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알렌의 Fuck You는 세상에서 가장 신나고 따뜻하고 싱그러운 퍽 유다

 

이렇게도 노래를 맛깔스럽게 부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릴리 알렌은 퍽 유를 산뜻하게 부른다

 

이 정도로 욕을 하려면 네 녀석이 싫은 것을 넘어서 아무 관심도 없게 되어 버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틀에 박혀 있고 타인의 눈치나 보고

주위의 이야기에 자제력을 잃고

그것을 나에게 강조하는

너 따위에게는 이젠 관심이 1도 없구나

 

그렇게 되면 이렇게도 신나게 퍽 유를 날릴 수 있다

 

이어폰을 들으며 릴리 알렌 처럼 퍽 유 퍽 유 해도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 할 것이다

 

안 좋은 일이 있다면

미운 사람이 있다면

릴리 알렌처럼 흥겹게 퍽 유를 외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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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에 못 꽂힌 책들을 미친척하고 죽 세워봤다. 그래도 구석구석 버려지듯 처박혀있는 책들이 있다

 

신은 나에게 ‘정리’라고 하는 것은 1도 주지 않으셨다. 거시적인 것보다 나라고 하는 인간 자체가 미시적인 정리도 안 되어 있다 보니 매일이 엉망진창이다

 

저기 작가들은 자신의 글이 자신이 모르는 불특정 다수가 읽는다는 생각이 들면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썼을까. 아마도 그것을 깨닫는 순간 자세라든가 태도 같은 것들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어떤 작가가 그랬는데 출판을 고려하지 않고 글만 쓴다면 정말 좋을 텐데,라고

 

잠시 쪼그리고 앉아 2분 정도 생각을 했다. 2분 정도 지나니 다리에 쥐가 왔다. 조깅과 계단 오르기 때문에 다리가 엄청 뚱뚱해졌다

 

다음 독서모임에 총균쇠 하기로 했는데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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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통 삼일에 두 편 정도 보는 것 같다. 영화를 보다 보면 마음에 안 들기도 하고, 영화적 허용을 넘어버린 몰이해의 바다도 있고,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자본을 들이지 않은 영화도 있고 혹은 너무할 정도로 자본이 투입되었지만 어어? 뭐야? 하는 영화도 있다

 

그럼에도 하나의 영화를 보고 나면 또 다른 영화를 찾거나 일단 한 번 마음에 들어버린 영화는 질리지 않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는 습관이 있다. 영화의 장점이라면 실망을 하더라도 또다시 영화를 찾게 된다는 것 같다

 

영화는 책과 달라서 시각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모든 장면에 감독은 은유를 심어 놓기를 바라고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다. 오히려 책은 상상에 의존을 하기에 조금 허술하더라도 읽는 이의 상상에 맡겨져 더 넓고 큰 세계를 만들어 돌진하는 과감함을 지니는 반면에 영화는 전적으로 눈으로 보는 것, 그 이후에 상상이 이루어진다. 그러니까 시각에 의존을 하면서 시각 그 너머의 세계를 스크린 맞은편에 앉은 사람에게 전달하는 영화는 기적임에는 틀림없다

 

영화는 지정할 수 없는 기이함이 있어서 기술력이 최고조에 이른 요즘의 영화가 오래전에 만든 영화보다 훨씬 재미있느냐고 하면 글쎄, 하게 된다. 그렇다고 요즘 영화를 만들고 영화 속 인물을 표현하는 배우들이 예전만큼 열정이 없거나 노력을 덜 하냐면 또 그렇지도 않다. 누구나, 전부, 모두가 열심히 힘을 내고 있다. 그렇기에 열심히 하는 그 이외의 것이 영화적 요소에는 꼭 필요한 거 같다

 

그건 아마도 어레인지일 수도 있고 영화음악일 수도 있고 또는 흐름이나 홍보일수도 있다. 왜냐하면 영화에 대한 평으로 먹고사는 영화평론가의 말이 이제 정설이 된 시대는 벗어났기 때문이다

 

수많은 영화 중에 좋은 영화를 본다는 건 수많은 사람 중에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좋은 영화라는 걸 알려면 영화를 시간을 내고 품을 들여 봐야 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그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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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오래된 단편집 ‘개똥벌레’를 보면 ‘헛간을 태우다’가 있다

