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이 온다 (리커버 특별판) - 간단함, 병맛, 솔직함으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임홍택 지음 / 웨일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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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으론 밀레니얼 세대로 분류되지만 80년대생과 90년대생은 상당히 다르다. 80년대생은 자라면서 인터넷을 접한 세대라면 90년대생은 자라면서 스마트폰을 접한 세대기 때문이다. 거기에 경제적으로는 70년대생이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세대라면 80년대생은 완전고용이 붕괴된 상황에서 5-60대가 정리해고 되는 걸 본세대 그리고 90년대생은 일개 사원마저 상황에 따라 정리해고되는 것을 본세대다. 가장 부유하게 자랐지만 가장 부유해지기 어려우면서도 거기에 사회적 안정성마저 없는 세대란 의미다.

 일부 이해력이 부족한 세대들은 이런 90년대생들을 도전의식이 없는 세대, 꿈과 야망이 없고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 세대로 치부하곤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세대의 특성이란 결국 당시의 경제적 환경과 사회문화적 요소가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어리석은 생각에 불과하다. 그네들이 야망을 감히 가질수 있었고, 도전할수 있었던 것도 사회가 안정적이고 웬만하면 취직이 되고 장사도 잘되어 누구나 크게 재산을 증식할수 있던 시기였단 점을 그들은 깨달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여튼 책에서 말하는 90년대생들의 특징은 크게 네 가지다.

 첫번째로는 정직함이다. 여기서 솔직함은 정직함이라기보다는 모든 분야의 공정성과 관련한다. 즉,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분야에서 정직함을 요구하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은 학연이나 지연, 혈연등 과거 세대들이 중시하던 가치를 혐오한다. 조국사태와 정유라 이화여대 부정입학사건, 거기에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에 이들이 무척이나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이와 관련 깊다.

 두번째 특성은 솔직함이다. 이들은 사회적 허위의식을 버리고 자기자신에게도 솔직하며 당당히 남에게도 솔직할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그들은 불편러에 열광한다. 과거 같으면 예의가 없어보이고 자기만 아는 것 같은 불편러들이 대세인 것이다.

 세번째 특성은 재미다. 이들은 재미를 추구한다. 과거 세대가 삶의 목적으로 뭔가 거창한 것을 찾았다면 이들은 어떤 면에서는 삶의 목적자체가 없다고도 볼 수 있으며 그저 유희를 추구한다. 즉, 욜로인 것이다. 때문에 이들은 혼자살거나 결혼해도 딩크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순히 쾌락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유희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자아를 실현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네번째 특성은 간단함이다. 이들은 길고 복잡한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말을 줄이는 현상이 나타나며 문자보다는 영상을 선호한다. 영상조차도 다 보는 것을 즐기지 않아 줄인 영상을 좋아하며 이것조차 길어선 안되며 즉각적으로 이해가능한 형태로 만들어져야한다. 그러다보니 이들의 일기는 F자패턴을 따르는데 제목과 주요내용만 신경을 쓰고 나머지는 대충 읽는 방법이다. 클리핑신드롬도 나타나는데 이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보를 골라주고 요약, 발췌해주는 콘텐츠만을 소비하는 현상이다.

 90년대생의 이와 같은 특징을 갖고 있지만 현재 사회, 특히 기업은 이들을 받아줄 만한 준비가 되지 않은 듯하다. 선발이나 회사에서 이들을 대하고 육성하는 과정에서 기존 세대들은 자신들의 가치관에 맞게 행동하고 근무할 것을 이들에게 요구하기 때문이다. 경제체제가 4차산업으로 넘어가고 있는 지금, 기업엔 모바일 세대인 이들이 가장요구될 수 밖에 없지만 회사에 몸을 갈아야 한다던가, 야근을 당연시하는 문화는 90년대생들에게 맞지않는다. 그래서인지 지금처럼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90년대생들의 1년 퇴직 비율은 생각보다 매우 높다. 90년 대생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이유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제적 대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90년대생들은 중소기업 경영자의 마인드가 대기업에 비해 훨씬더 꼰대스럽다는게 기피의 주 이유라고 말한다. 워라벨을 중시하는 그들에게 경제적 요인보다는 자신의 발전가능성과 근무환경이 더욱 중요했던 것이다.

