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정말 얼마만이냐.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님....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 (고전 2 : 2)

팔일 만에 할례를 받고 이스라엘 족속이요 베냐민 지파요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으로, 율법으로는 바리새인이요, 열심히는 교회를 핍박하고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었던 바울, 로마 시민권자이면서 가마리엘 문하생으로 그리스 철학 뿐 아니라, 당시 로마, 그리스 학문에 통달했던 바울의 말이다.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과 화목케 되는 유일한 길은 그리스도가 여러분의 죄를 위해, 여러분이 받을 벌과 죄책을 대신 지고 죽으셨음을 아는 것입니다. 그 안에서 여러분은 하나님과 화목케 됩니다. 그래서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을 전한 것입니다. (57쪽)

하나님과 화목케 되는 길, 그 유일한 길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그가 나를 위해 죽으셨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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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문학상 작품집 표지가 바꿨다. (다 아는 얘기를, 나 혼자 이렇게 외로이 발견하고는...쩝)

  

 

 

 

 

 

물론 그 이전의 표지가 더 장중하고 클래식한 느낌이 나기는 하지만, 웬지 어두워 보이는 느낌 또한 사실이다. 새로 바뀐 표지는 하얀색에 오른쪽 상단에 이상의 음영사진이 있고, 왼쪽 아래에 대상 수상자 김영하의 사진이 있다.

 

 

 

 

나는 자판 위에 손가락을 얹었다. 내가 한 일은 오직 그것뿐이었다. 그런데 손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가락 끝에 작은 뇌가 달린 것 같았다. 미친 듯이 쓴다, 라는 말은 이런 때를 위해 예비된 말이었다. 문장들이 비처럼 쏟아져내리기 시작했다. 타자 연습 게임 같았다. ‘지구를 침공하는 다양한 문장들, 그들을 요격하는 지구 수비대 타이핑 챔피언 박만수!’ (46-7쪽)

창조주의 선물, 아름다운 여인을 만난 이후, 주인공은 초인적인 능력으로 소설을 써 내려간다. 뇌가 달린 것처럼 타이핑 한다면, 손의 속도를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문장들이 쏟아져 나온다면, 얼마나 신날까. 얼마나 재미있을까.

그러나 지금은 180도 달랐다.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이, 내가 만들어낸 주인공이 나를 밀어붙였다. 어떻게 그렇게 다작을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스티븐 킹이 그랬다지. “저야말로 궁금합니다. 다른 작가들은 매일 글을 쓰지 않으면 그 시간에 도대체 뭘 한답니까?” 아, 그는 이미 이 지경에 도달해 있었던 것이다. (51쪽)

매일 매일 쓴다. 세탁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쓰고, 쉬는 날도 쓰고, 또 일하는 날이 되어도 쓴다. 계속해서 쓴다. 쓰다가 계속해서 쓰다가 스티븐은 미국에서 제일 유명한 작가가 되었고, 요즘에는 그의 작품이 문학적으로도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수상소감에서 김영하는 작가들이 흔히 하는 농담을 전해준다.

“글만 안 써도 되면 참 좋은 직업인데 말이야.”

작가는 말한다.

작가는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이라기보다 글을 써야 한다고 믿는 (혹은 그렇게 믿어지는) 사람인지도 모른다고. 써야 하는데,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바로 작가다.

어떤 작업이든 창작의 과정이 어찌 그리 쉽겠는가. 그래서, 사람들이 쉽게 표절의 유혹, 그것도 약간의 노력을 더해 짜깁기 하는 것도 아니고, 오타까지 그대로 퍼다 옮기는 100% 표절에서 벗어나지 못 하겠는가.

그럼에도, 그런 겹겹이 둘러싸인 진한 고독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아, 부럽다. 소설가의 머리 속에는 이렇게, 또 다른 하나의 세계가 펼쳐지는구나. 이렇게나 재미있고, 이렇게나 기발하고, 이렇게나 놀라운 이야기가 펼쳐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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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다섯이다.

