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엄마가 일이 있어서 금요일에 외할머니댁에서 잘거라고 얘기했다. 토요일에 엄마가 없어도 할머니 말씀 잘 듣고, 현준이 현수 싸우지 않고 있으면 아빠가 데리러 갈거라고도 말했다.
현준이는 "엄마, 어디가는데? 공부하러 가?"
현수는 "엄마, 가지마, 전현수도 데려가. 응?"
현준이는 엄마는 늘 공부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공부를 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이때 남편이 "어, 엄마 공부하러 갈거야." 그런다.
현수는 여전히 "엄마, 가지마. 나 데려가. 전현수도 갈거야."(이러며 계속 징징거린다.)
현준이가 "엄마도 맘대로 좀 다녀야지. 너랑 나랑 할머니네서 안 울고 있으면 엄마가 더 빨리 와."
사실 더 빨리 오지 않는다. 운다고 데리러 오지 않을 것도 아니다. 그런데
남편 "맞아. 안 싸우고 안 울면 더 빨리 데리러 갈게."
남편과 나는 가끔 아이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잘도 한다. 남편은 쉬는 날 놀러 가면서도 "아빠, 일하러 가야돼."라고 말한다. 그럼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아빠 잘 다녀와." 그런다.
현준이랑 현수가 커서 엄마, 아빠가 자기들에게 거짓말 했다는 걸 알게 되는게 사실 좀 두렵다.
나랑 남편이 이렇게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아이들에게는 거짓말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잘못인줄은 안다. 그래도 변명하자면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사정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 나이이기 때문이라고 해야겠다.
사실대로 놀러간다고 말해야하나 그랬더니, 현장학습도 공부라는 남편, 그러니까, 나는 토요일에 현장학습을 가는거다.
한때 빛깔있는 책들을 구입하던 시절이 있었다. 한권 한권 사서 읽고 그곳에 다녀오는 재미가 솔솔했다. 이번 광주행을 결심하고 이 책을 오랜만에 구입했다. 역시 대원사의 빛깔이 있는 책들의 판형은 아기자기하며 세심하고 꼼꼼하다.
소쇄원 구석구석 사진보며 돌아다니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품고 있는 소쇄원, 생각만해도 설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