 미국은 물론 우리보다 더 보수적으로 여겨지는 중국마저도 80-90년대 생들을 이해하고 우대하는 조건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독특한 이 세대의 포용력있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들이 특별히 이상하지 않다. 그리고 이들이 요구하는 솔직함이나 정직함, 근무조건의 개선, 자아실현추구가 가능한 사회적 조건은 사실 복지국가이자 민주국가라면 당연한 것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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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 - 범죄심리학자 이수정과 프로파일러 김경옥의 프로파일링 노트
이수정.김경옥 지음 / 중앙M&B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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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해 범죄심리학자로 최근 인지도가 높아진 이수정 교사가 쓴 범죄프로파일링 책이다. 범죄자를 프로파일링 하며 그들의 과거와 범죄로 빠지게 된 계기 등을 분석하고 쓴 책으로 제목처럼 사이코패스만을 다루진 않는다.

 성범죄자에 정신질환으로 인한 범죄자. 성격장애 범죄자, 충동장애범죄자 한국형범죄자들을 사례별로 다룬다. 먼저 일어난 사건을 다룬 후, 그들의 범죄요인과 가정 및 주변환경 등을 다룬다. 다 읽어보니 경악할 만한 범죄들이 많았다.

 범죄자들은 대개 어려서 환경이 매우 불우했는데, 가정이 결손된 것은 물론이고 성장과정에서 교사나 이웃, 친인척으로부터 이해와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성관계도 좋지 못해 어려서 부터 이성을 정상적으로 경험하고 제대로 된 관계를 맺기 보다는 성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일회성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비교적 가벼운 범죄로 사회에 돌아왔어도 빨간줄을 터부시하는 우리사회에 발붙일 곳이 없어 다시 범죄로 돌아가기 일수였다.

 이런 것을 볼 때 사회의 돌봄 및 관계형성 기능이 중요해보인다. 사람은 유전적인 차이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폭력성을 갖고 태어나며 이로 인해 범죄로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우리 문명은 이 폭력성을 억누르는 방향으로 사람을 공진화시켰지만, 역설적으로 문명엔 폭력성 역시 필요하기에 이는 사라지지 않았다. 따라서 가정과 마을이 이런 자정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사회가 이를 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그래야 범죄의 수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에서 본다면 한국은 범죄의 수를 늘릴 수 밖에 없는 사회다. 사회안전망은 극히 부족하며 교육현장은 입시경쟁으로 인간성이 말살된다. 사회에선 범죄자에 대한 과도한 공포와 불안으로 이들에게 재사회화의 기능을 사실상 제공하지 않으며 공적인 부분에서도 지원이 미흡하다. 사회적 분위기 역시 범죄자에 대해 조정보다는 형벌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물론 그래도 상관없을 수도 있지만 문제는 이들이 결국은 돌아와 우리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 재범을 막기 위한 전자발찌나 정보제공등은 재범을 막지 못했고, 위험을  줄이지도 못했다. 덴마크와 같은 식으로 조정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형태로 가야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의외로 동물보호법이나 동물학대 금지법이 범죄를 줄이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연쇄살인은 대개 5단계를 거치는데 환상과 스토킹, 유괴, 살해, 사체유기다. 그리고 연쇄살인범들은 완성된 범죄자가 되기에 앞서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범죄의 대상으로 삼아 연습을 해가며 욕망에 따라 범죄의 대상을 확대해 나간다. 그때 이들의 주 연습 대상이 동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동물범죄에 대한 관리는 강력범죄자로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의 조기 발견이나 관리로 작용할 수 도 있다는 면에서 중요할 수 있다.

