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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멋진 일주일, 크로아티아 - 7박 8일을 여행하는 최고의 방법 ㅣ 어느 멋진 일주일
이준명 지음 / 봄엔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붉은 지붕, 아드리아해의 파란 바다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크로아티아이다. 솔직히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과 같은 유럽 나라와는 달리 크로아티아는 조금 생소하게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와는 달리 유럽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여행지이기도 한 곳이 크로아티아이다. 나 역시도 우연히『크로아티아 블루』라는 책을 접하고선 처음으로 크로아티아라는 나라를 알게 되었다. 표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붉은 지붕과 푸른 아드리아해는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동시에 멋진 모습을 연출한다.
이 책은 "어느 멋진 일주일"이란 시리즈의 여행서이다. 이 책이 그 스타트를 끊은 셈인데 크로아티아를 7박 8일 동안 여행하는 최고의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역사 속에서 수차례 이민족의 침약을 받았음에도 지금 현재까지 자신들의 문화유산을 지켜내고 있는 점은 상당히 대단하게 생각된다. 이런 크로아티아를 지도에서 보면 길게 아드리아해를 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행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먼저 여행하고자 하는 나라에 대한 정보를 알고 떠난다면 보고, 듣고, 먹고, 느끼는 것들이 더 의미있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다. 크로아티아 여행을 위한 첫걸음으로써 역사와 숙소 구하기, 교통편, 화폐, 전화거는 법, 그리고 간단한 크로아티아 어를 소개하고 있다. 책속에 소개된 장소 연중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명소이기 때문에 그런 곳에서는 영어와 독일어를 많이 사용하기도 한단다.
총 7일에 걸쳐서 여행할 크로아티아의 도시는 자그레브, 플리트비체(나의 닉네임이 바로 이 플리트비체이다), 스플리트, 두브로브니크이다. 스플리트에서는 2일, 두브로브니크에서는 3일이며, 나머지는 각 일일씩이다.
크로아티아 여행 1일째 날의 여행지는 수도 자그레브이다. 여행에 대한 이야기는 그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 유산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저자가 부인과 함께 자그레브 시내를 구경하면서 보고 들은 사실적인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본인이 직접 호화 여행이 아닌 보통 사람들이 여행했을때의 경비 정도로 경험한 내용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현실적인 이야기인 것 같다.
자그레브에 대한 이야기가 끝이 나면 보시다 시피, 자그레브에서 봐야 할 것들(옐라치치 광장, 성모승천 대성당, 스톤 게이트 , 성마르크 성당, 돌라츠 시장 등)과 자그레브로의 이동에 대한 교통편(비행기, 버스, 기차 등), 숙소(호텔, 유스호스텔, 민박등), 먹을 곳(레스토랑, 카페), 쇼핑 정보가 따로 정리되어 있다. 주소, 전화번호, 가격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둘째날의 여행지는 플리트비체이다. 1949년 크로아티아에서는 최초로 지정된 국립공원이며, 총 8개의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넓다고 한다. 지금처럼 사람들이 많이 찾기 전에는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악마의 정원으로 불렸을 만큼 동식물이 그대로 보존된 곳이기도 하다. 공원 전체를 다 돌아보려면 3일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보통의 여행자들이 반나절이나 하루 일정으로 이곳에 오기때문에 공원에서는 A~K까지의 코스를 소개하고 있으며, 저자는 이중에서 하류, 상류, 상류와 하류를 돌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A, E, H 코스를 책에서 보여준다. 상류에는 12개 호수와 하류에는 4개의 호수가 있다고 하니 가기전에 미리 코스를 정하고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에는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 홈페이지와 관련 정보가 적혀 있으니 참고 하면 될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유럽인들이 상당히 많이 찾는 곳이 크로아티아 인데 이런 유래는 로마 제국의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까지 올라간다. 로마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서 물러난 디오클레티아누스는 비극적인 자살을 맞이하기까지 스플리트에 궁전을 짓고 살았다고 한다. 얼마나 좋았으면 스스로 황제에서 물러나 노후를 여기에서 보내려고 했을까? 황제의 도시 스플리트가 진정 궁금해진다.
스플리트에 디오클레티아누스가 있다면 부브로브니크에는 아일랜드의 문인 조지 버나드 쇼가 있다. 그는 "지상에서 파라다이스를 찾으려면 부브로브니크에 와와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곳은 비극적인 내전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두브로브니크 시민들은 이것을 다시 복구했고, 현재는 구시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이다.
개인적으로는 두브로브니크의 성벽을 보고 싶다. 총 1949m로 구시가 전체를 완전히 둘러싸고 있다고 한다. 성벽위의 길을 따라 걸으면서 시내를 내려다보면 바로 위의 사진처럼 붉은 지붕이 장관을 연출할 것이며, 새파란 아드리아해를 구경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지 버나드 쇼의 극찬에 걸맞게 7박 8일 중 3일을 두브로브니크에서 보내고, 크로아티아의 주변 국가인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와 블레드 호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모스타르, 몬테네그로 코토르를 함께 여행할 수 있도록 여행 방법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와 블레드 호수를 구경하고 싶다. 류블랴나 시내 구경도 흥미롭지만 블레드 호수 중앙에 놓인 성모승천 교회의 '소망의 종'을 치고 싶다. 산적에게 남편을 잃은 아내의 가슴 아픈 전설이 깃든 이 종을 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니 '알프스의 눈동자'라 불리는 블레드 호수에 가볼 이유가 또 하나 생긴 셈이다.
7박 8일 딱 일주일은 지상최고의 시간으로 보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가는 교통편이나 가격 등도 자세히 나와 있고, 해당 지역을 여행할 수 있는 방법도 잘 소개하고 있다. 그 지역에 관련된 역사적 사실도 잘 쓰여져 있는 책이기에 크로아티아가 궁금한 사람과 크로아티아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이나 내가 편집자라면 절대 안할 책에 대한 내용이 있는데 이것은 바로 위의 사진에서처럼 작지도 않은 글 상자가 여행 사진 위에 떡하니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럴 거면 뭐하러 여행사진을 보여준단 말인가. 아름다운 아드리아 해와 시가지의 모습이 저자의 말에 가려져 버렸다. 한페이지 정도는 여행사진을 찍고 나머지 한 페이지에 저 글 상자를 모아서 정리하는 것이 훨씬 좋지 않았을까?
여행방법을 알려주는 책이기에 그랬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여행서라는 것은 모름지기 현지의 모습을 많이 담고 있어야 하는데 큰 사진도 나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저렇게 사진위에 글 상자를 배치해 놓고 있다. 이런 글 상자 뒤에 조그만 사진이 여러장 배치되어 있는데 완전 아니라고 본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제발 안 그랬으면 좋겠다. 이 글을 편집자나 출판사에서 읽는다면 한 달쯤 시리즈와 같은 구성으로 해줬으면 좋겠다. 종이는 재생종이 말고 좀더 좋은 종이에 분량도 좀더 많이 채워서 소개해 준다면 더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