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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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사피엔스>에 이어 인류에게 던지는 거대한 질문의 세 번째 답변. 문화적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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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쓰레기 1제로 - 지금 바로 실천하는 101가지 제로 웨이스트
캐서린 켈로그 지음, 박여진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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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계에는 쓰레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인간에 의해 생겨난 쓰레기가 지구를 오염시킬 뿐 아니라 대기권과 다른 행성에까지 전파되고 있다. 모유뿐 아니라 식용할 수 있는 물의 95%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누구든 지금까지는 뿌렸으니 이제 거둘 차례가 되었다는 암울한 말로 미래를 전망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남태평양 어딘가에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여의도 몇 배 면적의 쓰레기 에 관한 기사나, 쓰레기가 톤 단위로 떠밀려 와있는 태평양 연안 어느 해변에서 한국산 제품을 발견했다는 뉴스를 기사를 접할 때마다 우리는 지구 환경을 망치고 있는 쓰레기 처리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핏대를 올리면서도 이내 무기력해지곤 한다. 또는 일요일 아침마다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면서 언제까지 이래야만 하나 지겹다는 생각도 해보았을 것이다. 분리 배출되는 플라스틱 가운데 실제로 재활용되는 분량은 겨우 9%에 불과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생수 1리터를 생산하는데 3리터의 물이 사용된다. 아나바다 운동이 사회적으로 큰 공감을 얻는 데에는 환경 문제의 대두가 큰 역할을 했다. 우리의 일상에서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재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저자는 환경 보호를 위한 개인적 차원에서의 변화를 장려하며 실천 방안 또한 제시한다. 제로 웨이스트 개념은 필요한 것을 줄이고, 쓸 수 있는 물건은 최대한 재사용하고, 재활용 쓰레기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남은 것은 퇴비 처리 함으로써 쓰레기 매립지로 가는 쓰레기를 아예 만들지 않는 것이다. 매일 버리는 물건들 가운데 지구 환경의 지속가능성에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 고려해 볼 선택권은 우리에게 있다는 생각으로 우선 발치의 휴지통부터 살펴보자. 저자가 제시하는 수많은 제안은 일상에서 실천하기 쉬우며 더 건강한 생활방식을 돕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생수 대신 수돗물을 마시고, 장을 보러 갈 때 재활용 장바구니를 챙겨가고, 식당에서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작은 실천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비자로서 우리는 어떤 제품을 살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할 힘이 있다. 낭비를 줄이거나 궁극적으로는 없애기 위해 대부분 사람에게 점진적인 실천적 변화가 필요하다. 이 책은 그러한 변화를 탐색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이 책은 환경을 생각하는 깨어있는 독자가 발생하는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쉽게 실행할 수 있는 수많은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실천 방안의 핵심은 배출되는 쓰레기의 양을 줄이고, 다시 쓰고, 재활용하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101가지 목록은 주방, 욕실, 청소, 쇼핑, 외출, 여행, 개인 관리, 외식 등 주제별로 구분된다. 우리가 무엇을 버리는지를 잘 알게 되면 낭비하지 않는 대안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재를 이용하거나 유기물 쓰레기는 가정용 퇴비통을 활용할 수 있다. 조금 남우세스러워 보이긴 해도 식당에서 먹고 남은 음식은 미리 가져간 용기에 담아올 수도 있다. 이렇게 궁상을 떨어도 어찌해볼 수 없는 악당이 있다. 일회용 커피 컵 뚜껑은 폴리스타이렌으로 만들어져 재활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뚜껑에 난 작은 구멍으로 뜨거운 음료에 발암 물질을 녹여 마시기에는 부담스럽다. 음식을 담아 먹을 수 있는 최악의 플라스틱 6번 유형이다. 이럴 때는 Bring Your Own Cup이 해결 방법이다. 이처럼 이 책에는 보통 사람들이 약간의 선견지명이 있다면 쉽게 실행하는 방법으로 가득하다.