책 분량이 짧다는 일각의 지적에 ‘수많은 독자들이 나에게 책을 다 읽자마자 다시 처음부터 읽었다고 말했다. 고로 나는 이 작품이 삼백 페이지짜리라고 생각한다 (원서로는 이 책이 150페이지 정도다)’고 답했다더니(옮긴이의 말, 260쪽), 그 말이 100% 이해된다.

앨릭스가 러셀과 비트겐슈타인을 읽었다면, 에이드리언은 카뮈와 니체를 읽었다. 나는 조지 오웰과 올더스 헉슬리를 읽었다. 콜린은 보들레르와 도스토옙스키를 읽었다. 어디까지나 도식화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22-23쪽)

나는 누구를 읽었나. 나의 카뮈는, 나의 니체는, 나의 조지 오웰은 누구인가. 잠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나는 손에 잡히는 대로 아무 엽서 - 클리프턴 현수교 사진이 있는 - 나 집어들어 이런 식으로 썼다. ‘이십일일자로 온 자네의 서신을 수령하면서, 본인은 모든 것을 유쾌하고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명시하고자 상찬과 기원을 간절한 마음으로 바치네, 벗이여.’ (77쪽)

항상 ‘나’를 초라하게 만들었던 전 여자친구 베로니카가 대학시절 동경의 대상이었던 에이드리언과 사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토니. 그녀와 사귀어도 괜찮냐는 에이드리언의 편지에 토니는 이렇게 답한다. 정확히는 이렇게 답했다고 기억했다. 그 편지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우리는 살면서 우리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얼마나 자주 할까. 그러면서 얼마나 가감하고, 윤색하고, 교묘히 가지를 쳐내는 걸까. 그러나 살아온 날이 길어질수록, 우리의 이야기에 제동을 걸고, 우리의 삶이 실제 우리가 산 삶과는 다르며, 다만 이제까지 우리 스스로에게 들려준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우리에게 반기를 드는 사람도 적어진다. 타인에게 얘기했다 해도, 결국은 주로 우리 자신에게 얘기한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에이드리언에게, 아니, 에이드리언과 베로니카에게.

(베로니카, 개같은 년. 잘 지냈나? 너도 함께 이 편지를 읽도록.) (165쪽)

토니의 편지는 이렇게 시작한다. 자신의 필체로 남아있는 자신의 편지. 기억하지 못 했던 또 다른 나의 모습. 자기가 동경했던 친구를 저주하고, 자기를 초라하게 만들었던 그녀를 만신창이내며 토니는 말한다. ‘내가 너희를 소개해준 날을 저주하게 되길.’

베로니카의 일갈은 그에게 상처가 되지 않겠지. 결국은 이렇게 된 거니까.

'아직도 전혀 감을 못 잡는구나, 그렇지? 넌 늘 그랬어, 앞으로도 그럴 거고. 그러니 그냥 포기하고 살지그래.‘ (246쪽)

이 책은 마지막을 덮을 때, 아~~~~~~~~ 하고 깊은 탄식을 하게 되는데, 그 이야기를 자세히 하는 것은 작품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그만둔다. 직접 읽어보시길.

문득 두려워진다. 내가 기억하는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기억하는 ‘나’는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문득 두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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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에세이, 책장에서 내립니다.

 

여자 대통령, 우리도 알찬 여자 대통령 가질 수 있다 기대했던 맘, 같이 내립니다.

 

얼굴 마담은 싫습니다.  

 

대선 전에 미리 한 판 해둬서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이정희,

 

 

끝없이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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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결혼의 계절, 청첩장의 계절이 왔다. 얼마 전, 연예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호텔 예식이 일반인들에게까지 확대되면서 만만찮은, 정확히는 엄청난 액수의 결혼 예식 비용이 회자되더니, 요즘은 전지현의 결혼식이 단연 화제다.

