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몽주의 2.0 - 감정의 정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조지프 히스 지음, 김승진 옮김 / 이마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주요 의제는, 책에서 인용하듯 "제정신(sanity)을 차리자"는 것이다. 여기에서 제정신이란 합리적 사고 능력이다. 특히 이 제정신이 가장 요구되는 영역은 정치와 사회, 즉 집단적 의사결정의 과정이다.


단, 18세기 계몽주의자(주로 프랑스 계몽주의)나 19세기 혁명가들이 꿈꿨던 것처럼 명민한 개인(들)의 계획에 따라 바닥에서부터 모든 걸 다시 "이성적으로" 설계하는 방식은 경계해야 한다. 200년에 걸친 인류의 역사에서 그리고 현대 심리학의 여러 실험을 통해서, 인간은 그 정도로 "이성적"이지도 않고 따라서 고전적 계몽주의의 개혁은 반드시 실패한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대신 저자는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을 제도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점진적이지만 끊임없이 노력하는 "느린 정치(slow politics)"를 제안한다. 상품 구매를 유혹하는 광고마냥 모든 것을 즉각 판단하게 만드는 의사결정 패턴을 정치 영역으로 확장시키려고 하는 "빠른(fast)" 문화에 대한 반대인 것이다.


다만 이 "제정신" 개념을 이성과 연결짓는 탓에, 이 책이 비판하고자 하는 이른바 "비-이성적"이라고 불리는 정치운동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진다는 점은 지적할만하다. 물론 저자는 (미국 기준) 현재 공화당의 정치행태 비판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긴 하다. 그러나 감정에 호소하는 정치전략을 세워서 민주당이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조너선 하이트나 조지 레이코프같은 학자들, 정체성의 정치와 탈근대적 정치 주체를 옹호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이나 페미니즘 운동 또한 이 책에서는 "비-이성적" 정치운동으로 분류된다. 음... 글쎄, 그렇게 싸잡아서 매도할 일인가? 이건 잘 모르겠다.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과 교수가 글을 이렇게 쉽고 깔끔하게 쓴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아주 탁월하다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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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한 줄 요약: 오랜만에 선동적 정치 팸플릿을 읽었더니 마음 한 켠이 따스해지고 기분이 좋았다.


서문


20세기 초반 인류의 경험은 법의 지배와 물질적 평등에 대한 요구를 동시에 확립함으로써 인간의 삶의 조건을 확보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추상적 차원이 아니라 구체적 차원에서, 권리나 자유 등 계약의 결과물의 차원이 아니라 존엄성의 차원에서 평등을 이해해야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사고방식에 기반해 필라델피아 선언이 만들어졌는데, 이는 인권선언과 브레튼우즈 체제의 정신적 토대가 되었다. 상품이 아닌 방식으로 노동을 존중하고, 개인의 개별화에 맞서 연대를 제도화하며, 비계급적 타협의 정치를 억제하고 사회적 민주주의를 회복하며, 표현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집단적 자유를 옹호하는 것이 필라델피아 정신의 요점이다. 이 정신은 법의 지배를 확립함으로써 구현된다.


1-1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결합


현실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 이후, 이 지역의 엘리트들은 도구적 국가라는 관점에 부합하는 신자유주의를 비판 없이 받아들였다. 또한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과학화”한다는 이름 아래 조직원리를 민주적 토론의 영역에서 벗어나게 함으로써, 창조된 질서인 신자유주의적 제도를 진리로서 이해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상은 “자생적 질서의 탄생”이라는 지향점을 내세웠던 하이에크의 철학에서 드러나지만, 그 논리는 내적으로 자생적 질서의 탄생을 위해 기존의 규범을 공격하고 해체한다는 모순을 내포하고 있었다. 이러한 모순의 귀결은 기간산업의 민영화를 통한 엘리트들의 이윤 뽑아먹기, 엘리트의 이해에 그야말로 충실하게 복무하는 국가정책의 결합이라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독특하고 파괴적인 체제의 탄생이다. 이것을 극단적 자유주의 반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1-2 복지국가의 사유화


