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페이시스 스타터 - 신비한 VR & AR 세상
창의콘텐츠연구소 지음 / 해람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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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19 시절 교육계엔 갖가지 온라인 교육 시스템과 플랫폼, 프로그램이 접목 되었다. 당시 원격학습을 하다보니 교사들은 아이들과의 직접적 소통을 위해 메타버스를 사용하기도 했다. 메타버스를 통해 발표하고 수업하며, 한국에서 개발한 zep이나 게더타운을 많이 사용했었다. 이 두 가지 플랫폼은 교사가 만든 교육프로그램을 메타버스로 학생이 체험하거나 학습용, 발표용으로 유용하다.

 그리고 한켠에는 영화 레디플레이어원처럼 메타버스 자체를 3D로 구현하는 것들도 있다. 그 중 하나가 코스페이시스인데 독일에서 만든 것이다. 코스페이시스는 사용자가 원하는 배경이나 캐릭터등을 구현해 자신이 메타버스를 만들고 체험할 수 있다.

 학생들은 코스페이시스를 통해 게임을 만들 수 도 있고, 동물원을 만들 수 있으며 겨울왕국이나 중세나, 고대시대, 바닷속, 우주등도 구현할 수 있다. 보통은 무료버전인데 그 상태에선 참여인원이나 사용할 수 있는 기능 및 코딩 기능에도 제한이 가해진다. 유료버전은 가격이 좀 있는 편이지만 한 달간은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학생들과 구현한 것 중 태양계가 있는데 유료버전에서는 태양계 행성을 모두 구현해 놓아 이들은 경로에 따라 의존하는 것으로 하여 서로 자전하면서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한는 모습을 설계할 수 있다. 또한 미술작품을 전시할 수 도 있는데 학생들이 그린 회화를 디지털 이미지로 만들어서 전시하고 전교생이 같이 그런 것을 보면서 즐길 수 있다.

 코스페이시스는 약간의 코딩 기능도 제공하기에 메타버스와 더불어 어느 정도의 코딩 교육도 가능하다. 각 개체는 고유의 동작과 표정이 있는데 그 이상의 것을 하려면 코스페이시스 고유의 코딩인 코블록스를 사용해야 한다. 물론 프로그램 안에 있다.

 코스페이시스는 활용만 잘 한다면 매우 다양한 방면에 활용이 가능하다. 자신이 집이나 건축물을 설계할 수 도 있고, 다양한 자연을 구성할 수 있으며, 놀이공원이나, 동산, 역사적 사건도 구현해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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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소멸보고서 - 폭발하는 서울, 소멸하는 지방
김기홍 지음 / 페가수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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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국내외에 한국의 경제와 국력이 지금은 정점이란 논의가 많다. 이런 논의가 나오는데는 충분한 객관적 수치들이 있다. 우선 날이 갈수록 저하 하는 경제성장률, 세계 최저의 압도적 출산률, 역시 세계 최고의 압도적 수도권 집중률, 소득 대비 지나치게 높은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 생산연령 인구의 감소, 고령인구의 증가 등이다. 이런 것들은 모두 맞물려 있지만 공통의 분모에는 아무래도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자 자리한다.

 한국의 수도권 집중률은 가히 세계 최고다. 일부 수도권 집중현상을 우려하는 나라들도 20-30%정도의 인구집중률로 걱정을 하는데 한국은 50%를 넘어섰다. 그리고 이는 정확히 출산률을 끌어내린 중대한 계기가 되었다. 얼마전 MBC에서 인구소멸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본 일이 있는데 진행하던 교수는 2015년을 변곡점으로 그나마 1점대 초반을 유지하던 한국의 출산률이 그 밑으로 내려갔다고 했다. 그리고 2015년은 지방의 각종 제조업 및 산업이 본격적으로 붕괴하고 수도권 집중현상이 완전하게 실현된 시기다. 

