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결국은 맥주를 몇 캔 마시고 자버렸으니 운동이나 독서나 금주나 별로 신통하지 못한 주말로 결론을 맺어버린 셈이다.  하지만 월요일인 오늘, 주말의 weight training 3연전을 끝내고 가볍게 트랙에서 달려주기로 하고 마일당 10분 정도의 스피드로 달리기 시작했는데 큰 욕심이 없이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뛰다 보니 난생 처음으로 바깥에서 쉬지 않고 3.25마일 정도를 대략 30분 정도에 뛸 수 있었고, 남은 2마일 정도를 걷고 뛰면서 정말 오랫만에 runner's high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출근 때문에 멈추기는 했지만 아마 대략 2-3마일 정도는 더 뛰고 걸을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될 만큼 나중에는 힘이 하나도 들지 않고 스피드도 올라가버린 것이다.  


어느 날엔 뭔가 큰 부담을 갖고 몸에 힘을 잔뜩 주고 뛰거나 전날 과식이나 과음 후 몸이 무거운 상태에서 뛰는 바람에 굉장히 고통스럽고 힘든 운동이 되기도 하는데 이렇게 몇 가지가 잘 맞아떨어지는 날이면 오늘 같은 경험을 하기도 한다. 다만 이런 날 무리하게 푸쉬를 하다가 잘못하면 후유증으로 다시 후퇴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늘 몸상태를 보면서 과부하를 주되 적절한 수준에서 통제를 해야 꾸준한 성장이 가능하다. 주중에 조금 더 일찍 일어나는 날 아침에 다시 오늘의 경험을 반복하고 발전시키면 정말 좋겠다.  일단 내일 아침의 목표인 머신런닝 40분에 요가 한 시간을 지켜보자. 


어쨌든 상쾌한 아침인데 기계에서 뛰면 절대로 경험할 수 없는 다리의 가벼움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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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의 운동으로 대충 2000-2500칼로리까지는 가능한 주말의 목표가 될 것 같다. 지난 일요일처럼 근육운동 후 한 시간의 달리기로 이어진다면 3000칼로리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무엇보다 이번 주말에는 진짜로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물론 주중에 좀 마셨지만 이건 예외).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주를 마시면서 돌아온 식탐은 아직 잘 조절되지 않고 전체적으로 먹는 양이 늘었다.  이걸 고쳐야 운동과 적당한 음주가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대략 내일은 뛰고, 화요일은 뛰고 요가를 하고, 수요일은 요가를 하고 역기를 들 수 있으면 무척 괜찮은 한 주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목요일과 금요일은 이어서 역기를 들고 달리기와 스핀, 목요일 점심을 이용한 필라테스 등으로 이어지면 진짜 대단한 성공이다. 조금 slow down된 일정으로 이번 주중에는 밀린 몇 가지의 업무를 끝내고 계속 불평하면서 미루고 미뤄온 몇 가지의 내부업무를 8월 중으로 끝내는 방향을 잡으면 진짜 좋겠다.  


책은 매일 조금씩은 읽고 있으나 이번 주말에는 전혀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것이고 근처도 가지 못할 것이다. 붙잡고 있는 추리소설을 몇 페이지 읽다가 다른 책을 조금 읽다가, 그렇게 집중도 딸리고 재미도 좀 부족하고, 분석하는 능력도 꾸준히 퇴행한 듯 쉽지가 않다.  주중엔 일과 운동을 균형을 맞춰 나누고 저녁은 장정일작가의 표현처럼 퇴근 후 발을 닦고 자는 시간까지 책을 읽으면 좋겠다. 특히 어려울 수록 더 노력해서 뉴런과 시냅스를 새로 만들어내야 한다. 이건 운동하고도 통하는 부분인데 운동도 계속 하면 할수록 퇴행된 부분이나 데미지를 받은 부분을 대체할 것들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물론 연골은 미지수고 사실 없어지면 다시 생기지 않기에 관절은 계속 덜 사용하고 덜 무리를 주어야 하는 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과부하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나이에 맞는 운동은 계속 해야 하듯이 독서나 게임, 수행 등 다방면으로 계속 머리를 써야 하며 특히 익숙하지 않은 걸 자꾸 도전해서 머리에 챌린지를 주어야 한다.  최선을 다해서 돌아갈 때는 수도꼭지를 잠그듯 딱 멈추는 것으로 민폐를 끼치지 않고 자연수명을 끝내기 위한 노력이다.  


퇴행은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하는 것이 일도 그렇고 당장 알라딘에 쓴 예전의 글을 봐도 그렇고 점점 더 별로가 되어 가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저 노력하는 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 그렇게 꾸준히 계속 하던 걸 할 뿐이다.  


