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크리스마스!!....어젠 크리스마스이브!!........
올해까지만.....초년이라는 시점의 마지막 크리스마스였다.....
내년부텀은 중년의 크리스마스가 시작된다.....
나이가 나이니만큼.....크리스마스고...발렌타인이고....시월의 마지막 날이고..
뭣이고 다~~~~~~~~~~~ 시들시들하고...나와는 별개인것같다...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맞이했던적은 어릴때뿐이었던것같다...
유치하게 고학년이 될때까지 동생들은 싼타의 비밀을 다 알아차렸는데..
나는 동생들이 말해줘서 다 알고 있으면서도....한사코 그것을 부정하면서..
매일밤 싼타를 기다렸던것같다....내가 그말을 했더니....울시엄니...나보고..
동생만도 못했다고 하셨다.....아주 썰렁한 울시댁!!!....덕분에 시집와서 몇년을
같이 지내보니 나또한 아주 썰렁해져가고 있다...뭐!! 워낙 썰렁해서 별로 보탠
건 없지만서도!!!.......킁~~~
그래도 여자라서 그런가??.......무언가 크리스마스이브날에 대한 기대감이
샘솟긴 하던데.......신랑이 퇴근해오면 무언가가 있을꺼라고 기대를 좀 했다..
하지만.....현관문을 열어주는 순간.....여지없이 모든것을 깨트려주는 울신랑!!
손에 무언가를 들고 들어왔는데..회사 아는 사람에게서 샀다면서...신문지에 돌
돌 말린 과메기 여러마리를 들고왔다.......헉!! 비리고도 비린 과메기!!!...
아니~~~~ 크리스마스이브날에 무신놈의 과메기가 어울린다고 저걸 보물처럼
가지고 왔단 말인가??......생미역을 사놓으라는둥..초장을 만들어놓으라는둥..
물론 초장은 시엄니가 만드시고...생미역을 나도 사오고...울아버님도 사오시고
....암튼....나는 비려서 먹기 싫두만...배나온 신랑은 미역에 김에 과메기 얹어서
신김치에 초장에 막 싸서 입에 구겨 넣었다...맛있다고...없어서 사람들 못먹는
판이라고 난리란다....나도 혹시나해서 한개 싸먹어봤는데...역시나였다....
가만히 앉아서 신경질이 나서....뭣이라고 궁시렁구시렁 거렸더니...그럼 알았
다고 케잌을 사러가잰다....옳거니 싶어서 성민이 잠바 입혀서 잠시 남포동에
나갔다왔다.....그냥 시내거리를 걸어보면 좀 크리스마스 흥이라도 느낄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역시나 시내를 걸어도 나이가 든 탓에 별 흥이 안느껴졌다..
내내 집에만 갖혀있던 성민이만.....눈이 똥그래가지고.."우와~~".."이야~~"를
연발했다....음악이 나오면 트롯트건 클래식이건 가요건 그냥 무조건 팔을 흔들
어대는 아이라......가게에서 울리는.....지귀에 들리는 음악에 그냥 팔만 흔들어
댔다.....나온김에 자선냄비에 천원을 성민이손에 들려서 넣어주고 왔다...
그리고 음료수를 하나 사면서 편의점에서 로또복권도 한장 긁고 왔다....
암튼.......크리스마스이브날에 전혀 어울리지않는 과메기며....또 어울리지않는
로또복권하며......이젠 시대를 우리멋대로.....내멋대로 살기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