결국, 이 책은 소비자의 미래 구매 결정에 확실한 영향을 주고자 쓰였다. 지금껏 아무 개념 없이 행해왔던 우리의 과소비와 과몰입 행태를 돌아보게 한다. 물건을 구매하는 모든 방식에서 작은 차이를 만들어 나감으로써, 어떤 방법으로든 탄소 발자국을 줄여볼 마음이 들게 한다. 개인의 변화된 행동은 집단행동으로 이어질 것이고 결국은 정책으로 반영되어 우리의 환경을 바꾸게 된다. 모든 사람에게 들어맞는 제로 웨이스트 생활방식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듯 제로 웨이스트의 지향점은 완벽함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위한 더 나은 선택을 하자는 것이다. 남태평양에 플라스틱 섬을 만드는 기여도를 줄이기 위한 작은 발걸음을 내딛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나의 사소한 실천이 전 지구 환경을 살리고 지구적 소비 성향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희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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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성공대화론 데일 카네기 초판 완역본 시리즈
데일 카네기 지음, 임상훈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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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성공대화론 (데일 카네기 지음)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올랐으나 원고를 읽으며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는 연사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시는지? 심지어는 아예 원고를 줄줄이 읽어내리며 도리질 치는 연사가 국가 지도자급 최고위 공무원이라면, 거부감부터 생겨 연설 내용에 귀 기울일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누구나 말은 할 줄 알지만 아무나 말을 잘하지는 못한다. 무슨 신통한 방법이 없을까?

 

법을 전공하고 싶었던 미국의 한 젊은이가 조언을 구하려고 링컨에게 편지를 썼다. 링컨은 만약 스스로 변호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그 일은 이미 절반 이상 끝난 셈이다. 성취하고픈 욕구와 결심은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을 항상 명심하라고 답했다. 예나 지금이나 그의 충고는 어떤 분야이든 통하는 진실이다. 무엇을 하든 행동 방침을 정했다면 이미 반쯤은 성공한 것이다. 시대를 초월한 지혜로운 조언으로 가득한 이 책은 저자 카네기뿐 아니라 당대 영향력 있는 다수 인사들의 성공적인 언행을 사례로 들고 있다.

 

1926년에 처음 출판된 이 책은 인간의 잠재력을 일깨우고 내면의 성장을 추구하며 단순한 긍정적 사고 이상의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카네기는 때 묻지 않은 사람만이 모든 일에 긍정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뒤에 남는 긍정적인 에너지야말로 누군가를 빛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제목에서 연상되듯 이 책은 대중 연설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신을 이미 훌륭한 연설가라고 자평하든, 남들 앞에서 말하기를 전혀 좋아하지 않든,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말을 통해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다


훌륭한 연사는 의사소통과 발표의 힘을 지속적으로 활용한다. 고도의 말하기 기술을 훈련받은 소통 전문가들의 언어는 매우 강렬하면서도 자연스럽다. 좋은 창문은 그 자체로 주의를 환기하지 않으며 외부의 빛을 안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이와 같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듣는 사람이 그의 말투를 전혀 알아채지 못한다. 청중은 그저 연사가 하는 말의 내용만을 의식할 뿐이다.

 

자기 계발의 필요성에 대해 자동차왕 헨리 포드는 이렇게 충고했다. "모든 포드 자동차는 똑같다. 하지만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하늘 아래 새 생명은 모두 새롭다. 그 전에 그와 똑같은 사람이 없었듯 앞으로도 절대 없을 것이다. 청년이라면 스스로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다른 사람과 다르게 만드는 나만의 불꽃을 찾고, 모든 사람에게 가치 있는 사람이 되도록 그 불꽃을 개발해야 한다.” 현명한 말이다. 당신은 어떤 열정을 지녔는가?

 

자신을 계발하는 가장 뛰어난 기술 중 하나가 바로 대중 연설이다. 청중에게 사업이나 관심사에 대해 막힘없이 발표할 때 연사는 권위자 또는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사람들을 행동하게 만드는 능력은 대부분 조직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지도력의 특성이기도 하다. 아마도 숙련된 대중 연설가로서 얻는 부수적인 이점이 있다면 주저 없이 남들 앞에 서는 자신감일 것이다.

