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노동 - 적게 일해도 되는 사회, 적게 일해야 하는 사회
데니스 뇌르마르크 지음, 손화수 옮김 / 자음과모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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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노동

저자 데니스 뇌르마르크

자음과모음

2024-04-16

원제 : Tilbage til arbejdet

인문학 > 교양 인문학

사회과학 > 사회문제 > 노동문제





가짜 노동의 정의


실제 노동시간은 수십 년에 걸쳐 꾸준히 감소해왔지만 90년대까지만 해도 어떤 일을 하든 주당 37시간을 직장에서 소비하던 시기였습니다.

근대에 접어들어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모든 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지만 1990년이 되자 한계점에 도달합니다.

이때 궁금증이 하나 생기게 됩니다.

"효율성 향상과 자동화가 계속되는데도 근무시간을 동결하기로 결정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이용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디지털화되었습니다.

필름을 사진관에 맡길 필요없이 휴대용 프린터만 있으면 누구나 손쉽게 프린트할 수 있게 되었고 우표를 구매해 편지를 보낼 필요도 없어졌지요.

이렇듯 사람이 아닌 기계가 하는 역할이 많아졌음에도 정작 자유 시간이 늘어난 것도 아닙니다.

가짜 노동은 이러한 근본적인 놀라움에서 출발합니다.

우리는 그 모든 시간을 무엇에 사용하는 것일까요?

90년대 이후 생산성이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산성 증가에서 답을 찾을 순 없습니다.

반면 직장에서 의욕을 잃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은 확연히 눈에 띕니다.


『가짜 노동』에서 영국인의 37%가 자신이 하는 일이 무의미하며, 결근을 해도 회사 일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영국의 한 조사 결과를 언급한 적이 있다. 이 연구는 훗날 네덜란드에서 반복 시행되었고, 응답자의 무려 40%가 이러한 우울한 결과에 동의했다. 2020년 복스미터가 덴마크에서 시행한 조사에 의하면, 덴마크 노동시장의 대표 표본 중 55%는 현재 자신의 직장에서 가치 없는 일을 해야만 한다고 믿고 있었다. 갤럽 역시 이 현상을 조사했는데, 여기서는 질문 및 답변의 옵션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그럼에도 응답자의 무려 76%에 이르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가짜 노동에 익숙하다고 대답했다. 가짜 노동을 경험하지 못했다고 대답한 사람은 단 21%뿐이었으며, 가짜 노동을 매일 또는 거의 매일 경험한다고 대답한 사람은 13%에 이르렀다.


(외국인인 저자의 입장에서 작성되었기 때문에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여전히 일을 많이 하고 발명은 너무 적으며, 동시에 자신이 하는 일이 무의미해 의욕 상실을 경험하게 됩니다.

저자의 전작에 따르면, 이는 진짜 노동이 아닌 가짜 노동이 실제 존재하기 때문에 시간 낭비와 좌절감을 불러일으킨다고 결론짓습니다.



가짜 노동이란, 사회에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자취를 남기지 않는 일을 의미합니다.

과거 우리가 무의미한 일을 하는 사람을 찾아 나섰을 때 사용했던 개념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타인의 가짜 노동을 지적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가짜 노동을 수행하고 있다며 우리를 위해 나서주었던 사람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산업 사회에서 사람들은 시간을 노동시장에서 팔았었습니다.

그렇기에 일이 근무시간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고정된 근무시간이 우리의 업무를 결정하도록 해야 합니다.

아무리 근무 시간을 늘린다 해도 생산성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은 많이 증명되고 있죠.




조직의 정직성 재확립


우리가 가짜 노동을 많이 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기업이 직원들이 창출한 가치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그 일을 하는 데 투자한 시간에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인센티브 구조가 형성되었고,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장시간 일하기를 원하며, 더 긴 시간을 채울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일하는 시간을 과장해 보고하기도 한다. 근무시간을 과장하는 데 가장 악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바로 컨설턴트들이다. 내가 컨설턴트로 일할 때, 한 고객이 회사의 가치를 창출하고 그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계산해달라고 요청했다. 나를 비롯한 많은 컨설턴트들은 먼저 고객이 지불할 수 있으리라 예상되는 금액을 산출한 후, 거기서부터 금액을 거꾸로 계산하고 이를 시간당으로 나누곤 했다. 그 결과, 우리는 고객이 의뢰한 일을 하는 데 30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는데, 이는 허공에서 뽑아낸 숫자에 불과했다.