 즉, 지방의 인구가 해당시점부터 서울과 수도권으로 몰렸단 이야기며 그와 동시에 한국의 출산률을 곧두박질쳐 정부도 놀랄만큼 연간 출생아 40만선이 붕괴하고 불과 몇년조차 버티지 못하고 30만선이 무너져 20만대로 내려오게 되었다. 그리고 더욱 놀랍게도 이 20만 선도 곧 붕괴예정이다. 보통 10만선정도 하향하는데 5-10여년이 걸렸는데 불과 2-3년만에 가파르게 하향한 것이다.

 한국은 과거 빠른 경제성장을 위해 거점 중심 경제 개발을 실행했다. 그 혜택을 본 것이 수도권과 부울경 지역인데 지금은 수도권 쏠림 현상이 너무 심해져 이젠 부울경마저도 쇠퇴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책에는 K 지방소멸지수가 등장한다. 이는 인구의 자연감소와 사회적 감소를 포함한 지수다. 보통 1.5가 넘으면 소멸과 무관하며 0.75미만이면 소멸위기 지역에 해당한다. 이중 0.5미만이면 소멸위험지역인데 여기에 해당하는 지역이 인천옹진, 경북4곳, 전남2곳, 강원과 경남에 한 곳씩이다. 소멸위기지역엔 놀랍게도 인구 350만의 한국 제2의 도시 부산도 포함된ㄴ데 바로 부산 영도구와 서구가 그렇다.

 저자는 서울과 부산, 경남 함양이 비교한다. 세 지역에 모두 살아봤고 세 지역은 면적도 비슷한데 반해 놀라울 정도로 인구, 생산력, 기반시설 등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서울은 압도적 도시다. 서울의 경쟁력은 세계적 수준이며 한국 대기업의 본사들이 모두 서울 및 수도권이 자리한다. 최근 취업의 남방한계선이 회자되는데 사무직은 판교까지만 허용하는 판교라인, 기술엔지니어들은 용인, 기흥까지의 기흥라인을 일컫는다.  

 서울은 문화시설도 매우 훌륭하며 일자리도 많기에 기회도 많다. 서울은 병원도 많은데 세계2200개의 우수병원 중 한국에서 32개가 선정되었다. 그런데 그 중 16개가 모두 수도권에 위치한다. 이런 현실로 인해 사람들은 병이 나면 서울로 치료를 간다. 암 같은 중병 치료를 위해서는 긴 거리의 통원이 힘들어 병원 인근 모텔 등에서 원정 숙박치료를 감행하기도 한다. 

 반면 부산은 어떨까, 부산은 인구가 끝없이 줄어들고 있다. 고령층 인구는 늘어나고 있으며 젊은이들이 수도권으로 이탈한다. 지난 10년 간 부산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은 85000명 정도인데 이 중 청년인구가 73000명이다. 주력 산업이 붕괴했고 신성장산업도 부재하다. 부산은 과거 조선과 방직, 제재소가 유명했으나 지금은 유명무실하며 이를 이을 신성장산업도 딱히 없다. 그저 방대한 인구를 통해 소비 및 서비스업으로만 유지 중이다. 그래서 지역내 소득도 감소중이며 지하철, 도시 교통망 등의 도시 인프라도 열악하다. 서울과 문화시설은 비교가 되지 않으며 여러모로 개발도상국의 도시가 떠오를 만큼 글로벌 스탠다드와 거리가 있다.  

 함양은 2020년 연간 출생아가 106명 사회적 순유출자가 107명이다. 이걸로 상쇄인데 연간 사망이 558명이다. 매년 500-600명 가량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것이다. 면적은 부산과 비슷하지만 인구는 고작 3만에 불과하다. 경남에서 인구가 가장 적인 기초단체는 의령, 산청, 함양 순이다. 전북은 무진주가 있는데 무주, 진안, 장수다. 경북은 BYC가 있는데 봉화, 영양, 청송을 말한다. 함양엔 죽염을 생산하는 기업이 하나 있는데 대규모로 단지를 확대하려하나 환경이 걸림돌이다. 죽염은 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 웬만한 세계적 소금에 비해 효능이 전혀 부족하지 않다. 함양은 전북과 함께 지리산을 끼고 있는데 이 지리산을 가려고 서울에서 함양으로의 직통버스가 하루 10차례 가까이 있다. 

