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색의 수수께끼 밀리언셀러 클럽 82
아베 요이치 외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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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청색의 수수께끼]는 일본 추리소설계의 등용문으로 알려진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하고 등단한 작가들의 중편을 모은 작품집이다. 란포 상은 추리소설 거장 에도가와 란포가 사재로 후원해 1955년에 시작했고, 3회째인 1957년부터는 장편 추리소설 공모를 통해 그중 우수 작품을 시상해 오늘에 이르렀다. 물경 50년이 넘는 동안 많은 추리작가들이 이 상으로 데뷔했는데, 현재 우리에게도 익숙한 모리무라 세이이치, 히가시노 게이고, 기리노 나쓰오 등의 작가들도 이 란포 상이 없었다면 추리작가로서 먼 길을 돌아와야만 했을 것이다. [청색의 수수께끼] 말고도 [적색]이 동시에 나왔고, [흑색]과 [백색]도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1989년 제35회 수상자인 나가사카 슈헤이부터 2003년 제49회의 시라누이 쿄스케, 아카이 미히로까지 그 기간 안에 상을 탄 거의 모든 작가들의 작품이 선을 보여 현대 일본 추리소설의 흐름을 엿보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총 다섯 편의 작품이 수록된 [청색의 수수께끼]의 포문은 1990년 수상자인 아베 요이치의 <푸른 침묵>이 연다. 고향에서의 희망 없고 지루한 삶에서 탈출하기 위해 도쿄에 왔건만 햄버거 가게 비정규직으로 근근히 먹고 살며 하루하루 나이만 들어가는 여주인공 나오코에게, 친구지만 자신과 달리 원대한 푸른 꿈을 안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치에는 우상이나 다름없다. 그런 사치에가 애인과 더불어 동반자살한 시체로 발견되고 더구나 몸을 파는 일을 했다는 걸 알게 되고 충격을 받는 나오코. 사치에는 그런 애가 아닌데...친구의 불명예를 벗겨내기 위해 나오코는 조사를 결심하게 되고 조사 뒤에는 전 일본을 떠들석하게 만들 비밀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평범한(?) 동반자살 뒤에 커다란 음모가 숨어 있다는 설정은 [점과 선] 이후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에서 자주 쓰이는 소재라, <푸른 침묵>이 일본 사회파나 하드보일드의 전통 아래 씌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살인사건과 독자적인 조사, 의문의 조력자, 의외의 결말까지 사회파의 클리쉐들이 너무도 도식적이고 기계적으로 나열되는 느낌이 강한 데다 일본 유력인사의 비밀스런 엽색 행각, 북한 공작원의 위협, 불법 카지노 등 100페이지 남짓한 분량 안에 너무 많은 사회 고발을 하려 해 이도 저도 아니게 된 기분이다. 원고료를 미리 땡기고 미루고 미루다 마감일 직전에 겨우 써낸 듯한 작품이라고 하면 지나친 실례일까.

 

<다나에>는 반가운 후지와라 이오리의 작품이다. 1995년작 [테러리스트의 파라솔]로 란포 상과 나오키 상을 더블 수상한 초유의 쾌거를 이룬 그는 전공투 세대의 아픈 기억과 회한을 허무하고 하드보일드한 필치로 담아낸 [테러리스트의 파라솔] 이후 성공적인 경력을 쌓아왔다. 제목은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한 렘브란트의 명화 <다나에>에서 따왔으며, 유명 화가의 그림에 화학 약품을 투척해 그림을 훼손시킨 사건과 그 사건 뒤에 감춰진 가슴 아픈 비밀을 그리고 있다. 자신의 역작이 망가진 유명 화가가 왜 내 그림을 노린 걸까 하는 의문을 품고 조사에 나서는 게 기둥 줄거리인데, 진상을 알아내는 과정이 독자들이 추리소설에서 응당 기대하는 것처럼 기발하거나 인상적이지 못해 살짝 밍숭맹숭하다. 다만 성공을 위해 몹시도 큰 것을 버리고 달려온 유명 화가가 자신이 놓친 것이, 버린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나를 깨닫는 절절한 회한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작품이다. 후지와라 이오리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된 정서는 지난 날에 대한 후회와 반성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데, 비슷한 경험이 있는 남자라면 눈물이 줄줄 흐를 듯.