 이 책은 사례가 많고 다양한 유형의 범죄를 같은 방식으로 풀어나가고 있어 재미가 대단하지는 않다. 하지만 극도로 흉악한 범죄자들도 그들이 반드시 그길로만 가지 않을 수 있었으며 다른 가능성을 보여줄수 도 있었다는 점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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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의 종말 - 평균이라는 허상은 어떻게 교육을 속여왔나
토드 로즈 지음, 정미나 옮김, 이우일 감수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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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때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지만 오래전에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이런 경험들을 하셨다고 한다. 훈련소에서 군복을 주는데 개인의 치수에 맞는게 아니라 대충 옷을 던진단다. 서로들 마구잡아 입었는데 옷이 작거나 커서 안맞는다고 하면 조교가 하는말은 즉, 옷에다 몸을 맞추란다. 요즘은 우스개로 할 수 있는 농담이지만 당시 당한 분들은 정말 눈앞이 캄캄했으리라.

 그런데 알고보면 사실 우리도 이와 같은 사회에 살고 있었다. 바로 평균이 지배하는 사회다. 그리고 그 평균이 지배하는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파헤친 것이 이 책 평균의 종말이다. 세계최강을 자랑하는 미 공군은 오래전에 전투기 조종석을 평균치에 맞추어 제작했다. 키나 팔길이 다리길이 손가락 길이, 목의 길이 등등을 평균잡아서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완벽하게 만들어놓은 전투기에서 사고가 많았다. 처음엔 비행기의 기계결함을 의심했고, 다음은 조종사들의 조종실력이었다. 그런데 모두 별 하자가 없었다. 문제가 발견된 곳은 바로 완벽하게 평균적으로 제작된 조종석이었다. 안그래도 수동조종이 많았던 과거에 대부분의 조종사들이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조종실에서 무리하게 조종을 하다보니 사고가 잦았던 것이었다.

 실제로 조종사 2천여명 정도를 조사해보니 조종석 제작에 사용된 신체지수 10개 항목중 임의의 3개만 골라 비교해도 평균에 드는 조종사는 불과 3.5%에 불과했다. 다소 이해가 안되지기 하는 부분이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실제 그러하다. 평균보다 좀 넓게 잡아서 정규분포로 생각해도 평균을 중심으로 표준편차 +-1만큼 떨어진 값에 전체의 68%만이 자리한다. 그렇다면 3개가 연속적으로 평균에서 표준편차+-1정도에 들어갈 확률은 0.68*0.68*0.68로 대충 31%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다. 만약 10개 변수에 표준편차 +-1에 들어가는 경우를 계산한다면 값은 극히 낮을 것이다.(실제해보니 2.1%에 불과하다) 즉, 평균은 가장 대표적인 값이지만 여러개의 변수에서 완벽히 평균에 들어가는 경우란 사실상 거의 없다는 셈이다.

 그런데도 우린 이 평균을 신봉하고 평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살아왔다. 여기엔 악명높은 테일러의 이름이 다시 등장한다. 과학적 관리론으로 유명한 이사람의 철학과 연구는 교육과 산업,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20세기는 물론이고 21세기도 아직 그의 영향력 안에 있다. 테일러는 개인보다는 시스템이 우선시되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위해 표준화가 우선되어 개개인의 특성을 무시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때문에 기업에서는 이 표준화를 제정할 관리하자 사상처음으로 필요하게 되었고, 그 때문에 지금처럼 생산자를 기획, 통제하는 관리자가 존재하게 되었다. 교육계에선 이 역할을 교육감이니나 장학사, 정책관, 교장들이 하게 되었다. 테일러는 조직엔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치 않으며 조직에 필요한 것은 표준화를 중심으로한 순종만이라고 믿었다.

