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포그 - 내 삶의 몰입과 집중을 되찾는 10가지 방법
질 P. 웨버 지음, 진정성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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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가 문제다. 

과로로 인해 과다한 생각으로 과부하 걸려서 뇌기능이 저하되는 것, 브레인포그. 


과로는 외부적으로 오는 문제일 경우가 많고, 그 외에도 완벽주의자 기질이 있거나, 타인의 시선을 크게 신경 쓰는 경우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이 높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브레인포그라는 말은 직관적으로 이해되는데,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이미 많이 익숙한 과로와 심리적 문제로 인한 증상과 해결책 들이다. 초반에는 그렇게 슬슬 넘어갔는데, 각 장의 <문제해결 트레이닝>에서 사람에 따라 도움 받는 부분 있을 것 같다. 


사례와 문제해결 트레이닝이 책의 대부분. 역시 익숙한 이야기들이지만, 지금 내 상황에 맞는 이야기들은 더 와닿고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는거지. 


문제해결 트레이닝 중 내가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는 것 좋았다. 스토아 철학의 주제이기도 하고, 근래 꽂힌 케이트 디카밀로의 The Puppets of Spelhorst 에 나오는 꼭두각시 인형들의 무력함과 꿈과 컴포트존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고 있어서이기도 하다. 


내가 제어할 수 있는 부분 

- 나의 반응 

- 나의 건강을 돌보는 행동

- 나의 자존감

- 변화에 대한 나의 태도

- 나의 영양상태

- 나의 운동

- 나의 자유시간

- 남에 대해 내가 긋는 경계선

- 자기돌봄

- 나의 불안

- 나의 기쁨

- 나의 기분

- 나의 즐거움 

- 나의 사랑하는 힘


무력감을 느낄 때 내가 제어할 수 있는 부분 떠올려보고, 제어하기 위해 노력해보기. 


각 장 총정리도 나온다. 

4장 총정리에서는 감정 세계를 회피하지 않고, 5장에서는 건강한 일과를 보내고 자기돌봄을 실천하며 감정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 환경을 조성하는 법에 대해 나온다.  "식사, 수면, 운동 휴식에 관한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전략 실천. 


거짓 자기돌봄과 진정한 자기돌봄. 

트위터에서 이 부분을 보고 체크해두었다가 도서관에서 대여했다. 

거짓 자기돌봄에는 약물, 알코올, 무분별한 영상 시청, 포르노, 강박적 게임, 위험 행동, 집에 오래 틀어박히기, 단것 잔뜩 먹기, 탄수화물 잔뜩 먹기, 충분히 먹지 않기, 흡연, 카페인 들이붓기, 일 중독, 수면 과다, 수면 부족, 빨래 쌓아두기,고지서 연체, SNS나 인터넷 중독, 지속적 멀티태스킹, 도박, 뉴스에 대한 강박적 관심


진정한 자기돌봄에는 매일 한 시간 전자기기 사용하지 않고 시간 보내기, 목욕, 명상, 일기쓰기, 산책, 친구와 통화하며 그 시간에 집중, 정원 가꾸기, 채소와 콩류로 식사하기, 건강검진 예약, 요가 수업, 동물 쓰다듬기, 공원에 가서 그 시간에 집중하기, 앉아서 나무, 해, 구름 바라보기, 하루 삼시세끼 챙겨먹기, 옷장 하나 정리하기, 방 하나 치우기, 각종 요금 납부하고 집 가꾸기, 재미를 위해 책을 읽기, 등이 있다.  


독자 각자 현재 신경쓰는 부분들이 있을테고, 뭐라도 하나, 아니 여러개 걸리긴 할거다. 나는 식단, 수면, 폰중독 등에 신경 쓰는지 표시해둔 부분이 다 그 관련이고, 긍정성이나 회복탄력성, 타인의 시선 신경 안 쓰기, 예민함 같은건 전혀 신경 안 쓰여서 넘어간 부분들이다. 


건강한 식단을 위한 간단 조언을 참고해서 "오늘 당장 영양 상태를 개선하자." 


