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꽃

나는 말꽃이다 25 바탕말 ㄴ



  어린이부터 읽는 낱말책이라면, 이 가운데 다섯∼일곱 살 어린이가 처음 읽는 낱말책이라면 ‘바탕말 = 올림말’이 될 만합니다. 다섯 살 어린이 낱말책은 올림말을 더 많이 다루지 않아요. 살아가며 생각을 나누는 바탕이 될 말을 어느 때·곳에 알맞고 즐겁게 쓰느냐 하는 놀이를 들려줍니다. 여덟∼열 살 어린이 낱말책이라면 바탕말을 500∼700쯤 두면 되겠지요. 열하나∼열셋 어린이 낱말책이라면 1000∼1200쯤, 열넷∼열아홉 푸름이 낱말책이라면 1500쯤, 어른 낱말책이라면 2000∼3000쯤으로 잡을 만합니다. 이 얼거리를 다시 보자면, 나이 흐름에 따라 이 낱말이라면 ‘살며 생각을 나눌 만하다’라 하겠지요. 그러니까 이 바탕말을 모르고서는 낱말책을 읽지 못하는 셈이요, 이 바탕말을 안 살피며 아무 낱말이나 뜻풀이에 넣는다면 낱말책을 읽기 어렵습니다. 이는 곧 어린배움터(초등학교)하고 푸른배움터(중·고등학교)에서 바탕말(밑말)부터 제대로 헤아리도록 이끌고 가르치고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낱말책은 사람들이 말을 더 많이 알도록 내몰거나 이끌지 않아요. 사람들이 말을 제대로 느끼고 알아서 생각을 살찌우는 바탕이 되도록 엮고서 징검다리 노릇만 조용히 할 뿐입니다. 이리하여 “바탕말 = 삶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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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나는 말꽃이다 24 바탕말 ㄱ



  낱말책을 엮으려면 먼저 ‘바탕말’을 세웁니다. 어떤 낱말을 싣고서 어떻게 다루느랴를 따지기 앞서, ‘바탕말’이 있어야지요. 달리 말하면 ‘밑말’입니다. 집을 지을 적에 집터에 세간이나 살림부터 갖다 놓지 않습니다. 집으로 지을 터가 오래오래 넉넉하고 즐겁게 이어가도록 ‘바탕·밑’부터 제대로 다지지요. ‘바탕·밑’을 제대로 안 다지고서 기둥을 세우거나 지붕을 올리거나 세간이며 살림을 들이면 와르르 무너집니다. 비가 오면 쓸릴 테고요. 이처럼 낱말책에서도 올림말에 앞서 바탕말부터 가다듬습니다. 이 바탕말은 ‘풀이를 하기 가장 어렵고 오래 걸리며 자꾸 보태야 하는 말’이면서 ‘생각을 나누는 길에 바탕이 되는 말’입니다. 이 바탕말은 ‘다른 낱말을 풀이할 적에 쓰는 말’이기도 합니다. ‘거칠다’ 뜻풀이 가운데 “13. 몸을 쓰는 일이 많아 힘들다 (숲노래 말꽃)”가 있는데요, ‘몸·쓰다·일·많다·힘·들다’가 바로 바탕말입니다. 그야말로 자주 쓰면서 자주 쓰는 줄 느끼지 못하기에 바탕말이기도 합니다. ‘바람·밥·먹다·살다·사랑·앞·옆’도 바탕말이지요. 낱말책을 엮는 바탕이 될 말을 눈높이에 따라 가눕니다. 어린이부터 읽느냐, 푸름이부터 읽느냐, 어른이 읽느냐를 가누며 바탕말을 셈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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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나는 말꽃이다 23 사전과 사진



