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칭 Watching - 신이 부리는 요술 왓칭 시리즈
김상운 지음 / 정신세계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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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대부분인데도 몰입해 읽었다. 주제 자체도 그렇고 서술하는 필치도 흡인력 있다. 마음의 힘을 논하는 여러 책들 중에서도 최상위의 감상을 갖게 해주는 저작이다. 씨크릿도 이만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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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도를 펼치면 돈의 흐름이 보인다 - 다가올 기회를 읽는 30개국 세계경제기행
박정호 지음 / 반니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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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도를 펼치면 돈의 흐름이 보인다]는 세계지리와 돈의 흐름 즉 세계의 부의 차이와 그 흐름을 논하는 제목이기에 제목만으로도 관심이 가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본서에 대한 리뷰를 하기 전 출판사 리뷰와 겹치지 않기 위해 출판사 리뷰를 읽어봤고 최대한 중복되지 않는 사례만으로 올리고자 한다.

 

본서는 아마도 처음 집필시의 의도는 부의 흐름과 30개 국가라는 설정으로 기획된 책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언급된 소항목 중 지구에 남은 마지막 성장엔진, 아프리카이들은 왜 영세중립국이 되었을까그리고 인류의 손이 닿지 않는 미지의 영역, 다리엔 갭등 대륙 자체나 여러 국가 또 특정 지역만을 주제로 하기도 했기 때문에 [다가올 기회를 읽는 30개국 세계경제기행]이라는 부제와는 다소의 항목의 차이가 있기도 그리고 모든 장의 소 항목을 합하면 29개이기도 해서 ‘30개국이라는 정의는 좀 더 독서가의 주목을 끌기 위한 카피 문구가 아니었나 싶다. 정확히는 다리엔 갭을 제외하고도 30 여 개국 중 한 도시에만 주목한 항목(마카오)도 있다.

 

상식적인 역사지만 본서를 통해 처음 주목한 건 영국이 300년간 세계의 중심이 된 게 비단 식민지 건설에 앞장서 왔기 때문만이 아니라 국가 내로 자본을 유입하기 위해 특허법을 제정한다거나 유입된 자본들을 보호하는 정책들에 열려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영국 특허법의 영향으로 유럽 각국에서도 창작자의 권리가 보호되고 중시되는 기풍이 마련된 것이다. 독일이 실용신안에 대한 법조항을 명문화한 것도 특허법 제정 이후 발전상을 보여준 영국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며, 영국에서 독립한 미국의 헌법 188항을 보면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항목이 있는데, 이 역시 영국과 그 이후 독일 등 유럽의 영향력으로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국가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미국이 독립하는 초창기부터 실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카오는 아편전쟁 이후 개항한 홍콩보다 300년이나 앞서 개항한 지역으로 포루투갈의 조차지 정도의 입장이기는 했으나, 홍콩처럼 지역의 권한이 완전히 타국가에 넘어가는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편전쟁 이후 홍콩 등에서 중국의 권한이 위축되고 독립지역처럼 변해간 타 조차지들의 변화를 목도하고 포루투갈도 마카오에 대한 실권을 중국에 요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동안 마카오의 바람이 가라앉고는 매춘과 마약의 이 도시는 버림받을 운명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도박과 금융업의 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미 세계 각국의 항로에 중시되던 항구이던 전적 덕분에 여러 국가의 법률에 문제 될 여지가 없으면서 불이익을 주지 않는 경제적 이해를 터득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도박과 금융의 도시로 순조롭게 변모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이 창업 강국인 것은 본서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사실 이스라엘과 무역을 하는 회사 사람들과 크리스찬들 외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정보에 익숙할 사람이 국내에는 그다지 없을 것 같다. 이스라엘이 창업 강국인 이유는 그들의 평등한 사회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전 국민의 대다수가 남녀 할 것 없이 의무 복역을 하는 나라이기에 군 전역 후의 군시절 보직에 따른 사회적 대우 기준도 명확하며, 예비군 훈련에서도 사회에서 자기 부하직원이 예비역 장성이거나 한 경우도 있고 부하직원과 상사의 예비군 계급은 역전되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사회적 차별이 덜하다고 한다. 무엇보다 군병력이 너무 적어서 상급자가 교전 중 사망시 하급자가 해당 지휘관의 정보를 알고 있어야 직무를 계승할 수 있기에 우리나라나 미국 같은 나라처럼 사병이나 중간 계급 군인들은 군의 대전략적 지시사항을 전혀 모르고 바로 지시하는 대로만 명령을 수행하는 제도가 아니라고 한다. 우리나라나 일반적인 나라들에서는 군 전체의 전략적 목표를 사병이나 하급 군관까지 다 안다면 그들이 포로로 잡혔을 때 전체 전략이 유출될 우려가 있기에 하급 군관이나 사병들이 대전략적 정보를 알지 못하도록 하는데 이스라엘은 그와 달랐다. 사병들도 자긍심을 가지고 고급장교보다 자신이 못하다는 생각을 가질 이유가 없는 군문화였다. 이러다 보니 사회나 업무에서의 결정권이 타자가 아닌 바로 자신에게 있다는 주인의식이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충만하며 창업에도 손쉽게 뛰어들고 실패시에도 거듭 지원한다고 한다. 한국처럼 대다수가 창업하지만 실패하면 그걸로 끝내는 구조는 아니라는 말이다. 그래서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이스라엘의 신생기업들이 유럽 전체에서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보다 더 많은 지경이다. 스웨덴이 복지의 나라가 된 것과 같이 이스라엘이 창업 강국이 된 것도 문화적 독특함의 발로였던 것이다.