사회정의의 개념은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비례성에 기초한다는 오래된 믿음이 있다. 즉, 많이 받으면 많이 토해내야 한다. 그러나 많이 가진 자들은 사회/정치/경제적 권리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체계적으로 “토해내지 않게” 만들 가능성 또한 갖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집단적 합의”를 통해 형성된 사회보장(법)이다. 하지만 최근의 경향은 “마태효과”, 즉 사회보장이 가장 필요없는 사람들에게 사회보장의 손길이 가장 많이 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사기업에서의 노동강도는 무제한으로 증가한다. 공기업과 공공서비스는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처럼 보이는” 사기업화의 압력에 시달리고, 그에 따라 불친절과 불필요가 다시 불친절을 낳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이 악순환에 가장 많이 노출된 제도가 연금과 의료보험이다. 엘리트들은 기존의 사회보장제도를 통해서 손실을 사회하고 이익은 사유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1-3 시장전체주의


시장경제체제는 정치경제적 “고안물”이다. 지속가능한 인간적 삶을 위해서 자연, 노동, 화폐는 상품으로 취급돼서는 안된다. 그러나 현재의 시장전체주의는 이들마저 상품으로 취급하려는 지속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는 정치경제적 고안물의 목적을 인간의 삶의 보장이 아닌 다른 것으로 대체한 결과다. 이런 목적의 전도는 WTO 마라케시 선언과 필라델피아 선언을 비교할 때 뚜렷하게 드러난다. 마라케시 선언은 교역의 정량적 증가를 목적이라고 말하는 반면, 필라델피아 선언은 삶의 질의 상승이 목적이라고 명시하기 때문이다. 세계적 차원에서 WTO의 목표는 점점 더 관철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세계화 현상은 기업 간의 경쟁이 아니라 국가 간의 제도경쟁을 부추기며 “입법 시장”, “국가 쇼핑”을 만들어냈다. 즉, 재화를 거래하는 체계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규범을 바꿀 것을 역설하고 강제하는 것이 자유시장제도의 본질이다(라는 것을 하이에크는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1-4 계량화의 환상들


인간이 물리적 존재로 계량화돼 해석되는 세계가 도래했다. 이전에 인간은 통치의 구조 아래 놓이는 존재였지만, 현재는 계량화된 수치를 통해 효용을 스스로 올리려고 노력하는 자기규율의 존재가 됐다. 즉 수치는 자기규율의 근거다. 이런 현상은 국가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정책(의 결과)의 계량화와 비교평가, 모든 지역의 모든 것을 지표로 만드는 노력에 의해 시장전체주의에 속도가 붙었다. 수치로 평가하기 어려워보이는 것,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수치로 나타낼 수록 사람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이 수치화는 이질적인 것을 통합해 동질적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수치화 이후 정책의 목적은 이 “보이는” 지표 자체를 개선하는 것으로 전도됐고, 숫자를 통해 사람들의 행위를 규율하는 “협치”가 탄생했다. 그러나 우리의 목적은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지표를 설정할 때 개입할 상위 규범이 무엇인지 모색하는 것이다. 숫자는 표현의 도구이지 평가의 도구가 아니며, 이것을 망각할 때 “사실의 거짓말”에 빠질 수 밖에 없다.


2-1 한계의 기법


시장전체주의는 보편성에 대한 잘못된 요구를 이끌어냈다. 개별적인 사회/문화/역사적 조건을 갖고 있는 각각의 법체계 사이의 차이와 전개의 과정을 무시하는 방식으로 시장전체주의가 정착했다. 이에 맞서는 정치운동 중 하나는 공동체의 규범(=법) 자체를 우회해 “나의 자리”를 요구하는 정체성 정치인데, 이는 법이 구속하지 못하는 영역(=법으로부터 개인의 이탈)을 발생시키는 시장전체주의의 귀결 중 하나다. 법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이 탄생한 것은 봉건 시대에 왕이 간섭할 수 없는 영역, 즉 봉건 영주의 영역의 탄생과 비슷하며, 이런 의미에서 기업가 엘리트들을 현대의 봉건 영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전세계가 상당부분 이런 변화의 과정을 겪었다는 것을 부정하긴 매우 어려우며, 따라서 법은 “창문”의 역할을 한다. 바깥을 볼 수 있으면서도 원하는 때에 그 문을 세계화의 여파를 막도록 문을 닫아버릴 수 있어야 한다.


