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아의 감성사진 - 세상에서 제일 멋진 감성사진 찍는 법
레아 지음 / NEWRUN(뉴런)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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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어떻게 바라 볼 것인가?

내가 이제껏 살면서 바라 본 세상 풍경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은 막 세상에 나온 아기의 얼굴이었다. 두 눈을 감고 입을 다문 아기의 얼굴은 너무나 평화로웠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들이 너무나 많다. 두 눈에 담기에 모자라 사진에 담는 사람들이 있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휴대폰이나 디카를 이용해서 사진을 찍는다. 이제는 누구나 사진가가 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순간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나는 레아가 누구인지 몰랐다.

그는 자신을 아마추어 사진가라고 불렀다. 레아는 사진은 감성이다!라고 외치며 사진 기술이 아닌 감성을 찍는 법을 알려준다고 했다. 기술이 아닌 감성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뭔가 정보를 알려 주는 책들은 대체로 딱딱해서 서먹한 느낌이 든다. 핑계를 대자면 그런 책들과 친하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근래에 디카를 구입해서 사진을 찍는데 설명서를 봐도 뭐가 그리 복잡한지, 겨우 작동법을 배워 찍고 있다. 초보 중에 초보인 나에게 <레아의 감성사진>이란 책은 처음에 사진 찍는 법을 쉽게 배워 보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다. 그런데 뜻밖에 즐거움이 있었다.

레아가 말하는 감성사진이란 사진에 마음을 담아내는 것이었다. 그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레아가 바라보는 세상은 아름답고 따뜻하다.

그가 바라보는 세상과 이야기를 함께 보고 있으면 조리개 수치나 셔터 스피드란 말조차 친구의 이름처럼 느껴진다.

 세상 참 곱다 세상 참 곱다.

이토록 고운 세상에서 따뜻한 것은 내가 다 가졌으면 좋겠다.-                                                                           

 중요한 일. 손잡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잡은 손 놓지 않는 일.

레아는 집 앞을 잠깐 나설 때도 카메라를 가지고 간다고 한다. 마치 지갑이나 휴대폰처럼 늘 함께 하는 카메라는 이미 그에겐 소중한 존재가 된 것이다.

이 책은 사진을 사랑하고 그 속에 삶을 담아내려는 열정을 가진 레아의 사진 이야기가 들어 있다. 그가 찍은 사진을 감상해도 좋고 기법을 배워도 좋다. 편안하게 볼 수 있으니까.

사진 기술이 부족해서 사진을 못 찍는다고 생각하는 나와 같은 초보자를 위해 사진 자체에 대한 애정을 과감하게 보여 줌으로써 먼저 사진을 사랑하라고 말하는 듯 싶다.

감성사진은 비싼 카메라나 렌즈가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사랑하고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사람의 몫인 것이다. 아마추어 사진가는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사진을 찍지 않으니까 마음 편하게 내키는 대로 찍으면 그만이다.

어제는 한창 찍어 두었던 사진들을 모아 인화했더니 흔들려 찍혔는지 초점이 흐릿한 사진들이 많다. 일단 안타까운 맘이 앞섰지만 흐릿한 사진도 한참 보고 있노라면 나름 멋지다고, 나만의 감성이라고 변명해본다. 레아의 말대로 틀을 깨려면 틀을 알아야 된다지 않던가.

역시 기본에 충실해서 사진 찍는 연습을 해야겠다. 감성은 충만한데 기술 부족이다.
이제 레아의 촬영 기법을 배웠으니 다시 실전에서 응용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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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시크릿 - 세계를 움직이는 유태인.화교 부호들의 부와 성공의 조건!
마담 호 지음, 임수택 옮김 / 에이지21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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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시크릿> 속에는 비밀이 없다.

예전 TV 광고에서 아무도 몰러~, 며느리도 몰러~하며 요리 비법을 뽐내던 내용을 보면서 가족에게조차 비법을 안 가르쳐줄 만큼 대단한 건가, 아님 며느리랑 사이가 안 좋나?하며 혼자 엉뚱한 상상을 한 적이 있다. 물론 그만큼 특별하단 뜻이겠지만 사람들 대부분이 어떤 분야든 자기만의 노하우는 절대 공개 안 하는 것이 성공 비결인 듯하다.

그러나 부의 성공 비결을 공개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왜 남들은 감추는 비밀을 밝히는 것일까?

이것이 우리가 부자들에 대해 가진 잘못된 오해이다. 진정한 부자들은 관대하고 대범하다. 그들이 가진 것은 많은 돈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로움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충고를 해주고 도움을 주면서 보람을 느낀다.