 

<터닝 포인트>는 1992년 [파는 여자, 벗는 여자]로 소설 현대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1996년 [왼손에 고하지 말지어다]로 란포 상을 탄 와타나베 요코의 작품. 개인적으로 [파는 여자, 벗는 여자]는 꼭 읽어보고 싶다^^ 유명 백화점에서 자잘한 절도범들을 잡아내는 '보안사'라는 흥미로운 직업을 소재로 삼은 게 독특하다. 날리던 여성 보안사에서 지금은 후배 보안사들을 교육하는 교관이 된 '나'는 늘 치열하고 긴장감이 감도는 현장에서의 즐거움을 잊지 못해 지금 일에 불만이 많다. 나와 쌍벽을 이루던 동료 보안사가 부진하자 그녀를 도와 오래간만에 현장에 복귀하게 된 나는 수상한 중국인 여성 3인조를 본능적인 감각으로 뒤쫓는다. 이 작품의 재미있는 점은 작품 전체에 패러디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는 것. 실제로 있을 것 같지도 않은 보안사라는 직업을 가진 나는 전형적인 경찰소설의 주인공을 통째로 흉내낸 인물 같다. 일선에서 물러나 늘 현장을 그리워하다 우연히 현장에 다시 뛰어들어 혁혁한 전과를 세우는. 그래봐야 좀도둑을 현장에서 잡고 훈계한 후 내보내는(법적인 권한도 일체 없는) 나의 한 마디 한 마디는 하는 일에 비해 어찌나 비장한지 보면서 계속 미소를 짓게 된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여자들의 얼굴을 보는 즉시 직감했다. 교활한 눈빛. 따발총처럼 끊임없이 지껄이면서 다물지 않는 입. 세 명 다 웃음을 띠고 있지만 그 눈은 명백히 사람의 선의나 배려라는 것을 철저하게 튕겨내고 세상의 질서를 굳게 거부하는 악당의 눈이었다."

겨우 브래지어 도둑에게 세상의 질서를 굳게 거부하는 악당의 눈이라니 거창하기도 하다(나는 처음에 그녀들이 브래지어 도둑이라고만 믿고 이런  생각을 한다). 이런 재기 있는 패러디적 정서와 무기력, 무감동한 인생에서 터닝 포인트를 발견하는 나와 동료 보안사의 이야기가 유쾌하고 로맨스도 흐뭇하지만 추리소설로서 빼어난 작품은 아닌 것 같다. 결정적으로 나는 이리저리 휘둘리기만 하고 해결은 결국 다른 사람이 하는데 무슨 대단한 비밀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별로 머리 쓸 여지도 없다.

 

<사이버 라디오>는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으로 그럴 듯한 금융 미스터리를 선보인 전직 은행원 출신 이케이도 준의 작품이다.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이 상당히 만족스러워 기대를 많이 했는데 명필도 붓을 가리는지 중편은 장기가 아닌 것 같다. 가끔씩 머릿속에 다른 사람의 생각이 들리는 주인공은 그 초능력(?)을 좋은 데 쓸 것이지 사기에 이용해 먹고 산다. 특수 능력으로 부정한 기업의 비밀에 접근하게 된 주인공은 한 탕 크게 하기 위해 차곡차곡 준비를 하고 결국 거사일이 밝아온다. 영화 <오션스 11>이나 <토머스 크라운 어페어>, 제프리 아처의 소설 [한 푼도 더도 덜도 말고] 같이 기발한 작전으로 돈을 털어내는 작품들을 콘 게임(con game) 혹은 케이퍼(caper)라 부르는 것 같은데 <사이버 라디오>도 비슷하다. 특히 금융에 조예가 깊은 이케이도 준의 돈세탁 강의 같은 건 실전용이라 흥미롭긴 하지만 현실에 강하게 밀착해 있는 금융 사기라는 소재와 텔레파시라는 초능력이 그렇게 조화롭게 융합된 것 같은 기분은 들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주인공의 마지막 작전이 별로 통쾌하거나 짜릿하지 않다.