 

 

 

 

 

 

 

 

 

 

 

 

 

 

 

 

 

 

 

 

나도 저런 드레스 입어봤으면 하는 소망, 나쁘다고만 말하지 말아 달라. 여자에게 웨딩드레스는 결혼만큼이나 중요한 사안이고, 이미 결혼은 했지만, 예쁜 드레스 또 입고 싶은 맘 매우 간절하다.

현대사회에서 사랑은 결혼의 전제다.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해야 한다. 물론, 요즘 결혼 당사자간의 애정보다는 사회적, 경제적 조건을 더 중시하는 풍토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결혼의 전제가 ‘사랑’이어야 한다는 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한다.

‘사랑’이 결혼의 전제가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오만과 편견’의 작가 제인 오스틴이 살았던 1800년대의 영국은 결혼이 성사될 때에, 조건이, 그 중에서도 경제적 조건이 가장 중시되던 시대였다. 형제간에 비교적 동등하게 재산이 분배되던 대륙과는 달리, 영국에서는 장남에게 아버지의 재산 대부분이 상속되었다. 차남들은 수입이 안정적인 목사나 군인이 되는 것이 상례였다. (‘오만과 편견’, 옮긴이의 말, 535쪽)

여자들은? ‘오만과 편견’에서처럼, 딸들만 주르르 있는 집안의 경우, 인척 중 남자가 재산을 상속받는데, 이것이 ‘한정상속’이다. 즉, 아버지 사후, 인척이 집에서 나가달라 요청하면, 그 딸들은 눈 번히 뜨고, 아버지 집에서 쫓겨나야 하는 형국이다. 따라서, 여성이 경제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 오직 ‘결혼’ 뿐이다. 늦게까지 결혼하지 못한 노처녀는 오빠나 남동생, 이모부나 고모부의 도움으로 생활하거나, 하녀에 다름없는 가정 교사 생활을 해야만 했다. ‘낭만적 사랑’이 존재할 이유도, 자리도 없었던 것이다.

제인 오스틴도 어렸을 때에는 ‘예쁘고, 활달한 모습’으로 사교계에 진출하여, 결혼하기 위해, 누군가의 청혼을 받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러나, 제인이 스무살 되던 해, 청혼하리라 생각했던 톰 르프로이가 제인보다 재산이나 배경이 좋은 여자와 결혼하기를 바랬던 남자 쪽 집안의 방해로 청혼을 포기하자, 제인은 크게 상심한다.

이후, 제인 오스틴이 27살 때, 친구의 오빠로서 많은 재산의 상속자인 해리스 비그위더의 청혼을 받아 결혼을 결심하지만 매력이나 사랑을 느낄 수 없었던 그와는 결혼할 수 없었기에, 그 다음날 아침 청혼 수락을 번복한다. 그녀는 사랑없는 결혼을 할 수 없었고, 사랑 없는 결혼을 거부했다. 그녀는 평생을 혼자 살았다.

당시의 상황을 고려할 때, 제인 오스틴의 삶이 소설 속 주인공들의 삶보다 더 현대적이라고 여겨진다. 결혼을 해야만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데도, 자신을 보호해 줄 안전막이 될 가정을 거부하고, 진정한 사랑을 기다렸던 제인 오스틴.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제인 스스로도 “이 작품은 너무 가볍고 밝고 반짝거려서 그늘이 필요하다.”고 말했을만큼, 이 소설은 밝고 명랑하다. 전체적으로는 둘째딸 엘리자베스가 전해주는 생기와 발랄함이 소설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소설을 읽다가 영화를 보게 됐는데, 엘리자베스역을 연기한 키이라 나이틀리 때문에 더 행복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원작에 충실하게 만들어져 더 좋았다.

그렇다면, 당시의 사랑과 결혼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네버필드 파크에 외부인이 입주한다는 소문에 베넷 가족은 모두 큰 기대를 품는다. 새로 이사온 이웃은 미스터 빙리, 그의 누이 그리고 미스터 다아시. 연회가 열리고, 젊은이들은 유쾌한 춤을 추고, 이야기도 나눈다. 이 때 중요하다. 의례적인 인사와 대화, 눈빛만으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해야 한다. 그가 내게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그녀가 내게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그녀의 감정이 자신과 같다고 생각한 남자는 청혼을 한다. 청혼은 이렇게 시작된다.

