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뒤에서
사라 델 주디체 지음, 박재연 옮김 / 바람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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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 동생 에밀리와 나는 전쟁 중에 성장한다. 숨바꼭질을 하던 나는 커튼 뒤에 숨으려다 커튼 뒤에서 금발 여자와 아빠의 목소리와 맞닥뜨린다.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아빠에게 묻지 못하고, 아빠는 나의 눈치를 본다. 


이야기의 마지막에 나와 동생은 유태인을 잡으러 온 경관을 피해 커튼 뒤에 숨는다. 경관과 부하들은 집을 뒤지고, 

커튼이 열리며 이야기는 끝난다. 


아이의 눈으로 본 홀로코스트 배경의 이야기들은 많다. 전쟁 중에 성장할 수 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이야기들. 루이르 로리의 <별의 헤아리며 Number the stars>, R.J. 팔라시오의 그래픽 노블 <화이트 버드> I survived 시리즈 중 Nazi Invasion, 안네 프랑크의 일기 등이 많이 읽힌다. 아이들은 그 안에서 유태인 친구를 숨겨주기도 하고, 홀로코스트를 겪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수용소에 잡혀 갔다가 탈출하기도 하고, 숨어 있다 수용소로 가서 죽기도 한다. 


<커튼 뒤에서>의 배경은 2차 대전 시기의 프랑스 남부지방이다. 독일에 점령 당한 프랑스 북부는 독일에 의해 통치 당하고, 남부는 1차대전 전쟁 영웅인 페텡이 독일과 협정을 맺고 친나찌 정부를 이끌며 유대인을 탄압한다. 이 당시 희생된 유태인의 수가 7만여명이고 그 중 아이들이 11,000명이라고 한다. 끔찍한 지난 역사 이야기가 현재에도 지구 어느 곳에서 진행중이다.


법이 계속 유태인들에게 불리하게 바뀌고, 세 명 이상의 조부모가 유태인이거나 - 두 명의 조부모와 배우자가 유태인인 경우 유태인으로 간주한다는 법령이 발표된다. 그에 따르면 엄마가 유태인이고 아빠가 비유태인인 야엘과 에밀리는 유태인이 아니다. 그러나 엄마가 살아 있을적 엄마는 세마 기도문을 알려주고, 하누카 촛불을 함께 켰으며 야엘이 열두 살이 되어 바트 미츠바를 치르고 어른이 되는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은 유태인이라고 믿고 있고, 법은 아니라고 하고, 그들을 유태인이라고 차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성장해가게 된다. 유태인에 대한 두 번째 법령이 발표되면서 유태인은 '유대교를 믿거나 1940년 6월 25일을 기점으로 증조부모 중 두 명이 유태인인' 사람이었다. 같은 날 발표된 또 다른 법령에 의해 유태인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서류도 제출해야 했다. 


경찰관들이 그들을 잡으러와서 집을 뒤지고, 에밀리와 커튼 뒤에 숨어 있는 장면은 조마조마하다. 

누가 커튼을 열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에밀리는 오랫동안 다시 태어나면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은지 물어보았다. 

나는 가끔 고민하고, 결정하지 못했는데, 그 순간 답을 떠올린다. 다시 태어나면 나 자신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그리고, 커튼이 열린다. 



"엄마, 미래가 그리웠던 적 있어요?"

그리움은 지나간 것들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란다, 야엘. 

뭔가 잃어버린 것에 대해 생각하면 느끼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내 미래를 그리워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어른에게 빼앗겨서 없는 미래를 그리워하는 야엘. 그렇게 아이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그리워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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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따로 자란다 위픽
안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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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이 무성했던 책. 자신의 유년기 거울 같은 책이라서 다들 할 말이 많았다고 한다. 내가 마주한 나의 유년기는 이 책에 나오는 것 같은 소녀들에게도 소년들에게도 관심 없었던 유년기, 아니, 실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 유년기라는 것. 그런 유년기의 내가 지금의 내가 되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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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비즈니스 - 나의 삶과 일을 성장시키는 도구로서의 책
앨리슨 존스 지음, 김민희 옮김 / 유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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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다 보면 깨닫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내 생각이 더욱 명확해지고 세상이 기다려 온 해결책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책 쓰기는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단계를 벗어나 나의 일과 노하우에 권위를 부여하고, 일반적인 생각에서 한 걸음 나아간 질문을 던질 수 있게 합니다. 게다가 삶의 다른 부분에도 더 나은, 새로운 습관을 갖게 해 변화된 자신의 모습에 놀라게 만들기도 합니다." (12)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책쓰기' 에 대한 책이다. 책쓰기보다는 책쓰기로 인한 자기 발전에 방점이 있다. 