2-2 척도의 의미


척도는 사실성과 규범성을 동시에 지닌다. 규범성의 영역에 사회정의라는 목적을 도입할 수 있고(도입해야 하고), 이 목적의 설정이 민주적 과정을 통해 달성돼야 한다는 제한을 둘 수 있다. 자유주의적 세계는 한동안 사회정의라는 목적 자체에 회의적이었고, 법은 탈목적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런 탈목적론은 불평등의 심화, 노동자들의 삶의 조건의 근본적 악화를 불러왔다. 사회정의를 되살리기 위해선 1인1표의 자유주의적 접근이 아닌 1집단 1표의 사회적 민주주의 방식의 접근법이 필요하다.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근본적 차이와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규범성의 설정에 참여함으로써 척도에 대한 물신주의와 과학적 관리라는 환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런 개입이 적용될 영역은 회계, 지표, 통계가 될 것이다. 이들 지표가 사회정의라는 목적에 부합하게끔 변형시켜야 한다.


2-3 행위능력


행동을 위한 반응이 아니라 행위를 위한 자유와 통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장전체주의는 자유의 의미를 왜곡한다. 24시간 일할 자유는 있지만 일하지 않을 자유는 없는 것이다. 20세기의 세계는 고용을 보장함으로써 물질적 기반을 제공하는 포드주의 합의가 사회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세계화 이후의 세계는 이러한 합의를 유지할 수 없게 변화했다. 따라서 현재 인간의 삶의 보장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노동담지성’, 즉 역량(능력)이 있다는 사실 자체다. 즉, 일을 하는 조건을 유지함으로써 행위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존중함으로써 행위를 보장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국가는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법적 제도를 마련해주게 되는데, 모순어법같은 “유연안정성” 모델이 참고할만한 사례가 될 것이다. 하지만 충분하진 않다.


2-4 책임의 부과


책임엔 책임자, 요구자, 중재자(보장자)라는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책임은 응답과 이행의 체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화 시대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개념은 이러한 책임의 구성요소를 만족하지 못한다. 우선 묻는 말에 대답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을 유동화해 주체로서의 지위를 포기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회피한다.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무엇이든 다 할 수 있고, 또 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런 유동화와 책임회피에 맞서기 위해선, 생산의 측면에선 기업의 집합적 연대책임이라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유통의 측면에선 모든 영역에서의 원산지 표시제를 시행해야 한다. 이는 초국적화를 통해 국가 차원의 사법적 통제를 피해가려는 기업과 엘리트들에 대한 통제의 수단으로 작동할 것이다.


2-5 연대의 고리들


연대의 원칙은 “비계약적 협력의 형식”이며, 이것을 명문화하면 사회보장제도가 탄생한다. 이 탄생은 “인생의 빚”이라는 철학적 개념에서 “의무”라는 정치적 표현으로 이행하는 과정을 함축한다. 그러나 현재의 사회보장제도는 무형의 세대간 연대를 금전적 관계로 대체해 이해하게 하는 효과를 낳았고, 오히려 연대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동하기도 한다. 또한 열악한 의료보험제도도 개인간 연대를 약화시키는 데 일조하며, 따라서 개혁이 필요하다. 새로운 연대의 형식을 모색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할 요소는, 현재까진 국가적 차원에서 작동했던 연대가 국제적 규모로 확대되어야 할 시간이 됐다는 점이다. 이 연대는 기업이 초국적 차원으로 확장됐다는 현실과, 국가간 격차로 인한 갈등과 폐쇄성을 극복해야 한다는 당위로부터 동시에 도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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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https://www.theguardian.com/books/2019/sep/21/best-books-of-the-21st-century


9월 21에 <가디언> 지에 발표된 21세기 최고의 책 100권 리스트입니다. 영국이라는 문화적 배경 아래에서 선정된 리스트겠지만, 이 땅의 독서인들에게도 참고가 될만한 목록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찾지 못한 번역은 댓글로 보충해주시면 수정/업데이트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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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노라 에프론, <내 인생은 로맨틱 코미디>, 브리즈(토네이도), 2007














99. 알랭 마방쿠, <아프리카 술집, 외상은 어림없지>, 랜덤하우스코리아, 2007














98. 스티그 라르손,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문학동네, 2017
















97. J.K.롤링, <해리포터와 불의 잔>(1,2,3,4), 문학수첩, 2014














96. 한야 야나기하라, <리틀 라이프>(1,2), 시공사, 2016














95. 밥 딜런, <밥 딜런 자서전>, 문학세계사, 2010















94. 말콤 글래드웰, <티핑 포인트>, 21세기북스, 2016














93. 니콜라 바커, <다크맨스(Darkmans)>, 2007 (번역 안됨)