이 책의 저자 마담 호는 일본 여성으로 혼자 미국으로 건너가 고등학교를 다녔고, 남캘리포니아 대학에서 화교인 남편을 만나 세계 대부호들의 사고를 배우고, 1급 동시통역자로 일하면서 성공한 사람들과 많은 교류를 하였다. 그녀가 세계 대부호들에게서 배운 진정한 부라는 것은 낯선 비밀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지혜 속에 있다.

그녀도 책에서 말하고 있다. 진실되고 좋은 조언들을 들었지만 자신이 경험하기 전에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고 말이다. 진정한 부자들이 아무리 우리에게 성공 비결을 알려주어도 우리가 제대로 깨닫지 못한다면 소용없는 것이다.

나 역시 처음에는 건방지게도 이게 부의 시크릿이야.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한 장씩 읽어 가면서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부의 시크릿, 그 이상이다.

우리 삶에 특별한 비밀은 바로 우리 자신 안에 있다.

우리는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잊고 있다. 엄마 배 속에 작은 생명이 움트는 것, 그래서 한 인간이 태어난다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다. 우리는 모두 기적처럼 태어나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다. 각자의 삶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바로 자신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이다.

<부의 시크릿>을 읽으면서 예전에 봤던 <시크릿>이 떠올랐다.

 부와 성공은 멀리 있지 않다. 내 안에 이미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부러워하고 질투하며 시간을 보내기엔 우리의 삶이 너무 짧다.

유태인 대부호인 한 사람이 말했다.

왜 성공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대답은 간단해. 해서는 안 된다고 알고 있는 일을 하기 때문이지.

너무나 간단한 성공 비결을 보며 다 아는 내용이라고 성급하게 말하지 말자.

우리가 아는 것만 실천하고 산다면 세상은 더 좋아질 것이고 우리의 삶도 더 풍요로워질 테니까.
<부의 시크릿> 속에는 비밀은 없지만 삶의 지혜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 삶의 지혜들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다면 여전히 비밀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좋은 말씀은 아무리 여러 번 들어도 넘치지 않는다. 이 책은 진정한 부, 성공한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좋은 말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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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이야기 - 틱낫한 스님과 데니얼 베니건 신부님이 세상에 전하는
벨 훅스 엮음, 김훈 옮김 / 황금비늘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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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과 신부님이 만났다.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두 분의 만남은 아름다웠다.

어떤 분열과 다툼이 없이 각각의 종교가 하나의 일치를 향하여 가고 있다.

이 책은 종교 서적이 아니다. 평화와 정의 구현을 위한 이야기라고 하고 싶다.

종교가 그 교리에만 집착한다면 이미 그 빛을 잃었다고 할 수 있다.

세상을 구원하려는 노력은 종교를 초월하며 진정한 평화 운동인 것이다.

 

 베트남전쟁에 대안을 찾고자 미국을 찾았던 베트남 승려 틱낫한은 고국으로부터 추방당하고, 미국 예수회 사제인 데니얼 베리건은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여 징집영장을 불사른 죄로 교도소 생활을 하다가 출소하여 반전 평화운동을 펼치다가 1974년 파리에 망명 중인 틱낫한 스님을 만나 나눈 대담을 기록한 책이다.

그 분들이 원한 것은 평화였다. 세월은 삼십 여년이 흘렀지만 세상은 아직도 평화를 구하고 있다.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많은 분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 희망을 말할 수 있는 것이리라.

베트남전이 진행되는 동안 무사태평하게 지낼 수 있었던 기독교학 교수는

 학생들에게 괴로움만 안겨주는 교수에 불과했습니다. 베리건

불교 교리까지를 포함한 모든 교리에 집착하는 불교도들은

붓다를 배반하는 사람들입니다. 틱낫한

종교는 수단일 뿐 세상을 구하지 않는 종교는 이미 종교의 의미를 잃은 것이다.

두 분이 종교는 다르지만 일치를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신앙의 본질을 깨닫고 실천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도 우리는 종교나 정치를 내세워 전쟁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중동의 불씨가 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미국의 제국주의, 전세계의 정치, 종교적 분열들은 언제 끝날까? 우리가 바라는 평화는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두 분은 근원적인 저항을 이야기한다. 전쟁에 대한 저항보다 더 깊은 온갖 종류의 전쟁에 대한 저항이다. 현대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인간됨, 참다운 자신이 될 수 있는 능력을 박탈당하고 있다고. 우선 체제에 의해 침해당하고, 점령당하고, 폭행당하고, 파괴당하는 것에 반대하여 자아를 치유하자는 것이 저항의 목적인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환경이나 내용면에서 아름답고, 치유를 도와주고, 우리를 생생하게 되살아나게 해주는 저항 공동체이다.