 저자는 대대적 수도권 이남으로의 하방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한국 정부는 공공기관을 내려보내는 혁신도시, 기업을 유치시키는 기업도시, 지방대학을 지원하는 제도를 각각 따로 실행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모두 실패다. 거액의 지원으로 지방대학에 좋은 인재를 유치하고 배출해도 일자리가 없으면 그들은 지역에 정착하지 않는다. 또한 기업도시와 혁신도시를 지방에 강제 유치해도 그 가족들이 누릴 인프라가 적고 자녀가 진학할 수도권에 버금가는 좋은 대학이 없고 또 그가 자라서 취직할 기업이 없다면 역시 정착은 없다. 때문에 이 세 가지는 같이 장기간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한국 정보는 막대한 재정 투입에도 불구하고 저출산에 대해 정치적으로 입장을 달리하고 정책도 다르다. 하지만 이는 좌우를 뛰어넘는 문제다. 같이 합의하여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성 있게 정책을 집행하는 대승적 약속과 문제의식이 필요하다. 더불어 이 모든 정책은 수도권에 대한 불이익을 주는 정책도 따라야 한다. 

 이를 차별이라 여길수 도 있지만 지난 반세기 서울과 수도권을 막대한 수혜를 정책적으로 입고 사실상 지방을 희생시키며 자라왔다. 그것을 값을 때가 된 것이고 그래야만 과도한 집중이라는 폐해를 물리쳐 수도권도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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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후의 세계 - 챗GPT는 시작일 뿐이다, 세계질서 대전환에 대비하라
헨리 A. 키신저 외 지음, 김고명 옮김 / 윌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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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것을 보면 경외감 및 기대감과 더불어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난 과학기술에 대해 낙관론자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공지능의 발전상을 보면 더욱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인간의 일자리 문제, 인간의 정체성 자체를 흔들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구 상의 우리 이상의 존재가 등장하는 것이 가져올 문제에 대해 상당한 걱정이 든다. 이런 마음은 세계의 누구나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대해 제동이 걸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세계는 하나로 통합되어 있지 않으며 각각의 국가들이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향후 패권에는 인공지능 기술의 선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인공지능의 기술 발전은 가속화할 것이고 인류의 정체성과 안전을 보장할만한 합의된 브레이크는 걸리기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냉전 같은 무한 경쟁 관계에서도 인간은 핵무기 같은 것에 대해 상당한 안전 보장 합의를 이뤘는데 인공지능 기술을 그것조차 매우 어려워 보인다. 아직 모두가 인공지능이 상호파괴를 확증할만한 것이라 여기지 않고 무엇보다도 핵무기는 기술과 양의차이에서도 서로를 확증파괴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은 양과 기술의 차이가 한 쪽만을 일방적으로 파괴할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책 AI 이후의 세계는 인공지능에 대한 이런 걱정과 고민이 담긴 책이다. 대부분의 미래 기술 책이 기술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가능성에 초점을 두는 반면 이 책은 인공지능이 향후 전방위적으로 인간에 미칠 영향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어 읽어 볼만한 가치가 더 크다.