 

무난하고 결점도 별로 없지만 이거다 하고 썩 내세울 만한 작품들도 없어 아쉽던 차에 마지막 작품 <온천 잠입>은 그런 갈증을 어느 정도 사라지게 만든 가작이라 할 만해 만족스러웠다. [매치 메이크]로 2003년 란포 상 수상자가 된 시라누이 교스케의 포복절도할 소동극인데, 영화나 연극으로 만들면 좀 잔인하지만 실실 웃음이 터져나올 만한 블랙코미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미모가 탁월하지만 인맥이 없어 조연으로 머물던 여배우가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는다. 프로듀서에게 몸까지 바쳐가며 온천가에서 찍는 사극의 조연을 따낸 것이다. 하지만 여배우의 전 스폰서가 온천까지 쫓아와 같이 죽자고 칼을 들이대니 옷을 홀랑 벗었지만 도망칠 수밖에 없다. 두 남녀의 한밤의 스트립 쇼가 계속되는 가운데 우발적으로 남자가 죽게 되고 여배우는 고뇌에 빠진다. 어떻게 잡은 기회인데 놓칠 순 없지. 하지만 이 시체를 어떡한다...시체가 어떻게 되는지는 여러분이 직접 확인하시길. 죽어서 움직일 수도 없는 시체가 매일 밤 장소를 바꿔가며 발견되는 신기하고도 우스운 이야기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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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우 J 미스터리 클럽 3
미치오 슈스케 지음, 오근영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절친한 두 가족이 있다. 아버지끼리는 의과대학 시절부터 알고 지낸 오래된 사이고, 어머니들도 대학 동창. 자식들까지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친구니 대를 이은 특별한 우정이라고 해도 좋겠다. 두 가족 중 가모 가의 어머니가 암으로 죽고 장례식장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슬픔에 잠기는 것도 잠깐, 아버지 가모 요이치로는 이제 아들 오스케와 함께 2인 가족으로 살아 나가야 한다. 익숙치 않은 살림살이에 난처하지만 뜻밖에도 아직 어린 오스케가 벌써 철이 들었는지 아버지를 돕는 것이 듬직하다. 하지만 오스케는 때때로 벌거벗은 두 남녀가 등장하는 환영에 사로잡히고, 요이치로 역시 기묘한 언행을 일삼아 평화로운 일상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한편 가모 가와 인연이 깊은 미즈시로 가에도 비극이 찾아온다. 어머니 사나에가 자살로 추정되는 사고로 추락사하고, 딸인 초등학생 아키도 교통사고를 당한다. 자동차 운전자는 아키가 일부러 뛰어들었다는 인상을 받았다는데 알 수 없는 일이다. 심지어 아버지 도오루는 정체 모를 약에 중독되어 있어 묘한 환상을 본다. 이쯤되면 시쳇말로 막장으로 가는 두 가족이다. 이 두 가족 주변에서 연이어 벌어지는 기묘한 일들은 무엇을 가르키는 걸까? 궁금해서 한번 잡으면 쉽사리 놓기 어려운 책이다.

 

제7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이라고 한다. 비록 정신병원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라 어딘지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돌고 있지만 끝에 가면 등장인물들의 환상에 전부 논리적인 설명이 뒤따른다. 특히 가모 가와 미즈시로 가에 일어나는 사소하지만 신경을 자극하는 사건들이 모든 진상이 밝혀지는 결말에서 착착 설명되는 부분이 짜릿하다. 예컨대 가모 오스케가 학교 운동회에서 썼던 파란 머리띠가 갑자기 사라진 이유, 미즈시로 아키가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가모 요이치로 아저씨의 팔이 슬쩍 닿기만 했는데도 경끼를 일으킨 이유, 뉴스에는 지진이 보도되지 않았지만 오스케가 잘 때 진동을 느꼈던 이유 등이 낱낱이 밝혀지는 장면은 앞에 일어났던 그 모든 기이한 사건들에 대한 정확히 설명을 제공해 감탄할 정도다.

 

그럴싸한 반전도 있어서 여러 모로 만족할 만한 본격 미스터리기는 한데 개인적으로는 약간 반칙 느낌을 받기도 해 무조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지는 못하겠다. 원래 본격 미스터리는 한정된 용의자를 대상으로 그 안에서 범인을 맞추는 게 장르의 규칙이라 할 수 있다. 과연 이 책에서도 사건이 일어나는 초반부에 용의자들(?)이라 할 수 있는 가모 가와 미즈시로 가의 구성원들의 행적을 한 명씩 실시간으로 묘사한다. 작가가 비록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레 독자들은 이 용의자들의 행적에는 거짓이나 누락이 없을 것으로 믿게 된다. 이것은 본격 미스터리 작가와 독자 간의 암묵적인 약속인 것이다.

