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설문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더이상 결혼은 꼭 해야 하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닐텐데 그럼에도 국내에서 특히나 최근 들어 어려워지는 경제 상황 등이 문제가 되어 초혼의 연령도 높아지고
덩달아 출산율 역시도 낮아지고 있다.
처음부터 독신을 생각한 사람들도 있을테고 살면서 이런저런 이유들로 스스로 결혼이 아닌
싱글인채로 살아가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프로싱글러라 불리면서 방송인이자 작가이기도 한 아가와 사와코의 『혼자가 어때서』라는 책이
국내에 출간되었다.
아직까지도 적령기라고 생각되는 나이가 넘어서까지 결혼을 하지 않고 있으면 주변에서 왜 결혼을
안하는지 등을 시작으로 온갖 관심을 빙자한 오지랖을 보여주지만 조금씩 이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 어른들 중에서도 꼭 결혼을 안해도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만큼 이 책은 싱글이지만 결코 우울하지 않은, 말 그대로 '프로'라는 말까지 붙은 저자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모 개그맨이 결혼식에 다른 연예인의 결혼식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 밝혀져 우스개소리로
프로불참러라는 말이 생겨나기 시작해 이제는 이 '프로'라는 말이 언어유희적으로 사용되면서 다양한 사람들에게 붙여지기도 하는데 보편적인 시선에서는
결혼 적령기는 이미 훌쩍 넘겨버린 저자도 처음부터 자신이 지금 이 나이까지 싱글로 있을줄은 몰랐다고 말한다.
오히려 철들었을 무렵부터 장차 '어머니'라는 존재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고 무려 스물한
살 때 주변의 소개로 맞선을 볼 정도였으며 이후로도 중매에도 적극적으로 나가고 남자를 만날 기회가 많았지만 친구들이 빠른 속도로 혼처를 찾아
결혼을 하는 것과는 달리 자신은 지금까지 싱글인채로 남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에겐 생소하고 다소 무지한 뉴스 프로그램의 어시스턴트 일에 대한 제안이
들어오고 단지 결혼을 하려던 상황이 잘 해결되지 않아 있던 차에 주변 환경을 바꾸고 심기일전한다는 생각에 시작한 것이 지금은 이를 포함해
다방면으로 활동하게 되었고 지적이면서도 친근하고 소박한 이미지로 인해서 일본 여성들의 많은 애정과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런 저자가 결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는 한 남자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결혼이 인생의 최종 목표라니 너무 재미없잖아.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결혼해도 행복해질 수
없을걸.”(p.14)
물론 이 말은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결혼의 인생의 목적일수도 있다. 사람들마다 사는
방식이 있고 인생의 목표는 다르니 말이다. 그러나 저자에게 이 말은 한 줄기 섬광처럼 지금까지 자신이 결혼에 대해 생각해왔던 방식을 되짚어 보게
만들고 지금까지 싱글로서, '프로'라는 말을 덧붙여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잘 지내오고 있다.
처음부터 프로 싱글러일 수 없었던 그녀이기에, 프리랜서로 살아가면서 진짜 자립해가는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이 과정을 통해서 결혼을 해야 행복하다는 공식과도 같았던 강박에서 벗어나 자신의 진짜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
책에서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그녀가 경험한 이야기들이 솔직하게 소개되는데 표지 속 그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아하기만 한 골드 미스의 모습이 아니라 마치 오래 전 방영되었던 <올드미스 다이어리>처럼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미워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자발적 싱글이든, 다른 요인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싱글이든, 저자처럼 프로 싱글러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 이 순간의 삶마저도 생기있게 살아간다면 그런 사람이야말로 자체발광의 매력을 모두가 느낄 수 있을 것이며 타인이 아니더라도
스스로가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