92. 헬렌 던모어, <공성전(The Siege)>, 2001 (번역 안됨)


91. M. 존 해리슨, <빛(Light)>, 2002 (번역 안됨)



90. 예니 에르펜베크, <그곳에 집이 있었을까>, 을유문화사, 2010















89. 로나 세이지, <나쁜 피(Bad Blood)>, 2000 (번역 안됨)


88. 맬러리 블랙맨, <영과 십자가(Noughts & Crosses)>, 2001 (번역 안됨)


87. 패트리샤 락우드, <프리스트대디(Priestdaddy)>, 2017 (번역 안됨)


86. 야니스 바루파키스, <방 안의 어른들(Adults in the Room)>, 2017 (번역 안됨)



85.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 김영사, 2007















84. 데버라 리비, <삶의 비용(The Cost of Living)>, 2018 (번역 안됨)


83. 발레리아 루이셀리, <어떻게 끝날지 말해줘(Tell Me How It Ends)>, 2016 (번역 안됨)



82. 닐 게이먼, <코랄린>, 주니어김영사, 2005














81. 짐 크레이스, <거둠(Harvest)>, 2013 (번역 안됨)



80. 테드 창, <당신 인생의 이야기>, 엘리, 2016















79. 리처드 윌킨슨, 케이트 피킷, <평등이 답이다>, 이후, 2012














78. N.K. 제미신, <다섯 번째 계절>, 황금가지, 2019














77. 유리 헤레라, <세계의 끝을 알리는 신호들(Signs Preceding the End of the World)>, 2009 (번역 안됨)



76. 대니얼 카너먼, <생각에 관한 생각>, 김영사, 2018














75. 올가 토카르축, <뼈 위에서 밭을 갈다(Drive Your Plow Over the Bones of the Dead)>, 2009 (번역 안됨)


74. 서배스천 배리, <끝없는 나날들(Days Without End)>, 2016 (번역 안됨)


73. 바버라 데믹, <부러울 게 없다(Nothing to Envy)>, 2009 (번역 안됨)


72. 쇼샤나 주보프, <감시자본주의의 시대(The Age of Surveillance Capitalism)>, 2019 (번역 안됨)



71. 크리스 웨어, <지미 코리건>, 세미콜론, 2009








70. 조에 헬러, <스캔들에 관한 기록(Notes on a Scandal)>, 2003 (번역 안됨)


69. 하비에르 마리아스, <반감(The Infatuations)>, 2011 (번역 안됨)


68. 존 르 카레, <콘스탄트 가드너(Constant Gardener)>, 2001 (번역 안됨)


67. 팻 바커, <소녀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Girls)>, 2018 (번역 안됨)



66. 카를로 로벨리, <모든 순간의 물리학>, 쌤앤파커스, 2016
















65. 길리언 플린, <나를 찾아줘>, 푸른숲, 2013















64.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김영사, 2017















63. 레베카 스클루트,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 문학동네, 2010















62.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 <모유>, 현대문학, 2018















61. 헬렌 가너, <이 우울한 집(This House of Grief)>, 2014 (번역 안됨)


60. 앨리스 오스왈드, <다트>, 2002 (번역 안됨)



59. 앤 카슨, <남편의 아름다움>, 한겨레출판, 2016
















58. 토니 주트, <전후 유럽 1945~2005>(1,2), 열린책들, 2019














57. 마이클 셰이본, <캐벌리어와 클레이의 놀라운 모험>(1,2), 루비박스, 2009













56. 로버트 맥팔레인, <언더랜드>, 2019 (번역 안됨)



55. 마이클 폴란, <잡식동물의 딜레마>, 다른세상, 2008















54. 메리 비어드, <여성, 전적으로 권력에 관한>, 글항아리, 2018















53. 피터 캐리, <켈리 파의 진짜 역사(True History of the Kelly Gang)>, 2000 (번역 안됨)


52. 안드레아 레비, <작은 섬(Small Island)>, 2004 (번역 안됨)