 

하지만 작가 미치오 슈스케는 슬쩍 약속을 저버린다. 다른 모든 용의자들의 행적은 한 치의 숨김도 없이 그려내면서 단 한 명의 행적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그리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 작가와의 약속을 철썩같이 믿고 그 안에서 범인을 찾아보려 노력했던 독자들은, 실은 이 부분은 미스터리를 구성하기 위해 일부러 빼놓은 것입니다, 라는 작가의 말에 좌절할 수밖에 없다. 독자의 오해를 자아내기 위한 고의적인 숨기기인 셈인데, 다른 독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어느 정도 떳떳하지 못한 트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기는 했는데 흥미로운 줄거리에 비해 약간 느린 진행과 그다지 인상적으로 꾸미지 못한 클라이막스, 언급한 반칙성 트릭으로 아쉬움도 함께 남은 작품이었다. 

 

요즘 미스터리 소설이 활황세라서인지 여러 출판사에서 미스터리 소설들을 시리즈로 묶어 내고 있는데 특히 일본 쪽에서는 그동안 나온 책이나 앞으로 나올 책의 목록을 보면 'J미스터리 걸작선'이 가장 양질의 작품들을 포함하고 있는 것 같다. 다카무라 가오루의 <황금을 안고 튀어라>는 그야말로 명불허전, <가위남>도 재기발랄했고, <섀도우>도 준수한 편이다. 앞으로 나올 <리비에라를 쏴라> <제3의 시효> <탈취> 같은 작품들에 일본 미스터리 마니아들은 그저 황홀해질 뿐이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들을 두루 소개해 많은 사랑을 받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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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 미스터리를 읽으면서 가장 감탄하게 될 때는 기발한 트릭이나 놀라운 반전보다도 작품에 등장하는 배경이나 공간, 일상 등의 묘사가 너무도 정교함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가만히 보면 일본 미스터리 작가들은 다양한 직업을 갖거나 특별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그동안의 지식을 잘 살려 굉장히 현실감 넘치는 글을 쓴다. 잘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서 많은, 국문과나 문예창작과를 나와 20대 때부터 다른 직업을 가지지 않고 글만 쓰는 작가들이 갖기 힘든 리얼리티가 조금 더 있는 것 같다고나 할까. 예컨대 기시 유스케의 <검은 집>도 중심 줄거리는 사이코패스 살인마와 주인공의 대결이라 보험회사 직원인 주인공이 하는 일 등의 대한 설명은 부차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부분에도 실제 보험회사 출신인 기시 유스케의 경험이 잘 녹아들어 어딘지 믿음이 가는 보험회사 풍경을 그리는데 성공하고 있어 작품의 현장감과 현실감을 한층 높이는데 기여하는 것 같다.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은 제목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은행이라는 배경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를 소재로 하고 있다. 아니, 은행이 배경이 아니라 실질적인 주인공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한 달에도 몇 번씩 방문하고 금융 쪽에 관련해 다양한 일을 보는 은행이라는 공간과 그 안에서 출세를 꿈꾸고 행복한 삶을 지향하는 모든 은행원들의 이야기니까. 작가인 이케이도 준은 실제로 미쓰비시 은행을 다닌 경력이 있다고 하는데, 처음에 언급한 대로 자기의 경험을 작품에 잘 녹여 그럴듯한 소설을 써내는 또 하나의 작가로 보면 틀림이 없을 것 같다. 은행 출신이라 돈이 도는 원리나 은행이 굴러가는 구조에 대해서는 빠삭할 테니 그 지식을 바탕으로 '금융 미스터리'라는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단다.