 

그것은 단지 태워지기를 바랄 뿐이다

두 달에 한 번쯤 들판에 버려진 쓸모없는 것들을 태우는 거야

말하자면 범죄행위

그런데 아주 간단해

석유를 뿌리고 성냥불을 그으면 끝

세상에는 쓸모없이 타 없어지기를 바라는 것들이 있다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렇게 없어지는 거야

그런 것들이 진짜 많아 그런 것들은 전부 태워주기를 바라는 것 같아

10분도 걸리지 않아 그런 것들을 없애는 일은

태워 없앤다 해도 누구 하나 신경 쓰지 않는 것들

늘 가까이에 있지

그리고 그것들은 없어지기를 바란다는 것도

누군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야

그건

이미 그렇게 정해져 있는 거야

그것들이 태워지기를 바란다는 것을 알뿐이지

비처럼 말이지

비가 오면 홍수가 나고 다 떠내려가는 것이라는 벤의 말처럼

쓸모없는 것들은

바꿔 말하면 쓸모없는 인간들

그런 인간은 이미 그렇게 태어나서 그렇게 정해진 대로 살아간다

누군가 자신을 태워주기를 바라면서 그렇게

계획과 노력이 아무 소용이 없는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더 깊이 빠져들어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

세상에서 사라져도 누구 하나 신경 쓰지 않을

태워지기를 바라는 것들과

태워없애기를 바라는 사람들

정답을 애당초 없고

답은 애초에 정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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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올림픽에 춤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는 기사를 봤는데 바람직한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것 중에 뜨개질도 있는데 뜨개질도 올림픽 종목으로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예전부터 주위에 이야기를 하다가 핀잔만 들었다. 누가 빨리 예술성과 실용성을 지닌 뜨개질을 하는지, 메달을 걸고 종목으로 하면 좋을 것 같은데

 

계단 오르기도 종목으로 채택이 되면 좋겠다. 그럼 나도 한 번 도전해볼 텐데. 소외된 것들, 누구도 쳐다보지 않는 것들이 시대가 변하고 흘러감에 따라 관심을 받고 있다. 참 기분 좋고 바람직한 현상 같다. 그 사이에서 새로운 전문가가 나타나고 새로운 직업을 가지고 자본을 벌어들일 수 있는 빌미를 준다. 멋진 일이다

 

요즘 라디오, 티브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 중에 가장 재미있는 사람이, 그러니까 코빅에 이상준보다 더 재미있는 사람이 황교안 같다. 한창 토론회 중인데 얼굴이 나오면 그렇게 웃길 수 없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인지 몰랐다. 대표가 되면 당원들에게 소외 당할 것 같은 분위기가 가득하다. 권력욕에 눈이 먼 사람이 이렇게 재미있다니 참 신기한 일이다. 늘 주위에서 받쳐주며 소외라는 걸 모르다가 무엇인가 대적하고 밟고 올라가야 하는 자리에 서게 되니 이렇게나 속이 훤하게 드러나는 사람도 드물 것 같다. 소외를 모르다가 소외당하게 되면 결락이 심할 것이다

 

최초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소외받던 것들이 늘 인간을 지켜준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인체재활용'에도 잘 나와있다.

우리 인간이 인간답게, 제대로 살아갈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사람은 살아있는 사람보다 죽어버린, 시체가 인간생활의 영위를 도와준다

 

요컨대 자동차 회사에서 자동차 연구에 마네킹을 사용하는 곳은 없다. 마네킹으로는 자동차가 충격을 받거나 충돌을 하거나 추락을 했을 때 자동차에 탑승한 사람들이 얼마나 어떤 식으로 충격을 받는지 알 수 없다. 살아있는 사람으로 연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럴 수 없기 때문에 그 일을 시체가 하게 된다

 

군대나 경찰이 입는 방탄복 연구도 마찬가지다. 쓸모없고 버려질 것 같은 시체가 사실은 살아있는 나보다 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었다. 벌써 17세기부터 그렇게 하고 있다

 

만약 자신이 소외되었다고, 소외된 인간이라고 자책하거나 실망한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춤이나 춘다고 푸대접 받고 욕이나 안 들으면 다행이었던 삶이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살아갈 수 있는 삶을 가질 수 있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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