 

본서는 이렇게 각국의 역사와 문화와 경제적 흐름과 특징을 아우르는 서술을 하고 있다. 현재의 특징을 가져다준 과거의 영향력은 무엇인지, 각 나라만의 독특한 문화가 독보적 경제적 특징을 어떻게 불러오게 되었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물론 370여 쪽이라는 분량에서 30개국이 넘는 나라를 언급하다 보니 다소 간략히 하고 넘어간 대목들도 있어서, 언급하는 나라들 숫자를 좁히고 좀 더 풍부한 이야기를 펼쳤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도 다소 남는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본서의 기획의도와 그에 맞는 전개가 대단히 많은 사람들에게 매혹적인 주제라 여겨질 만할 것이다. 오랜만에 역사와 문화, 경제의 콜라보가 돋보이는 괜찮은 책을 만났다. 다른 분들에게 권해도 큰 실망을 안겨드리지는 않을 책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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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라탄이즐라탄탄 2023-11-26 1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군대와 이스라엘 군대 간의 세부적인 차이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듯 합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이하라 2023-11-26 23:22   좋아요 1 | URL
이스라엘 뿐 아니라 등장하는 각국의 문화적 특징과 그 배경이 되는 역사를 통해 지금의 경제적 특성을 어떻게 갖게 되었는지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너무 축약한 대목 외에는 상당히 몰입하게 하는 책입니다. 긍정적인 반응 남겨주셔서 제가 더 감사합니다. 즐라탄님.
 
도표로 읽는 불교 교리 - 법상 스님의 해박하고 유려한 필치와 용정운 작가의 도표로 한눈에 들어오는 불교 교리 입문서 도표로 읽는 시리즈
법상 지음, 용정운 그림 / 민족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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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교리에 관한 책들은 꾸준히 읽어오기는 했지만, 불교 교리에 관한 독서 사이의 텀이 너무 길다 보니 늘 새로운 책을 읽는 것만 같다. 잇따라 읽었더라면 복습 효과가 망각의 효과보다 컸지 않을까 싶다. 몇 년 주기로 읽다 보니 이미 다 이해했던 것 같은 대목도 잊고 말았다.

 

[도표로 읽는 불교 교리] 같은 경우 불교 교리에서 근본적인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는 책이다 보니 잊고 있던 인간과 마음에 대한 이해가 다시금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 삼십칠조도품 중 인간 이해와 마음 이해에 근본적인 내용들이 펼쳐져 있다. 분량이 많고 상세하면서도 학술적인 해설의 책도 보았고 그 책들도 깊이 있게 부처님 말씀을 파고들어 가르쳐 주시는 건 맞지만 살갑기는 이 책만 하지 못한 것 같다. 본서는 딱 이해하기 쉬운 설명이 남다르지 않나 싶다.

 