“제게 00과 얘기할 수 있는 특권을 주십시오. 단둘이요.”

이 얘기만 들어도 사람들은 모두 안다. 아, 이 남자가 이 여자에게 청혼을 하려고 하는구나. 여자는 청혼을 받아들이고, 두 사람은 결혼한다. 이것은 베넷 가의 첫째딸 베넷 양의 경우다.

여기, 조금 더 복잡한 사례가 있다. 말이 적고, 새로운 사람 사귀기를 어려워하는 미스터 다아시는 엘리자베스가 마음에 들지만,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용기를 내어 마차에 오르는 그녀의 손을 잡아주는 미스터 다아시의 손이 떨린다.

 

 

안절부절, 어찌할 바 모르던 미스터 다아시는 자신의 사랑을 엘리자베스에게 고백한다.

 

 

애를 써보았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 봤자 안 될 것 같습니다. 제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습니다. 제가 당신을 얼마나 열렬히 사모하고 사랑하는지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미스터 다아시는 그녀에 대한 자신의 사랑 뿐 아니라, 자신이 그녀에게 청혼하기 전, 왜 그렇게 고민했는지 자세히 말해 버림으로써, 오히려 그녀를 더욱 더 화나게 만든다.

왜 저를 불쾌하게 하고 저에게 모욕이 된다는 걸 뻔히 알면서 굳이 자신의 의지에 반해서, 자신의 이성에 반해서, 그리고 심지어는 자신의 인격까지 거슬러 가면서 저를 좋아한다고 말씀하신 거죠?

엘리자베스도, 미스터 다아시도 알고 있듯이, 그녀와 언니 제인을 제외한 베넷 가족의 품위없는 행동은 미스터 다아시로 하여금 청혼을 망설이게 했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더라도 직접 그 얘기를 들은 엘리자베스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엘리자베스는 단호히 청혼을 거절한다.

자신의 청혼이 받아들여지리라고 200% 확신하고 있던 다아시는 당황한 정도가 아니라, 치밀어오르는 분노에 어쩔 줄 모른다. 나보다 낮은 신분의 네가, 지참금도 가져오지 못하는 처지의 네가, 감히 내 청혼을 거절해? 네 정도가 감히? 화가 난 다아시는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그대로 전해버린다.  

제가 당신 집안이 열등하다는 사실을 기뻐할 거라고 기대할 수 있으십니까? 저보다 신분이 확실하게 낮은 사람들과 인척 관계를 맺는다고 춤이라도 출 줄 아셨나요? (273쪽) 

불 났는데, 기름 확 부어버리고 있다. 미스터 다아시는 지금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 자기는 구애를 하고 있는 거다.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에게, 당신도 나를 사랑해 달라고, 내 사랑에 응답해 달라고, 내 손을 잡아달라고 말이다. 그런데, 이건 뭐야?

당신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저는 이미 당신의 태도를 보고 당신이 거만하고 잘난 체하며 자기 생각만 하면서 남의 감정은 무시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 누가 뭐라고 해도 저는 당신 같은 사람과 결혼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제야 미스터 다아시 제정신이 들었으나, 이미 늦었다. 엘리자베스 또한 마찬가지다. 이 세상 어떤 남자와 결혼하더라도 당신과는 결혼하지 않겠다고 장담하고 두 사람은 헤어진다. 다음날, 그간의 상황을 설명한 미스터 다아시의 장문의 편지를 읽은 후,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혐오한 도덕적 결점 대부분이 미스터 다아시가 아니라, 그녀가 호감을 가지고 대했던 위컴의 것임을 깨닫게 된다.

