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3.6.15. 큰아이―스폰지밥 놀이

 


  글씨쓰기를 한창 하다가 힘들다 하더니, 어느새 글씨가 그림이 된다. 이윽고 공책 빈자리에 그림을 그린다. “무엇을 그렸니?” “스폰지밥.” ‘스폰지밥’ 이름을 적어 준다. “여기는?” “뚱뚱이.” 이번에는 ‘뚱뚱이’ 이름을 적어 넣는다. 색연필이나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릴 적에도 재미있고, 연필로 글씨쓰기를 하다가 그리는 그림도 재미있다. 가만히 생각하면 모든 아이들은 그림을 좋아한다. 먼먼 옛날 사람들도 그림을 좋아했으리라. 흙바닥에 그림을 그렸을 테고, 냇물과 하늘에 그림을 그렸을 테지. 흙 만지고 살던 여느 아이들 그림은 오늘날까지 하나도 안 남았지만, 이오덕 님 같은 교사를 만난 멧골 아이들은 비로소 그림종이에 그림을 그릴 수 있으서 먼먼 옛날부터 흙아이 그림이 어떤 모습인가를 보여준 셈이리라 느낀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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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글 읽기
2013.6.9. 큰아이―빛글

 


  큰아이와 글씨쓰기를 한다. 큰아이가 오늘은 색연필로 쓰고 싶단다. 그래, 너 하고픈 대로 하렴. 큰아이는 글씨 하나마다 다른 빛깔로 그리려고 애쓴다. 다른 빛깔로 알록달록 그리면서 좋아한다. 좋지? 재미있니? 네가 좋으면 다 좋지. 네가 재미있으면 모두 재미있지. 네 마음으로 스며드는 빛글을 네 두 손으로 씩씩하게 쓰자.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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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6-10 14:23   좋아요 0 | URL
글 쓰면서 그림 그리는 즐거움도 느끼고 싶군요 사름벼리가 ^^
어떤 글자를 따라쓰고 있는지도 보고 있답니다.

숲노래 2013-06-10 18:43   좋아요 0 | URL
아이도 어른도
늘 좋은 생각 불러일으키는 낱말
가슴속에 곱게 담으면
온누리 아름다우리라 느껴요
 

아이 글 읽기
2013.5.27. 큰아이―치마 치마

 


  “벼리는 치마를 좋아하지?” “응.” “그러면, 벼리가 좋아하는 치마를 스스로 읽을 줄 알아야 하고, 쓸 줄 알아야 해. 길을 가다가 어디에 ‘치마’라고 적혔으면 벼리가 알아보고 읽을 수 있어야 해.” “알았어.” “자, 벼리가 좋아하는 치마이니까, 예쁘게 여러 번 써서 안 보고 혼자 쓸 수 있도록 해 봐.”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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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글 읽기
2013.5.6. 큰아이―글씨보다 그림

 


  할아버지 옆에 앉아서 할아버지 이름 석 자 공책에 적다가, 어느새 오른쪽 빈자리에 그림을 그린다. 글씨보다 그림이 더 좋니? 그런데 너 스스로 글씨를 읽고 쓸 줄 알아야, 만화책도 그림책도 실컷 읽으면서 한결 너르고 깊은 이야기밭으로 접어들 수 있단다. 그림도 그리고, 글씨도 그리렴. 4346.5.1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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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18. 큰아이―두 자리 숫자와 동그라미

 


  이제 두 자리 숫자를 쓴다. 방 한쪽 벽에 1부터 100까지 적힌 숫자판을 붙였더니, 큰아이가 이 숫자를 바라보며 옮겨적더니 제법 또박또박 깍두기 칸에 잘 맞추어 차근차근 적바림한다. 여섯 살 어린이가 깍두기 칸에 숫자 예쁘게 적어 놓는 모습이란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내 여섯 살 적에 나는 어떤 숫자놀이를 했을까. 나는 일곱 살 여덟 살 적에 얼마나 예쁜 글놀이를 했을까. 한참 숫자놀이를 하더니, 눈사람을 그리고, 눈사람 밑에 동그라미를 앙증맞게 그린다.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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