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카피라이터의 표현법‘이다.

가수는 노래로 표현하고
화가는 그림으로 표현한다.

카피라이터는 말로, 아니 글로 표현한다.
글이라기보다는 문장이라고 해야 할까?

이 책에서는 ‘언어‘로 표현하라고 한다.
생각의 99%는 무의식으로 밀려나지만 괜찮다고, 다시 그 생각을 무의식으로부터 바깥으로 꺼내올 방법이 있다고, 훈련하라고, 누구나 연습할 수 있다고, 하면 된다고 부추긴다.

‘나는 왜 이렇게 즉흥적일까, 충동적일까, 생각이 없을까‘ 고민했는데, 표현을 못한 것 뿐이지 생각이 없는 건 아니니 걱정 말라는 말을 해준다.

솔깃하다.

표현력이 부족하면 ‘이 사람은 아무생각이 없구나‘, ‘저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와 같은 인상을 줄 뿐 아니라 일을 못한다고 평가받기 십상이다. - P11

본래 ‘무엇을 말할 것인가‘ 즉, 메시지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전달하려는 내용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어떻게말할 것인가‘를 아무리 궁리해봐야 잘 포장된 빈 껍데기에 불과할 뿐이다.

예컨대 당신이 아무리 멋진 옷을 차려입어도 마지막에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무엇을 말할 것인가‘가 결국 소통의 본질이다.


[비법은 빈 종이에 생각을 재빨리 메모하기]

생각을 말로 표현해내는 일의 중요성을 깨달은 후부터 언어화 훈련에 힘썼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결과, 이 책에서 소개할 ‘표현력 트레이닝‘이 탄생했다. 이 트레이닝을시작하고 인생이 참 많이 달라졌다. 그것도 서서히 바뀐 것이 아니라 한순간에 180도 바뀌었다. - P15

[메모가 말의 해상도를 높인다]

"왜 하필 메모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메모는 ‘잊지 않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메모의 진짜 힘은 전혀 다른 데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메모는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다. - P17

‘쓰기‘는 ‘표현을 강제하는 일‘이라고도 볼 수 있다. - P18

어쩌면 ‘애초에 머릿속에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아요‘
라는 고민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실은 이 또한 같은 문제다. 이런 사람은 어렴풋한 이미지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말의 해상도가 극히 낮은 상태일 뿐이다. 깨닫지못할 뿐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생각은 있다. - P18

일단 사소한 내용부터 조금씩 쓰면 된다. ‘뭐든 좋으니까우선 하나라도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의 메모가 다른이미지를 언어화하는 촉매제가 되기 때문이다.

그다음에 ‘추가로 언어화된 말‘을 메모한다. 그러면 그것이 다시 촉매제가 되어 다른 이미지가 언어화된다. 이 훈련을 매일 반복하다 보면 조금씩 말의 해상도가 올라가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메모라는 도구는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할 때 비로소 진가를 발휘한다. - P19

[생각의 99%는 무의식으로 밀려난다]

이처럼 우리는 평소 생활을 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다양한감정을 느끼거나 깨닫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을 일일이언어로 표현할 기회는 많지 않다. 그렇기에 실제로는 느끼고 있는 많은 것들이 대부분 어렴풋한 이미지로 머릿속을스칠 뿐 그대로 무의식에 방치된다<도표 5>.

자신이 무엇을 느꼈는지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느낀 점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여 누군가에게 전달하거나 설득시키지 못하는것도 당연하다. 머릿속 생각이 어렴풋한 이미지 상태라는것을 깨닫고 누군가에게 전달할 수 있는 상태로 치환하는일이 언어화고, 그 능력이 바로 표현력이다. - P69

표현력을 기르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일단 무엇이라도써 내려가면서 객관적으로 내 생각과 의견을 인식한다‘는점이다.

처음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무의식이 품고 있는 생각과 의견이라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느꼈는지, 왜 그렇게 느꼈는지 등 깊은 부분까지 곧장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바로 그 깊은 부분에 당신만의 생각이 담겨 있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관점은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때 설득력을 한층 높여준다. 이 때문에 차근차근 메모를 하면서지금까지 말로 표현되지 않았던 깊은 생각을 언어화하는과정이 중요하다. 이 과정을 머릿속으로만 수행하기에는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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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 중 한 부분을 훔쳐 보자. 다음 문단은 단지 하나의 방에 대한 묘사가 어떻게 인물에 대한 통찰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전형적인 예다. 여기서 후베날 우르비노 박사는 방금 자살한, 자신의 좋은 친구이자 체스 파트너였던 사진작가 제레미아 드 생타무르의 방을 조사한다.