  저는 말꽃을 쓰면서 빛꽃(사진)을 늘 신나게 찍습니다. 두 가지는 매우 다른 갈래인 듯하지만 어쩐지 매우 닮아요. 똑같지는 않으나 한둥이 같아요. 하나로 태어난 두 숨결이라고 할까요. 말꽃은 생각을 살찌우면서 마음에 빛을 실어나르는 빛줄기라고 한다면, 빛꽃은 생각을 가꾸면서 마음에 빛이 태어나도록 북돋우는 햇살이라고 할 만하구나 싶습니다. 말꽃이든 빛꽃이든 꾸밈없이 담아내는 길은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바라보는 눈썰미랑 눈높이랑 눈길을 고스란히 풀어내요. 좋고 싫음이나 옳고 그름이 아닌, 오직 우리 삶결이 그대로 말꽃하고 빛꽃에 드러납니다. 말 한 마디가 아름답다면 그이가 짓는 삶이 아름답기 때문이에요. 왼쪽이거나 오른쪽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빛꽃 하나가 아름답다면 그이가 가꾸는 오늘이 아름답다는 뜻이에요. 이렇게 배웠거나 저렇게 익혔기 때문이 아니에요. 이 대목을 읽으면 좋겠습니다. 훌륭한 말풀이나 멋진 빛그림 하나가 아닌, 우리 스스로 저마다 다른 오늘 하루를 저마다 다른 눈빛을 밝혀 저마다 다른 손길로 일구는 길이 말풀이나 빛그림으로 드러납니다. 자, 저마다 즐기기로 해요. 자, 저마다 노래하기로 해요. 우리는 언제나 다 다르면서 같은 하늘빛이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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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꽃이다 22 샘물 같은 님



  나라에서 펴낸 낱말책에 ‘선생님’이 올림말로 나옵니다. “‘선생’을 높여 이르는 말”로 풀이합니다. 일본은 ‘선생(先生)’을 매우 자주 흔히 씁니다. 일본이라면 이 말씨로 넉넉할 테지만, 우리는 달라요. 우리말 ‘스승’이 있고, ‘길잡이·길라잡이’하고 ‘이슬떨이·이슬받이’도 있어요. 그리고 경상도에서 고장말로 ‘샘·샘님’을 두루 써요. 어느 모로 본다면 ‘선생님’을 ‘샘·샘님’으로 소리낸다고 여길 테지만, 새로 본다면 “숲에서 싱그럽게 새로 솟아서 온누리를 맑게 돌보는 물 (숲노래 말꽃)”인 ‘샘·샘물’을 “사람을 가르치는 사람”을 가리키는 새말로 삼을 만합니다. 낱말책은 누구하고라도 어깨동무하는 징검다리 노릇을 하는 꾸러미예요. ‘샘·샘님(←선생·선생님)’을 오늘부터 즐겁고 새롭게 받아들여 누릴 수 있도록 뜻풀이를 새로 붙여 봅니다. “숲이나 멧골에서 비롯하여 온누리를 시원하고 포근하며 새롭게 적시고 돌보는 물줄기처럼, 누구라도 슬기롭고 상냥하게 가르치면서 스스로 새롭게 배울 줄 아는 몸짓이 되고, 언제나 부드럽고 너그러운 품이 되어 즐거이 앞장서고 먼저 살림을 지어서 익힌 하루를, 차근차근 이야기로 들려주면서 어깨동무를 하는 사람 (숲노래 말꽃)”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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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꽃이다 21 뜻풀이 해내기



  ‘나무’는 ‘나 + 무(모)’나 ‘나 + ㅁ + ㅜ(ㅗ)’인 얼개입니다. 나무를 어떻게 풀이하면 어울리면서, 나무 숨결을 찬찬히 짚고서 이야기를 엮는 실마리를 누릴 만할까요? 서울에서 자라는 나무랑 숲에서 자라는 나무는 얼마나 다르거나 닮을까요? 먼 옛날 살던 나무랑 오늘날 사는 나무는 얼마나 다르거나 같을까요? 마당에 씨앗으로 심어서 돌본 나무하고 길거리에 있는 나무는 얼마나 다르거나 비슷할까요? 붓꾼(학자)은 “나무 : 1. 줄기나 가지가 목질로 된 여러해살이 식물 2. 집을 짓거나 가구, 그릇 따위를 만들 때 재료로 사용하는 재목 3. 땔감이 되는 나무 (국립국어원 말꽃)”처럼 풀이하더군요. 이 풀이가 마음애 든다면 그냥 지나갈 테지만, 아무래도 새로 뜻풀이를 해야 어울리겠구나 싶으면 “나무 : 1. 줄기와 가지가 단단하게 굵으면서 흙에 뿌리를 내리며 오래도록 사는 목숨 2. 집을 짓거나 살림을 짜거나 그릇을 깎을 때에 쓰려고 밴 나무 3. ‘땔감’이 되는 나무를 가리키는 이름 (숲노래 말꽃)”처럼 새길을 찾을 만합니다. 그리고 “나무 : 내(사람) 곁·둘레에서 부드럽고 상냥하게 감싸며 어우러지는 숨결이 되는 사이 (숲노래 말꽃)”처럼 보탬말을 달 수 있어요. 뜻풀이를 하면서 이웃 숨결을 새로 사귑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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