 평균의 논리에 기반한 표준화는 자본주의가 지배한 20세기 내내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표준화엔 진영논리도 없어 공산주의 진영에도 펴져나갔으며(자유를 무시하는 전체주의이기에 더 잘맞았을 것이다.) 후발산업주자인 아시아에도 퍼져나갔다. 특히, 우리나 일본, 대만같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집단주의 문화와 결합하여 이 지역의 표준화는 더욱 강하고 무자비하게 적용된다.

 물론 평균주의에 기반한 표준화가 나쁜 작용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이 기간 내내 미국의 보편적 평균시스템은 여러 계층에게 동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였고, 전체적인 학력수준도 크게 향상한다. 또한 표준적인 생산방식이 낳은 분업의 효율성으로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여 소득이 증가하였고, 이로 인해 부유한 민주주의 수립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대가도 컸다. 평균주의 논리로 인해 우리는 항상 남보다 빠르게 발달하거나 뛰어나야 한다는 강박속에 학창시절과 직장생활 심지어 일상생활을 해야했다. 또한 언제든 대체될수 있는 조직의 시스템의 한 부속품으로 전락하여 인간 존엄성이 훼손되었다.

 저자는 이 평균주의의 맞서 들쭉날쭉의 원칙과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을 제시한다. 먼저 들쭉날쭉의 원칙은 하나의 특성만으로 전체를 생각하는 일차원적 사고로는 복잡한데다 균일하지 않고, 들쭉날쭉한 뭔가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인간이 가진 대부분의 특성이 이렇게 들쭉날쭉하다는 점이다. 개인이 가진 학업능력이 그러하고, 성격이 그러하며 심지어 신체지수도 그렇다. 들쭉날쭉의 원칙엔 두가지 전제조건이 있는데 하나의 특성이 반드시 다차원, 즉 여러가지의 요소로 구성될 것과 이 여러가지 요소들 상호간의 연관성이 낮아야 한다는 점이다. 가령 학업성적에는 개인의 지능, 다중지능, 과제집착력, 창의성 등 여러가지 요소가 작용할 수 있으며 이들 각 요소들은 서로간의 높고 낮음을 보장하지 않는다.

 다음은 맥락의 원칙이다. 심리학은 특성심리학과 상황심리학 두 가지로 크게 나뉘는데 특성심리학은 개인의 성격을 특정짓는 항구적이고 본질적인 특성이 있다고 전제한다. 외향성이나 내향성, MBTI검사 같은 것이 이런 전제를 반으로 한다. 반면 상황심리학은 본질적 특성보다는 개인이 처한 상황이 개인의 심리성향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한 계층을 죄수로 다른 계층을 간수로 정한 행한 심리실험이나, 보이지 앟는 상태에서 전기고문을 가하는 실험등이 이에 속한다. 하지만 맥락의 원칙은 양자를 조합하고 절충한다. 상황에 좌우되지 않는 개인의 특성이란 없으며 상황에만 좌우되는 특성없는 개인은 없다는 것이. 실제로 실험상황에서 개인의 도덕행위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성심리학의 검사에서 0.8정도의 공격성을 보인 두 학생을 비교해보니 한 학생은 폭력성이 학생과 교사를 향해 나타나고 가정과 사회에서는 매우 얌전한 반면, 다른 학생은 학생과 교사에겐 얌전하고 집안가족에게 폭력성을 드러냈다. 개인의 심리란 특성과 상황이 결국 조화된 것이다.

 마지막은 경로의 원칙이다. 평균주의 사고는 정해진 지표나 발달 경로가 있다는 규범적 사고를 사회에 심어놓았다. 하지만 이런 표준적 경로는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개인 삶의 모든 측면에서나 또는 어떤 특정 목표를 향하는 과정에서 좋은 결과에 이르는 점은 여러 경로이며 그 경로는 모두 동등한 가치를 갖는다는것이다. 또한 표준적 경로는 답이 아니며 개인에게 잘 맞는 경로는 오직 자신의 개인성에 의존한다. 실제로 이 책의 저자는 고교까진 낙제생이었으며 일찍 결혼해 가정과 아이를 위해 수준 낮은 직업에 전전하다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찾아 하버드 교수에 이른 인물이다. 분명 사회의 표준적 규범적 경로를 이탈했지만 자신의 경로를 찾아 성공한 셈이다. 문제는 우리 사회나 교육계에서는 표준적 경로만을 규범적으로 강조하며 이에 이탈한 경우 실패한다는 압박을 준다는 점이다.