 

말하기 능력을 기르는 방법

첫째, 강하고 끈질긴 욕망을 키울 것

둘째,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 철저히 준비하고 숙지할 것

셋째, 자신감 있게 행동할 것

넷째, 연습, 연습, 연습!

 

저자 데일 카네기는 일찍이 훌륭한 대중 연설이란 대중이 원하는 내용을 잘 말하는 기술임을 간파했다. 그가 처음으로 YMCA에서 연설과 인간관계를 가르치는 성인 대상 교육과정을 시작하였을 때 기존의 교과서를 사용하려 했으나 너무 학술적이라 비현실적임을 깨닫고 자신만의 교과서를 새로 펴냈다. 실제로 1913년 이후 출판된 이 책의 본문은 주로 1920년대에 발생한 사건을 위주로 기술하고 있다. 카네기에 따르면 아무리 과묵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말을 꽤 잘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길거리를 지나가는 아무 사람이나 때려눕혀 보면 놀랄 만큼 설득력 있는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요즘 시대에 상대방의 언변을 그런 식으로 확인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연설을 준비한다는 것은 곧 특정 주제에 대해 되도록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공부한다는 뜻이며, 동시에 주제와 관련하여 우리 자신으로부터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끌어내기 위해 그 자료에 빠져드는 것을 뜻한다. 자료의 근거와 통계 자료를 암송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기 경험, 신념, 그리고 정리된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타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직접 경험했던 진짜 인생을 이야기하라

진정성 있는 내면의 이야기는 인간적인 관심을 끈다

어떤 삶이든 다른 사람을 폄훼하지 않고 겸손하게 이야기한다면 

누구에게나 흥미롭게 들리기 마련이다

당신의 인생이야말로 최고의 연설 재료다. (52)

 

설득력 있는 연설은 첫째, 자신의 신념에 기초하여 시작하는 것이다. 자신의 대의명분에 대한 간절한 믿음은 타인의 공감을 얻으며 전염성이 높다. 두 번째 기본 요소는 지식으로, 청중이 질문이나 이의 제기 시 답변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마지막 요소는 청중들의 동기에 호소하는 것이다. 대회에 출전하여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 하는 운동선수처럼,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을 압도하고픈 본능적인 욕구가 있다. 이 외에도 호소할만한 다른 동기로 이익에 대한 욕구, 자기 보존, 자부심 또는 허영심, 즐거움, 정서, 사랑 그리고 종교적 이상 등이 있다.

 

번역체이기는 하나 이 책은 간결한 문체로 쓰였으며, 열여섯 개로 구성된 각 장의 끝에는 내용이 압축되어 재독 할 때의 편의를 도모한다. 또한, 요약본에 더하여 각 장에는 종종 잘못 발음되는 단어, 사용상 오류, 단어 적용 및 발음 연습, 호흡법, 공명법 등을 포함한 목소리 훈련부록이 포함되어 있어 실전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야전교범 역할을 하고 있다.


끝으로, 대중 연설 기술을 개발 또는 향상해야 하는 처지의 독자라면 반드시 이 책을 통해 공부하시라 말씀드리고 싶다. 더불어 연설을 연습할 마땅한 기회와 여건을 원하신다면 필자도 현재 활동 중인 국내 유일 대중 연설 특화 비영리단체인 <한국 토스트마스터즈 클럽>을 추천해 드린다.(https://district93.org) 대중 연설의 기회와 피드백이 매우 제한적인 우리의 여건에서, 단언컨대 이 단체만큼 체계적이고 지지적인 환경에서 대중 연설을 연습하고 강화할 수 있는 데는 없을 것이다. 영어는 기본이며 한국어뿐 아니라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로 연설할 수 있는 탁월한 매력을 지녔다. 삼가 클럽 사명 선언문을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에 갈음한다.

