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무게
애니타 슈리브 지음, 조한나 옮김 / 북캐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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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의 이야기와 현재의 이야기가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는 소설이다.

사진 기자인 진은 100년 스머티노즈에서 발생한 "메인 주의 루이스 H. F. 와구너 재판'에 대해서 기사를 쓰려고 출장을 오게 된다.

진과 함께 동행한 사람들에는 그녀의 남편 토머스, 남편의 동생 리치, 리치의 여자친구 애덜린, 그리고 진과 토머스의 딸 빌리다.

다섯 사람은 리치의 요트를 타고 휴가 겸 해서 쇼울 아일랜드 군도에 온 것이다.

진은 취재를 하는 가운데, 애덜린과 토머스의 관계를 점차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처음 토머스를 만나게 된 과정을 생각하면서 자신들의 결혼 생활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시내의 도서관에서 100년 전 1873년 3월 5일 밤의 사건들에 대해 조사하다가 그 사건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마렌이 남긴 회고록을 보게 된다.

그 회고록을 통해서 100년 전 사건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과연 사건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진이 그 사건 속으로 들어 감과 동시에 진은 현실 속에서 토머스와 애덜린, 리치와의 관계 속에서 혼란과 질투, 의심이 생길만한 일들을 겪게 된다.

100년 전 노르웨이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건너 왔던 마렌, 그의 남편 존, 마렌의 언니 캐런, 오빠 에번, 에번의 아내 아넷, 존의 동생 매튜는 스머티노즈의 작은 오두막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다.

회고록을 통해서 마렌은 근본적으로 그날의 사건이 발생하게 된 연유가 바로 존의 사촌동생이 존에게 미국으로 올 것을 적은 편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모든 사건의 시작은 그 이전에 일어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마렌은 자신과 나이차가 많이 나지 않던 에번에게 오빠 이상의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감정들에 대해서 언니 캐런이 다소 심각하게 받아 들였던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캐런은 에번과 마렌 사이의 정신적 교감을 질투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마렌과 존이 미국에 온 후 캐런도 미국으로 오게 된다.
그리고 그뒤 오빠 에번이 그의 아내 아넷과 함께 스머티노즈에 오게 된다.
오빠에 대한 반가움과 동시에 아넷에 대한 질투를 통해서 진은 자신이 애덜린에게 질투를 느끼고 있음을 알게 된다.
아넷과 같은 미모, 청춘, 매력에 비해 자신의 초라함이 더욱 크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와 동시에 마렌과 마찬가지로 애덜린이 자신의 자리를 빼앗았다고 느꼈을지도...
결국 사람은 자신이 느끼는 바대로 사건을 받아들이게 마련이다.
캐런이 마렌에 대해 느꼈던 감정들이 오해에서 비롯되었듯, 진 역시도 애덜린과 토머스에 대해서 오해를 한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이 모든 것에는 자신만의 생각으로 사건을 판단하고, 질투와 분노, 증오가 한데 어울린 감정의 소용돌이가 결국은 인간의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선 순간 모든 사건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렌과 진은 그 감정의 소용돌이 순간에 되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하게 된다.

"경험을 해보지 않았다면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분노가 온몸과 마음을 지배하면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지 겪어보지 않았다면 모를 것이다. 그 분노가 너무 깊어서, 빠르게 모든 감각으로 파고든다. 영원히 후회할 행동을 저지르게 된다.(p.324)"

이 단락이 아마도 진과 마렌의 심정을 단적으로 대변하는 것일 테다.
그리고 둘은 평생을 영원히 후회할 행동을 저지른 댓가를 짊어지고 살아갈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우리는 과연 내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를 되돌아 보게 된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사건을 되돌리기엔 늦은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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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의 봄이다
박주미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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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달리 예쁜 미모를 가진 여동생을 좋아해서 쫓아온 이훤을 여동생의 부탁으로 쫓아내주기 위해서 만나러 나간 준희.

예쁜 연희(준희의 여동생)와 달리 철지난 고사리마냥 뻣뻣하기 그지 없는 준희가 처음부터 못마땅한 이훤이다.

너무나 멀쩡한 기럭지의 소유자인 이훤에게 준희는 점차 마음을 빼앗기지만, 동생 연희를 좋아했던 그 사실에 섣불리 다가설 수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도 없는 상태이다.

그와 반면에 너무나 잘난 자신의 외모에도 전혀 동요조차 느끼지 않는 준희에 대한 오기로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뒤 뻥 차주겠다는 포부로 준희에게 계속 접근하는 이훤이지만, 점차 준희의 매력에 빠져 들면서 무뚝뚝하고, 자신에게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준희로 인해 오히려 가슴앓이를 한다.

그러는 사이 이훤의 누나이자 큐레이터인 이화를 화실의 원장님을 통해서 알게 된 준희는 화가 지망생인 미대생이다.