2014년, 노키아의 CEO 스티븐 엘롭이 장문의 이메일을 발송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훌륭하고 전문적일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내용만 길 뿐이지 실질적인 정보값을 주지 못한데다 설명이 구체적이지도 명확하지도 않았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즈」 수석 논평인은 한 칼럼을 통해 이러한 소통 방식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꼬집었고 사람들은 그제야 깨닫게 됩니다.

논란거리가 될 것이라 생각지도 못했던 노키아는 이후 꽤 많은 비판과 조롱을 받았다고 합니다.

실제 스티븐 엘롭과 같은 기업인의 말과 글을 이상할 정도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관심하게 받아들이는데, 저자는 이 점을 문제삼고 있습니다.

그리곤 덧붙입니다. 헛소리를 배제하고 명확하게 말하라!


"불문명하고 의미 없는 말이 만연하게 도면 그 조직의 핵심 임무는 (그것이 교육이든, 제조든, 환자 치료이든)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하고, 조직은 실질적인 일을 하는 대신 말하는 쪽으로 초점을 옮기게 됩니다. 그 결과, 뭔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는 분위기 외에는 아무런 결과도 얻을 수 없는 가짜 노동이 발생하게 됩니다."


만약 「파이낸셜 타임즈」의 수석 논평인이 용기 있게 언급하지 않았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아채지 못했으니 자연스레 묻혔을 겁니다.

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는커녕 회피하는 조직에 속해 있으면서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능력마저도 없다면 가짜 노동이 점점 더 확산되겠죠.

헛소리는 진실 혹은 거짓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을 피하거나 누구도 반대할 수 없는 것처럼 들리는 말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실제 우리 사회는 전문 용어를 한껏 사용해 깊은 인상을 주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사람들을 기업에 투입할 위험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조직에는 비판적 사고와 구체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 직원들의 노력으로 생산해낸 구체적 결과물이 필요한데, 터무니없는 말과 정직성의 부재가 이러한 성공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 됩니다.

그렇기에 조직 내 허세와 헛소리, 거짓된 언어를 인식할 수 있어야만 가짜 노동에 대항하는 면역 체계를 갖출 수 있습니다.

덧붙여, 단순하고 실제적인 말은 헛소리와 정반대의 개념이니 더욱 명확한 언어를 사용하는 습관을 길들여야 합니다.

우리가 말할 사항보다 상대방이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에 더 집중한다면 공허한 헛소리를 피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메시지를 전달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상대방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습관을 지녀야 합니다.



가짜 노동의 가장 큰 적진실, 정직, 구체성이기에 저자는 가짜 노동을 없애고 싶다면 다음 사항을 따르라고 권합니다.


-조직 내의 헛소리를 없애야 한다. 당신의 계획서에 적힌 것이 마냥 좋은 의도, 유행어, 기분 좋은 콘셉트뿐이라면 의심스러운 컨설턴트와 함께하는 즐거운 연수 여행을 피하라.

-성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메모와 조직의 홈페이지, 프리젠테이션 및 보고서에서 헛소리를 배제하라.

-진실을 말하는 연습을 하고, 허영심과 '설득'에 초점을 맞추는 일을 피하라.

-겉치레에 신경 쓰지 않고 '부적절한' 말을 하는 직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들이야말로 내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도록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조직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스웨덴 룬드대학교의 경영학 교수인 마츠 알베손은 이런 경우에 직원들은 겉으로 보이는 행동이나 말과 실제로 의미하는 것이 다른 행위, 즉, 표면적으로 화려해 보이는 세계에 익숙해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 사람들은 주변인들의 말과 행위가 설득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한, 무엇이 좋고 나쁜지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그런 세상에서는 가짜 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상식과 진짜 가치의 재정립


가짜 노동은 직원과 관리자 사이에 불편함이나 당혹감을 조성하기 때문에 금기 사항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렇다보니 단순히 용기 내어 말 한마디 건넨다는 것이 쉽지 않죠.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고용계약서에서 시간에 대한 사항을 없애버리는 것입니다.