-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먹자

- 붉은 고기를 제한하자

- 특정 '슈퍼푸드'에 집착하기보다 전반적으로 건강하게 먹자

- 물을 더 많이 마시자

- 케일, 시금치, 상추 등 녹색 잎채소를 매일 먹자

- 콩류는 일주일에 여러 번 챙겨 먹자

- 베리류는 일주일에 여러 번 챙겨 먹자

- 간식으로는 먹기 좋게 썬 채소, 과일, 저지방 요거트를 먹자

-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미니양배추, 양배추, 케일 등 십자화과 채소를 많이 먹자

- 생선과 견과류는 일주일에 몇 번 챙겨 먹자

- 찬장에서 가공식품과 설탕을 치우자

- 카페인이 든 음료를 줄이자


유전자, 환경적 경험, 기질 이 모두는 상호작용을 통해 뇌의 지속적인 청사진을 만들어낸다. 우리의 시냅스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은 지금까지 형성된 자기 이미지를 반영한다. 부정적 자기 이미지는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다. - P217

요즘 사람들은 온갖 일을 처리한 대가로 멍하니 스마트폰을 쳐다볼 시간을 얻거나 저녁에 와인 한 잔 마시는 일이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정말이지 어리석은 생각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 게임은 손쉽게 접할 수 있지만 의미도 새로움도 없고 피로를 유발한다. 조금의 기분전환 후에 스크린 피로가 찾아온다. 그렇게 ‘쉬고 나서‘ 다시 일을 시작할라치면 피곤하고 산만해져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 P235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같은 일을 반복하며 살게 된다. 나의 생활방식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더라도 매일 똑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이미 만들어진 신경회로를 따라 나도 모르는 사이 건강하지 못한 생활을 하게 되고, 어느덧 그런 일상이 기본값으로 굳어진다. -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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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칭 가난 - 그러나 일인분은 아닌,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온(on) 시리즈 5
안온 지음 / 마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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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젊음을 파는 근 몇 년간 읽은 책 중에 최고. 글 정말 잘 쓴다. 올해의 책이고, 작가의 두번째 책이 벌써 기다려진다. 가난은 상대적이기도 하고, 절대적이기도 하다. 저자는 자신의 일인칭 가난(하지만 일인분은 아닌)에 이은 더 많은 가난이 이야기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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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번에는 끝까지 가봅시다 - 실리콘밸리로 떠난 50대 직장인의 단단한 영어 체력 만들기
정김경숙(로이스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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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은 프로처럼 하는데 영어는 중학생처럼 하고 있지는 않나요? " 


"영어가 승진과 고과는 물론 나의 커리어 역사를 끝내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오고 나면, 그땐 이미 늦기 때문입니다." 


"20세, 30세, 40세로 돌아간다면 그때의 본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뭐냐고요. 저는 정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습니다. "스무 살 나에게도 영어 해라. 서른 살 나에게도 영어 좀 해라. 마흔 살 나에게도 늦지 않았어, 영어 더 하라고 말할 거예요." 


영어로 시작해 영어로 끝나는 책이다. 저자의 절절한 영어 공부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외국계 회사 다니면서 겪게 되는 영어로 인한 어려움, 뭔지 안다. 본의 아니게 과묵하게 되고, 공격적이게 되는 것. 그러나 지금은 예전보다 좀 더 미국 영어 말고 글로벌 영어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시대이다. 저자의 포지션이 미국 회사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였어서 저자의 영어 공부 목적은 가장 세련되고 정확한 영어를 영어로 날고 기는 네이티브들 사이에서 살아 남고, 리드하는 것이다. 


영어 공부의 목적을 먼저 확실히 하고, 영어 공부를 하는 방법들을 찾아가야 해서, 저자의 목적과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목적은 좀 다를 수 있다. 그렇더라도 언어를 공부하는 것에 왕도는 없고, 읽고, 듣고, 쓰고, 말하고 네가지를 '힘들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이 책에서 배울 것은 저자의 남다른 노력과 지향으로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저자가 자신에게 도움 되었던 영어 공부 방법을 세세하게 적어두고 있으니, 그것에서 도움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단, 자신의 영어 공부 목적을 먼저 상기해야 할 것이다. 


저자의 노력이 정말 남다르다. 열심히 해놓아서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는 자원이 많은 사람이다. 

