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 14 | 15 | 16 | 1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전철에서 내려 길을 가다 다시 만난 빅이슈 판매원, 빅판.

 

  빅판이 펼쳐놓은 빅이슈를 주욱 살펴보는데, 분명 같은 200호인데 표지 사진이 다른 빅이슈가 있다.

 

  뭐지? 왜 200호인데, 표지 사진이 같지 않지? 혹 내용도 다른가? 빅판에게 물어보니, 같은 내용인데, 표지만 다르단다. 즉, 표지가 두 개의 버전으로 나온 것. 두 개를 다 사지는 못 하고, 그 중에 하나, 바로 옆에 있는 사진이 표지로 나온 것을 구매하다.

 

  이렇게 표지 사진이 두 개인 이유를 빅이슈를 읽으면서 알게 됐다. 이번이 빅이슈 200호 특집이고, 갓세븐 멤버인 마크가 표지 인물이고, 갓세븐의 팬클럽 이름이 '아가새'이며, 표지를 다르게 한 것은 빅이슈를 더 잘 알리려는 목적이었다고.

 

유명인이 표지 모델이 된 것은 빅이슈 판매 전략과 관련이 있고, 이런 인물들을 내세움으로써 좀더 빅이슈가 판매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려고 했다는 것.

 

그렇다고 늘 유명인이 표지 모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림이 표지가 될 때도 있으니, 빅이슈란 잡지가 그냥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돈을 내야 하는 잡지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존재들을 만날 수 있는 잡지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도 도움이 되는 전략이라는 생각이 든다.

 

200호까지 오는데 고생들 했다는 생각이 든다. 빅판들도 고생하지만, 한 달에 두 번 잡지를 만들어내야 하는, 그것도 잡지 내용이 알차야 하는 일을 하는 빅이슈 편집인들도 고생깨나 했겠다는 생각을 하고, 편집인뿐만이 아니라 빅이슈와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수고했다는 생각도.

 

200호 특집으로 빅이슈를 내는데 도움을 준 사람들 소개가 있어서 이번 호가 좋았다. 그리고 유명인들이 빅이슈 표지 모델이 되어주는데 대부분 흔쾌히 승낙한다는 점도 내 기분을 좀더 좋게 해주었고...

 

빅판을 거쳐 취직이 된 사람 이야기가 이번 호에 실려 있어 읽으면서 마음이 즐거워졌다는 덤까지 얻게 되었으니...

 

41쪽에 있는 "당신이 읽는 순간,(누군가의) 세상이 바뀝니다."는 말이 마음에 콕 박혔다. 내가 이 잡지를 읽는 순간, 세상 어디에서 무언가가 바뀌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었고.

 

유럽인권재판소에 대한 소개도 좋았다. 국가에게 피해를 입어 국내에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때, 우리나라는 더이상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데... 유럽인들은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할 수가 있다고 하니...

 

물론 국내에서 할 만한 절차는 다 밟아야 하지만, 그 다음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들은 하나 더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고나 할까.

 

선진국에 진입하려고 하는 우리나라도 이런 제도를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이것이 우리나라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인권재판소를 설립하려면 여러 나라가 함께 해야 하지만, 적어도 우리나라가 앞서서 이런 노력을 해도 좋지 않은가.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을 둔 우리나라니 말이다.

 

이렇게 새로운 사실을 하나 더 알게 해준 빅이슈... 읽는 활동을 통해 패자부활전에 나선 사람들을 응원할 수 있는 빅이슈. 

 

승자독식사회, 패자부활전이 없는 나라라는 말을 듣는 우리나라에서 '빅이슈'는 패자부활전을 만들어 그들이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잡지라는 생각을 한다.

 

이러니 너무도 소중한 잡지라고 할 수밖에 없고...

 

다시, 이 말을 쓴다.

 

당신이 읽는 순간, (누군가의) 세상이 바뀝니다. 

당신이 읽는 순간, 당신의 세상도 바뀝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랜만에 조금은 시간이 지난 빅이슈를 읽었다. 꼭 그 호가 나온 때에 읽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한 달에 두 번 나오는 빅이슈를 늘 구하는 것도 아니고, 가끔 구해서 읽는데... 어느 것 하나 새로운 것을 알게 되거나, 무언가 생각할거리를 얻으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빅이슈를 읽는 것은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은 박완서 오마주 소설인 "멜랑꼴리 해피엔딩" 에 작품을 실은 작가들 인터뷰가 실려 있는데, 작가들에 대해 조금더 친숙한 느낌을 갖게 하고 있고, 그 작가들의 작품을 찾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이번 호에는 천운영 작가를 인터뷰 했는데, 고 박완서 작가가 두 번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한 번은 결심에서 떨어지고, 다음에 당선되었다는 이야기. 작가가 처음엔 날선 작품들을 썼다가 지금은 포용하는 작품을 쓰려고 한다는 이야기 등을 읽었고...

 

소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사회의 치부를 드러내는 역할도 해야 하지만, 사회적 약자들을 보듬는, 단지 사회적 약자뿐만이 아니라 사람들 모두를 보듬을 수 있는 그런 역할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

 

여기에 더해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 인터뷰도 있다. 이번엔 음악을 하는 신해경이라는 사람을 인터뷰했는데, 음악 분야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해경이 이상을 좋아해서 이상의 본명은 해경을 자신의 예명으로 택했다는 사실. 그의 음악세계를 이만큼 잘 설명해주고 있는 말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의 음악을 듣지는 못했지만 자신이 그렇게 이야기하니, 이상이라는 작가와 신해경의 음악을 함께 생각할 수 있게 됐다는 생각을 한다.

 

또한 이번 호 표지 모델은 김서형이다. 그러니 이번 호에서는 세 명의 사람과 인터뷰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스카이 캐슬로 잘 알려진 김서형 배우.

 

배우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인터뷰를 통해서 생각하고, 한 배우를 한 작품으로만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 배우들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인터뷰였고.

 

조금 아쉬운 것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들 인터뷰도 좀 실렸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빅이슈가 남의 눈에 띄는, 많은 사람들이 아는 사람만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웃고 울며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도 실렸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

 

'녹색빛'이라는 제목으로 '손으로 짓는 지구'라는 글은 우리 모두가 읽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이대로 소비만 하다가는, 지구가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

 

우리 소비를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 그렇게 빅이슈는 정말로 큰 생각할거리를 우리에게 제공해주고 있다.

 

단숨에 읽을 수도 있지만, 천천히 읽으며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 내가 살아가야 하는 자세에 대해서 생각하면 더 좋은 책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9-04-20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20 1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9-04-20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고 있기론 이 잡지는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기 위한
잡진 줄 알고 있습니다. 지하철역 주변에서.
그런데 이걸 알라딘에서 사 볼 수도 있군요.
한번쯤 읽어 보고 싶었는데 사 봐야겠습니다.
저는 파는 걸 잘 못 보겠더군요. 뭐 역주변으로 외출할 일이
그렇게 자주있는 편이 아니라.

그런데 알라딘에서 판다는 건 어떤 의민지 모르겠네요.
공익의 의미인 건지 아니면 노숙인의 판매를 잠식하는 건지...
대신 팔아주고 노숙인을 위해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면 좋을 텐데
그건 또 아닌가 봅니다.

kinye91 2019-04-20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기구독이나 다른 방법으로 빅이슈를 보면 그것이 판매원에게 직접 가지는 않지만 그들을 돕는 간접적인 시설이나 환경에 투자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 14 | 15 | 16 | 1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