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숲노래 글쓰기

나는 말꽃이다 5 알기에 배운다



  1994년에 ‘낱말책’이란 이름을 짓고서 2020년에 ‘말꽃’이란 이름을 붙여 보는데, 1994년에는 “낱말책 : 낱말을 모은 책”으로 바라보았다면, 2020년에 이르러 “말꽃 : 새롭게 살아가는 하루가 되도록 마음에 생각으로 심을 씨앗이 될 말을 차근차근 짚어서 차곡차곡 엮은 다음 알맞게 가다듬고 골라 서로 다른 자리에 저마다 다른 결하고 쓰임을 즐겁게 읽고 느껴서 아름답게 쓰도록 이끌어 넉넉히 피어나도록 징검다리가 되어 주는 책”으로 바라봅니다. 두 낱말 ‘낱말책·말꽃’을 섞어서 씁니다. 자리에 맞게 쓰고 싶기도 하지만, 어느 하나를 가리키는 낱말은 꼭 하나만 있지 않아도 된다고 느낍니다. 여러 낱말로 한 가지를 가리켜도 좋아요. 또, 한 낱말로 여러 가지를 가리켜도 재미나지요. 이를테면 ‘눈’이나 ‘배’란 한 가지로 여러 가지를 가리키거든요. 말꽃짓기란 ‘배우면서 새로 알아가는 기쁜 길’입니다. ‘배워서 알았기에 이다음으로 더 알아차려서 한결 깊고 넓게 나아갈 넋이 있으리라 여기는 새로운 길’이기도 합니다. 이 낱말을 오늘 이렇게 풀어냈기에 끝나지 않습니다. 자꾸자꾸 배울수록 뜻풀이를 새롭게 할 만하고, 살을 붙일 만하며, 다르게 바라볼 만해요. 알기에 안 끝내고, 알기에 더욱 신나게 배웁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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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나는 말꽃이다 4 모두 읽는다



  말꽃을 쓰려면 모두 읽습니다. 말꽃에 실을 낱말은 하나도 못 가려요. ‘이 낱말은 마음에 드니 올리고, 저 낱말은 마음에 안 드니 뺀다’는 일을 안 합니다. 말꽃지음이는 ‘좋고 싫고’를 가릴 수 없습니다. 아니, 가려서는 안 되지요. 말꽃지음이는 ‘깨끗하고 더럽고’도 가릴 수 없습니다. ‘옳고 그르고’조차 가릴 수 없어요. 모든 말을 오롯이 바라보고 그대로 느끼며 고스란히 담아낼 노릇입니다. 따라서 말꽃지음이한테는 어떠한 ‘종교나 철학이나 주관이나 사상이나 계보’가 하나도 없습니다. 아니, 이러한 갈래를 하나라도 품으려 하다가는 그만 말꽃이 뒤틀리거나 비틀려요. 말꽃지음이는 성경도 불경도 꾸란도 읽습니다. 말꽃지음이는 책도 읽고 살림도 읽고 숲도 읽고 아이도 읽고 사랑도 읽으며 나라도 읽고 온누리(우주)도 읽는데다가, 마음이며 생각도 읽고 풀꽃나무도 읽고 풀벌레랑 새랑 구름이랑 빗방울이랑 눈송이까지 읽습니다. 하나도 안 가리고 다 읽기에 말꽃을 씁니다. 자, 보셔요. 바퀴벌레를 읽어야 ‘바퀴벌레’를 고스란히 다루어 싣겠지요. 지네도 지네대로 읽어야 ‘지네’를 꾸밈없이 실을 테고요. 무엇이든 읽고 헤아려서 그 이름을 얻어 낱말이 된 살림·목숨·이야기·삶을 차근차근 풀어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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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나는 말꽃이다 3 아이 어버이