파킨슨의 법칙의 효과를 적용하면 즉, 주 37시간 내에 실질적 업무를 해낸 직원은 그 업무를 완료한 후에는 가짜 노동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좋은 업무는 그 사람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설명하는 구인 광고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폭넓게 혹은 애매모호하게 업무를 작성해놓고선 그 어떤 일이든 해내라고 하는 것은 또다른 가짜 노동을 만들어내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렇기에 적합한 지원자를 찾으면 고용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그가 해야 할 업무에 대해 올바르고 정직하게 설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덧붙이자면 이 단계에 도달하기 전 경영진은 구인 광고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 구직자가 무엇을 찾아볼 것인지 무엇보다 우리 회사에 실질적인 일자리가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져봐야 합니다.



"저는 인공지능, 기계학습, 소프트웨어 로봇과 같은 소위 신기술 도구를 사용하여 업무를 보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러한 업무들의 의도는 수동 작업을 더욱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나 불행하게도 이런 작업들은 종종 가짜 노동일 때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우리는 결과적으로 더 많은 가짜 노동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한 컨설턴트가 저자에게 자문을 구합니다.

자동화로 급여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기 때문입니다.

실제 업무의 자동화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발전될 수 있습니다.

근 수많은 컨터런스의 주제 중 하나가 디지털화와 피할 수 없는 변화에 기업이 대처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전직 덴마크 디지털 분야 개척자인 패터 스바레의 저서에 따르면 불가피성에 대한 생각은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언급합니다.

"현대 기술은 우리와 상관없는 먼 미지의 세계에서 생겨난 것도 아니고, 매우 구체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우리 인간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독립적인 힘으로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현대 기술은 특정한 의제와 견해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 발명되었으며, 이는 특정한 목표와 특별한 관심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사용됩니다."


이를 피할 수 없어 무시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잠시 멈추고 내면의 중요한 질문을 들춰봐야 합니다.

예컨대, 디지털화 바람이 불게 되면서 학교 교육의 디지털화에 엄청난 비용을 들이게 됩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문해력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모든 학교 지도자들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 믿고 자신들의 공통된 경험을 무비판적으로 무시하게 됩니다.

중요하게 짚어야 할 것은, 이전의 교육 운영 방식에서 벌어진 근본적인 문제는 자문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아시다시피 교육 방식은 끊임없이 변화해 왔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내면의 중요한 질문을 들춰보지도 않고 불가피하다고 단정짓게 되면 결국 엄청난 비용을 쏟아야 하는 가짜 노동 프로젝트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저자는 디지털화라는 기차에 몸을 싣기 전에 문제를 식별하고 디지털 솔루션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부터 검토하는 것이 우선이라 강조합니다.

다른 길은 없다고 생각해선 안 되고 이 기차에 올라타 종착역으로 향해 갈 것인지, 지금 여기에 머무를 것인지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즉, 먼저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실질적 요구사항부터 파악해야 하는 것입니다.

덧붙여 인공지능은 해결책이 아닌 도구에 불과합니다.

물론 기계가 우리보다 더 현명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컴퓨터는 숫자로 작동하기 때문에 전후 상황을 인간처럼 인지하지 못해 잘못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상황도 분명 생기게 될 것입니다.

기계보다 더 빠른 말이 필요할 때도 있기에 인공지능을 솔루션 대신 도구로 사용해 초점을 사용자인 인간에게로 맞춰야 합니다.





매일 새벽 하루를 시작하고 매일 저녁 하루를 마무리하는, 쳇바퀴같은 일상을 지내다보니 때때로 노동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를 잊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컴퓨터와 한 몸이 되어 하루하루를 보냈던 적이 있었습니다.

입사 결정을 내릴 당시 뭉뜽그린 업무 내용으로 소개받았었는데 막상 입사하고 나니 엄청난 업무량으로 인해 자발적 야근을 밥 먹듯이 할 때가 있었습니다.

