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368. 2016.10.2. 논둑길에 앉아



  작은 그림책을 들고 논둑길을 달리며 놀던 책돌이가 논둑길에 폭 앉는다. 왜? 다리가 아파서 쉬려고? 느긋하게 앉아서 책을 보고 싶어서? 가을바람에 살랑이는 풀노래를 듣고 싶어서? 누나랑 아버지가 얼른 저를 따라잡아서 예까지 오라고?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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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367. 2016.10.8. 생각 잠기기



  책을 읽으면서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 책 한 권은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도록 북돋아 줄까. 늘 하는 생각일까? 새롭게 날갯짓하는 생각일까? 처음으로 품는 생각일까? 어제에 이어 다시 하는 생각일까? 알쏭달쏭해서 수수께끼로 남는 생각일까? 이야기를 좇으면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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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79. 2016.10.11. 칼질 썩썩



  비바람에 떨어진 모과를 잔뜩 주웠으나 며칠 동안 모과 썰기를 미루었다. 이래서는 안 될 노릇이지 하고 스스로 생각하며 씩씩하게 썰어 본다. 해마다 모과썰기가 수월해진다고 느낀다. 참말로 해 보면 된다. 미루니까 늦춰지고, 미루면서 나 스스로 내 살림새를 제자리걸음이나 뒷걸음이 되도록 하고야 만다. 말없이 부엌에 앉아 모과썰기를 하니 두 아이가 어느새 달라붙어 “내가 설탕 넣어야지!” 하고 노래하며 일손을 거든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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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366. 2016.10.9. 읽어 봐



  읽어 보렴. 책 말고 이야기를 읽어 보렴. 읽어 보렴. 글씨 말고 마음을 읽어 보렴. 읽어 보렴. 네 이름이 태어나고 네 넋이 자라는 숨결을 읽어 보렴. 네 손에 쥔 책을 거쳐서 흐르는 바람 한 줄기를 읽어 보렴.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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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골짝물에 폭 앉아서



  사름벼리는 골짝물에 폭 앉아서 물내음을 맡고 물빛을 보고 물소리를 듣고 물결을 느껴. 이 골짝물은 가뭄에 마르지 않는데, 어떻게 한결같이 싱그러운 숨결로 흐를 수 있을까. 이 골짝물은 숲을 살찌우고 살리는데, 어디에서 비롯하여 어떻게 이 땅을 적실 수 있을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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