 현재 인공지능은 생성형 인공지능까지 도달해 있다. 이 녀석은 인간의 방대한 지식을 학습해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남겨졌던 글쓰기, 그리기 등 창조의 영역에도 이미 도달해 있다. 다만 이 인공지능은 자의식이 없어 자신이 어떻게 학습했고, 무엇을 학습했으며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지 못한다. 아직은 기계적 천재에 불과한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인간은 자신들의 기술을 활용해 초기의 책을 비롯하여, 최근의 스마트폰에 이르며 자신의 지적 기능을 여러 가지 이것들에 위임했다. 인공지능에게 인간이 위임할 능력은 비판적 사고력이나 작문력, 문해력 등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런 것들이 인간이 자신의 사회나 정치, 문화를 이끌어감에 있어 중요한 판단을 하는데 밑거름이 되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이것들의 위임은 인간인 인공지능의 꼭두각시가 됨을 의미한다. 그래서 인간은 인공지능이 그 뛰어남에도 현실의 결정권자로 작용하게 두어서는 안된다. 이것을 방지하려면 세계적으로 합의된 강력한 문화적 규범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봉착하게 된다.

1.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의료, 공간, 생물학, 양자물리학에 어떤 혁신이 일어나는가

2. 인공지능이 만드는 친구는 어떤 존재인가

3.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전쟁은 어떤 전쟁인가

4. 인공지능은 인간이 인식할 수 없는 현실의 어떤 면을 인식할 수 있는가

5. 인공지능이 인간의 행동을 평가하고 유도하는 시대에 인간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6. 그러한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인간은 자신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경험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리고 각각의 사회는 나름의 방식으로 현실을 탐구해 완벽하진 않으나 적절한 답에 도달했고 그것에 기반해 지역의 문명을 구축했다. 이 일련의 중심에는 결국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이 있다. 인간은 현실을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관측하는 수단으로 과학 장비들을 고안해냈다. 하지만 양자역학이 발전하며 실제 관측은 대상과 상호작용을 하며 대상의 상태를 규정하고 영향을 미치기에 완벽히 객관적인 연구나 관측을 불가능함이 입증되었다. 그럼으로 인해 결국 인간은 현실을 구성하는 다수의 상호보완적 측면 중에서 그 시점에 정확히 알고자 하는 측면의 가능성 중 하나만을 선택하여 발전해왔다. 이는 당연히 현실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므로 인간은 각각의 부족한 결과를 결합하여 왜곡을 보정해왔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인간 관찰자가 관측할 때 발생하는 빈틈을 찾아 상호보완적 데이터를 처리하고 그 안에서 식별할 발생하는 빈틈을 메울 가능성이 있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궁극적으로 이성으로 식별할 수 있는 사물의 단일한 본질개념을 배제하고 인간은 그저 현실들의 유사성을 파악해 지식을 구축할 수 밖에 없다고 보았다.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의 특성을 그룹화하여 유형과 패턴을 인식하고 현실을 이해한다. 비트겐슈타인이 한계로 본 지식의 구축을 극한까지 잘 해낼수 있는 것이다. 

 현재 세계는 강국들이 만들어낸 다국적 네트워크 플랫폼이 지배하고 있다. 이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성공한 미국와 중국은 21세기 들어 크게 경제적 성장을 이뤘고 이를 수행하지 못한 유럽연합의 경제는 크게 후퇴했다. 네트워크 플랫폼은 기존 산업과 다르게 이용자가 폭증할 수록 서비스의 수준이 증가한다. 어느 산업이나 과도한 이용자는 공급부족으로 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초래한다. 아무리 맛난 음식점이라고 손님이 지나치게 많으면 음식의 양과 질이 담보되기 어렵다. 하지만 네트워크 플랫폼은 이용자가 폭증할수록 편익과 매력이 오히려 증가하는 블랙홀 같은 존재다.

 때문에 네트워크 플랫폼 업계는 소수의 강자만이 살아남아 절대적 권한을 누리는 존재다. 또한 지역의 네트워크 플랫폼 업계를 무너뜨리기고 의존하게 만들기에 과거처럼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장벽을 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네트워크 플랫폼은 다국적이 되며 이는 그 서비스에 의존하는 해당국가와의 마찰을 가져올 수 있다. 실제 미국과 유럽연합은 중국이 만든 네트워크 플랫폼에 대해 보안을 이유로 상당한 제재를 실행했다. 그래서 네트워크 플랫폼의 지정학이 날이 갈수록 중요하게 인식된다. 