 

”We provide a supportive and positive learning experience in which members are empowered to develop communication and leadership skills, resulting in greater self-confidence and personal growth.“

"우리는 지지적이고 긍정적인 학습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회원들이 소통과 지도력 기술을 개발해 자신감을 키우고 개인 성장을 이루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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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면 - 예의 바른 무관심의 시대, 연결이 가져다주는 확실한 이점들
조 코헤인 지음, 김영선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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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은 서로를 밀어내게 한다. 만약 우리가 대부분의 서양 사람들처럼 자랐다면, 아마도 낯선 사람들을 경계하도록 길러졌을 것이다. 낯선 어른들로부터 대화는커녕 건네오는 사탕을 받아들지 말라는 부모님의 경고를 귀에 딱지 앉도록 들었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모르는 사람들과의 대화가 위험하다는 비디오를 보게 했을 것이다. 낯선 사람에 대한 우리의 의심은 오랜 역사를 지녔다. 사람들이 정착지에서 살기 위해 모인 이후로, 우리는 외부인들을 배반과 혼돈의 위험한 주체로 보아왔다. 이 두려움은 마을, 도시, 국가의 등장에도 그대로 지속되었다. 소수 민족은 다수 민족보다 적다는 이유로, 이방인은 정착민과는 다른 사람이라는 이유로 박해받아 왔다.

 

낯선 사람에 대한 이러한 두려움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있다. 만약 미국의 조지아주 해리스 카운티로 도로 여행을 간다면, 지역 보안관이 2018년에 세워둔 표지판에 동네 주민들이 무기를 소지하고 있고, 살인죄는 살인으로 다스리며, 감옥 한 채에 356개의 묘지가 있다며 즐거운 여행 되시라는 글귀를 보게 된다. 우리와 다르게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은 오늘날의 문화적, 정치적 소외 풍토에서도 찾을 수 있다. 널리 퍼진 이민 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전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강한 반이민 정서가 드러난다. 두려움과 적대감은 종종 전쟁, 기근 또는 기후 변화에서 탈출하고 있거나 단순히 더 나은 경제적 전망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향한다. 경직되고 양극화된 정치적 입장은 이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이는 다른 사람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을 악화시킨다. 우리는 대조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들과 논쟁을 벌이기보다는 그들을 우리의 치명적인 적으로 치부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역감정의 개미지옥으로 빠져들고 사이는 점점 더 멀어진다. 더욱이 코로나바이러스 발발을 계기로 우리는 위험스럽게 많은 시간을 혼자 있게 되었다. 특히 영국과 미국에서는 외로움이 전염병 수준에 도달한 나머지 고독을 담당하는 행정부서가 생겨나기도 했다. 외로움은 흡연만큼이나 우리의 건강에 위협적이다. 혼자 외로이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고독사가 최근 급증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저자는 미국의 중견 언론인으로 Medium, Esquire Republes 잡지사의 최고 편집자 자리를 역임했으며 그의 글은 에스콰이어, 뉴욕 매거진, 보스턴 글로브, 뉴요커, 와이어드, 뉴 리퍼블릭 등의 잡지뿐 아니라 여러 교과서에도 실렸다. 이 베테랑 저널리스트는 인류가 절망적인 전쟁 부족의 집합이라는 완고한 인식에 맞서기 위해 진화생물학, 심리학, 신학, 인류학, 정치학을 두루 섭렵한다. 실제로 우리는 초협동종에 속한다고 말하는 그는 우리가 왜 낯선 사람들과 이야기하지 않는지, 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지, 그리고 이방인들이 문명의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제공한다. 그는 로스앤젤레스, 세인트 루이스, 런던, 헬싱키를 여행하며 인터뷰를 통해 낯선 사람들과의 유대감 기술에 관한 전문가들로부터 배우고, 그들의 조언으로 무장하고, 무작위 상호작용을 의미 있는 순간으로 바꾸기 시작한다. 그가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를 권장하는 이유를 다음 다섯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낯선 사람과의 대화는 우리에게 이롭다