이화는 준희의 참된 매력에 매료되어 자신의 동생 훤에게 소개를 시켜 주고 싶어한다. 물론 여기까지는 서로가 서로의 관계를 모르는 상태다.

점차 서로의 감점이 깊어지는 준희와 훤.

결국 훤은 애초의 계획과는 달리 준희에게 사귀자고 말하고, 준희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 지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둘의 교제를 알게 된 누나는 진심으로 두 사람을 축하해주며 기뻐하지만, 이화와 이훤의 어머니인 김여사는 둘의 교제에 반대하며, 좋은 집안의 딸과 훤을 정략결혼 시키고자 한다.

자식들의 감정보다 사회적 체면과 자신의 대외적 이미지를 더욱 중시하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결국 "난 이 결혼에 반댈세!!"를 외치는 김여사로 인해 준희의 아버지까지도 마음이 돌아서게 되고, 준희는 헤어지기 싫다는 아버지에 언쟁끝에 아버지가 쓰러지시자 훤과 헤어진다.

그렇게 서로의 삶을 살아가지만 서로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은 그대로다.

훤과 그의 누나는 어머니를 대신해 준희의 아버지에게 사과하는 한편 마음을 돌리려 애쓰고, 결정적으로 훤이 위출혈로 쓰러지면서 상환은 반전된다.

준희의 아버지의 포기이자 승낙으로 훤의 어머니까지 마지못해 둘의 사이를 인정하면서 둘은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결국 둘은 보기 좋게 딸 둘, 아들 둘을 낳고 행복해진다. 그리고 준희는 화가로서의 성공도 동시에 이루게 된다.

진정한 사랑으로 주변의 역경을 이겨낸 로맨스 소설의 전형적인 결말이지만 해피엔딩이라 말 그대로 해피한 독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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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페어
하타 타케히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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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소설은 여타의 추리소설과는 다른 형식을 가지고 있다. 바로 추리소설 속에서 추리소설이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추리소설이 출판사로부터 거절 당한 대학교 미스터리 연구회 소속 회원이였던 히로이 타다히토라는 인물이 이 추리소설의 중심핵이라고 볼 수 있다.

어느날 도야마 공원에서 남자 회사원과 여고생이 살해되는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살인현장에 떨어져 있는 보통의 평범한 책갈피 한장.

"불공정한 것은 누구인가?"

라는 글이 적혀 있다. 그리고 앞 뒷면에는 피해자의 지문들이 찍혀 있다.

범인은 과연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 뒤에 T.H 라는 이니셜로 자신의 추리소설을 최저 입찰가 3천만엔에 낙찰하지 않으면 책에 예고된 대로 다음 살인을 실행하겠다는 협박 편지.

하지만 출판사와 방송국, 경찰에서는 살해 범인에게 돈을 줄 수 없다는 명목상의 이유로 이를 거부하게 되고, 드디어 세번째 살인이 일어나게 된다.

그 사이 출판사들은 범인이 제시한 낙찰가를 과연 추리소설을 발행함으로써 회수할 수 있는지를 고민중이였던 것이다.

겉으로는 사회정의를 운운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이익을 철저히 계산중인 것이다.

경시청 수사 검거율 1위, '쓸데없이' 미인 형사 유키히라 나츠미와 신참 형사 안도 가즈유키는 한팀을 이루어서 이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유키히라는 확실히 남다른 감을 선보이며, 범인에 점차 접근하게 된다...

그 사이 T.H의 추리소설 최저 낙찰가는 1억엔으로 올라가고, 4번째 살인이 예고 된다.

T.H는 자신의 범행 원인을 자신의 추리소설을 무시한 경찰과 매스컴이라고 지목한다.

그러는 사이 범인은 직접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대담하게 인터뷰를 하고, 자신의 마지막 살인 장소를 은연중에 알림으로써 유키히라를 그쪾으로 유인한다.

그 사이 유키히라는 특유의 감각으로 범인이 누군지를 알아 내고, 그가 유인한 4번째 살인현장으로 출동하고, 그곳에서 4번째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7살의 미짱, 범인과 마주하게 되는데...

과연 유키히라가 마주하게 된 범인은 과연 누구....

조금 독특하면서 흡인력있는 추리소설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범인은 왜 유키히라를 선택했을까하는 이유는 모르겠다. 그리고 범인이 매번 살인현장에 떨어뜨려 놓은 보통의 평범한 책갈피 한장.

"불공정한 것은 누구인가?"

에서 그는 과연 어떤 불공정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마지막 부분에서는 그 극적 긴장감이 조금 와해되는 느낌이 들면서 결말이 흐지부지해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리얼리티는 확실히 존재했던 것 같다. 하지만 불공정한 것이 자신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드라마로도 나왔다고 하는데, 한번 보고 싶어지긴 하다.

마지막을 조금 더 다듬었다면 완벽도가 더 높아졌을 아까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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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아버지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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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다.