 미국은 이미 네트워크 플랫폼을 대외 전략의 한 축으로 삼으면서 일부 외국산을 제한하고 그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부 소프트웨어와 기술의 반출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네트워크 플랫폼의 최강자인데 세계최고 수준의 대학, 스타트업 생태계, 선진적 연구개발 지원, 영어의 공용어 지위, 미국 주도의 기술표준, 방대한 내수시장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유럽연합은 언급한 것처럼 디지털 산업기술 육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그들은 일류기업과 대학이 있으며 계몽주의 탐구 전통이 있고, 방대한 내수시장과 혁신적이면서도 가장 안정적인 법적 요건을 제정하는 탁월한 규제기관이 존재한다. 언제든 세계적 네트워크 플랫폼이 탄생할 수 있는 여건이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여러 나라로 구성되어 언어가 다양하고 개별적 규제기관이 있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인도는 아직 초기이나 혁신친화적 기업과 기술환경, 수많은 기술과 인재를 보유하고, 방대한 내수시장으로 네트워크 플랫폼의 탄생이 가능하다. 

 그리고 네트워크 플랫폼은 당연하게도 인공지능과 연결된다. 인공지능 기반 네트워크 플랫폼은 정보를 자동으로 선별하는 기능을 인간의 삶에 침투시켰으며 이로 인해 인간은 더욱 디지털 기술에 종속되고 있다. 네트워크 플랫폼은 방대한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수집 분석하여 이용자의 상황에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팁과 추천목록을 제공한다. 심지어 몇몇 추천은 이용자 자신의 능동적 결정보다도 월등한 수준이다. 

 인공지능 기반 네트워크 플랫폼은 전례없는 수준으로 정보를 취합하고 선별하는 현상을 인간에게 보여준다. 그럼에도 인간은 인공지능 작동 과정 전체를 들여다 볼 수 없으며 간신히 그것을 설계하고 모니터링하며 매개변수를 설장하는데만 머물고 있다. 인공지능을 만들고 그것으로 이윤을 수취하는 네트워크 플랫폼 관계자가 자기네들의 인공지능이 왜이러는지 본인들도 모른다는게 농담이 아닌 셈이다. 

 네트워크 플랫폼의 인공지능은 각 개인이 여러 정보를 취합해서 제공하여 그들로 하여금 세상의 일면만을 바라보게 만든다. 때문의 의도하든 아니든 네트워크 플랫폼의 인공지능은 전 세계 방대한 이용자에게 상당한 사회, 문화, 정치, 경제적 영향력을 절대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의 목적함수, 훈련과정, 매개변수, 허위정보에 대한 정의를 조금만 바꾸어도 네트워크 플랫폼의 인공지능이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정보는 엄청나게 달라지게 된다.  

 네트워크 플랫폼의 영향력이 이렇게 국적을 넘어 막강하기에 갑작스런 네트워크 플랫폼의 지정학적 철수는 한 국가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각국의 정부는 네트워크 플랫폼이 지위를 악용하거나 기존에 확립된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막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인공지능 시대의 전쟁은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 확실하다. 앞으로의 전쟁은 사이버 분쟁과 인공지능 기반의 전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 무기는 재래식 무기와 다르게 상대방의 전력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려우며 선제공격이 절대적인 타격과 유리함을 부여한다. 또한 사이버 무기는 재래식 무기와 다르게 민간과 군사시설을 구분없이 타격하며 오히려 선진사회일 수록 디지털화의 정도가 높아 더욱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또한 사이버 전력과 공작은 비용이 적게 들고 은폐 및 부인이 가능하다. 이런 점으로 인해 각국은 공격을 방어하는 적극방어와 전진방어라는 개념으로 무장하고 있다. 