억지로 버티고 버티다 결국 사직서를 내게 되었었는데, 그때 처음 가짜 노동을 겪어보았습니다.

잘 참고 잘 버티는 저도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것이 느껴져 제 삶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느껴보았지요.

이렇듯 가짜 노동은 단순히 시간 낭비를 넘어 사람의 삶 자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가짜 노동에 대한 고발을 담았던 이 시리즈는 실제 덴마크 전역에 변화를 주었다고 합니다.

일 공화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은 이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은 게 현실이지요.

대한민국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진짜 노동』을 읽다가 부족한 내용을 좀 더 보충하고 싶어 급하게 「가짜 노동」을 구매해 두 권 모두 완독하게 되었습니다.

(내용이 좀 더 보충되긴 하는데, 풀어쓴 경향도 없지 않아 있어 진짜 노동만 읽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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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깊고 아름다운데 - 동화 여주 잔혹사
조이스 박 지음 / 제이포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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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깊고 아름다운데

저자 조이스 박

제이포럼

2024-04-25

인문학 > 인문 에세이





이야기는 숲과 같다.

특히 오래된 옛이야기일수록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느낌이다.

새 지저귀는 소리와 향긋한 나무 내음에 취해

마냥 걷다가는 길을 잃기 딱 좋은 그런 곳이랄까.

그리고 그 숲에서 우리는 친숙한 풍경과 거듭 마주한다.



어렸을 때 동화책을 읽으면 자연스레 숲속이 펼쳐지고 왕자님과 공주님이 등장했었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쳤지만, 지금은 아니죠.

그런데 참 희한한 건 제가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그 나이대의 지금 아이들은 고전 동화책을 들려주면 고개를 젓는다고 해요.

즉, 지금의 현실에선 동화 내용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뜻이겠죠.

옛이야기가 기본적인 클리셰가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공감지수를 높이고 지혜를 얻는 등 살아가면서 필요한 삶의 무기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혹시 아시나요?

옛이야기는 당시의 시대적, 문화적 배경이 반영되었다는 점을.

그리고 그들이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Snow white


눈처럼 새하얀 피부, 커다란 눈망울, 사과처럼 붉은 입술 그리고 비단결과 같은 검은 머리를 가지고 있는 한 공주님이 있었으니, 그녀의 이름은 바로 백설공주입니다.


백설공주의 비밀에 대해 알아볼까요?

백설공주는 사회에서 여성들이 받는 문화적인 영향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 백설공주 원작을 보면, 아이를 가진 왕비가 앞서 묘사했던 모습처럼 아기가 태어나기를 소망합니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아이의 외모를 소망한다는 것은 유전자 조작으로 아이를 낳겠다는 것과 다름없죠.

즉, 부모의 욕망이 투영됨을 의미하는 것으로 백설공주 이야기는 뿌리 깊은 대상화에 대한 것입니다.


백설공주 이야기는 여성들이 대상화라는 작용에 어떻게 반응하는 지를 보여줍니다.

백설공주는 물론 계모 왕비와 백설공주 어머니인 왕비 모두 대상화된 여성들의 원형입니다.

계모 왕비를 보면 끊임없이 거울에게 자신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끊임없이 물어보죠.

여기서 그녀가 거울에 의존하는 이유가 거울이 가부장 권력의 시선이기 때문입니다.

백설공주는 남자들이 바라는 욕망이 모두 투사되어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그래서 계모 왕비는 확연히 튀는 인물이지만 남자들이 만든 틀에 맞아떨어지는 백설공주의 현실은 이에 가려져 있죠.



Dragon, prince... and princess


특히 서구의 옛이야기를 보면 용이 아가씨 혹은 공주만 잡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잡혀간 공주를 구하기 위해 왕자나 기사가 발벗고 나서죠.

희한하죠. 어린이나 남자가 잡혀간 경우는 거의 없으니깐요.


독일 동화 「마법에 걸린 공주님」을 보면 【셋 중에 하나 고르기】라는 서브 모티프가 플롯을 완성하는 장치로 등장하는데, 다른 동화에서도 이러한 패턴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내면을 제대로 알아보기 위한 장치로 참된 본성을 걸러내기 위함이지요.