그 후, 우연히 다아시의 저택에 가게 된 엘리자베스는 그 곳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되고, 전에 없던 친절과 호의에 미스터 다아시에 대한 마음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다. 영화를 보면, 엘리자베스가 다아시의 아름답고 웅장한 저택을 본 후, 다아시에 대한 호감이 급증!!하는 것으로 그리고 있으나, 소설에서는 다아시가 엘리자베스에게 여동생을 소개시켜주는 모습에서 엘리자베스가 크게 감동한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거기에 더해, 엘리자베스의 철없는 동생 리디아는 위컴과 함께 다른 주로 도망을 가 버려, 베넷 가족에게 큰 슬픔과 낙담을 안겨주는데, 이 일에 미스터 다아시가 나서서 큰 도움을 준 것을 알게 된 엘리자베스는 미스터 다아시에게 고마움과 호감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하지만, 어쩌겠나. 저쪽은 지난번 청혼이 거절된 것에 깊이 상처를 받았을테고, 똑같은 사람에게 두 번 청혼하는 바보는 이 세상에 어디에도 없을테니, 이제 애가 타는 쪽은 엘리자베스 쪽이다.

미스터 빙리와 함께 네버필드로 돌아온 미스터 다아시에게 리디아의 일에 대해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는 엘리자베스. 그녀에게 미스터 다아시는 의외의 말을 한다.

그렇게 한 데에는 다른 동기도 있었습니다만, 당신을 행복하게 해드리려는 소망이 거기에 영향을 주었을 거라는 걸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가족은 제게 빚진 것이 없습니다. 그분들을 무척 존경은 합니다만, 저는 당신만을 생각했습니다.

엘리자베스는 너무나 당황하여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잠시 침묵을 지켰다가 미스터 다아시는 이렇게 덧붙였다.

 

 

당신은 너그러운 분이니 제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시겠지요. 당신의 감정이 지난 4월 그대로라면 당장 그렇다고 말씀해 주십시오. 제 애정과 소망에는 변함이 없습니다만, 당신의 한마디로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영구히 입을 다물겠습니다.

아...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마음이 변했다고, 지금은 그가 한 말을 고맙고도 기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말한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 이제는 행복해질 차례다.

 

 

 

 

 

10년전에도, 5년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내게 최고의 책을 꼽으라면, 난 주저하지 않고 말한다. 내게 최고의 책은 언제나 “제인 에어”다. 비슷한 시대적 상황과 사랑 이야기를 다뤘다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제인 에어”와 이제 막 만난 “오만과 편견”은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음산한 분위기에 장엄한 톤의 “제인 에어”에 대한 애정이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밝은 햇살 아래 환하게 웃을 수 있게 하는 “오만과 편견”도 좋아하게 됐다. 어머나, 너무 늦었나?

마지막으로, 영화 감상에 큰 도움 준 여자주인공 사진 하나 올린다. 아, 이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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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04-23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단발머리님. 글 정말 잘 읽었어요! <오만과 편견>을 다시 제대로 읽고 싶은 욕망이 불끈 솟네요. 영화도 보고 싶구요! 다아시의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을 찌르네요... 나중에 <제인 에어>에 대한 글도 써주시면 좋겠네요 :)
저도 <제인 에어> 참 좋아한답니다 ㅎㅎ

단발머리 2012-04-24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말없는 수다쟁이님. 엉성한 서재에 방문해주셔서 감사해요^^ <제인 에어> 좋아하신다니, 너무 너무 반가워요. 담에 짬내서 말없는 수다쟁이님과 <제인 에어> 수다 길~~~~~~~~~~~~게 풀어봤음 좋겠어요.

순오기 2012-04-25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인에어와 오만과 편견은 영화가 더 좋았어요.
왜냐면 번역이 오래전에 한 거라서 그런지 ~~~~~ 그 맛을 못 살리는 거 같아요.
제목이 아주 멋집니다~~~~ ^^

단발머리 2012-04-26 10:1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ㅋㅋ 저도 전지현 드레스 다음으로 제목이 맘에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