 이처럼 들쭉날쭉의 원칙과,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에 기반한 개개인의 원칙은 평균주의 원칙을 부정한다. 그리고 그 실현을 위해 저자는 3가지 변화를 요구한다. 먼저 교육계에서의 변화로 학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자격증 기반의 교육이다. 대학이나 고교, 초중고는 정해진 교육과정을 테일러가 만든 기획자가 짜놓고 사회나 자신이 원하는 학교를 가기 위해 그것을 모두 이수하기를 강요한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 역량을 뒷받침하지 않음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바이며 이로 인해 시간적, 금적적 낭비가 발생한다. 개인의 심리적 좌절과 고통도 물론이다. 때문에 각급학교는 학생이 실제로 필요로 하며 역량을 보장하는 자격증을 각 교육과정에 도입해 학생이 이를 취득해 나가도록 하자는 것이 저저아 주장이다.

 다음은 성적대신 실력의 평가다. 성적은 글자그대로 실제 역량을 반영하지 않으니 사람이 가진 실제 역량을 기업과 학교에서 평가하여 제대로된 기회를 부여하고 사회와 학교에 적절하게 인재를 배치하자는 주장이다. 마지막은 학생들에게 교육 진로의 결정권을 허용하기이다. 학생은 학교를 다니며 자신이 원하는 것 보다는 학교나 대학등 상위기관에서 원하거나 짜여진 경로를 밟아나가야만 하는데 얼마든지 학생이 원하는 진로형태를 보장하자는 내용이다.

 책을 보면서 현재의 세계가 얼마나 평균주의적 사고에 빠져 개인을 억압하고, 사회적 낭비를 초래하는지 느껴볼수 있었다. 20세기는 표준화의 세계였고, 그것이 사회 발전과 기회의 확대및 균등에 기여했음도 사실이다. 그리고 당시는 히 개개인에 주목할 교육방법이나 평가방법, 시야도 부족했다. 하지만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미래는 개개인의 시대가 되었다. 이에 걸맞는 사회적 패러다임 전환도 필요한 시점이며 그에 이 책의 시각이 적절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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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건축가 2019-11-15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평균주의의 맞서 들쭉날쭉의 원칙과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을 제시한다는 글도 인상적이지지만 평균에 대한 고정된 개념들을 생각하게 하는 리뷰 고맙습니다. 읽어봐야겠어요

닷슈 2019-11-15 14:36   좋아요 1 | URL
재미난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빵굽는건축가 2019-11-15 14: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읽어 보려고해요. ^^
 
아픔이 길이 되려면 - 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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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란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으면서도 인간 사회는 이상하게도 개인의 건강악화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묻지 않았다. 人間이란 말그대로 서로 간에 함께 존재해야 의미를 갖는 사회적 존재임에도 스트레스를 개인적인 일로만 취급한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사회역학이다. 이 책에서 처음 안 개념인데, 차별과 사회적 고립과 고용불안이 인간의 몸을 해칠수 있다는 연구가설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질병의 사회적 원인을 찾고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바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살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목표란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면서도 매우 신선했는데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사회역학적으로 본 우리사회의 여러 문제점들을 들추었다. 쌍용자동차문제, 가습기살균제문제, 세월호, 성소수자 등의 문제들이다. 저자의 이력도 무척 독특했다. 한국에서 최상위로 공부를 잘 해야 가는 의과대학을 졸업했지만 우리 사회의 적잖은 부조리와 많은 아픔을 목도한 경험이 그를 사회역학의 길로 이끈 것 같다.