51. 콜럼 토빈, <브루클린>, 열린책들, 2016















50. 마거릿 애트우드, <인간 종말 리포트>(1,2), 민음사, 2008













49. 재닛 윈터슨, <왜 평범할 수 있을 때 행복한가(Why Be Happy When You Could Be Normal?)>, 2011 (번역 안됨)


48. 테리 프래챗, <나이트워치(Night Watch)>, 2002 (번역 안됨)



47. 마르얀 사트라피, <페르세폴리스>, 휴머니스트, 2019














46. 셰이머스 히니, <휴먼 체인(Human Chain)>, 2010 (번역 안됨)



45. 줄리언 반스,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다산책방, 2014
















44. 리베카 솔닛, <어둠 속의 희망>, 창비, 2017














43. 클라우디아 랭킨, <시민: 한 미국인의 노래(Citizen: An American Lyric)>, 2014 (번역 안됨)



42. 마이클 루이스, <머니볼>, 비즈니스맵, 2019















41. 이언 매큐언, <속죄>, 문학동네, 2003















40. 조안 디디온, <상실>, 시공사, 2006















39. 제이디 스미스, <하얀 이빨>(1,2), 민음사, 2010














38. 앨런 홀링허스트, <아름다움의 선>, 창비, 2018














37. 앤 엔라이트, <그린 로드(The Green Road)>, 2015 (번역 안됨)


36. 마틴 에이미스, <경험(Experience)>, 2000 (번역 안됨)


35. 에드먼드 드 발, <호박색 눈 토끼(The Hare with Amber Eyes)>, 2010 (번역 안됨)


34. 레이철 커스크, <윤곽(Outline)>, 2014 (번역 안됨)



33. 앨리슨 벡델, <펀 홈: 가족 희비극>, 움직씨, 2018















32. 싯다르타 무케르지, <암: 만병의 황제의 역사>, 까치, 2011













31. 매기 넬슨, <항해사들(Argonauts)>, 2015 (번역 안됨)



30. 콜슨 화이트헤드,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은행나무, 2017














29.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나의 투쟁 1>, 한길사, 2016














28. 캐롤 앤 더피, <황홀(Rapture)>, 2005 (번역 안됨)



27. 앨리스 먼로,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뿔(웅진), 2007















26. 토마 피케티, <21세기 자본>, 글항아리, 2014














25. 샐리 루니, <평범한 사람들(Normal People)>, 2018 (번역 안됨)



24. 제니퍼 이건, <깡패단의 방문>, 문학동네, 2012















23. 앤드류 솔로몬, <한낮의 우울>, 민음사, 2004















22. 조지 손더스, <12월 10일>, 알에이치코리아, 2015















21.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 2015















20. 케이트 앳킨슨, <라이프 애프터 라이프>, 문학사상사, 2014
















19. 마크 해던,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문학수첩리틀북, 2018














18. 나오미 클라인, <쇼크 독트린>, 살림Biz, 2008















17. 코맥 매카시, <로드>, 문학동네, 2008















16. 조너선 프랜즌, <인생 수정>, 은행나무, 2012














15. 앨리자베스 콜버트, <여섯 번째 대멸종>, 처음북스, 2014















14. 새라 워터스, <핑거스미스>, 열린책들, 2016















13. 바버라 에런라이크, <노동의 배신>, 부키, 2012














12. 필립 로스, <미국에 맞서는 음모(The Plot Against America)>, 2004 (번역 안됨)



11. 엘레나 페란테, <나의 눈부신 친구>, 한길사, 2016















10. 치마만다 응고지 아다치에,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1,2), 민음사, 2010














9. 데이비드 미첼, <클라우드 아틀라스>(1,2), 문학동네, 2010














8. 앨리 스미스, <가을>, 민음사, 2019















7. 타네하시 코츠, <세상과 나 사이>, 열린책들, 2016
















6. 필립 풀먼, <황금나침반 3부 - 호박색 망원경>, 김영사, 2007















5. W.G. 제발트, <아우스터리츠>, 을유문화사, 2009















4. 가즈오 이시구로, <나를 보내지 마>, 민음사, 2009















3.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세컨드핸드 타임>, 이야기가있는집, 2016














2. 메릴린 로빈슨, <길리아드>, 마로니에북스, 2013















1. 힐러리 맨틀, <울프 홀>(1,2), 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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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https://www.theguardian.com/books/2019/sep/21/best-books-of-the-21st-century


제가 찾지 못한 번역은 댓글로 보충해주시면 수정/업데이트 하겠습니다.