여기서 자기 발전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더 명확하게 하는 일의 발전을 의미하지만, 나는 나와 내가 하는 일을 구별하지 않으므로 자기 발전으로 받아들였다. 


좋은 내용이 많았지만, 아니, 매 장 좋은 내용이었지만, 내가 적용해볼 몇 가지는 이 책의 컨셉트와 책을 쓰는 타이밍, 블로그 쓰기였다. 


"블로그를 하는 것은 당신의 특권이므로 아무도 방문하지 않는다 해도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블로그에 올리는 생각에 당신의 이름을 붙여야 해요. 일어날 일을 예측하거나 이미 일어난 일을 설명해야 합니다. 당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와 문화와 일에 대한 흔적을 1년 365일 매일 남긴다면 당신의 생각은 자연스레 깊어질 겁니다. 아마 무의식적으로 생각을 이어 나가면서 꿈도 꾸게 될 테죠. 매일의 루틴이 되는 것, 그게 바로 블로거가 받을 수 있는 가장 멋진 선물입니다." (103) 


글을 올릴 때 생각에 나의 이름을 붙이기. 

일어날 일을 예측하거나 이미 일어난 일을 설명하기.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와 문화와 일에 대한 흔적을 

1년 365일 매일 남기기. 


이렇게 하면 발전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디어가 가시화되고, 실행되지 않을 수 없다. '쓰기' 자체가 이미 실행이기도 하고. 

이 좋은 걸 왜 안 했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었을 때,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모를 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좋아하는 일이 아닐 때, 

때려치고 싶지만 자신 없을 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발전시키고 싶을 때 


매일 고민하고, 아카이빙하고, 글을 쓰고, 그것이 1년여간 쌓여간다고 생각해보면 좋은 점만 있다. 

돈도 안들고 위험부담도 없다. 


이 책을 읽을 때 제일 먼저 떠올랐던 건 <나를 믿고 일한다는 것>의 어도비 코리아 우미영 전 대표였다. IT 영업 하면서 고객들에게 필요한 책을 번역해서 영업했다는 에피소드가 인상적이었다. 그 또한 '책으로 비즈니스' 일 것이다. 책을 쓴다는 것은 많은 인풋과 고민을 녹여내는 글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일 것이다. 블로그를 하고, 글을 쓰는 것은 나 또한 아주 오래 해 온 일이지만, 배설과 해소와 안 봐도 그만, 보면 그랬네 싶은 앨범의 역할 정도였던 것 같다. 그 역시 이어가겠지만, 

좀 더 목표성을 가진 블로그를 계속 몇 년간 생각만 했는데, 이제는 정말 하루가 아깝고 미루지 말고 당장 써야지. 

오늘부터 1일이야. 


유유 특유의 작고 얇은 책으로 보이는데 페이지 수는 300페이지대의 알찬 책이다. 

두고두고 들쳐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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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避我路 2024-03-10 1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억 못 하시겠지만, 오래된 팬입니다. 하이드님 글 꾸준히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하이드 2024-03-11 16:05   좋아요 0 | URL
제가 좀 오래되었죠. ㅎㅎ 올해도 꾸준히 쓰자고 매년 하는 다짐했습니다. 오래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케이크 손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2
단요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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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부분에 고양이 로드킬 및 사체 묘사 나와서 읽다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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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꿍 : 이두온x서미애 안전가옥 쇼-트 11
이두온.서미애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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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에게 작가 이름만 보고 구매에 거리낌이 없는 우리나라 작가들로는 이두온과 단요가 있다. (단요 작가는 케이크, 손에 고양이 로드킬 및 사체 자세히 묘사하는 장면 나온거 본 이후로 안 읽는다.) 

그 중 이두온 작가는 책 소장. 한 번 읽었지만, 다시 읽어서 이두온의 날을 만들어야 하는 그런 글을 쓴다. 


이번 글에서도 앞에 뭐가 나올지 모르겠는 폭주기관차 같은 면모를 보여줬다. 

여자친구한테 안 나오면 번개탄 피우고 죽을거라고 자살협박하는 찌질남으로 시작한 이 이야기가 이렇게 달려갈 줄 짐작도 못했다. 이두온 폭주기관차에 한 번 놀라고, 두 번 놀라며, 마지막까지 강력한 이미지를 남긴다. 이야기도 인물도 그려지는 이미지도 강렬하다. 


이두온 작가와 서미애 작가는 이 책에서 십대의 범죄와 사적복수를 주제로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다. 

중독과 학폭을 소재로 하고 있다. 


서미애 작가의 글에서는 뒤늦게 성공한 건축가 이야기가 나온다. 건축가에 이입하면서 읽다가 조여오는 과거에 숨이 탁탁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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