 여러 주제중 우선 눈에 띈 것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것이었다. 우리 사회는 이에 무척 둔감해 과거엔 물질적 손상에만 치료와 지원을 하고 외상후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고 개인적 문제로만 취급했다. 최근은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 외상후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도 하고 있는데 이조차 수준이 무척 낮아 맥락없이 의학적 처치나 약물처치만 하는 실정이다. 책에는 세월호 피해자가 외상후스트레스 지원을 받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무런 이야기나 상담없이 그저 안구운동과 약물처치만 해서 기가막혔다고 한다.

 저자는 트라우마에 대한 진정한 처치는 몸과 정신에 상처를 남기는 사건처리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사건의 의미가 해석되고 재생산되는 사회적 환경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즉, 트라우마에 대한 사회적 인식 공유를 통해서 명예회복-보상-처벌에 대한 사회관계회복 개선으로 나아가야 진정한 치유가 이루어진 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때 쌍용자동차 문제나 세월호 사건에 대한 정신외상 치유는 무척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정부와 여권에 의해 실태파악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처벌 및 명예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웠고, 보상 역시 역대급으로 받았지만 보상액이 공개되고, 입시 혜택까지 받으면서 사회적 조롱에 시달렸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피해자들에 대한 정부 지원방안은 공개되지 않는다고 한다.

 전공의들이 아프다는 점도 놀라웠다. 우리나라 전공의들은 드라마나 영화, 혹은 뉴스에서 다뤄진 것처럼 살인적 근무환경에서 일하고 있으며 선배나 교수에 의해 군대식 조련으로 폭력적 대우를 받는다. 하지만 우리사회에서 많은 급여와 특권을 누리는 집단이기에 피해자적 인식을 갖기 어려웠는데 전공의들의 근무시간은 무려 주당93시간이었다. 2015년 전공의 특별법이 제정되어 주당80시간으로 줄긴 했는데 이 역시 다른 직종과 비교해보면 살인적 근무시간이 아닐수 없다.

문제는 수련단계의 의사들이 아파도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는데 시간이 부족하고 힘들어 그냥 넘어가거나 자신이 처치하기 일수였다.

 전공의의 건강악화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기에 더 큰 문제다. 그들은 의사이기에 환자를 처치하고 환자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해 평균 세계적으로 21만의 환자가 의료과실로  사망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격무에 시달린 전공의가 의료과실을 범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겠는가? 책은 이런 문제를 다룬다.

 마지막으로 눈길을 끈 주제는 사전주의 원칙이었다. 우리나라 같은 나라일수록 기업이나 정부등 힘있는 기관을 대상으로 개인이 피해를 보았을 때 구제가 되지 않거나 재판에서 대개 지곤하는데. 이는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을 피해자에게 귀속시키기 때문이다. 책은 그래서 사전주의 원칙을 제시한다. 이는 국가나 사회가 새로운 화학물질등의 사용으로 이득을 보는 경우 그 기업과 사람들이 그 새물질의 미유해성을 사전에 증명해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삼성반도체의 백혈병 문제도, 가습기살균제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회 전방위로의 적용이 필요하다.

 이 책은 지극히 당연한 상식인 공동체가 건강해야 거기에 속한 개개인도 소속감을 느끼고 심리적 안정감과 사회적 안전망의 제공으로 역시 건강할 수 있음을 말하는 내용이다. 한국사회는 먹을 거리의 특성과 고소득, 의학의 발달로 세계에서 가장 평균 수명이 높은 편이지만 공동체는 매우 건강하지 못하다. 아마도 공동체 마저 건강했다면 사회역학적 관점에서 보면 평균수명이 일본의 수준에 달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자본에 의해서 공동체가 완전히 와해되고, 갈등 양상이 더 심해지며 공동지대마저 얼마남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형국이다. 그래서 응답하라 1988이 그리 인기였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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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노동 - 유연해진 노동시장에서 전망 없이, 뼈 빠지게 일하기
귄터 발라프 지음, 이승희 옮김 / 나눔의집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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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은 세계 4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나라다. 두 무모한 전쟁의 대가로 서쪽과 동쪽의 영토 상당부분을 잃고, 근40년간 분단까지 당했지만 군사력을 포기하는 대가와 꾸준한 반성으로 주변국의 신뢰를 되찾았을 수 있었다. 그래서 유럽에서 가장 강한 경제력을 이룩했으며 유럽연합내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편이다. 그리고 북유럽만큼은 아니지만 강한 사회정책과 공공주택 보급과 월세 및 집값의 통제와 학비지원등 은 독일이 유럽에서 두꺼운 중산층과 사회계층 상호간의 강한 공동의식을 만들어낸 기반이었다.