그리고 주목할 것은 주인공 한스가 전형적인 남성성을 상징하는 인물은 아닙니다.

당시 가부장적인 사회를 고려했을 때 다정하고 세심한 성격은 차별받았었는데, 주인공 한스는 가부장제 남성에게 배척당하던 속성을 발휘해 공주의 마법을 풀고 왕국을 상속받게 되죠.

즉, 가부장적인 성향을 벗어난 남성성이 여성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되는지 이야기 속에서 되새겨볼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옛이야기는 권력자의 논리를 전하는 통로인 동시에 이야기를 전하는 이들의 지혜가 숨어 있는 보물창고이다.





「한국 전래동화 전집」 · 「서양 고전동화 전집」 · 「과학동화전집」

여섯 살 즈음, 책과 가까이 하기를 바라며 엄마가 거금 들여 사주셨던 전집들.

즉, 처음으로 제가 접했던 책이 바로 동, 서양 고전이었습니다.

바쁘셨던 부모님을 대신해 제게 많은 내면의 가르침을 안겨준 보물이죠.

살아가는데 필요한 가치들을 자연스레 습득했었기에 전래동화가 가진 지혜의 힘을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 막내동생이 잠자리에 들 때면 전래동화 세 권을 꼭 읽어주었는데, 이제는 19개월 된 조카가 집에 올 때면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 옛날이야기를 통해 어떤 삶을 만들어왔는지 알고 새로운 이야기를 쓰기 위해 꼭 필요한 재료인 전래동화!

덧붙여, 저자는 새롭게 해석하며 읽는 전래 동화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P.S.

책을 읽고 나니 자연스레 떠오른 책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흑설공주 이야기」입니다.

그 책을 통해 서양 고전동화의 원작을 알게 되었었죠.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 잊지 못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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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칼호에 비친 내 얼굴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3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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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칼호에 비친 내 얼굴

저자 이어령

파람북

2024-02-26




지금은 별이 된, 대한민국 대표 지성의 상징인 이어령 선생님은 한국인을 이렇게 표현하셨습니다.

《한국인의 얼굴에 바이칼호의 추위가 서려 있다.》



우리 조상의 시작점은 어디일까요?

현생인류의 직계 조상은 아프리카에서 갑자기 출현해 이미 정착해 살고 있던 다른 모든 인종을 대체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1970년대 에티오피아의 한 지방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라 불리는 원인의 화석 골격이 발견되었는데,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라틴어로 원숭이 사람을 뜻하며 아파렌시스는 아프리카의 남쪽 유인원을 의미합니다.

한국사를 공부해봤다면 들어봤을 법한 이름이 있는데, 딱 떠오르시나요?

300만 년 전 직립 원인의 화석인 루시는 인류의 직접적 조상이라 여겨집니다.

인류 화석은 루시가 살던 에티오피아뿐만 아니라 탄자니아 곳곳에서도 발견되었습니다.

인류의 조상이 된 유인원은 다른 유인원들과 달리 나무에서 내려와 평지에서 터전을 잡게 되죠.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케냐는 사바나 지역입니다.

그러니깐 인류의 조상이 된 유인원이 숲에서 나와 초원에서 생활하는 데에 힘을 싣는 것이죠.


근 70년 동안 한국인의 모습 중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무엇일까요?

바로 '얼굴'입니다.

1911년 조선총독부가 전국 남녀 4~8명씩 정면과 측면을 촬영한 사진과 1986년부터 조용진 얼굴연구소장이 수집한 3000명분의 얼굴 사진을 토대로 과거 한국인의 얼굴과 지금의 한국인 얼굴을 비교했을 때, 얼굴 자체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얼굴 자체가 달라졌어도 그들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분명한 건, 아무리 세월이 흘러 달라졌어도 한국인의 얼굴은 변하지 않으며, 이를 알아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의 용모에 관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인만이 가지고 있는 네 가지 특성이 있다고 합니다.