  말꽃을 쓸 적에는 낱말을 잘 모으고, 잘 모은 낱말을 잘 다루며, 잘 다룬 낱말을 제대로 풀이하고, 제대로 풀이한 낱말을 알맞게 엮으며, 알맞게 엮은 낱말을 슬기로이 추슬러서, 슬기로이 추스른 낱말을 즐겁게 쓰는 길을 밝힐 노릇입니다. 이 길을 여러모로 짚을 생각이고, 뜻풀이를 어떻게 하느냐도 여러 벌 돌아보려 합니다. 쉽고 흔한 말일수록 뜻풀이에 품이 많이 들면서 오래 걸려요. 어렵고 드물게 쓰는 말일수록 뜻풀이에 품이 적게 들면서 일찍 끝나요. 이래서 말꽃쓰기가 더 재미납니다. 자, 흔하고 쉽다 할 만한 ‘아이·어버이’란 낱말이 있어요. 두 낱말을 어떻게 풀이해 볼까요? 어린이한테, 또 이웃나라 사람한테 두 낱말을 어떻게 이야기하겠습니까? 두 낱말은 여러모로 뜻을 붙일 만한데, 겉으로 느끼거나 보는 풀이를 넘어 ‘속풀이’를 할 적에, 저는 “아이 : 어머니하고 아버지 삶·살림·사랑을 하나로 받으며 태어난 숨결”로, ‘어버이 : 어머니하고 아버지라는 서로 다른 두 갈래 삶·살림·사랑을 하나로 녹여서 아이한테 물려주는 숨결”로 다루려 합니다. 이 ‘속풀이’는 더 살을 붙일 만하고, 자꾸자꾸 새롭게 살을 붙여도 좋아요. 생각을 즐겁게 펼 ‘꾸러미가 되도록  삶·살림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말꽃이 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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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나는 말꽃이다 2 말꽃, 꾸러미, 낱말책, 말모이, 사전



  흔히들 ‘사전’이라 하는데, 한글로 적는 이 낱말은 한자가 다른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사전(事典) : 여러 가지 사항을 모아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고 그 각각에 해설을 붙인 책”이며, 둘은 “사전(辭典) : 어떤 범위 안에서 쓰이는 낱말을 모아서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여 싣고 그 각각의 발음, 의미, 어원, 용법 따위를 해설한 책”입니다. 우리말을 담은 책은 ‘국어사전(國語辭典)’이라 하지요. 그런데 ‘국어’나 ‘사전’은 모두 일본이 퍼뜨린 한자말입니다. 일본 우두머리를 섬기는 사람이란 뜻으로 ‘국민’이라 했고, 일본 우두머리를 섬기는 사람이 쓰는 말이 ‘국어’였어요. 이리하여 우리나라에서는 ‘말모이’란 이름을 새롭게 쓰려 했습니다. 말을 모았으니 ‘말 + 모이’인데요, 말을 다룬 책이라 여겨 ‘말책·낱말책’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모은다는 대목으로 헤아리면 ‘꾸러미’라 해도 돼요. 이야기를 모으든 말을 모으든 모두 ‘꾸러미’입니다. 저는 1994년에 ‘낱말책’이란 말을 지어 보았고, ‘꾸러미’로 써도 좋다고 여기며 ‘말꽃’을 새로 쓰려고 합니다. 말이 빛나도록, 말이 사랑스럽도록, 말을 즐기도록, 말에 생각을 담는 길을 상냥하고 참하며 곱고 슬기로이 다루도록 엮는다는 뜻에서 ‘말꽃’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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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나는 말꽃이다 1 말꽃은 혼자 쓴다



말꽃은 혼자 씁니다. 둘이나 셋도 아닌, 넷이나 다섯도 아닌, 언제나 혼자 쓰는 꾸러미입니다. 말꽃 같은 책을 혼자 쓴다니 언뜻 ‘뭇눈(객관)’을 못 담는다고 여길 만하지요. 그런데 말꽃을 둘이나 여럿이 쓰면 엇갈리거나 흔들려요. 말꽃은 낱말 하나를 풀이하고 보기글을 달며 보탬말을 붙이면서 끝나지 않아요. 비슷하면서 다른 말을 한덩이로 묶어서 서로 어떻게 비슷하면서 다른가를 다루기에 말꽃입니다. 말꽃을 여럿이서 쓴다면 비슷하면서 다른 말을 한덩이로 못 묶기도 하지만, 끝없이 겹말풀이·돌림풀이가 되고 맙니다. 이 때문에 말꽃이라고 하는 꾸러미가 ‘뭇눈(객관)’을 담도록 하자면 언제나 한 사람이 쓰는 길을 가지요. 다만, 말꽃이라고 하는 꾸러미를 한 사람이 쓰되 뭇사람(모든 사람)이 이 꾸러미에 담기거나 깃들 낱말풀이랑 보기글이랑 보탬을 살펴봅니다. ‘지은이(편찬자)’는 한 사람이되, ‘살핌이(감수자)’는 적어도 즈믄 사람인 꾸러미가 말꽃이에요. 다 다른 자리에서 다 다르게 살림을 지으며 살아가는 이들이 말꽃 하나를 놓고 여러 다른 눈길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알려주어요. 말꽃지음이는 이 뭇말을 골고루 듣고 찬찬히 받아들여서 손질하고 가다듬고 추스르고 고치고 보탭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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