 그런데 이런 독일에 대한 상식이 이 책을 통해 크게 흔들렸다. 어느 샌가 한국처럼 독일에도 신자유주의적 요소가 강하게 파고들고 있었고 이 책은 그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책에서는 언론인들이 대담하게도 생산현장에 직접 위장 취업하여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고발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언론인들이 책을 통해 드러낸 택배노동자와 물류창고 노동자, 프랜차이즈 자영업자 및 직원들의 삶은 비참했다. 각종 위험과 장기간 근무 및 감시환경에 노출되었고, 언제든 해고위험에 이렇다할 노동조합을 구성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노동법상에 명시된 자신의 당연한 권리 요구 및 사업주와 관리자에 대한 저항은 자신의 업무능력과 무관하게 곧 해고를 의미했다. 급여 역시 터무니없이 적었다. 시간당 4-5유로를 버는 경우가 태반이었는데 이는 한국돈으로 불과 5-6천원에 불과하다. 이들은 독일정부에서 지급하는 하르츠보조금 대상자가 되고 마는데 이 보조금은 소득이 적어 생활영위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부여되는 것이다. 즉, 악덕기업으로 인해 과한 노동과 터무니없이 적은 급여로 건강유지 및 생활, 재생산이 어려운 노동자들에 대한 보상을 정보가 세금으로 매우고 있는 격인 것이다.

 한국에서처럼 독일에서도 원청기업과 하청기업간의 관계는 이문제에 핵심사안으로 작용한다. 기업은 자연히 치열한 경쟁상황에 놓이게 마련인데 이 압박을 이겨내고자 원청기업은 자신들이 마땅히 부담해야 할 비용을 하청기업에 전가한다. 하청기업은 원청기업의 터무니 업는 단가후려치기나 기한 압박으로 이 모두를 부담한다. 하청기업에 원청기업은 소수지만 원청기업에 하청기업은 다수다. 이들이 못견디고 망한다면 줄서고 기다리는 다른 하청기업을 찾으면 된다. 이런식으로 망한 하청기업이 무수하다. 이런 불법적 외주화는 독일 헌법에 보장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깨뜨리고 노동자로 하여금 위험하고 어려운 악조건에서 노동하게 만든다. 노동집단 역시 갈라지는데 원청 기업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그리고 하청기업의 소속되어 원청기업에 일하는 파견직들이다. 이들이 하는 일은 거의 동일하다. 하지만 급여차는 엄청나서 원청기업 정규직이 10이라면 원청비정규직은 5, 파견직은 2-3에 불과하다. 하지만 원청기업 정규직은 다른 두계층의 상황을 보면서도 같은 노동자로 싸우지 않는다. 비용압박으로 자신들의 위치역시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세계화와 정보화로 인한 기업의 치열한 경쟁이다. 세계화는 국가간 자본과 노동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각국의 기업들은 거의 보호막이 없는 상태에서 저가, 그리고 더 강한 기술력과 자본력을 가진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비 절감 압박이 강하게 생겨났고, 이것이 기업이 부담없이 해고하고 싸게 고용하는 비정규직 양산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정보화로 인한 인터넷 환경도 한몫한다. 인터넷 환경은 소비자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여 가격과 서비스라는 편의를 제공했지만 고객이 곧 기업의 새로운 고용주이자 주인이 되는 상황을 만들게 되었다. 인터넷 기업이 치열한 경쟁속에 비용절감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그들 자체의 하청기업이나 고용된 노동자의 환경을 악화시킨다. 우리나라의 한 기업이 아침신선음식을 배송하기 위해 많은 노동자들의 새벽건강을 악화시키는게 대표적 예다. 불행히도 이는 소비자에게 매우 호응이 높다.