 군대의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비인간적인 논리를 가진 인공지능이 도입되면 전략이 바뀔 것이다. 인공지능 기반 무기와 방어체계로 전략을 전개하면 인간과 근본적으로 다른 전쟁이 나타날 것인데 인간은 강력한 분석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에 전략의 상당부분을 의존하고 많은 권한을 위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전쟁의 전략은 체스와 바둑의 전략과 많이 비견되는데 인공지능이 그 분야에서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전략을 구사해 충격을 준 것이 전쟁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 비유하면 그 상상이 좀 더 쉽다. 

 전통적으로 군사와 민간 영역은 기술적 특수성과 중앙집중적 관리, 효과의 규모에서 차이를 보여왔다. 철도는 군민 양용이나 효과적 파괴력이 부재하며, 핵무기는 군민 양쪽에 타격을 입히고 효과적 파괴력이 있으나 중앙집중적 관리로 제어가 가능하다. 총은 군민 양용이나 효과적 파괴력이 적다. 하지만 인공지능 무기는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최초의 것이다. 군과 민간에 모두 치명적 영향을 미치고 중앙정부에 의해 통제가 불가능하며, 광범위한 타격 효과를 갖고 오기 때문이다. 

 때문에 인간은 인공지능무기에 관한 논의를 더 늦기 전에 시작해야만 한다. 최소한의 공통된 어휘로 전략 개념들을 재정의하고 대략적이나마 서로의 제한선을 확인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은 인간의 정체성을 흔들 것이다. 인간은 지구 동물의 한 종으로 다른 종에 비해 몇 가지 뛰어난 특성을 갖고 있으며 그것들은 인간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것들 중 하나는 이성이며 이성은 비판적 사고력 및 사유 등 인간의 지성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바로 이 인간의 이성을 약화시킨다. 네트워크 플랫폼이 제공하는 선별된 정보와 흥미거리는 인간을 중독시키고 학습의 필요성와 의지를 꺽는다. 즉, 사유와 개념 습득의 의지가 약화되는 것이다. 또한 중독과 검색,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인해 인간은 심층적 독서와 분석의 필요성도 갖지 못하게 된다. 그걸 대리해주니 말이다. 

 또한 인공지능은 창조를 대리해 줄 것이며 많은 직업 영역에서 인간보다 탁월한 분석력으로 결과를 도출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삶의 의미를 찾고 정체성을 얻게 해주는 직업과 그것에서의 성공을 가로챌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태에서 인간은 자신의 정체성이 뿌리채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될것이다. 200여년 전 유럽의 농민들은 인클로져 운동으로 인해 수백년간 유지하던 농업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부정되고 가난한 도시의 하급노동자로 쫓겨나게 되었다. 그들 역시 크게 정체성과 안정성에 위협을 받았을 것인데 그래도 그들은 산업노동자로 재정의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인공지능에 의해 자리를 잃은 인간에게 어떤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주어질지는 상당히 불분명하다.

 적당한 사회적 합의와 재제가 없다면 그저 선별된 정보와 소비문화에 중독된 기본소득자정도로만 자리잡게 될 것이 분명해보이기 때문이다. 책은 인공지능의 발전과정과 인간사회에 영향을 미칠 많은 부분에 대해 우려와 심도있는 논의를 보인다. 단지 기술과 인공지능 주가에만 흥분할게 아니라 이런 고찰에도 사회적 관심과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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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학교의 탄생 - 미래형 공교육 해밀교육마을의 학교자치 이야기
해밀햇살공동체 지음 / 수류화개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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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대 한국 교육의 중심은 혁신교육이었다. 혁신교육은 지자체마다 다소 다르긴 하지만 거의 지난 10년 간 진보 교육감이 상당수 지역 지선에서 당선되며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권교체 이후 이어진 지선에서 진보 교육감이 대개 패배하며 지금은 그 위세가 꺾은 상태다. 하지만 혁신교육이 한국교육이 미친 영향은 아직 유효하며 많은 한계에도 평가 받으며 계승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책 '새로운 학교의 탄생'은 세종시에 위치한 해밀초등학교 이야기다. 세종시는 새로 조성된 신도시이기에 많은 택지지구가 새로 조성되었고 학교 역시 신설학교가 여럿이다. 해밀 역시 신설학교이며 때문에 해밀은 밑바닥부터 모든 것을 새롭게 올린 학교다. 하지만 그간 혁신교육의 바탕이 있었기에 초기 참여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학교를 세워갔다.