부처님 가르침 자체가 서로 유기적으로 이해시키고 마음공부에 들어설 수 있도록 안배하신 가르침이지만, 딱딱하고 학술적으로 풀이하자면 한없이 차갑고 견고해 보이는 것도 사실인데, 이 책은 이해와 다가가기 쉬운 설명에 다시 불교 교리를 접하면서도 반가운 마음이었다. 물론 그럼에도 십이연기에서 행과 유의 차이를 식별하기엔 아직 공부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사실 나는 과거 기독교였던 사람이고 부처님과 부처님 가르침을 사랑한다고는 해도 창조자의 존재를 기독교와는 다른 견해지만 아직 믿고 있는 관계로 불교인이라고는 할 수 없는 사람이다. 더군다나 무분별을 말씀하시는 부처님의 가르침과는 다르게 무분별의 길과 생에 대한 몰입의 길이 공존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인도의 탄트라와 불교의 밀교 가르침과 같은 생의 애와 취를 이용한 방편도 깨달음에 이르는 길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번뇌 즉 보리가 이와 다른 견해는 아니라 여기기도 한다. 무분별의 중도와는 다른 편향의 길, 만끽의 길도 결국에는 하나의 결론에 다다르는 다른 방편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불교와 탄트라를 모두 알아야 할 필요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탄트라가 내 심장에 닿은 온도가 너무 강렬했었던지도 모르지만 부처님의 가르침도 그 못지않게 뜨거웠다. 이 두 길에서 중도를 찾고 싶다. 좀 더 걸으며 방법을 찾아봐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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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한 번에 합격하는 초압축 암기법 - 1년 만에 행정고시 합격한 ‘신림동 전설’의 3배속 암기의 기술
이형재 지음 / 빅피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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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인 암기 기법이 제시된 책이라기 보다는 수험 특히 고시 수험 전반의 공부 솔루션을 제시하는 책으로 보인다. 딱히 실용적인 암기 기법을 찾지 못했다. 암기하기에 어떤 방식으로 공부하면 좋은지에 관한 팁을 전하고 있다. 수험생은 일독할 만하고 일반 독서가에게는 별 감흥이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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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 뇌과학이 밝힌 인간 자아의 8가지 그림자
아닐 아난타스와미 지음, 변지영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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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출간 이후 눈여겨보기는 했었는데 독서 우선순위에 크게 있지는 않았던 책이다. 어쩌다 우연한 기회로 읽게 되었다. 무아에 대한 관점을 좀 더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싶었던 때가 있어서 자아에 대하여 논하는 이 책에 다소 주목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의 저자는 공학을 전공한 과학석사 출신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며 뉴사이언티스트라는 과학지의 부편집장 출신의 과학 저술 프로그램의 초빙 에디터라고 한다. 저자 아닐 아난타스와미는 본서처럼 자아에 대해 고찰하며 돌아보는 철학, 심리학, 정신의학, 뇌과학, 신경과학 등에 대한 저술에 특화된 인물 같다는 생각도 든다.

 

본서는 자신 또는 자신의 신체 일부가 죽었다고 여기는 코타르 증후군으로 시작해 자기서사에 대한 붕괴가 커나가는 알츠하이머병’, 자신의 신체에 대해 거부감과 적대감이 커가는 신체통합정체성장애’, 무엇이 자기이며 이곳은 어디인지 의문을 품게 되는 조현병’, 자신이 낯설어지는 이인증’, 자기와 세계가 단절되는 자폐스펙트럼’, 세계의 경계가 무너지거나 자신의 경험이 불확실해지는 유체이탈이나 도플갱어’, (수행시에 자극받는) 뇌의 순환 체계에 과도한 자극이 이루어져 신비체험과 유사한 경험을 하는 황홀경 간질등을 통해 자아란 무엇인지 궁구해보는 과정을 갖는다.

 

이 여정에 심리학, 정신의학, 뇌과학, 신경과학 등이 동원되는 건 예상도 되었고 책 소개글을 보며 이미 알고도 있었지만, 철학이 언뜻언뜻 비춰질 때면 다소 의아하기도 했고 철학에 관심이 깊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저작에서 철학은 그냥 미미한 향기만 스쳐 갔다) 몸과 나라는 의식이 뿌리 깊게 연결 지어지며 나를 구성하는데 자기에 대한 서사도 중요하다고 인식되는 게 낯선 부분은 아니었지만 이름도 부위도 모르는 뇌 각부의 이름과 기능이 나열되며 자아를 논하는 것보다 몸과 나, 나의 이야기와 나를 연결 짓는데 더 의아해하는 자신을 보며 참 멍해지기도 했다. 뇌의 부위와 기능을 연결 짓고 그 기능을 하게 되는 작용을 상세히 이야기한다 해도 궁극적으로 우리는 그 부위에서 그 기능이 그런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메커니즘에 대해 부여 이상은 할 수 없지 않나? 왜 그런 기능을 하는지 궁극적인 어떻게에 대해 우리는 답할 수 없고 앞으로도 긴 시간 답하지 못할 것이다.

 

답변되지 않은 대답을 통해 우리는 답을 구하고자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로서는 본서가 의문을 제시하는 자체에서 의의를 찾아야지 대답 비슷한 것에 근접했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철학이 언급된 게 의아했었는데 다시 보니 철학이 좀 더 제대로 찾아가는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확언할 수 없는 가까운 미래에 철학에 대해 나름의 진지함을 갖고 접근해 보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나로서는 이게 본서를 읽고 나서 든 가장 깊은 감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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