 또 다른 이유는 독일의 지정학적 위치다. 독일은 유럽연합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나라로 2-30%에 육박하는 실업률을 가진 남유럽과 저임금 저성장에 시달리는 동유럽에 비해 월등히 경제적으로 강한 나라다. 유럽연합의 여러 무장벽은 독일이 이들 지역의 고급인력을 빨아들이는 작용을 돕고 있으며 배고픈 이 능력자들은 마땅히 독일인이 보기해 굴욕적인 조건을 감내하면서 일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자연스레 독일 노동자의 고용조건 악화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인소싱의 성공을 말한다. 많은 기업들이 기업 환경 악화와 국제적 경쟁탓을 하며 아웃소싱을 행하지만 인소싱을 해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성공할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도 그렇지만 독일 기업들 역시 오랜 외주화와 비정규직 고용으로 사내에 막대한 유보금을 갖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이 인소싱을 충분히 가능하게 한다는게 저자의 판단이다. 인소싱은 그외에도 여러 선순환 작용을 한다. 안정적 일자리를 늘려, 이로 인해 불필요한 사회보장비용이 절감되고, 사회의 안정성과 공동체 효과가 강화될 수 있다.

 다른 해결책은 법을 통한 해결이다. 불행히도 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은 대개 존속하지만 강제성이 부족하고 기업들이 편법을 통해 빠져나갈 구멍이 많다. 사회는 사람들의 교통안전규칙에는 그리 민감하면서도 더 많은 해악을 불러 올수 있는 노동법에는 왜 이리 둔감한지 저자는 되묻는다. 많은 독일의 사법기관이나 검사들은 노동문제와 현장에 대해서 잘 모르고 이해하지 못한다. 즉, 이 문제를 다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법망을 강화하고 또 이 법이 강제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이 법을 수호하고 현장을 단속하면서 지켜나갈 노동법전문가들이 많이 필요함을 책을 역설한다.  

 이 책을 보면서 한국과 너무나도 닮은 독일의 현실을 보며 놀랐다. 물론 그네들의 현실이 심각해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보단 분명히 나은 상황으로 보였다. 좀더 놀라고 경악하는 부분의 포인트가 독일 저자들이 더 낮달까. 이것도 부끄러운 현실이다. 노동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학교 교육현장에서 교육해야 한다. 또한 나 자신의 편의와 서비스만을 추구하기 보다는 그 이면에 담긴 누군가의 강제적 희생도 생각해야 하며 나와 기업이 마땅한 대가를 지불해야하는지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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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9-10-23 0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자 뜻이 인소싱은 기업의 수직적 통합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ㅠ
결국 신자유주의나 자본주의는 답이 없단 느낌입니다. ㅠ

닷슈 2019-10-23 23:12   좋아요 0 | URL
책에 인소싱 방안에 대해서 구체적인 대답은 부족했습니다. 아마도 사례도 적고, 이렇다할 모델이 없기 때문일듯 합니다.

레삭매냐 2019-10-23 1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보다 훨씬 더 노동자들을 보호한다는
독일에서도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 정책
이 위세를 떨치나 싶더라구요.

결국 소비자들이 윤리적 소비로 그런 기업
들을 응징해야 하는데, 쉽지 않아 보이네요.

닷슈 2019-10-23 23:13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사실 레삭매냐 님 덕분에 본 것입니다. 작년에 이 책과 다른 책을 극찬하셨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