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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맞짱 뜨기 - 노경실의 청소년 에세이
노경실 지음, 조성흠 그림 / 바다출판사 / 2011년 7월
평점 :
사춘기(思春期)는 과연 청소년들에게만 오는 것인가? 내 생각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요즘엔 유아기부터 죽음을 앞둔 황혼기에 접어든 노인까지 골고루 퍼져 있다고 생각한다.개인의 교육수준과 경제 능력,상실감에 빠져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기대고 싶은 마음이 어느때 보다 높다고 여겨진다.IT산업 및 언론매체의 무차별 상업성 광고 속에는 예뻐지기 위해서는 신체 어느 부위라도 메스를 대어 깎고 다듬고 부족한 부분을 유사물로 보충하는등 잘 보이기 위한 인생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본다.
이 도서 안에는 주로 청소년(중.고교생)들의 현실과 이상,고민과 희망사이를 여러 갈래로 인용과 사례 분석을 통해 한국형 청소년들의 일상을 들어다 볼 수가 있었다.말을 하지 않더라도 요즘 청소년들은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공부,성적,좋은 대학,좋은 배필감,사회성 우등생,넉넉한 경제적 미래에 대한 주위의 강한 기대심리에 정작 자신이 하고 싶고 가려고 하는 진로와는 무관하게 가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공교육의 장(場)인 일선 학교,사교육의 대명사 학원,기타 개인레슨등으로 몸과 마음이 망가지고 혼란스러운 시기를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청소년들의 실태를 보면 언어와 행동등에서 예전같지 않다.언어의 대부분이 부모,학교 및 학원 교사,대중매체등을 통해 짧으면서도 임팩트 강한 욕설이 다반사이고 행동도 거칠고 난폭하기 짝이 없다.이에 학부모들의 자식 사랑이 과도하여 교사의 권한을 무시하고 학부모 입맛에 맞추려는 일부 부류도 있고 학원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과중한 과제로 청소년들은 말 그대로 파김치 마냥 지칠대로 지쳐 있는거 같다.다만 청소년 개개인에게도 인격과 개성이 있고 학습 수용능력도 제각각이기에 성적 우수자가 반드시 사회성 우등생이 되라는 법이 없기에 학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갖고 있는 특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개인기를 뒷받침 해주는 것이 오히려 청소년의 앞길을 살려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한국 청소년이 다양한 이웃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이 세계 최하위 수준이라고 한다.이는 '관계 지향성','사회적 협력','갈등 관리'영역이 있는데 성적과 관계가 있는 갈등 관리만 점수가 높았다고 한다.관계 지향성과 사회적 협력은 지역사회.학내 단체의 참여도가 낮음을 증명하고 있는데 학교와 학원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맴맴 돌다보니 나를 제외한 주변과의 소통과 융화는 당연 거리가 멀고 도외시할 수 밖에 없는 꼴이 될것이다.
또한 사회적으로는 늘 좋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을 나와 돈 많은(남친 및 여친) 사람을 만나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점을 늘 주입식으로 듣다보니 청소년의 정서적.심리적 성향은 도태될까 위축이 되고 예민하고 소심해지기 십상이다.과연 이렇게 하여 좋은 성적을 올리면 좋겠지만 개중에는 열심히 노력해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부모의 한탄과 학생의 좌절,포기,절망의 늪은 누가 매꾸어 줄것인가?그래서인지 요즘 청소년들이 기성세대 및 기사회층에 대해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다고 보여진다.기성세대와 청소년들간의 진지하고도 솔직하며 서로를 배려해 주는 대화의 문화는 찾아볼 수가 없다.사회정책을 내놓고 리드하는 지도자층도 마찬가지이다.교육이란 백년대계인 만큼 개인과 사회,국가의 미래를 위해 청사진을 짜야 하는데 교육정책이 졸속으로 흐르다 보니 학생,학부모,교사 모두가 억눌림과 회의,방황,좌절,포기,부정적인 시각을 알게 모르게 마음에 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교육제도,사회 시스템,가정 생활은 어른들 생활의 축소판이며 기성세대의 언어와 행동 하나 하나가 복제되어 청소년들에게 전파되어 가는 것이다.성적도 좋고 이성 교제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청소년 개개인의 취향과 미래에 대한 역량의 발휘이다.좋은 부모 만나고 돈 많은 가정이 아니더라도 청소년은 모두가 사회의 중추역할을 할것이고 희망이다.한참 생각하고 놀며 건전한 이성관계도 문제가 되지 않을텐데 이미 만들어 놓은 교육제도의 틀 안에서만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니 사회 구성원들간의 조화와 균형이 과연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회의감이 밀려온다.
결국 청소년들도 어른이 되고 사회를 이끌어 갈때 과연 그들의 머리 속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 나갈지 궁금하다.장기적으로 뇌에 저장된 단순 보호본능과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사회구조가 향후 10~20년후엔 없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겉으로 보여지는 물질적 풍요로움,성적 향상,외모 가꾸기등이 청소년들의 눈을 미혹시킨다면 심리적.정서적인 안정과 탄탄한 사회 구조 만들기는 요원하지 않을까 한다.지금부터라도 청소년 개개인이 안고 있는 고민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터놓고 대화를 시도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