듯이 말이다.  때로는 몰랐던 사실에 눈이 커지고, 때로는 알고있는 사실에 대한  숨겨진 과학의 비밀을 볼때는 호기심이 발동하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는 몰랐으면 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때 에구 찝찝해라는 말이 절로 나오기도 한다. 그만큼 "시크릿 하우스"가 보여주는 내용은 속 이 꽉찬 달콤한 과일과도 같다.

  "시크릿 하우스"안에는 우리가 생활하는 우리의 집에는 너무도 많은 일들일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담겨있다.  아침에 일어나 씻고 밥먹고 화장하고 저녁에 잠들기까지의 하는 모든 일상사에 숨겨진 비밀들이 낱낱히 파헤쳐진다. 더블침대속에 숨어있는 200만 마리의 진드기. 물, 페인트, 부동액, 포름알데히드로 만들어진 치약. 세균의 온실 행주의 비밀. 세균을 죽이는 냉장고속 달걀의 실체. 사과, 우유, 마가린에 얽힌 진실. 그리고 립스틱을 반짝거리게 하는 성분이 다름 아닌 생선의 비늘이라는 사실에 놀랍기도 했다. 그외에도 저자는 청바지, TV, 비누, 향수, 전자렌지, 콜라, 샴푸, 린스, 면도기등 집안 구석구석에 있는 모든것들의 실체를 하나하나 과학적으로 파헤쳐주는 친절함을 보여준다.

  "시크릿 하우스"안에는 우리를 둘러싼 자연의 현상들을 과학적으로 잘 설명되어있다. 공기, 비,  천둥, 그리고 번개에 대해 알려준다. 번개는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것이 아니고 땅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라는 과학적 설명과, 저멀리 우주의 운석이 비에 섞여 날아온다는 사실등 자연의 비밀을 속속들이 파고든다.

  "시크릿 하우스"를 보면서 당분간은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은 멀리할 것 같아졌다. 케이크의 원료가 돼지비계라니, 아이스크림에 접착제가 들어가다니....그외에도 몇몇의 생활속 과학이 담겨져 있다.

  "시크릿 하우스"를 읽는 내내 호기심 가득, 내 지식창고의 한구석을 채워갔던것 같다. 300여페이지의 분량이 그다지 많다고 느껴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시크릿 하우스"를 읽고 나서 변한것 하나는 집안에서의 생활하나하나가 그냥 벌어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특히 이책은 자라나는 중, 고교생에게 좋은 과학교과서가 될것이다.  "시크릿 하우스"는 마치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이크로 비행선에 올라타고 내집안 곳곳을 여행하는 듯한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가득찬 책임에는 틀림이 없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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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송 2006-09-12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이너스페이스가 생각난다는...

백년고독 2006-09-12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리고 루모와 어둠속의 기적도 생각나기도 하죠...
 
셀프
얀 마텔 지음, 황보석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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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 : 1. 자기, 자신 2. 성, 특질, 본성;(어떤 시기·상태의) 자기, 본성, 진수(眞髓), 그 자신 3. 자아


  셀프(self)의 사전적 의미이다. 요즘은 셀프의 의미가 그저 가벼운 자기(사전적 의미의 1번), 자신 정도의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예를 들면 '셀프카메라'처럼... 하지만 얀 마텔의 “셀프”를 읽으면서 “셀프” 본래의 뜻(사전적 의미의 2, 3)을 되새기게 되었다. 그저 가볍지만은 않은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의 전작 "파이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어서 "셀프"도 그러려니 하고 무작정 펼쳤다가 보기 좋게 한방 먹은 작품이다. "셀프"가 재미없어서 한방 먹었냐고? 오히려 그 반대이다. 얀 마텔의 문체와 그의 무한한 상상력, 솔직한 표현력, 그리고 끝 날줄 모르는 그의 어휘력과 사실 같은 줄거리가 읽는 내내 내게 기쁨과 행복을 선사했다. 어찌 보면 상당히 무거운 소설이다. 그의 자서전 같기도 하고,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 같기도 하다. 그 만큼 흡입력이 대단한 작품이다. 심지어는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그리고 다시 남성으로의 성전환 조차도 자연스럽게 - 소설속의 그가 그랬던 것처럼 - 받아들이게 된다. 전혀 어색하지 않게....

  “셀프”는 처음부터 심상치 않게, 유아시절의 첫 번째 기억부터 출발한다. 엄마 앞에서의 배설의 기억에서, 가장처음 만난 어른인 - 엄마를 제외한 - 아버지와의 달에 대한 호기심어린 대화,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눈물과 TV를 처음 접했을 때의 그 세밀한 묘사는 읽는 이의 혀를 내두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어떻게 하나의 사물을 그리도 아름답게, 세세하게, 그리고 기막히게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셀프”를 읽는 내내 그의 멋들어진 표현력에 질투심이 발동했다.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질투, 시기, 그리고 부러움.

  다시 책속으로, 주인공의 나이 여덟 살에 부모님과 파리에서 만난 체코 계집아이한테 첫사랑을 느끼고 이후 줄곧 성장하면서 여자아이에게 호기심 어린 사랑을 느낀다. 그때는 남자로서 여자에 대한 사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입학과 함께 떠난 포르투갈 여행길에서 하루 아침에 성이 바뀌어버린 주인공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받아들인다. 그의 부모가 사고로 돌아 가셨을 때와 마찬가지로....주인공의 나이 열여덟 살이고 그의 아니 그녀의 생일에....그 후 마흔 여섯의 미국 여성과 그리스에서 만나 여행을 함께 하면서 사랑을 나누게 된다. 여성과 여성으로서의 사랑.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성 에로티시즘이 나타난다. 아니 그보다는 포르노에 가깝게, 하지만 그것들이 전혀 이상하다거나, 불미스럽다거나, 외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참 이상한 일이다. 그만큼 얀 마텔의 글에 대한 재주가 뛰어나다는 반증이다. 그리고 주인공 그녀의 나이 26에 이웃사람으로부터 당한 고통... 4년후 그는 다시 본래의 성으로 돌아온다. 캐나다인으로 다시...

  “셀프”를 읽으면서 의문이 생겼다. 왜 얀 마텔은 주인공의 성을 바꾸었을까? 그가 말하고자 한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다시 본래의 성으로 되돌린 이유는 무엇 이었을까? 그것도 가장 중요한 나이에 말이다. 아마도 얀 마텔은 성의 변화를 통해 좀 더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여성을 통해 남성이 느끼지 못하는 고통과 감수성과 아름다움과 섬세함을 표현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아마도 “셀프”가 성의 변화 없이 그 - 또는 그녀 - 로 일관되었다면 우리에게 다가옴이 그다지 크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평범한 한 작가의 허구스러운 자전적 소설로 그쳤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작가는 기막힌 성의 변화를 통해, 미처 다 설명하지 못한 인간의 본질에 대해 표현하고자 했던 것 같다. 바로 이것이 얀 마텔의 작가적 셀프 - 본질 - 가 아닌가 싶다.

  “셀프”를 읽고 나서 나 자신에게 아쉬웠던 것 하나, “나의 언어적 감각이 남달랐다면”, “나에게 뛰어난 어학 능력이 있었더라면” 나는 분명 “Yann Martel 의 SELF”를 원서로 다시 한번 읽어 보았을 것이다. 절대 한글번역서가 못해서가 아니다. 그저 다른 언어감각으로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어서 일뿐이다. 마치 주인공의 성적 변화처럼, 나는 언어적 변화를 통해 “SELF"를 새롭게 만나보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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