100. 노라 에프론, <내 인생은 로맨틱 코미디>, 브리즈(토네이도), 2007

99. 알랭 마방쿠, <아프리카 술집, 외상은 어림없지>, 랜덤하우스코리아, 2007

98. 스티그 라르손,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문학동네, 2017

97. J.K.롤링, <해리포터와 불의 잔>(1,2,3,4), 문학수첩, 2014

96. 한야 야나기하라, <리틀 라이프>(1,2), 시공사, 2016

95. 밥 딜런, <밥 딜런 자서전>, 문학세계사, 2010

94. 말콤 글래드웰, <티핑 포인트>, 21세기북스, 2016


93. 니콜라 바커, <다크맨스(Darkmans)>, 2007 (번역 안됨)

92. 헬렌 던모어, <공성전(The Siege)>, 2001 (번역 안됨)

91. M. 존 해리슨, <빛(Light)>, 2002 (번역 안됨)


90. 예니 에르펜베크, <그곳에 집이 있었을까>, 을유문화사, 2010


89. 로나 세이지, <나쁜 피(Bad Blood)>, 2000 (번역 안됨)

88. 맬러리 블랙맨, <영과 십자가(Noughts & Crosses)>, 2001 (번역 안됨)

87. 패트리샤 락우드, <프리스트대디(Priestdaddy)>, 2017 (번역 안됨)

86. 야니스 바루파키스, <방 안의 어른들(Adults in the Room)>, 2017 (번역 안됨)


85.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 김영사, 2007


84. 데버라 리비, <삶의 비용(The Cost of Living)>, 2018 (번역 안됨)

83. 발레리아 루이셀리, <어떻게 끝날지 말해줘(Tell Me How It Ends)>, 2016 (번역 안됨)


82. 닐 게이먼, <코랄린>, 주니어김영사, 2005


81. 짐 크레이스, <거둠(Harvest)>, 2013 (번역 안됨)


80. 테드 창, <당신 인생의 이야기>, 엘리, 2016

79. 리처드 윌킨슨, 케이트 피킷, <평등이 답이다>, 이후, 2012

78. N.K. 제미신, <다섯 번째 계절>, 황금가지, 2019


77. 유리 헤레라, <세계의 끝을 알리는 신호들(Signs Preceding the End of the World)>, 2009 (번역 안됨)


76. 대니얼 카너먼, <생각에 관한 생각>, 김영사, 2018


75. 올가 토카르축, <뼈 위에서 밭을 갈다(Drive Your Plow Over the Bones of the Dead)>, 2009 (번역 안됨)

74. 서배스천 배리, <끝없는 나날들(Days Without End)>, 2016 (번역 안됨)

73. 바버라 데믹, <부러울 게 없다(Nothing to Envy)>, 2009 (번역 안됨)

72. 쇼샤나 주보프, <감시자본주의의 시대(The Age of Surveillance Capitalism)>, 2019 (번역 안됨)


71. 크리스 웨어, <지미 코리건>, 세미콜론, 2009


70. 조에 헬러, <스캔들에 관한 기록(Notes on a Scandal)>, 2003 (번역 안됨)

69. 하비에르 마리아스, <반감(The Infatuations)>, 2011 (번역 안됨)

68. 존 르 카레, <콘스탄트 가드너(Constant Gardener)>, 2001 (번역 안됨)

67. 팻 바커, <소녀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Girls)>, 2018 (번역 안됨)


66. 카를로 로벨리, <모든 순간의 물리학>, 쌤앤파커스, 2016

65. 길리언 플린, <나를 찾아줘>, 푸른숲, 2013

64.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김영사, 2017

63. 레베카 스클루트,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 문학동네, 2010

62.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 <모유>, 현대문학, 2018


61. 헬렌 가너, <이 우울한 집(This House of Grief)>, 2014 (번역 안됨)

60. 앨리스 오스왈드, <다트>, 2002 (번역 안됨)