 

그렇다면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이케이도 준표 금융 미스터리의 재미는 어떨까? 감히 몰아일체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다. 근래 들어 이 책만큼 몰입하며 읽은 작품은 없었던 것 같다. 도쿄제일은행 나가하라 지점에 근무하는 10명의 은행원들이 돌아가며 한 챕터씩 주인공을 맡는 이 작품의 주된 미스터리는 현금 100만 엔 분실 사건과 그 사건을 조사하던 니시키 대리의 실종이다. 사실 다른 추리소설들에서도 현금 도난과 실종이라는 소재는 쎄고 쎈데다, 이 작품의 결말에서 밝혀지는 사건의 진상은 대단할 것이 없으며, 반전도 있어 구색은 맞췄지만 그렇게 인상적인 반전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정신없이 읽어 내려갈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은행과 은행원들의 묘사에 대한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사실성 때문이다.

 

작가는 그토록 익숙하고 평범해 보이는 은행 속에 요동치는 출세의 의지나 실적에 대한 맹목적인 집착, 탐욕과 그로 인한 파멸 등을 너무도 선명하게 그려내 아마도 이 책을 보고 나면 은행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이 더 이상 편하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작가 그 자신 혹은 작가가 겪어왔던 상사, 동기, 후배들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은행원들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처음부터 누가 나쁜 상사, 욕심 많은 은행원이 되고자 마음먹었겠는가. 예를 들어 지나치게 실적만을 강조해 모든 부하들의 미움을 사고, 간접적으로 니시키 실종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부지점장을 보자. 그는 아버지가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가난을 겪으며 겨우 상고를 나와 간신히 은행원이 될 수 있었는데, 첫 월급을 어머니에게 드리며 "지금까지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다. 아무 말 못하고 눈물만 뚝뚝 흘리는 어머니를 보고 만감이 교차할 뿐이다. 은행을 다니면서 그는 가정도 꾸려 사람 구실도 할 수 있게 되었고 가정 안에서 소박한 행복도 느낀다. 이렇게 살아온 그가 은행의 성공과 자신의 성공을 동일시하게 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지 않을까.

 

찬찬히 따져보면 원래부터 나쁜 사람 하나 없었던 은행원들이 결국 범죄도 저지르고 실적의 노예가 되는 것은 어쩌면 실적 지상주의만을 강요하는 은행에서 일했다는 이유 하나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은행에서 일하면서 범죄자가 된 모든 은행원들은 어쩌면 은행이라는 너무도 거대하고 위압적인 괴물에 맞서 자기 몸과 정신을 지키지 못했던 것에 불과한 단지 약하디 약한 피해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 소설이었다. 이런 작품을 보고 우리나라 관공서에서 일하는 공무원이 나도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관공서를 배경으로 현실감 넘치는 소설을 써볼까 하는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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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남 J 미스터리 클럽 2
슈노 마사유키 지음, 김수현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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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쿄를 벌벌 떨게 만드는 연쇄살인범 가위남을 둘러싼 이야기. 그는 끝을 날카롭게 간 가위를 들고 시내를 배회하다 노상방뇨를 하는 남자들을 싹둑, 하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가위남이 노리는 건 한창 때인 여고생들로 끈으로 목을 졸라 죽인 다음 가위를 목에 꽂아 넣는 의식을 펼치는데 이미 두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세번째 희생자를 물색 중이다. 가위남은 다음 희생자를 고르고 공을 들여 등하교길, 평소의 생활 등을 조사하는데, 보람찬 하루의 스토커질을 마치고 돌아오는 도중 공원에서 자신이 점찍은 희생자가 죽어 있는 걸 발견한다. 놀랍게도 끈으로 교살된 상태에, 목에는 가위가 꽂혀 있다. 이건 내 방식이잖아. 특허권을 주장할 새도 없이 사람들이 몰려오고 졸지에 살인마 가위남이 시체 발견자가 됐다. 가위남은 자신의 모방범에 흥미를 느끼고 독자적인 수사를 개시한다.

 

한편 세번째 희생자가 발생하고 뭇매를 맞던 경찰은 FBI에서 연수를 받은 범죄심리 분석관 호리노우치까지 파견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선다. 경시청 캐리어들이 벌떼같이 몰려들면서 원래 담당인 메구로서 형사들은 힘들고 소득 없는 탐문이나 다니면서 핵심 수사에는 소외되는데 뜻밖에도 호리노우치는 출세한 사람치고는 소탈한 사람이라 메구로서 형사들을 데리고 일종의 유격대를 조직한다. '메구로 스트리트 이레귤러즈'가 바로 그 이름인데(셜록 홈스가 지휘하는 소년 탐정단 베이커 스트리트 이레귤러즈에서 따왔다고), 그들은 기존 경찰과는 다른 선에서 가위남을 추적하기로 결심한다.