 혁신교육은 몇 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교사, 학생, 학부모를 학교의 주인이자 평등한 주체로 설정하는 학교의 민주성, 학생과 교사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창의적 교육과정, 지역과 협력한 마을교육과정을 그 중심으로 한다. 세종시의 해밀초도 이런 교육 철학과 원리를 기반으로 학교를 구축했다.

 해밀초의 교육과정엔 몇 가지 특징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학년군제다. 2015 개정교육과정은 인접 학년 간의 유사성을 고려해 학교 현재에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해 학년 군제를 도입했다. 그래서 시수도 학년군 별로 부여되며 성취 기준도 그렇다. 하지만 학교 현장은 학년 제로 운영되며 이 뿌리는 깊다. 그래서 사실상 학년 군제의 취지는 유명무실한 편이다.

 해밀초는 학년 군제를 내실화 하기 위해 몇 가지 노력을 했는데 우선 인사를 학년 군제로 한다. 다른 학교들은 학교 내부 인사 규정에 의해 학년 별로 인사를 하지만 해밀초는 학년 군제로 인사를 하기에 적어도 2년 간 해당 학년 군에 소속되어야 한다. 물론 3-4학년 군에 속했다 하여 한 해는 3학년 다른 해는 4학년은 아니고 연달아 3학년만 할 수 있는 유연성도 있다. 이는 교육의 연계성을 위해서다. 그리고 학년 군을 책임지는 학년 군장제가 있다. 학년 군장은 10만원 미만 소액의 결재권을 갖고 있으며 학년 군의 교육 과정을 기획하는 팀장이다. 또한 예산의 상당 부분을 학년군 운영비로 지급하여 자율성을 보장하는 물적 지원도 하고 있다. 학년 군제는 몇 가지 장점이 있는데 인접 비슷한 학생의 특징이 유사해 이를 연계 하여 교육력을 강화하는 장점과 무의미하고 반복적인 교육활동을 줄이고 교육과정에 위계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해밀은 그래서 학년 군마다 연계를 갖는 징검다리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1,2학년 군은 학급 팀 활동을 자신을 둘러싼 인적 환경적 만남으로 연결을 추구한다. 3,4학년 군은 학년 팀을 토대로 관계를 맺으며 마을에 대한 소속감과 역할을 인식한다. 5,6학년 군은 학년 군 팀을 통해 학습한 것을 마을 단위에서 실천함으로써 배움과 삶이 일치하는 교육 활동으로 해밀 햇살교육의 목적을 실현한다. 

 해밀초는 학력에 대한 정의도 다르다. 해밀은 기초 학력을 기반으로 변혁적 역량의 학력을 추구한다. 학생들의 앎이 실제 삶으로 화장하는 학습자 주도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해밀초는 함께 하는 교육을 위해 공동주안을 실행하기도 한다. 공동주안은 주간학습계획을 공동으로 편성한다는 뜻이다. 초등학교는 10가지 정도의 교과를 각 담임이 일주일 간 교육해야 하는데 그렇다보니 물리적으로 매 차시를 밀도있게 계획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교사마다 교과를 나누거나, 혹은 같은 교과라도 차시를 나눠 그 부분을 밀도있게 계획하고 이를 공유하여 같이 실행하는 방안이다. 