영어 공부 얘기는 그러려니 했는데, 에필로그에서 진짜 놀랐다. 중간에 마트에서 파트타임 일 하는 얘기가 잠깐 나와서 구글 디렉터가 왜? 궁금했는데, 이 책을 다 쓸 때즈음 구글 구조조정으로 퇴사하고, 다양한 파트타임 일을 하면서 만 명의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영어를 배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택시 운전, 마트, 바리스타, 등등의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가진 것이 많으니 (이미 아주 열심히 살았어서) 선택권이 넓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열심히는 못하지만 하다말다라도 계속 하기는 하는 것 같다. 영어는 재미있고, 영어를 계속 하면서 잘 하게 되는 것도 재미있다. 그런 마음들에 공감하며 읽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때 그 위기를 뛰어넘는 방법은 '잠시 쉬는' 것이 아니라 '계속 하는'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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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도시생활자의 서울 산책 - 쫓겨난 자들의 잊힌 기억을 찾아서 우리시대의 논리 29
김윤영 지음 / 후마니타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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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았던 곳이고, 일했던 곳이고, 놀러 다녔던 곳이다.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과 사람들의 터전이기도 하다.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도시를 만드는 사람들과 그렇게 만들어진 도시에서 쫓겨 다니는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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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끝에 사람이
전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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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사람이 있다고 

지상에서 7만 2천 킬로미터 위에 

사람이 남아 있다고." 


도서관에서 부지런히 빌려 읽다보니, 좀 더 다양하게 관심 가는 책들을 읽게 된다. 근 2-3년간 눈에 계속 띄던 이름인데, 

어느새 이렇게 다양하게 책을 많이 내셨네. 전혜진 작가님. 


단편들로 여기저기 앤솔로지에서 보다가 이번에 단편집 <바늘 끝에 사람이> 읽었고, 어느 단편 하나 구멍 없이 다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 


첫번째 단편인 <바늘 끝에 사람이> 의 심상은 앞으로도 계속 생각날 것 같다. 우주로 뻗은 궤도 엘리베이터 위에서 농성하는 주인공. 바벨탑과 같이 하늘 끝, 우주 속으로 쌓아 올린 궤도 엘리베이터를 만드는데 갈려나간 노동자들은, 말 그대로 몸의 부분들이 갈려 나갔고, 회사에서는 인공 기관으로 갈아준다. 그리고, 어마무시하게 비싼 인공 기관을 반납하거나 비용을 내지 않으면 회사를 그만둘 수도 없다. 공사중에 팔이 잘려서 새로운 팔을 달고 계속 일했는데, 팔을 내놔야 그만둘 수 있다. 

주인공은 누구보다 더 오래 일했고, 오래 일한만큼 많이 상했고, 기계로 몸의 대부분을 대체했다. 지구 표면에서 7만 2천 킬로미터까지 뻗은 엘리베이터 위에서 농성하는 몸 대부분이 기계인 '인간' 과 그를 기어코 죽여야 겠다는 인간들의 모습이 너무나 생생해서 아찔하다. 


<할망의 귀환>과 <단지> 는 제주 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이다. 4.3 이야기가 나온다. 

뭍에서 온 남자들, 그들이 제주에서 벌인 살육. 한라산인줄 알았던 것이 일어나는 묘사에서 소름이 쫘아악.. 


<안나푸르나>에는 괴물부모가 나온다. 과거와 현재의 현실 반영 절망적인 교실 이야기인데, 희망이 있는 이상한 소설이다. 

답도 없는데, 앞으로 나가게 하는 그런 보이지 않는 힘을 보여준다. 


<내가 만난 신의 모습>은 학도병이었던 시아버지의 이야기가 나온다. 악한 인간과 그만치는 아닌 약한 인간들. 


<너의 손을 잡고서> 는 광주 이야기다. 

여기 나온 교련 남선생, 정말 중3때 윤리 남선생이랑 똑같아서 읽는 내내 몰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살아 남은 여자들이 살아 나가는 결말이다. 


노동현장에서 죽고, 국가 폭력에 의해 죽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SF, 고전, 설화, 호러, 스릴러 장르인데, 현실이 그와 멀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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