방 안에는 공원에서 쓰인 듯한 바퀴 달린 커다란 카메라와, 집에서 만든 페인트로 칠한 바닷가의 석양이 그려진 배경이 놓여 있고, 벽에는 중요한 순간들이 담긴 아이들의 사진들이 붙어 있었다. 첫 성찬식 때 사진, 토끼 옷을 입고 찍은 사진, 생일 파티 사진. 체스를 두다 생각에 잠겨 멈춰 있던 오후마다, 우르비노 박사는 해가 지날수록 벽을 덮은 사진이 늘어가는 것을 바라보았었다. 일상적인 그 사진들은 미래의 도시의 씨앗이었다. 이 모르는 아이들에 의해 다스려지고 또 부패할, 그의 영광이라곤 재조차 남아 있지 않을 그곳. 종종 그런 생각을 할 때면 그는 슬픔으로 몸서리쳤다.

이 짧은 단락은 이야기의 배경과 우르비노 박사의 세계관을 드러내 보여줄 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씨름하는 보편적 인간 조건을 멋지게 요약해준다. 마치 우리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언젠가 세계도 우리 없이 계속될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것은 우리가 이야기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적어도 커다란 돌 위에 “왔다 감”이라고 스프레이로 써놓는 것보단 훨씬 낫다.(199쪽)



이야기를 쓰는 이유?
‘이야기는 삶의 도구‘라는 말을 곱씹어 생각한다. 학생이었을 때도 분식점 벽에 ˝왔다 감˝ 낙서 한 번 해본 적 없으면서 새삼 이야기를 쓰겠다니 대체 무슨 이야기. 할 말이 없어서 답답했는데 이야기를 써서(도구 삼아) 이 세상에서 살아갈 이유를 얻는다면 와이낫?
진짜 말 그대로 와.이.낫

내가 나에게 들려줄 이야기 하나
와이낫

주인공은 나
나 아니면 안되는 이야기 하나
와이낫

주인공은 주인공으로서 해야할 일이 있다.
와이낫

이야기 속에서
이야기 속으로

이야기 바깥에서
이야기 속으로

왔다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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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 대목, 창작의 신비성이 아니라 현실성에 관한 것이라는 말에 설득됨.



이 책은 창작의 신비성이 아니라 현실성에 관한 것이다. - P13

중심을 향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이야기가 설득력을 가지도록 장면 하나하나를 만들려고 하면 할수록 시나리오를 쓰는 일은 점점 산 넘어 산이 되어가는데, 알다시피 스크린에는 숨을 곳이란 한 군데도 없기 때문이다. - P13

카메라는 모든 잘못된 것들에게는 치명적인 X레이 기계이다. 카메라는 인생을 몇 배로 확대해서 보여주며 우리가 혼란과 당혹감 속에서 다 때려치우고 싶어질 때까지 이야기의 전개 과정 중 모든 취약하고 유치한 구석을 샅샅이 발가벗겨 낸다. 그러나 단단히 결심하고 공부하다 보면 이러한 당혹감들은 사라지게 된다. 시나리오 창작 과정은 이상한 일들로 가득 차 있긴 하지만 해결할 수 없는 미스터리는 아니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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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엘리자베스 조지의 《적색 부주의Careless in Red》 중 한 부분을 보자.

앨런이 말했다. “케라.”

그녀는 못 들은 척했다. 쌀과 녹색 콩으로 된 잠발라야와 브레드 푸딩을 만들기로 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괜찮았다. 치킨, 소시지, 새우, 피망, 바지락 국물…… 목록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녀는 일주일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연습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아무 때나 자기들이 원할 때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을 수 있겠지. 정말 훌륭한 기계가 아닌가? 전자레인지는 삶을 단순하게 만들어줬다. 이건 음식뿐 아니라 사람들도 이런 기계에 넣을 수 있게 해달라는 소녀의 기도에 대한 신의 응답이 아닐까? 그들을 데우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무언가로 바꿀 수 있도록. 소녀는 누굴 가장 먼저 집어넣을까. 그녀는 궁금했다. 엄마? 아빠? 산토? 아니면, 앨런?
(93/411)_《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리사 크론 지음 문지혁 옮김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를 읽는다. 글쓰기 책에는 인용구가 많아서 읽고 싶은 책도 많다. 《적색 부주의(Careless in RED)》라는 책이 끌리는데 번역본은 안보인다. 아쉽다. 아쉽지만 패스. ‘내일 죽는다면‘까지는 아니어도, ‘나에게 허락된 시간이 1년뿐이라면‘ 정도의 생각을 하다보니 많은 일들을 패스할 수 있게 되었다. 잘된 일이다.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eBook으로 읽다가 종이책 주문
2024. 2. 19. 월 아침에 비 오다가 12시에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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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 P12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 P13

계속 편지를 쓰겠습니다. - P6

드루이드로부터 드루이드에게 - P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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