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우스의 생활은 궁해졌다. 자기의 의복과 시계를 먹는다는 것,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는 이른바 ‘성난 암소‘라는 그 형언할 수 없는 것을 먹었다. 그것은 실로 무서운 일, 빵 없는 나날, 잠 못 자는 밤, 촛불 없는 저녁, 불 없는 벽난로, 일거리 없는 주간, 희망 없는 장래, 팔꿈치에 구멍난 옷, 처녀들의 웃음을 사는 낡은 모자, 방세를 못 치러 저녁이면 잠겨있는 문, 문지기와 싸구려 식당 주인에게서 받는 모욕, 이웃들의 조롱, 굴욕, 짓밟힌 자존심, 좋든 싫든 해야 하는 일, 혐오, 고초, 낙담, 이러한 것들이 거기에 있었다. - P188
빈궁도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다. 그것은 견딜 만하게 된다. - P191
그것은 마침내 하나의 형태를 취하고 제 모양을 꾸민다. 사람은 근근히 살아간다. 다시 말해서 신통치 못하지만 살아가기에는 충분하게 발전해 간다. - P192
강조하거니와, 빈궁은 그에게 유익했다. 젊었을 때의 가난은 잘만 되면, 모든 의지를 노력 쪽으로 돌려주고 모든 마음을 희망 쪽으로 돌려주는 그런 훌륭한 면을 가지고 있다. 가난은 즉시 물질 생활을 벌거벗겨 그것을 보기 흉하게 만든다. 그로 말미암아 이상적인 삶을 향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비약이 이루어진다. 돈 많은 젊은이는 오만 가지 화려하고 육체적인 오락들을 즐긴다. 경마, 사냥, 개들, 담배, 노름, 맛좋은 식사 등등. 영혼의 고결하고 우아한 면을 희생시켜서 하는 영혼의 야비한 면의 일들. - P200
그는 외출할 적에는 꼭 책 한 권을 겨드랑이에 끼고 나갔는데 돌아올 적에는 흔히 두 권이 돼 있었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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