 

크게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지만 아주 재미있고 무엇보다 트릭이 만족스럽다. 제13회 메피스토상 수상작이라는데, 국내에 소개된 이 상의 수상작들을 살펴보면 미스터리에 기반한 엔터테인먼트 작품을 대상으로 하면서도 독창적인 면이 있는 작품들을 주로 뽑는 것 같더라. 개인적으로는 19회 수상작인 마이조 오타로의 <연기, 흙 혹은 먹이>를 가장 재미있게 봤는데 이번에 바뀌었다. <가위남>이야말로 내겐 베스트 메피스토상 수상작이다.

 

늘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삶에 애착이 없는 가위남은 일종의 해리성 인격장애를 겪고 있어 자신의 망상 속에 존재하는 박학다식하고 비아냥거리길 좋아하는 의사(아무래도 정신과 의사인 듯)와 혼자서 대화를 한다. <가위남>은 한 몸에 존재하는 기묘하고 이질적인 두 존재, 가위남과 의사가 서로 삐걱대면서도 2인3각의 수사를 펼치는 챕터와 메구로 스트리트 이레귤러즈 형사들의 챕터가 한 장씩 진행되다 나중에 하나로 만나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가위남도 독특하고 매력적이지만 형사들도 만만치 않다. 개인적으로는 이 형사들을 주인공으로 한 다른 소설들도 보고 싶은데 짠돌이에 옛날 사람이지만 성실한 시모카와, 냉소적이고 머리 회전이 비상한 무라키, 줄담배의 민완 마쓰모토, 자기도 형사 하나 몫은 한다고 주장하지만 풋내기에 불과한 이소베와 막내 신도 더구나 냉철한 형사과장 우에이다까지 메구로 스트리트 이레귤러즈가 나오는 장면들은 한 편의 잘 쓴 경찰소설로도 손색이 없는 것 같다.    

 

무엇보다 가위남의 정체가 밝혀지는 후반부가 가장 놀랍지만, 모방범 역시 만만한 사람은 아니다. 책을 끝내자마자 처음으로 돌아가 하나씩 맞춰봐야 하는 그런 트릭을 사용하고 있는데 찬찬히 따져보니 작가가 정말 정교하게 트릭을 짰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재기를 발휘한 부분이 도처에 넘쳐나더라. 물론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장면은 그냥 생략하고 넘어간 경우도 있어 약간의 결격 사유는 있지만. 가위남이 희생자를 물색하고 서서히 살인을 준비하는 과정을 리얼하게 보여줘 그런 쪽의 어두운 재미도 충분하고, 혼란과 망상에 빠진 가위남의 심리를 파고들어 <양들의 침묵> 같은 사이코 스릴러물이 연상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 가장 생각나는 작품은 역시 <살육에 이르는 병>. 그래도 그 작품과는 다른 재미도 충분하니 꼭 읽어보시길. 번역자 분이 <가위남>과 독자의 맞선을 중매하는 중매쟁이가 된 기분이라고 후기에서 적었는데, 맞선남 입장에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런 미인(의 작품)이라면 몇 번이고 또 봐도 괜찮을 것 같다. 슈노 마사유키의 다른 작품들도 부디 검토해줬으면 좋겠다. 

 

 

p.s/ 가위남은 출판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일본 출판사와 한국 출판사 풍경이 어찌나 비슷하던지. 어디나 책 만드는 곳은 비슷하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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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gbong 2008-05-26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슈노 마사유키 다른 책들도 정말 읽고 싶어요...반전도 반전이지만 정말 재밌게 읽었어여~ 제다이님도 출간서적선정에 참여하시나여 부탁드릴게 많은데요^^
불야성은 찾을수가 없네요..인터넷헌책방 서핑중 재고있음으로 찾아냈는데 판매자에게 연락하니 없다는군요..헌책방은 업데이트가 너무 형편없어서ㅠㅠ
영화는 봤는데...경험상 무조건 영화화된 소설은 책부터 읽어야한다는생각이
강하게 들어요

jedai2000 2008-05-27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슈노 마사유키는 다른 책들은 엔터테인먼트보다는 추리소설이라는 구조 자체를 파고드는 아카데믹한 느낌의 작품들이 많대요. 그래서 상업성이 별로 없다는군요. <불야성>은 저도 너무 좋아하는 책이고 기회가 된다면 꼭 제가 내고 싶습니다. 그런데 저도 윗분들 설득이 어렵네요. 이 책이 좀 너무 쎈 책이라서요 -_-;; 어디 용기 있는 출판사 없나요
 
