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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피의 다락방
베치 바이어스 지음, 김재영 옮김, 오승민 그림 / 사계절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앨피야?
안녕! 책을 통해서 너를 알게 되어 반가워.
난 <앨피의 다락방>이란 책을 통해 너를 처음 알게 되었단다.
다락방에 살고 있고 만화를 그리는 것이 좋아 만화가가 꿈인 너.
나 역시 어렸을 때에 잠시 공상과학책을 쓰고 싶었던 적이 있었거든. 만화를 그린다는 너를 보니 더 반가웠지.
자라면서 점점 그 꿈은 없어졌지만 몇 년 전에 우리 아이가 “엄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하고 내 꿈을 물어보지 않겠니? 그 때 나 역시 다시 어릴 적 꿈을 생각하고 새로운 꿈을 찾게 되었지.
또 난 책을 읽으면서 네가 부럽다는 생각도 했어.
나 역시 어린 시절에는 다락방에서 살고 싶었거든. 옛날 초등학생 때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란 책을 읽으면서 나도 하이디처럼 다락방에서 별빛이 쏟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잠이 들고 싶었거든.
하지만 한번도 다락방에서 자 본 적도 없어. 또 내가 옛날에 살았던 집이랑 지금 살고 있는 집에는 다락방이 없단다.
넌 혼자 지낼 방이 없어, 네 개인 공간으로 다락방을 선택했지만 난 그럼에도 앨피 네가 부러웠어.
나 역시 어릴 적에 혼자 지낼 수 있는 공간이 없었거든. 그래서 네가 너만의 보금자리이자 네 상상의 공간이고 꿈의 장소인 다락방에서만 지내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고, 그 장소를 형에게 빼앗기게 된다고 생각할 때 너무 안타까웠어.
사실 넌 너무 너만의 공간에서 지내고 있었지. 학교에서도 넌 수업을 듣는 것보다 만화를 그리는 것과 만화 생각에 열중했으니까.
하지만 네 만화는 독특해. 그리고 정말 재미있었고 말이야.
너를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 미식축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그런 너를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 언제나 형이 자랑거리가 되고 너를 끊임없이 형과 비교하던 엄마를 보면서 난 너무 슬펐어. 가족들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형의 모습은 절대 자랑거리가 될 수 없음에도 앨피 네 엄마는 언제나 형의 편이 되었지.
또한 힘이 없는 할아버지, 옛날 자신의 모습을 그리워하면서 지금은 무기력한 할아버지의 모습도 너무 안타까웠어.
그리고 너를 누구보다 이해하고 있지만 현실 속에서 자신의 꿈을 잃어버린 누나. 플로리다에 가고 싶었지만 집안 사정 때문에 그럴 수 없었던 누나의 모습도 날개가 꺾여 버린 천사 같은 느낌이 들었지.
그 속에서도 너는 올바르게 자라고 있는 것 같아. 물론 다락방에서만 있는 것도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겠지만 너에게 있어 다락방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나 역시 잘 알고 있으니까.
다락방은 네 꿈과 현실을 이어주는 연결통로가 되겠지요. 단절되지 않고 그 길이 계속 뚫려있었으면 좋겠어.
앨피야!
난 네가 언제나 꿈을 잃지 않기를 바라.
그리고 네 노력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형의 마음이 바뀌었기에 다락방에 계속 있게 되었지만, 또 엄마는 여전히 너를 이해하지 못하고 형과 비교하고 있지만 난 네가 꿋꿋하게 자라주리라 믿는단다.
그래도 네 옆에서 너를 지지해주는 멋진 누나가 있잖니?
앨피야, 늘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10년 후엔 세상에서 가장 멋진 만화가가 되어있기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