 초등학교에서도 수학학습은 어려움의 대상이다. 많은 학생들이 학습에 어려움을 갖고 뒤쳐지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해밀초는 협력교사제를 운영한다. 서로의 전담시간에 수학 수업에 들어가 어려움을 겪는 학생의 지도를 돕는 방안이다. 서로 배움도 강조하는데 소위 스배나 학습이라 한다. 스는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학생, 배는 배움이로 수학이 어려워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학생, 나는 나눔이로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잘 이해하여 다른 학생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학생이다. 교사는 학생의 수준에 따라 적당히 나누어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게 수업을 조직한다.

 책에는 해밀초의 협동조합, 마을 교육과정, 프로젝트 지도사 등이 등장한다. 혁신학교가 갖고 있는 전반적인 요소를 모두 다루려다보니 책 자체의 밀도는 낮은 편이지만 잘 짜여진 성공적 혁신학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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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을 걷는 남자 스토리콜렉터 110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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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도 어김없이 두터운 내용과 더 커진 규모로 돌아온 데커시리즈다. 이 책이 액션영화로 제작되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 대박은 몰라도 중박은 칠 것 같은데 말이다. 책의 배경은 미국 북부의 노스다코타주의 도시 런던이다. 작가는 책 말미에 노스다코타의 석유시추시설과 버려진 국방시설, 그곳을 임차한 기업이라는 기사를 보고 작품을 구성했다고 한다. 추리 소설 작가란 참 대단하다. 그들은 머릿속에 여러 가지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는 것 갖고 어느 정도의 시공간이 주어지면 바로 작성할 수 있는 듯 하다. 물론 세세히 풀어가는 것도 대단하다. 그래서 항상 제법 재밌는내용이 두텁게 이어져 즐거움을 준다.

 작가는 책을 이어가며 항상 데커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시리즈지만 딱히 연결이 없어 어느 권부터 읽어도 되긴 하나 그래도 데커에 대한 묘사가 있어 이야기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 이번 이야기는 시작이 강렬하다. 노스다코타주 도시 런던의 교외에서 할 파커란 늑대 사냥꾼이 자신이 총으로 맞춘 늑대를 쫓고 있다. 분명 350미터 거리 정도에서 정확히 타격했는데 묘하게 늑대는 즉사하지 않고 달아났다. 혈흔을 쫓은 파커가 발견한 것은 놀랍게도 늑대가 아니라 한 여인의 사체였다. 여인은 마치 해부당한 듯 와이자 절개를 당했고, 심지어 머릿가죽이 벗겨져 있었고 두개골도 머리 바깥으로 나와 있었다. 이 모습을 본 파커는 걸프전 참전 용사임에도 속을 게워내야 했다

 이 소속이 데커와 그의 파트나 제미슨이 노스다코타로 파견된다. 끔찍한 살인사건이라도 지역경찰의 관할일지도 FBI인 데커가 파견되었다는 것은 이것이 단순 살인이 아님을 의미한다. 데커는 도시 런던에서 피해자 크레이머의 행적을 쫓는다. 그녀는 종교공동체에서 경건한 교사였으면서도 밤에는 거리의 여자로 일했다. 그리고 크레이머에 이어 또 다른 피해자가 속출한다. 또한 여기엔 도시의 석유시추 산업과 미국의 공중을 감시하는 오래된 미군기지, 종교공동체가 얽혀있다.

 이번 작은 좀 국제적인 편이다. 범죄 집단은 둘 인데 하나는 오래된 미군기지에 숨겨진 무기를 활용하여, 지역을 초토화 시켜 미국의 석유산업을 망가뜨려 이익을 보려는 국제 세력, 다른 하나는 복잡한 인간관계에 얽힌 작은 어긋난 사랑이다. 이렇게 전혀 스케일이 다른 둘이 엃혀서 범죄로 이어지는게 좀 억지스럽기도 했지만 참신하기도 했다.

 데커시리즈는 늘 봐도 실망스럽지 않다. 항상 어느 정도의 즐거움을 주며 데커가 자신의 초공감각과 무엇이든 기억하는 능력을 이용해 사건을 풀어가는 점도 재밌다. 여러 어려운 책을 읽어가며 힘들때 보기 좋은 책이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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