위험한 계약 1 뫼비우스 서재
할런 코벤 지음, 김민혜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세계적인 인기 작가 할런 코벤, 그는 평범한 사람이 유괴, 살인 등의 범죄에 저도 모르게 말려들어 온갖 고생을 하다 겨우 일상으로 돌아오나 했더니 아찔한 반전 한 방으로 모든 게 뒤집어진다는 설정을 가진 일련의 완성도 높은 서스펜스 스릴러들로 정평이 나 있다. 국내에도 <영원히 사라지다> <밀약> <마지막 기회> <단 한 번의 시선> 같은 작품들이 소개되어 반응이 괜찮았는데 이 작품들은 각각 다른 주인공들이 활약하는 독립적인 이야기로 진행되어 서로 이어지는 바는 거의 없다(일부 작품들에서 등장인물을 한두 명 정도 공유하는 정도). 하지만 코벤의 진정한 출세작은 따로 있었으니 스포츠 에이전트인 마이런 볼리타가 매번 주인공으로 등장해 활약하는 8편의 시리즈가 바로 그것이다. 요즘은 독립적인 작품들(보통 스탠드 얼론이라 부른다)에만 몰두하고 마이런 볼리타 시리즈는 잘 쓰지 않는 것 같은데, 아무튼 1995년에 발표된 <위험한 계약>은 할런 코벤이 분신과도 같은 마이런 볼리타를 세상에 처음 선 보인 작품이라 제법 의의가 있다 하겠다.

 

작가가 아무리 같은 주인공으로 연속되는 시리즈를 쓰고 싶어도 독자들이 환영하지 않으면 제대로 시리즈가 이어지지 않을 텐데, 이 작품을 읽어보니 마이런 볼리타는 너무도 매력이 넘치는 인물이라 무려 8편이나 되는 시리즈에서 활약하고 독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날리던 농구 실력을 가진 그는 백인은 점프를 잘 못한다는 속설과는 달리 점프도 높았고, 투견과도 같은 투지가 있어 발군의 득점력과 리바운드 능력을 자랑하는 포워드였다. NCAA(전미대학농구)에서 우승컵도 거머쥐고, NBA에서도 명문 보스턴 셀틱스에 8위로 지명되지만 시즌 초반에 다리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어 첫 해에 은퇴하는 비운의 선수가 되었다. 올해야 보스턴 셀틱스가 잘나가지만 9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드래프트 2순위로 뽑은 선수가 약물로 사망하는 등 악재가 무척 많았는데, 만약 마이런 볼리타가 실제 인물이었다면 셀틱스의 저주 중 한 명으로 기억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계속 뛰었어도 크게 빛을 보긴 힘들었을 거라고 보는 게 고작 193센티미터의 백인 포워드가 NBA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NBA팬으로서 순간 흥분해 엉뚱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말았다. 

 

선수로서는 운이 좋지 못했지만, 다른 스포츠 에이전트와는 달리 직접 스포츠 세계의 한복판에서 뛰었던 경험을 살려 선수들에게 인간적으로 다가가는 마이런 볼리타. 아직까지는 햇병아리 에이전트에 불과하지만 풋볼 계의 대학 최대어 크리스천을 손에 넣은 뒤로 모든 것이 달라질 태세다. 그런데 미남에 에이스 쿼터백에 성격도 좋은 크리스천에게는 한 가지 아픔이 있었으니, 치어리더였던 애인 캐시가 대학 내에서 실종된 채 2년이 지나도록 발견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캐시가 죽었다고 생각하지만 가족들 마음은 어디 그럴까. 재미있는 건 지금은 헤어졌지만 마이런과 전에 사귀던 애인이 캐시의 언니 제시카라는 것이다. 제시카가 크리스천에게 마이런을 에이전트로 소개시켜줘 지금의 관계가 맺어졌다고 보면 틀림없을 듯. 캐시는 비록 없지만 관계자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 서서히 아픔도 잊혀져갈 무렵 모든 것이 바뀌는 사건이 일어난다. 죽었다고 생각한 캐시의 누드 사진이 실린 잡지가 크리스천에게 배달되어 오고, 캐시로 추정되는 목소리로부터 전화도 걸려온다. 게다가 캐시 실종 사건을 나름 혼자서 조사하던 제시카와 캐시 자매의 아버지도 거리에서 칼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도 벌어진다. 혼란스러워져만 가는 상황 속에서 제시카는 사건의 재조사를 옛 애인 마이런에게 부탁하는데, 그는 제시카의 마음을 다시 얻기 위해 그리고 고객인 크리스천의 마음을 안정시켜주기 위해 진실을 파헤치기로 결심한다.