저자가 만난 라스베이거스 출신의 간호사 이름은 닉이다. 그녀는 어렸을 때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녀의 부모님은 정서적으로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고, 학교 친구들은 그녀를 못살게 굴었다. 당연히 그녀의 인생도 뒤틀렸고 모든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녀는 10대 시절에 이 본능을 거스르고 낯선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기 시작하면서 놀랍게도 사람들은 대개 친절하고 수용적이며 자신에게 관심이 있음을 알게된다. 그녀는 그것이 덜 외롭고, 더 행복하고, 더 희망적임을 알게 되면서 강렬한 흥미를 느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낯선 이들과의 대화를 이어왔으며 오늘날과 같이 좋은 삶을 누리게 된 원천이라 인정한다. 널리 밝혀진 바와 같이 과학자들은 이러한 효과가 닉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난 몇 년 동안 버스나 지하철, 대기실, 커피숍에서 낯선 사람과 대화를 나누도록 요청받은 일련의 실험에서 심리학자들은 낯선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단순한 행동이 우리를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덜 외롭게 해주며, 우리가 사는 지역사회와 친밀감을 높여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건네는 행위는 우리의 인지 기능을 향상시켜 사실상 더 똑똑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긍정적인 연결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2. 낯선 사람의 정체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가 그렇게 이로운 것이라면 더욱 권장되어야 옳지 않을까? 역사적으로 이방인을 만남으로써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는 두려움에서부터 계급이나 인종에 대한 더 부정적인 이유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해답은 많이 있다. 그러나 적어도 낯선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또는 우리만큼 인간적일까 하는 의문에 완전한 확신을 얻지 못하기에 대화를 꺼리게 된다. 낯선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광범위하게 연구해온 심리학자 니콜라스 에플리의 설명은 이렇다. 우리는 낯선 사람의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실제로 볼 수 없으므로 그 안에서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낯선 사람의 지능, 의지력, 그리고 자존심, 당혹감, 수치심과 같은 감정을 느끼는 능력을 만성적으로 과소평가한다. 이것은 모든 낯선 사람들에게 적용되지만, 분쟁의 시기나 지도자들이 우리에게 다른 집단의 구성원을 비인간화하라고 강요할 때 훨씬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사실 낯선 사람과의 대화에서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바로 이런 이유로 대화를 시작하기가 더 쉬우며, 우리 앞에 서 있는 다른 생명체가 사실 복잡한 사고, 풍부한 생명력, 독특한 관점, 그 외에도 얻을 게 많은 완전한 인간임을 알게 되고 기뻐한다.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았던 만큼 사소한 성과에도 큰 기쁨을 얻게 된다.



 

3. 대본에서 벗어나기

우리는 사람들과 교류할 때 종종 대본을 사용하는데, 이는 실제 시간이나 노력을 들이지 않고 상대방을 인정하는 손쉬운 방법이다. 동네 편의점에 간다고 치자. 계산원이 "잘 지내세요?"라고 말을 건네온다. 내가 "잘 지냅니다. 당신은요?"라고 말하면 그는 "잘 지내죠, 고맙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대화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이러면 대화가 아니라 잘 짜인 대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구체적이고 진실한 답변으로 대본에 있는 질문에 답함으로써 이 대본을 깨는 것이다. 계산원이 "잘 지내세요?"라고 말한다. “저는 10점 만점에 7점이라 할 수 있죠. 그쪽은요?” 이러면 계산원은 약간 당황하게 된다. 이런 답변은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인간은 대화할 때 서로의 선례를 따르는 경향이 있으므로 그 역시 점수로 답을 한다. “저는 8점이요.“ ”7점에서 9점이 되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이쯤 되면 계산원은 달콤한 군고구마나 시원한 캔맥주를 권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해서 두 사람 사이에 약간의 연결이 이루어진다. 정해진 듯한 틀에서 벗어난 대화가 시작되고 낯선 이들과 대화함으로써 서로 이익을 얻는 길을 가게 된다.