눈이 세계 1등으로 작고 털이 없으며 두상이 크고 치아가 제일 크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특성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요?

바로 시베리아의 바이칼호입니다.

바이칼호는 시베리아의 진주라 불리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차가우며 가장 크고 가장 깊다고 알려졌습니다.

이 호수에서 시작된 우리 조상들의 대장정이 지금의 우리 얼굴 모양과 무관하지 않다고 합니다.

신몽골로이드만이 유일하게 영하 70도 추위를 이겨낸 민족입니다.

즉, 혹한이 만들어낸 조각이고 예술품이고 상징인 것이지요.



이어령 선생님은 말합니다.

"내가 해냈구나. 우리가 해냈구나. 그래서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겪어낸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구나. 그 어떤 짐승도 못 하고, 그 어떤 인간도 해내지 못한 영하 70도의 추위를 이겨냈구나."



우리 얼굴이 곧 자랑스러운 훈장이고 서사이고 조각입니다.

우리 안에는 시베리아의 추위가 남아 있고, 인간의 위대함이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모르는 인간들과는 견줄 바가 못 됩니다.

참고 견디며, 추위를 뚫고 나온 사람들이 바로 우리입니다.


얼굴은 생물학적 유전자의 증명서가 아닌, 얼굴은 문화입니다.

링컨이 말하길, 사람의 나이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마흔이 지나고 나면 타고난 얼굴, 부모님이 주신 얼굴, 유전자의 얼굴이 아니라 문화의 얼굴, 역사의 얼굴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인의 얼굴 탐사라니! 참 색다르고 재미있지요.

과거부터 지금까지 우리 얼굴에 담긴 비밀과 함께 앞으로의 얼굴 완성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결국 이어령 선생님은 우리에게 역사의 거울과 문화의 거울을 보아야 비로소 진정한 얼굴이 드러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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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 불멸의 인생 멘토 공자, 내 안의 지혜를 깨우다
우간린 지음, 임대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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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저자 우간린

위즈덤하우스

2014-10-20

고전 > 동양고전사상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바쁩니다.

학생들은 공부하느라 바쁘고, 직장인들은 일하느라 바쁘고.

그 속에서 우리는 해야 할 것도, 해내야 할 것도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본업인 공부와 일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잘 해내야 합니다.

즉, 자기관리와 인간관계에도 항상 힘써야 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과열의 양상이 확대되면서 자연스레 경쟁사회로 변모되었고 우리는 어느새 인성교육을 배제시키고 있습니다.

이제는 기본의 기준이 더 낮춰지다 보니 과연 이게 맞는 건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 기본마저 놓치지 않기 위해 누구나 한번쯤은 읽었으면 하는 것이 바로 동양고전입니다.

동양고전에서 얻을 수 있는 가르침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논어」 읽기가 부담스럽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 논어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책은 이야기 형식으로 '공자'의 시각이 아닌 공자의 애제자였던 '자공'의 시각으로 전개됩니다.

에피소드가 끝이 나면 공자의 가르침이 나와 이야기에서 느꼈던 점을 한 번 더 상기시켜 줍니다.


《 공자의 가르침 》


▶ 공부를 할수록 고지식해지는 바보가 되지 말라. 공부 자체는 죽어 있는 것이다.

▶ 옳은 일이라 해도 동기가 좋다고 반드시 결과까지 좋은 것은 아니다.

▶ 목표 실현도 중요하지만 이상을 추구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 힘으로 지배하는 자는 억압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마음으로 지배하는 자는 가르침을 중히 여긴다.

▶ 문무를 겸비하고 부드러움과 강함을 함께 갖추며 사랑과 위엄을 모두 베풀 때 가장 큰 성공과 승리를 얻을 수 있다.

▶ 밑바닥이라는 생각이 들수록 담담해져야 한다. 인생이 무상할수록 평정심이 필요하다.

▶ 상황을 구체적으로 분석할 줄 알고, 한 가지를 보고 세 가지를 생각할 줄 알아야 두루 통하는 공부가 된다.

▶ 새로운 사실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자아를 만드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

▶ 가장 평범한 사물 속에 가장 큰 아름다움이 숨어 있는 법이다.

