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집 10. 달리는 마당 2013.8.1.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아야 비로소 사람답게 살아간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왜 마당이 있어야 하고, 마당은 어떻게 쓰는지를 여태 제대로 몰랐다. 첫째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며 아주 잘 달리고, 둘째 아이도 씩씩하게 크면서 다리힘이 붙는 모습 물끄러미 지켜보다 보니, 그래 이렇게 마당이 있어야 사람 살아가는 노래와 웃음이 피어나면서 즐겁구나 싶다. 마당에다 고추도 널 만하고 곡식도 널 수 있겠지. 그런데 무엇을 말리는 자리보다, 바로 아이들이 뒹굴며 뛰놀도록 하는 자리가 마당이로구나 싶다. 왜 옛날부터 ‘놀이마당’이라고 하는가를 곰곰이 돌아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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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9. 풀잎 이슬 2013.7.25.

 


  이른아침에 아이들 쉬를 누인 다음 오줌그릇 비우려고 마당에 내려서며 오줌을 뿌리고 들어가려 하다가, 텃밭자락 풀포기에 맺힌 이슬을 본다. 아주 조그맣게 맺힌 이슬이 이 풀에는 이렇게 저 풀에는 저렇게 맺힌다. 이른아침부터 배고프니 밥 달라 하는 아이들 소리를 뒤로 하면서 이슬 구경을 한다. 네 아버지는 이슬 한껏 바라보며 기운을 얻어 너희 밥 차려 줄 테니, 조금 기다리렴. 궁금하면 너희도 내려와서 이슬 함께 구경하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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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모모 2013-07-27 19:44   좋아요 0 | URL
요정이 먹고 살 것 같아요♡.♡

숲노래 2013-07-27 20:12   좋아요 0 | URL
네, 풀요정이 먹고살리라 믿어요~
 

고흥집 8. 고샅 달리며 2013.7.17.

 


  아이들이 고샅을 달린다. 이쪽 고샅은 그닥 내키지 않아 잘 안 다녔는데, 이장님 댁을 다녀와야 하기에 지난다. 마침 오늘은 우리 이웃집에서 이 고샅에 경운기도 짐차도 트랙터도 막아 놓지 않는다. 이웃집은 마당도 넓고 옆으로 다른 길이 있으며 마을에 농기계 세울 자리 따로 있는데 꼭 고샅을 가로막는 자리에 기계나 짐차를 세우곤 한다. 이렇게 아이들 신나게 달리면서 놀아야 할 고샅인데. 이처럼 파랗게 빛나는 하늘과 푸르게 물드는 들풀 한껏 즐기면서 달릴 고샅인데.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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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24 09:43   좋아요 0 | URL
와...좋습니다.^^ 이 사진도요~
논 옆에 저 커다란 잎파리들 토란인가요~?

숲노래 2013-07-24 11:26   좋아요 0 | URL
네 토란잎입니다~
 

고흥집 7. 노래하는 마당 2013.5.19.

 


  집안에서도 집밖에서도 누구나 노래를 부른다. 아이도 어른도 즐겁게 노래를 부른다. 아이들은 마음껏 소리를 지르며 뛰놀 수 있다. 조용히 있을 적에는 집 둘레에서 들려오는 온갖 소리와 노래를 듣고, 개구지게 뛰놀 적에는 집 둘레로 우리들 소리와 노래를 퍼뜨린다. 아이들 노래를 듣고는 마당 한켠에서 노랑붓꽃 깨어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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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6. 나무그늘 놀이터 2013.7.19.

 


  마당에 제법 큰 나무 한 그루 있어, 아침과 낮에 그늘을 한껏 누리면서 놀 수 있다. 마당 다른 한쪽에 나무 한 그루 씩씩하게 커서 줄기와 가지를 높이높이 뻗으면, 해가 차츰 기우는 흐름에 따라 평상을 그리로 옮겨 하루 내내 그늘을 누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는, 평상을 아예 하나 더 마련할 수 있겠지. 나무그늘이 푸르니 한여름 한낮에도 마당에서 논다. 나무그늘이 시원하니 한여름 한낮에도 마당에서 일할 만하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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