 

4. 낯선 사람과의 대화는 인류 문명의 초석

12,000년 전, 인류가 먹이활동을 수렵채집에서 농사로 전환했을 때, 전직 사냥꾼이던 남성 대부분은 갑자기 할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대 DNA를 연구하는 영국의 고고학자 마틴 존스에 따르면, 이 게으름뱅이들은 자기 자리를 찾기 위해 황야로 떠나면서 방랑자가 되었다. 농업시대 이전에는 그리 멀리 이동하지 못했을 테지만, 새로운 정착지의 존재는 중간 기착지로 기능하게 되었다.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보자. 어느 낯선 남자가 정착촌에 접근한다. 그는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음식과 쉴 곳이 필요하다. 정착촌 사람들은 낯선 그를 경계한다.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위협적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다른 재주가 있거나 흥미로운 사실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잠재적으로 좋은 동료가 될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최소한의 긍정적인 연결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말처럼 낯선 사람들과 정착민들은 위협과 기회를 조화시킬 방법을 고안해야 했으며, 오늘날 우리가 환대라고 일컫는 행위를 통해 실현했다. 정착민들이 낯선 사람을 데려와 음식과 피난처를 제공하고 그에게 일종의 빚을 지게 하는 한편, 낯선 사람은 대화를 통해 자신이 위험하지 않은 존재이며 정착민에게 내어놓을 만한 정보가 있음을 알릴 기회를 얻었다. 일단 양측이 편안해지면, 호의적인 관계가 형성될 수 있었다. 결국, 환대 덕분에 사회 연결망이 폭발하듯 증가했고 인간은 갑자기 그 어느 때보다 먼 곳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마틴 존스에 따르면, 이러한 종류의 환대는 다름 아닌 문명의 초석이 되었다.



 

5. 마찰은 우리를 사교적으로 만든다.

왜 어떤 지역은 낯선 사람들에게 우호적인 한편 다른 지역은 냉랭할까? 처음에는 정말 사회가 안전하고 국정이 잘 운영되는 나라가 가장 우호적일 것이라 여겨졌다. 낯선 사람들이 위협적이지 않다면 우리는 아마도 그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다. 그러나 종종 그 반대 사실로 밝혀지는 경우가 있다. 일례로 노르웨이와 멕시코에서의 삶을 비교해보자. 노르웨이 사람들은 국가가 매우 원활하게 기능하기 때문에 신뢰할 만한 사람들을 애써 찾아 의존할 필요가 없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하루를 소모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 놓인다. 그러나 국가 기능이 열악한 멕시코에서는 일상적인 교류를 위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해야 한다. 그들에게 말을 걸고 도움을 요청하고 방향을 물어봐야 한다. 이런 식으로 사람 사이의 마찰은 사람들이 친절해지도록 강요한다. 마찰의 또 다른 해소 방식으로 웃는 문화현상이 있다. 오랜 이민의 역사를 지닌 지역의 사람들은 동질적인 사회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친근하고, 감정적으로 표현하고, 서로에게 더 잘 적응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보다 L.A.에서 낯선 이에게 말 걸기가 더 수월한 이유가 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수 세기 동안 이러한 문화권의 사람들은 그들 앞에 있는 낯선 사람이 현지 언어를 말할 수 있거나, 문화적 속성을 이해할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서로 친근함을 표시하는 소통 방법을 찾았고 그들은 더 많이, 더 활기차게 웃는 법을 택했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말 건네기는 생활이 아닌 생존법이 되었다.

 

결국, 낯선 두 사람을 한 방에 넣는다고 해서 금방 친해져 이질감이 사라지고 산적한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이질적이어도 우리는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서로를 좋아할 수도 있고, 어쩌면 마음속에 파인 웅덩이를 함께 메울 수도 있다. 그리고 함께해낼 수 있는 다른 많은 일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 세계시민주의를 실현하려면 먼저 우리는 사람 사이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물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일 것이고,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 국가적 차원의 결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게다가 언제쯤 완성될지 확신할 수도 없다. 하지만 언젠가는 가능할 것이라 낙관한다. 아니, 꼭 그래야만 한다. 지금 바로 주위의 낯선 이에게 말을 건네 환대를 실천해보자.

 

#인문 #낯선사람에게말을걸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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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면 - 예의 바른 무관심의 시대, 연결이 가져다주는 확실한 이점들
조 코헤인 지음, 김영선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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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바로 주위의 낯선 이에게 말을 걸어 인류 문명의 초석이었던 환대를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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