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물은 달라도
사이가 좋대
서로 달라설까
불과 물이 친해도
둘은 떨어져야 해
함께 하지 않아도
서로를 생각한다면 괜찮겠지
불은 불로
물은 물로
희선
지금 당신 마음은 어떠세요
편안한가요
불안한가요
화가 나나요
걱정스러운가요
자기 마음을 잘 모르기도 하겠습니다
잘 몰라도 괜찮아요
마음을 몰라서 답답하다고
남한테 풀지 마세요
자기 마음은 자신이 돌봐야죠
걷기 어때요
책을 봐도 괜찮아요
지금 마음 적어보기도 좋겠네요
늘 마음 잘 돌봐줘요
마지막인 것처럼
──아니 마음 가는대로
언젠가 다가 올 마지막 날
그날은 아마 모르겠지요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것처럼
열심히
게으르게
즐겁게
지내요
하나 이상한 게 있다고요
마지막 날이라고
알차게 보내야 할까요
게으르게 지내도 괜찮아요
제목이 잘못됐네요
마음 가는대로
하루하루 살아요
널 쓰러뜨리려는 바람은
자주 나타나겠지
그 바람에 밀려 쓰러지기도 할 거야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고
뿌리까지 뽑히지 않기를 바라
쓰러졌다 일어나기 힘들면
잠깐 누워 있어
누워 있다 보면
다시 일어나고 싶을 거야
그 마음이 찾아오길 기다려
널 쓰러뜨리려는 바람도 있지만,
널 일으켜 세우려는 바람도 있어
날 어딘가로 데려가는 소설
즐거운 이야기가 보고 싶어
우울하고 어두운 이야기는
현실만으로도 벅차
사실 세상은 소설보다 더 어두울지도 몰라
사람은 저도 모르게 밝은 이야기를 보겠지
세상도 소설도
늘 어둡지 않았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