많은 수행공동체에서 사람들이 기도를 하고 명상을 하나 저항은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들이 제대로 기도하고 명상하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틱낫한

 

두 분의 이야기를 보면서 눈 앞을 가로막고 있던 무언가가 떨어져 나간 기분이다. 그 동안 외면했던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게 되었다. 전쟁과 폭력은 TV 속 드라마가 아닌 현실이었다. 요즘 같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선택하고 명상하고 내면적인 삶을 사는 것은 중요하다. 건전하고 온전한 마음자세를 가져야 큰 세계와 큰 거짓말과 거리를 두고 참된 세계를 바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간 내면에 목적을 의미하는 삶에서 꼭 필요한 순수성과 사랑을 일깨워주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것 한가지를 꼽으라면 <평화>라고 말하고 싶다.

<평화>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도록 해준 아름다운 책이다.

모든 분들과 함께 <평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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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30분 - 인생 승리의 공부법 55
후루이치 유키오 지음, 이진원 옮김 / 이레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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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실용적인 책이다.

< 꿈을 이루어주는 1일 30분 >은 후루이치 유키오라는 일본 작가의 책이다. 그는 평범한 직장인에서 성공한 비즈니스맨이 된 일본의 대표적인 직장인 성공 모델이라고 한다.

나는 이런 식으로 공부해서 성공했다라는 노하우를 이미 인터넷 상에서 유료로 제공하여 많은 사람들이 그 효과를 봤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

대단한 공부 비법을 적은 책이니 두꺼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얇은 두께에 또 한번 놀랐다. 저자는 인생 승리의 공부법을 55가지로 요약하고 있으며 읽으면서 저절로 고개가 끄떡여지는 내용이다.

우선 기술적인 학습법보다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왜 공부를 해야만 하는지 자기 스스로를 설득하지 못하면 어떤 공부법도 소용없는 것이다.

내 인생의 5년 후, 10년 후를 생각해 볼 때, 나는 어떤 모습일까?

꾸준히 < 1일 30분 > 공부를 실천하다 보면 당장에 성과가 보이진 않겠지만 점점 꿈이 현실이 되리란 생각을 하니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늘 시간이 없다거나,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공부를 게을리 했던 나에게는 엄청난 각성을 주는 책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지 않던가.

공부하는 습관이야말로 최대의 자기 투자라는 말에 공감하면서도 선뜻 실천하지 못했던 것도 뚜렷한 목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학습법 55가지 모두 유용한 방법인데 그 중 가장 공감하는 부분은

자신이 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사람들이 지식을 흡수하는 비율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지 못한 이유는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비용을 부담해야 반드시 투자한 만큼 본전을 뽑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할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자기 투자는 책을 사는 것이라고 충고한다. 단 책을 살 때는 되도록 한 권 씩 구입해서 바로 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무리하게 많은 책을 사면 결국 책장에 꽂아두고 안 보는 책들이 생긴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반드시 종이에 목표를 써 붙여둔다.

자신의 목표를 매일 수시로 확인하는 것은 포기하려는 마음을 다잡는 효과가 있다.

자기계발 분야의 권위자인 나폴레옹 힐은 목표를 적은 종이를 가지고 다니며 매일 반복해서 읽으면 꿈이 실현된다고 했는데 이 말을 들은 사람들 대부분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생각하지만,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모든 성공비법을 다룬 책들의 공통점이다.

비법은 있으나 실천하지 않는 비법은 아무 소용 없다는 점이다.

결국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꾸준한 실천에 있다. 즐겁지 않은 일을 꾸준히 하기는 어렵다. 남들 기준의 목표가 아닌 소박하지만 나만의 목표를 가지고 시작해봐야겠다.
즐거운 책 읽기는 계속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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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의 비밀 - 아름다운 그림 속 여인들이 숨겨둔 이야기
이주은 지음 / 한길아트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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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비밀이야. 라고 누군가 말한다면, 알 수 없는 미지의 무엇이라는 자체만으로도 호기심이 생길 것이다. 그 비밀이 정말 내가 알고 싶은 것인지조차 알 수 없으니까.

