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끝장이다. 마리우스는 한 여자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의 운명은 미지의 것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 P242

그것이 밤 10시까지 계속되었다. 그의 저녁 식사는 될 대로 돼버렸다. 신열은 병자의 밥이 되고, 사랑은 연인의 밥이 된다. - P251

전생에는 다 똑같은 그늘, 생시에는 다 똑같은 육신, 사후에는 다 똑같은 재. 그러나 인간의 반죽에 섞여 든 무지는그것을 검게 한다. 이 불치의 검은 반점이 인간의 내부에 번져 거기서 ‘악‘이 된다. - P260

‘파트롱 미네트’, 이것이 지하 사회에서 이 네 명의 결사에 주어진 이름이었다. 날마다 점점 사라져 가는 이상한 옛 속어에서 파트롱 미네트(주인 아가씨)라는 말은 아침을 의미하는데, ‘개와 늑대 사이‘라는 말이 저녁을 의미하는 것과 같다. 이 파트롱 미네트라는 호칭은 십중팔구 그들의 일이 끝나는 시간에서 온 것이리라. 새벽녘은 유령들이 사라지고 도적들이 헤어지는 때이니까. - P265

정말 남자의 비참밖에 보지 않은 자는 아무것도 보지 않은 것이고, 여자의 비참을 보지 않으면 안 되며, 여자의 비참밖에 보지 않은 자는 아무것도 보지 않은 것으로, 어린애의 비참을 보지 않으면 안 된다. - P293

그는 한쪽에서는 ‘그의 위르쉴‘이 아버지를 위해 애원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또 한쪽에서는 대령이 테나르디에를 부탁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는 미칠 것만 같았다. 그 무릎에서 힘이 빠져 갔다. 그런데 눈앞의 장면이 너무나도 절박하여 그는 숙고할 겨를조차 없었다. 그것은 마치 자기 자신이 마음대로 하고 있다고 믿었던 회오리바람에 자신이 휩쓸려 가는 것 같았다. 그는 곧 기절할 것만 같았다. - P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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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스의 생활은 궁해졌다. 자기의 의복과 시계를 먹는다는 것,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는 이른바 ‘성난 암소‘라는 그 형언할 수 없는 것을 먹었다. 그것은 실로 무서운 일, 빵 없는 나날, 잠 못 자는 밤, 촛불 없는 저녁, 불 없는 벽난로, 일거리 없는 주간, 희망 없는 장래, 팔꿈치에 구멍난 옷, 처녀들의 웃음을 사는 낡은 모자, 방세를 못 치러 저녁이면 잠겨있는 문, 문지기와 싸구려 식당 주인에게서 받는 모욕, 이웃들의 조롱, 굴욕, 짓밟힌 자존심, 좋든 싫든 해야 하는 일, 혐오, 고초, 낙담, 이러한 것들이 거기에 있었다. - P188

빈궁도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다. 그것은 견딜 만하게 된다. - P191

그것은 마침내 하나의 형태를 취하고 제 모양을 꾸민다. 사람은 근근히 살아간다. 다시 말해서 신통치 못하지만 살아가기에는 충분하게 발전해 간다. - P192

강조하거니와, 빈궁은 그에게 유익했다. 젊었을 때의 가난은 잘만 되면, 모든 의지를 노력 쪽으로 돌려주고 모든 마음을 희망 쪽으로 돌려주는 그런 훌륭한 면을 가지고 있다. 가난은 즉시 물질 생활을 벌거벗겨 그것을 보기 흉하게 만든다. 그로 말미암아 이상적인 삶을 향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비약이 이루어진다. 돈 많은 젊은이는 오만 가지 화려하고 육체적인 오락들을 즐긴다. 경마, 사냥, 개들, 담배, 노름, 맛좋은 식사 등등. 영혼의 고결하고 우아한 면을 희생시켜서 하는 영혼의 야비한 면의 일들. - P200

그는 외출할 적에는 꼭 책 한 권을 겨드랑이에 끼고 나갔는데 돌아올 적에는 흔히 두 권이 돼 있었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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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그를 좋아하는 것은 그녀가 그를 만나 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만나 보지 않으면, 그들이 모든 점에서 완전하다고 상상할 수 있게 된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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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그는 이때까지 자기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태까지 자기의 조국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이것도 저것도 알지 못했고, 일종의 고의적인 암흑으로 자기 눈을 덮었다. 그는 이제 보았다. 그리고 그는 한쪽에서는 찬탄하고, 또 한쪽에서는 열애했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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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 왕정주의자라는 것, 그것은 한계를 넘어가는 것이다. 그것은 왕좌의 이름으로 왕권을 공격하고, 제단의 이름으로 교권을 공격하는 것이고, 질질 끌어가는 것을 난폭하게 다루는 것이고, 수레에 매인 말들이 뒷발질하는 것이고, 이단자들을 태우는 정도가 모자란다고 해서 화형장의 장작더미에 트집을 부리는 것이고, 우상이 별로 숭배받지 못한다고 우상을 비난하는 것이고, 지나친 존경으로 모욕하는 것이고, 교황 속에 교황제가 충분치 않고 국왕 속에 군주제가 충분치 않고 어둠 속에 빛이 과다하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흰빛의 이름으로 석고와 눈[雪], 백조, 백합이 불만인 것이고, 어떤 일들의 반대자가 될 정도로 그것들을 지지하고, 반대를 살 만큼 그렇게도 강력하게 찬성하는 것이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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