 

미국의 미스터리/스릴러에 등장하는 탐정을 보면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는 것 같다. 필립 말로나 루 아처같이 세상의 모든 고민을 혼자 얼싸안은 듯한 우울하고 멜랑콜리한 분위기의 탐정들이 있는가 하면, 어떻게 사건의 핵심을 파고들 것인가 보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농담을 구사할 수 있을까만 연구하는 듯한 유쾌한 재치꾼 타입이 또 있는 것 같다. 재치꾼 타입 하면 고전에 해당할 렉스 스타우트의 아치 굿윈 탐정도 있고, 그레고리 맥도널드의 플레치나 로렌스 샌더스의 맥널리가 떠오를 법한데, 마이런 볼리타 역시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끝내주는 농담 실력과 확실한 장난기를 보여주는 재간둥이다. 그에게는 캐시의 실종이라는 핵심 사건 말고도 그가 관리하는 선수가 갱들로부터 협박을 받고 있는다는지 하는 온갖 악조건이 넘쳐나는데, 어떤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농담을 그치지 않는 그의 모습에 시종일관 미소를 띄며 페이지를 넘겼다. 꼬이고 꼬인 난제들을 거침없이 풀어나가는 마이런과 그의 절친한 친구 윈의 활약은 그야말로 시원시원해 적수가 없을 지경. 참고로 윈은 마이런 볼리타 시리즈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할 정도로 비중이 큰데, 엄청나게 잘 생긴 얼굴에 적들은 다짜고짜 죽여버리는 냉혹한 심장을 가지고 있다.

 

크리스천을 모든 걸 가진 사나이라고 표현한다면 마이런 역시 마찬가지다. 래리 버드 같은 농구 솜씨에 제리 맥과이어 같은 인간미, <다이 하드>의 존 맥클레인 형사 같은 유머 감각과 터프함, 셜록 홈스 같은 추리력을 한몸에 겸비했으니 요즘 유행하는 말로 엄마 친구 아들이 아닐런지. 마이런은 그간의 치밀한 조사를 통해 용의자를 몇 명으로 압축하고는 결말 즈음해서 용의자들에게 함정을 판다. 원래 미스터리/스릴러에서 논리와 추리로 범인을 압축하지 못하고, 함정 수사를 통해 범인을 밝혀내는 건 하수의 방법이다. 할런 코벤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낸단 말야, 하고 혀를 찼는데 기우였다. 범인의 정체를 마이런은 미리 알고 있었고, 그렇게 생각한 이유도 결말에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추리로 밝혀낸다. 유머와 하드보일드적 세계관, 정통 미스터리가 공존하는 독특한 맛이 있는 엔터테인먼트 소설로서 수준이 대단히 높다. 무엇보다 마이런 볼리타는 한번 믿어봐도 괜찮은 놈이라는 걸 보증한다.

 

 

 

 

p.s/ TV쇼나 시트콤 등 대중문화에 기반한 농담이 엄청나게 많은데 일일이 역주를 단 번역자, 편집자의 노력 덕분에 한층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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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gbong 2008-05-26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이런 볼리타'가 전 너무 좋네요..페이드 어웨이도 출간되었으니 다음 시리즈도 꼭 나와주길 바래봅니다.

jedai2000 2008-05-27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페이드 어웨이> 봐야 하는데 말이죠. 이런 시원한 스릴러 소설이라면 얼마든지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