모든 비밀은 은밀하고 신비로운 매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빅토리아의 비밀>은 제목과 표지가 주는 느낌만으로 읽게 되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비밀을 알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것 또한 비밀이다.

세상에 비밀이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뻔한 이야기일 것이고 그 신비로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는 후자쪽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빅토리아 시대, 즉 영국 빅토리아 여왕 통치기(1837~1901)의 그림을 소개하는 책이다. 특히 저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제인 버든 모리스가 모델이 된 그림들이 주를 이룬다. 내가 보기에는 꽤 강하면서도 우울한 느낌의 얼굴인데 화가들에게는 꽤나 신비로운 매력을 주었던 것 같다. 그녀는 미술공예운동의 선도자인 윌리엄 모리스의 아내이자 라파엘전파의 세 거장 (밀레이,로제티,헌트) 가운데 하나인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의 모델이기도 했다. 이들의 실제 이야기는 그림 속 비밀 이야기처럼 흥미롭다.

책을 읽으면서 라파엘전파 (Pre-Raphaelite Brotherhood)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처음에 설명이 없어 궁금하다가 중간쯤 설명이 나와있어 반가웠다. 1848년에 왕립 아카데미에 다니던 스무 살 전후의 세 명의 미술학도를 중심으로 일어난 예술 개혁운동이라고 한다. 라파엘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를 지칭하지만 상징적으로 고전주의풍을 뜻하며, 그 당시 획일적인 그림 공식을 버리고, 자연으로부터 직접 영감을 얻어 그리자는 운동인데 이후에는 유미주의로 계승되었다고 한다. 미술에 문외한인 내가 영국의 미술사까지 알아가고 있다.

아름다운 그림 속 여인들은 저마다의 비밀을 가지고 있다.

빅토리아 시대는 빅토리아 여왕이 나라를 다스리니까 여성의 권위가 최고였을 줄 알았다. 물론 여왕의 권위야 최고였겠지만 여성 자체의 권위는 미약한 수준이었다. 여자는 남편의 보호 아래 아무런 사회적 책임도 권리도 없었고 오직 남편에게 충성할 의무만 있었다고 한다. 사랑하고 믿음직한 남편을 만났다면 행운이겠지만 무자비하고 무심한 남편을 만났다면 그 불행은 오로지 아내라는 여성의 몫인 것이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는 빅토리아 시대 소설가 루이스 스티븐슨이 쓴 소설로 한 인간 내면에 극단적인 선과 악을 표현하고 있다. 저자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이야기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메두사를 처단한 영웅 페르세우스 이야기를 떠올린다. 페르세우스는 메두사의 목을 치고 오는 길에 묶여 있는 안드로메다를 발견하고 그녀를 구해낸다.

그런데 메두사와 안드로메다는 둘 다 자신의 미모를 자랑하다가 저주를 받은 여인들이다.

아름다운 여인과 저주 받은 괴물.

빅토리아 시대에 여성의 순결, 정조와 남성의 금욕, 절제를 강조할수록 사회와 예술은 성적인 환상과 에로티시즘에 빠져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었다.

작가가 말하는 로제티 그림의 매력은 바로 관능이 철철 넘치는 화려한 여인 이미지에서 어떤 정신 수행을 통해 얻은 고결한 정수 같은 것이 느껴지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내가 느끼는 매력은 그림 속 여인보다 그 주변 세밀한 요소들의 상징을 하나씩 발견해나가는 것이다. 모든 것이 드러나 있으면서 감추어진 로제티의 그림은 하나의 작품이면서 다양한 이미지를 표현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는 로제티 이외에도 다른 예술가들의 아름다운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나에게 이 미술 작품은 새롭게 알게 된 비밀들이다. 비밀을 조금 알게 되니 욕심이 생긴다.

저자는 영국의 박물관과 도서관을 둘러보면서 이 곳의 분위기는 오랜 세월을 두고 형성된 취향이지, 하루 아침에 디자인된 형태가 아니라고 했다. 과연 어떤 곳이길래 그토록 마음을 움직였을까?

 

취향 (taste ) 그 자체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은 기호 (favorite)이다.

취향은 미적인 내공을 쌓은 자, 즉 오래도록 축적해온 안목과 미에 대한 애착과

오랜 세월 추구해온 미적 방향성이 있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취향을 가지기 위해서는 미적 환경에 한껏 노출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는 영국처럼 박물관과 도서관이 많지는 않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원래 빅토리아의 비밀은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것이었다.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없다면 단풍이 물들고 눈부시게 파란 하늘을 바라보자.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누구나 취향을 가질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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