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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아주 오래된 꿈이 있다. 더 좋은 세상, 온 생명이 더불어 사는 대동세상.

나와 같은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오마이북에서 나온『두 어른』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 책은 굴절된 시대를 살아오며 삶 전체가 현대사가 되어버린 두 어른(백기완 선생·문정현 신부)의 말이 담긴 책이다.

험난한 세상을 온몸으로 겪어내면서도 신념을 지켜온 두 어른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용기를 줄 것이다.

밥네라는 말은 식구라는 뜻. 같이 살고 같이 밥을 먹는 사이라는 뜻이지. 이 땅 우리네 사람들은 빌뱅이가 와도 따슨 방으로 모셔. 이게 바로 이 땅 무지랭이들의 보편적인 사람됨이야.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사람들의 가슴과 삶에만 있는 새름(정서)이지 . 노동자가 되었든 돈 없는 놈이 되었든 오마이뉴스가 되었든 다 한 밥네라고 하는 거야. 하지만 요즈음은 그 밥네를 아예 죽여버리고 있어. 있는 놈들은 있는 늠들끼리만 식구라고 하잖아. 따라서 인류 공동체의 인간적 뿌리를 죽이고 있으니 어떻게 해야 할까. 모든 철학, 사상, 예술, 도덕, 문화부터 이 밥네의 넋으로 회까닥 바뀌어야 하는 것이지.

민중사상, 그건 무얼까. 이 세상의 ‘내 거‘란 모두 삐앗은 것이다. 따라서 그 내 거라는 건 모두 거짓이다. 그게 민중사상이야. 그러니까 그 사상을 달리 말하면 하안 밤꽃에 맺힌 이슬이라고도 했지요. 밤에도 눈을 뜬 밤꽃은 밤을 어두움으로 놔두질 않는다. 하얀 이불처럼 피어나는 게 있다. 그게 이슬이다. 밤에도 눈물겹게 일을 하고 꿈을 꾼다 그 말이다. 그렇다, 탱탱 익은 밤은 혼자 먹는 게 아니다. 다람쥐도 먹고 사람도 먹고 이웃끼리 다 나눠 먹는 거지 네 거, 내 거가 아니다. 그런 밤꽃에 맺힌 이슬이란 무일까. 사람은 다 같이 일로 하나 되고 사람으로 하나가 될 때 이슬처럼 맑아진다. 그게 진짜 사상, 민중사상이다, 그런 뜻이지요.

나만 생각하고 내 일만 생각한다면 무슨 희망이 있겠어?한 발짝이라도 빨리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마음을 모아야 해. 한 발짝이라도 다가가고 직접 보게 되면 무엇인가 할 수 있고, 이런 마음이 있어야만 희망적인 사회,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돼.
‘꿀잠‘ 같은 집을 통해 정규직, 비정규직이 한데 모여서이 지긋지긋한 자본과 권력을 견제하거나 쓰러뜨리는 것밖에다른 길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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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9-02-21 15: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몇 년 전에 류가헌 갤러리에서 전시하는 <두 어른전>에 다녀왔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아마 꿀잠 건립 기념 전시였던 것 같은데 두 분의 정신과 기상이 작품에서도 느껴지더라구요.
제 알라딘 서재 프로필 사진도 그 전시에서 찍은 작품입니다.
그때 작품을 찍은 사진집인가를 구입했는데 오늘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어른이라 할 만한 분들이 점점 사라져 가는데 그래도 두 어른이 계셔서 참 다행이고 감사한 일입니다.

꾸준하게 2019-02-24 17:08   좋아요 0 | URL
제 서재 글에 처음 댓글을 달아주신 분이네요. 감사합니다.^^ 댓글을 읽고 설해목님 서재에 다녀왔는데요. 2월에만 책을 엄청나게 사셨더군요. ㅎㅎ 저도 원룸 생활 중인데요. 제가 집을 사고 싶은 이유도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사서 서가에 꽂아두고 싶어서예요. *^^*

설해목님 같은 분은 아마도 이미 읽으셨을듯도 한데, 도서출판 피플파워에서 나온 인생이라는 책이 있어요. 3년 전에 나온 책인데,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기자가 우리 시대의 어른들을 찾아 쓴 책이에요. 혹시 아직 안 읽으셨다면 나중에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사요. 그런데 설해목님이 구입하신 사진집도 언젠가 보고 싶네요. *^^*
 
노란집
박완서 지음, 이철원 그림 / 열림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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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필요한 건 우리 삶을 물질적으로 더 풍요롭게 하는 기술이 아니라, 이웃과 서로 나누고 배려하는 마음이 아닐까. 진정한 의미에서 인생을 잘 살고 싶다면 이런 어른의 말에 귀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녹색평론》과 이계삼 선생이 말하는 '고르게 가난한 사회'도 내가 인용한 글귀와 같은 모습이 아닐까 싶다.


만약에 천국이 있다면, 그곳은 온갖 먹을거리와 물건이 넘치는 세상이 아니라 조금 부족하게 살아도, 서로 나누며 살아가는 세상이 아닐까. 지옥은 그 반대로 겉은 풍요로워도 사람들이 서로 아귀다툼을 하는 곳이리라.



세금을 잘 내면서 국가에 분배의 책임을 요구하는 것도 좋고, 자선단체에 내는 기부금 영수증을 면죄부처럼 챙겨 가지고 있는 것도 좋지만 내 이웃이나 친척 중 눈치껏 보살피고 안부를 물어야 할 이들을 마음으로 챙겨 가지고 있으면서 자주 오가고 정을 주고받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너무 올려다보고만 살았지 내려다보고 살 줄 몰랐다.

또 50년대 가난한 집 담 너머로 음식 냄새가 솔솔 넘어오고, 사람의 인기척이 들리고, 뉘 집 부엌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까지 서로 사정이 빤한, 당시로서는 보통 수준의 동네에서 뉘 집에서 김치나 부추 부침처럼 이웃에 냄새를 풍길 별식을 할 때면 으레 넉넉히 부쳐서 나누어 먹었다. 그러나 월급날 고기 근이라도 사게 되면 아이들이 아무리 숯불 피워 구워 먹고 싶어해도 어른들은 냄새나지 않게 냄비에 볶아 먹자고 했다. 나눌 수 없는 건 냄새라도 안 피우려는 이웃간의 배려가 곧 정이 아니었을까. 우린 이런 정으로 가난을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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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평전 - 개정판
조영래 지음 / 돌베개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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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결단을 두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망설이고 괴로했던가? 지금 이 시각 완전에 가까운 결단을 내렸다. 꼭 돌아가야 한다. 불쌍한 내 형제의 곁으로, 내 마음의 고향으로, 내 이상의 전부인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 곁으로. 나를 버리고, 나를 죽이고 가마. 조금만 참고 견디어라. 너희들의 곁을 떠나지 않기 위하여 나약한 나를 바치마. 너희들은 내 마음의 고향이로다. - 전태일의 일기 중에서.˝

오랜만에 전태일 평전을 읽는다. 아마도 평생을 두고 읽을 책. 오늘날 우리의 삶은 전태일 열사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 기억하고, 기억하리라. 우리 시대에도 수많은 전태일 열사가 있다. 언제쯤 노동 열사가 필요없는 시대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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