▶ 자신을 작다고 여기는 일을 두려워하지 말라. 자신을 작게 생각하면 세상은 커진다.

▶ 분수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 해칠 수 있다.

▶ 자신을 쇄신시켜줄 마음의 스승을 한 사람쯤은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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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감정에 흔들릴 때 읽는 책 - 불안, 분노, 무력감 뒤에 숨은 진짜 감정을 돌보는 심리 수업
권수영 지음 / 갈매나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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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감정에 흔들릴 때 읽는 책

저자 권수영

갈매나무

2024-02-26

인문 > 심리

자기계발 > 인간관계



인간이 행복감을 느끼는 데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인간의 감정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감정과 생각, 감각 등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변화하기 때문에 아무리 AI라도 인간의 마음을 정확하게 예측할 순 없습니다.


잠잠하다가도 들려오는 묻지마 범죄!

대부분의 가해자들의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를 애꿎은 사람에게 폭발시키는 것인데 이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여러 환경의 요인으로 인해 자신의 마음을 돌보지 못하다 보니 결국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매체는 이러한 사건에 대해 혐오 범죄, 분노 범죄와 같은 나쁜 감정들의 단어를 섞어가며 보도합니다.

이렇다보니 어느새 분노와 같은 나쁜 감정들은 배제해야만 하는 감정이 되어버렸습니다.

과연 나쁜 감정들이 범죄를 일으키는 원인일까요?

사실 필요없는 감정은 없습니다.

감정이란 결국 표현의 일종인데, 이러한 감정이 범죄로 이어지는 건 결국 다른 문제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자기 통제가 더 어려워져 쉽사리 통제시키기도 어렵고 더 큰 뉴스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선 안 되기에, 단순히 나쁜 감정들을 없앤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나쁜 감정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깊게 들여봐야 하는 것이지요.



의외로 복잡한 용어에 속하는 시스템은 국가 혹은 사회에 붙이곤 합니다.

일상에선 개인이 모여 만든 총합으로써 단순 집단과 구별할 때 사용하기도 하죠.

시스템 사고란 다양한 구성원의 상호작용을 이해한 후 그 패턴을 관찰해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초기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인간의 생각이 움직이는 방식을 기계에 탑재하기 위해 선형적으로 이해하는 게 아닌, 다양한 변인들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이해하게끔 시스템 사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즉, 인간의 시스템적 사고로 찬찬히 살펴봐야 합니다. 마음 속 감정세계와 또 다른 관계를 살펴봐야 하는 것이지요.




나는 이제 인간의 시스템적 사고로 우리 마음을 다시 찬찬히 들여다보기를 제안한다. 그러려면 먼저 우리 마음속 감정세계와 비슷한 시스템 구조를 갖춘 또 다른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바로 가족 시스템이다. 우리 안에 있는 '나쁜 감정'을 다루는 적절한 방법이 가족 내에서 '문제아'로 취급받는 구성원과의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과 매우 닮았기 때문이다.



가족 내 자동회로 시스템을 작동하게 하는 전력은 바로 감정이다.


한 여성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큰 문제없이 자라왔다고 하는데 성인이 되고나서 우울과 불안에 시달리게 됩니다.

정신과적 치료를 받고 있지만 괜찮다가도 또 불안하고 우울해지기를 반복합니다.

그때, 정신과 선생님은 그 여성의 어린 시절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아이들 앞에서 자주 다퉜다는 것이지요.


'어리니깐 모르겠지.'라는 마음으로 아이들 앞에서 다투는 부모들이 종종 있는데, 이는 아이들에게 나쁜 감정의 씨앗을 안겨주게 됩니다.

그 여성 또한 자주 다투는 엄마와 아빠의 모습을 보며 무의식적인 불안을 먹고 자랐고 결국 이는 우울과 불안함으로 이어졌습니다.

다투는 엄마, 아빠의 관계에서 무의식적인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 그때가 바로 가족 내의 시스템 자동회로에 전력이 공급되는 순간입니다.

이는 결국 성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부모님이 싸우고 나서 저녁을 먹을 때면 식탁 위에는 침묵과 무거운 기운만 감돌게 되니, 아이는 눈치를 보고 소극적인 성향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지요.