그 시대와 배경은 전부 중국이지만, 그 이야기는 결코 낯설지만은 않은 이야기다.

넷째 삼촌의 부고를 전해 듣고 고향으로 내려 온 초로의 작가가 집안의 세 아버지에 대한 회상과 자신이 인생을 반추하면서 쓴 책이다.

 

첫번째 아버지는 바로 작가 옌롄커 자신의 아버지다.

중국에서도 시골에 속하는 곳에서 4남매를 키우기 위해서 고군분투 하셨던 아버지다.

자신의 살아 생전 자식들의 혼사와 앞날을 위해서 자신의 생명과 삶을 내어주면서 기와집을 지으셨던 분이다.

지금처럼 집을 짓는 개념과는 차원이 다른 자식의 미래를 손수 마련하는 일련의 의식같은 그 숭고함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다.

 

두번째 아버지는 바로 큰아버지.

완전히 농사꾼이셨던 자신의 동생(작가의 아버지)과는 달리 농사와 장사 등을 병행하면서 자식과 조카들의 삶을 돌보고자 했던 아버지다. 힘든 세상 속에서도, 자식을 둘이나 먼저 보내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우리 집이 재앙을 당했다 해서 남들에게도 이런 재앙을 함께 당학 하고 싶지는 않다."는 한없이 착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세상을 품으셨던 분이다.

 

세번째 아버지는 바로 작가의 넷째삼촌이다.

작가에게 넷째삼촌의 삶은 작가가 추구하고자 했던 도시인의 행복한 삶의 전형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넷째삼촌을 따라 시멘트 공장에서 일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엿본 넷째삼촌의 진정한 삶이란 이른바 '이터우천(一頭沈, 본뜻은 편들기란 뜻인데 허난 사투리로는 장기간 떨어져 사는 부부를 지칭하기도 한다.)이였다. 넷째삼촌은 시골사람들이 보기엔 도시인이지만 도시인들이 보기엔 시골사람일 뿐인 허공에 뜬 채 그 소속감을 제대로 느낄 수 없었던 인물이기도 했다.

넷째삼촌은 은퇴 이후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도시에서 느꼈던 어느 부류에도 속하지 못하는 나름의 고립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중국의 근현대에 걸쳐서 도시를 빗겨난 시골 사람들의 삶에 대해 사실적으로 묘사한 글이다. 이는 마치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떠올리게 하면서, 궁핍했던 농촌의 삶이 잘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힘들고 고난스럽던 삶의 반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가족을 지키고, 가족을 사랑했던 3명의 아버지를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가족을 위해서 자신의 삶을,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내놓았던, 이 시대의 아버지와 다르다고 말할 수 없는 시대의 아버지들에 대한 숭고한 마음이 들게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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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knock다운
정미애 지음 / 하얀새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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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대의 약속이 시간을 돌아 손자, 소녀의 대로 넘어 왔다.

인수와 태섭은 6.25 전쟁에서 각각 한국군과 북한군으로 마주쳤다.

인수가 부상으로 사지를 헤매는 그 순간 홀연히 나타난 태섭은 자신의 신념대로 인수의 생명을 구하는 대신, 자신들의 가족이 있는 북을 포기한채 남한에 남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인수는 혈혈단신인 태섭에게 자신들의 아이들을 결혼시킴으로써 가족을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한다.

그 약속은 자신들의 자식대에서 어긋난채 시간이 흘르게 되고, 이는 다시 그들의 손자, 소년대로 내려오게 된다.

태섭의 무남독녀였던 현숙은 그리스계 남자와 결혼을 한 뒤 미국에 정착해서 유선, 유진  두 아들을 낳게 되고, 그중 미혼인 유진과 인수의 손녀 아름과 다운 중에서 결혼을 시켰으면 한다.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건강이 여의치 않음을 알지만 사랑없는 결혼은 반대이기에 그 말을 하러 한국으로 와서 다운네 집으로 오게 된다. 그러다 잠이 덜 깬채로 자신에게 문을 열어 주는 다운에게 한눈에 반하게 된다.

이때 유진의 나이, 28살. 다운의 나이 18살 이다.

무려 10살 차이에 미성년자인 다운이다.

처음 그녀의 성숙한(?) 외모에 아름보다 나이가 많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다. 다운이 변태라고 불러고, 그의 형 유선이 로리타콤플렉스라 불러도 그의 마음은 다운으로 결정이 났다.

다운이 알게 모르게 그녀를 꼬드겨가면 둘은 결국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그리고 비록 서로의 할아버지들의 소원으로 시작된 결혼은 둘의 진정한 사랑찾기로 해피엔딩을 맞이하게 된다.

너무 나쁜 악녀도 없고, 주인공 남녀를 힘들게 하는 꼬이고 꼬인 사건들도 없어서 더욱 달달한 로맨스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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