59. 앤 카슨, <남편의 아름다움>, 한겨레출판, 2016

58. 토니 주트, <전후 유럽 1945~2005>(1,2), 열린책들, 2019

57. 마이클 셰이본, <캐벌리어와 클레이의 놀라운 모험>(1,2), 루비박스, 2009


56. 로버트 맥팔레인, <언더랜드>, 2019 (번역 안됨)


55. 마이클 폴란, <잡식동물의 딜레마>, 다른세상, 2008

54. 메리 비어드, <여성, 전적으로 권력에 관한>, 글항아리, 2018


53. 피터 캐리, <켈리 파의 진짜 역사(True History of the Kelly Gang)>, 2000 (번역 안됨)

52. 안드레아 레비, <작은 섬(Small Island)>, 2004 (번역 안됨)


51. 콜럼 토빈, <브루클린>, 열린책들, 2016

50. 마거릿 애트우드, <인간 종말 리포트>(1,2), 민음사, 2008


49. 재닛 윈터슨, <왜 평범할 수 있을 때 행복한가(Why Be Happy When You Could Be Normal?)>, 2011 (번역 안됨)

48. 테리 프래챗, <나이트워치(Night Watch)>, 2002 (번역 안됨)


47. 마르얀 사트라피, <페르세폴리스>, 휴머니스트, 2019


46. 셰이머스 히니, <휴먼 체인(Human Chain)>, 2010 (번역 안됨)


45. 줄리언 반스,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다산책방, 2014

44. 리베카 솔닛, <어둠 속의 희망>, 창비, 2017


43. 클라우디아 랭킨, <시민: 한 미국인의 노래(Citizen: An American Lyric)>, 2014 (번역 안됨)


42. 마이클 루이스, <머니볼>, 비즈니스맵, 2019

41. 이언 매큐언, <속죄>, 문학동네, 2003

40. 조안 디디온, <상실>, 시공사, 2006

39. 제이디 스미스, <하얀 이빨>(1,2), 민음사, 2010

38. 앨런 홀링허스트, <아름다움의 선>, 창비, 2018


37. 앤 엔라이트, <그린 로드(The Green Road)>, 2015 (번역 안됨)

36. 마틴 에이미스, <경험(Experience)>, 2000 (번역 안됨)

35. 에드먼드 드 발, <호박색 눈 토끼(The Hare with Amber Eyes)>, 2010 (번역 안됨)

34. 레이철 커스크, <윤곽(Outline)>, 2014 (번역 안됨)


33. 앨리슨 벡델, <펀 홈: 가족 희비극>, 움직씨, 2018

32. 싯다르타 무케르지, <암: 만병의 황제의 역사>, 까치, 2011


31. 매기 넬슨, <항해사들(Argonauts)>, 2015 (번역 안됨)


30. 콜슨 화이트헤드,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은행나무, 2017

29.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나의 투쟁 1>, 한길사, 2016


28. 캐롤 앤 더피, <황홀(Rapture)>, 2005 (번역 안됨)


27. 앨리스 먼로,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뿔(웅진), 2007

26. 토마 피케티, <21세기 자본>, 글항아리, 2014


25. 샐리 루니, <평범한 사람들(Normal People)>, 2018 (번역 안됨)


24. 제니퍼 이건, <깡패단의 방문>, 문학동네, 2012

23. 앤드류 솔로몬, <한낮의 우울>, 민음사, 2004

22. 조지 손더스, <12월 10일>, 알에이치코리아, 2015

21.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 2015

20. 케이트 앳킨슨, <라이프 애프터 라이프>, 문학사상사, 2014

19. 마크 해던,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문학수첩리틀북, 2018

18. 나오미 클라인, <쇼크 독트린>, 살림Biz, 2008

17. 코맥 매카시, <로드>, 문학동네, 2008

16. 조너선 프랜즌, <인생 수정>, 은행나무, 2012

15. 앨리자베스 콜버트, <여섯 번째 대멸종>, 처음북스, 2014

14. 새라 워터스, <핑거스미스>, 열린책들, 2016

13. 바버라 에런라이크, <노동의 배신>, 부키, 2012


12. 필립 로스, <미국에 맞서는 음모(The Plot Against America)>, 2004 (번역 안됨)


11. 엘레나 페란테, <나의 눈부신 친구>, 한길사, 2016

10. 치마만다 응고지 아다치에,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1,2), 민음사, 2010