아이를 낳고 잘 키우고 싶다면, 부모는 말과 행동에 더욱 각별한 태도를 지녀야 합니다.

간혹 연애다운 연애도 못 해보고 결혼부터 하게 되면 남성, 여성 모두 자신의 존재감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족 내 자동회로 시스템에는 온갖 감정 에너지를 구성원마다 가지고 있어 이 시스템을 느슨하게 만들려면 '감정'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예컨대, 아이의 불안, 아내의 외로움, 남편의 부적절감같은 게 있겠지요.

단순히 패턴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고선 경청하고 공감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가족 내 자동회로의 전력이 낮아지고 가족 시스템이 변화하기 시작할 겁니다.



열 번도 넘게 본 것 같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사람의 감정을 잘 보여주는 영화인지라 꼭 한 번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인사이드 아웃」에는 JOY, SADNESS, DISGUST, FEAR, ANGER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감정컨트롤본부에 머물며 라일리의 감정을 조절합니다.

어느 날, JOY와 SADNESS가감정컨트롤본부를 이탈하게 되어 주감정을 ANGER가 맡게 되어 결국 라일리는 감정을 주체못하고 가출하게 됩니다.

마지막에 가출했던 라일리가 집에 돌아오며 자신의 슬픈 감정을 그대로 내보이죠.

결국, 모든 감정은 다 필요합니다.

스스로 먼저 슬픔을 내보였을 때, 사랑하는 사람들도 이에 호응하여 슬픔을 불러준다면 어마어마한 힘이 생기지요.



시스템의 시각에서 보면 그저 나쁜 감정이란 없다. 단지 마음속 시스템의 자동회로 안에서 자주 과도하게 기능하는 감정이 자칫 나쁜 감정으로 비춰져 오해받기 쉬울 뿐이다. 그래서 자주 불쑥불쑥 나타나는 '버럭'은 여러분이 마음속에 얌전히 숨어 있는 다른 감정들에 별 관심이 없는 한, 겉으로는 내내 그저 나쁜 감정의 누명을 쓰고 살 운명이다.


가족 시스템이 오롯이 순기능만 혹은 오롯이 역기능만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감정 시스템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면, 어느 집에서나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합니다.

역기능이라고 해서 단순히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한쪽은 지나치게 과도하게, 다른 한쪽은 지나치게 무력하게 기능한다면 이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전후 상황을 살펴보지 않고 단순히 어떤 사람이 분노를 표출한다고 해서 이를 나쁜 사람으로 전락시켜서는 안 됩니다.

즉, 내면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그 사람의 분노를 규정된 문제로 몰아붙이면 안 되는 것이지요.

역기능 감정이라 규정해 버리면 마음속 시스템에서 해내고 있는 분노가 순기능을 놓쳐버리기 때문입니다.


남자들은 태어나서 평생 3번 운다.

과거 이런 말이 있을 정도로 남성성을 강조하다 보니 남자도 얼마든지 울어도 괜찮다는 세상이 밖으로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사회로 인해 마음속 시스템에 슬픔을 삼켰을 뿐입니다.

힐링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고 해서, 힐링이라는 단어를 붙인 상품을 판매한다고 해서, 힐링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많아진다고 해서 힐링의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속 시스템에 민주화 바람이 불어야 진정한 힐링의 시대가 오는 것입니다.



늘 조마조마해서 한시도 못 살겠어요!


모든 게 다 내 잘못인 것 같아요!


한번 화가 나면 참을 수 없어요!


맘에 드는 데가 하나도 없어, 꼴도 보기 싫어요!


만사가 귀찮고, 아무 일도 하기 싫어요!


그냥 혼자 있을 때 우는 게 편해요!


이 중 이러한 생각을 하나라도 가지고 있다면 불안, 죄책감, 분노, 미움, 무력감, 슬픔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감정들의 원인에 대해 분석하고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하는 지에 대해 나와있으며 나쁜 감정과 화해할 수 있는 5단계의 심리 코칭 연습이 들어있으니 꼭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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