9. 데이비드 미첼, <클라우드 아틀라스>(1,2), 문학동네, 2010

8. 앨리 스미스, <가을>, 민음사, 2019

7. 타네하시 코츠, <세상과 나 사이>, 열린책들, 2016

6. 필립 풀먼, <황금나침반 3부 - 호박색 망원경>, 김영사, 2007

5. W.G. 제발트, <아우스터리츠>, 을유문화사, 2009

4. 가즈오 이시구로, <나를 보내지 마>, 민음사, 2009

3.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세컨드핸드 타임>, 이야기가있는집, 2016

2. 메릴린 로빈슨, <길리아드>, 마로니에북스, 2013

1. 힐러리 맨틀, <울프 홀>(1,2), 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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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 홀 2- 2009년 맨부커상 수상작
힐러리 맨틀 지음, 하윤숙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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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 홀 1- 2009년 맨부커상 수상작
힐러리 맨틀 지음, 하윤숙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10월
13,500원 → 12,150원(10%할인) / 마일리지 6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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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아드
마릴린 로빈슨 지음, 공경희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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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핸드 타임- 호모 소비에티쿠스의 최후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김하은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6년 1월
15,800원 → 14,220원(10%할인) / 마일리지 7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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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 정암학당 플라톤 전집 18
플라톤 지음, 강철웅 옮김 / 이제이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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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재판정에 들어서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소크라테스의 변론』의 내용을 봤을 때, 그는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배심원과 대중에게 그대로 털어놓았을 때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그는 거짓말로 죽음을 피하려들지 않았고, 자기 생각을 숨김없이 털어놓음으로써 자발적으로 사람들의 분노를 샀다. 죽음에 대해 의연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렇게 의연한 모습을 보이기에 250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그 기록이 남아 우리에게 읽히고 있지만, 그에게도 여러 갈등의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다른 사람과는 다르게 그는 자신의 삶 전체와 일관된 선택을 내렸고 이를 수행하는 데 충실했다. 사소하지 않은, 아주 중대한 차이인 것 같다.


그러나 이 죽음이 함축하는 의미에 관해 생각하다보면, 생각이 복잡해진다. 우리는 아테네를 현대 민주주의의 원형으로 배운다. 책에서도 나오듯, 이곳은 심지어 재판마저도 사람들의 의견에 따라 결정하는 곳이다. 몇몇 역사적 사건을 통해서 이 체제가 나쁘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배우긴 하지만, 어쨌든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인류가 고안해낸 가장 진보적인 정치체제라는 점은 상식이다. 그리고 민주주의의 근본적 전제는 진리에 대해 아무도 알지 못하고,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소크라테스는 바로 이 지점을 정면으로 찌른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고 재판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면, 그 공동체는 우리가 소속감을 가질만한 자격을 갖춘 곳인가? 모른다는 것은 사실과 진리를 모른다는 것인데, 그것은 과연 우리가 원하는 결과와 소득을 가져다줄 수 있는가? 설령 우연히 우리가 원하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어쩌다 그렇게 된 것일 뿐이지 않겠는가. 이를 용인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올바른 태도일까. 소크라테스는 단연코 아니라고 답한다.


그래서 변론 속에는 어쩌면 영원히 화해할 수 없을지도 모를, 하지만 인간의 근본적 조건으로서 항상 이고 살아야하는 대립이 표현돼있다. 장르로 따지면 철학과 정치의 대립이고, 입장으로 따지면 진리와 민주주의의 대립이다. 아테네는 정치와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철학과 정치의 아이콘을 단죄한 것인데, 이것을 그르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소크라테스는 단순히 배심원들을 도발해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 차원을 뛰어넘었다. 그렇다고 진리를 독점한 자들이 독재를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소문으로든 변론으로든 그의 입장을 충분히 알고 있던 아테네 시민들도, 그래서 유/무죄 평결에서 소크라테스의 손을 꽤 많이 들어준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변론』을 읽고 철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진리의 편을 들어주려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철학이라는 활동 자체가 진리를 탐구하는 소크라테스적 방법에서 시작되었으니 말이다. 이 글을 쓰는 나도,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이지만 동시에 철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진리의 유혹에 시달린다(?). 어떻게 이 두 가지 소중한 가치를 소크라테스처럼 잘 조화롭게 세워놓느냐가, 좋은 시민이 되기 위한 관건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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