불꽃처럼 살아본 적도 없고, 한 순간 화려해보지도 못한 삶이지만 대다수가 그렇게 살아갈테니 나만 그렇다고 울적해할 필요는 없겠다.  검도는 발바닥을 다치던 그때가 딱 전성기였고 이후로는 점점 못하다가 아예 못하는 지경이 되었고, 삶은 언제가 전성기였는지조차 모르겠다만, 나는 그렇게 하루를 또 살아남고, 한 주를 시작하는 것이다.  


한 주를 잘 보낸 후 다음 주 이맘 때 좀더 즐겁게 많은 책과 함께 페이퍼를 채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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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결국 chest triceps abs로 1:10정도를 달리기는 기계에서 65분간 6.1마일을 여기에 잠깐 자전거를 달리는 걸로 수치상 약 1400칼로리 정도를 기록. 책은 열심히 읽고 있으나 두 권을 채우지는 못할 가능성이 높다. 2/4의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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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MOMA의 앤디 워홀 전시회는...일단 현대미술에서 거장소리를 듣는 유명작가의 작품을 설명과 함께 봤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었지만 여전히 현대미술은 나에게 난해하다는 결론. 좀더 깊게 들여다본 작품들도 있었지만 작품성보다는 작품이 나타내려 한 것들의 역사와 사회적인 의미 때문이었다.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새로운 기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모습이 많이 강조되었는데 그건 그가 주로 활동했던 시대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SFMOMA는 SF의 유명한 쇼핑지역인 Union Square과도 지근거리라서 온라인으로 구매한 몇 가지 물건을 반환하고 밥을 먹었는데 하와이에서 먹을 때는 문제가 없던 포케가 날씨탓이었는지 좀 무리가 있어서 오후에는 꽤 아프게(?) 보냈고, 덕분에 그날의 운동과 독서는 날아가버렸으며 무엇보다 유산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핑계로 막걸리를 마셔버렸다.  오늘의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주말의 목표치에서 1/3 또는 2/3까지의 수행이 가능할 것 같다. 이놈의 고질적인 어깨와 팔꿈치부상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책읽기는 방금 오래 붙잡고 있던 걸 하나 잘 읽었는데, 내가 느낀 건 나중에 다시 정리할 것이다. 이 외에도 읽고 있는 책은 2-3권이 더 있다만 어느 걸 다 읽을 수 있을지...


일의 추진력과 실행력이 많이 떨어진, 열정이 부족한 40대의 반성이랄까, 8월 한달을 기점으로 다시 열심한 삶을 회복했으면 좋겠다. 이젠 아득하게 먼 옛날처럼 느껴지는 1995년 쌉쌀한 밤공기를 마시며 산속의 도서관을 나서던 밤 10시, 대학 1학년의 내 모습...사진 같은 거라도 하나 남아있었더라면 좋았을, 오직 내 머릿속에만 뚜렷하게 남아있는 그때의 내가 그립다.


P.S. 그럭저럭 정신을 수습하고서 아침 6시에 얼른 일어나 씻고 7시 미사를 갔다. 봉사자들이 모두 자고 있었는지 노래 없이, 덕분에 강론이 좀 긴 카메룬에서 온 신부님의 미사였음에도 50분 정도에 끝났고, 아침공기가 좋아서 Peet's Coffee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벤치에 앉아서 책을 봤다. BGM은 악동뮤지션의 '오랜 날, 오랜 밤'을 들으면서...이 허영덩어리 아저씨...우째쓰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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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9-08-05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5학번이셨네요_ :)

transient-guest 2019-08-06 01:11   좋아요 0 | URL
95년생이면 좋았을 것을...ㅎㅎ 말이죠...ㅎㅎㅎ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서 빠르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합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정말 평소의 생활은 아주 절제되어 있는데 주말엔 이걸 다 풀어버리는게 문제 같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술을 마시지 않고 운동을 열심히 하고 책을 읽는 것에 도전하기로 한다. 이와 함께 평소에 아무 생각없이 스마트폰을 켜는 버릇도 놔버릴 생각이다. 귀찮기도 하고 머리를 비우기 위해서 이걸 들여다보는데 점점 그 시간이 늘어나고 비례해서 눈은 나빠지고 뇌용량은 떨어지는 것 같다. 평생 읽어도 다 읽기 힘들만큼 책을 쌓아놓고 또 사들이고 있는데 시간이 남으면 책을 보거나 차라리 게임을 하는 것이 좋겠다. 어릴 땐 모르지만 나이가 들면서 동체시력이나 hand-eye coordination이 떨어지는 걸 느끼는데 게임이 이런 것에 도움이 된다고 하며 종류에 따라서는 치매예방효과도 있다고 하니까.  


일단 오늘부터 일요일까지 책 두 권을 끝내보는 것, 그리고 3일간 매일 1000칼로리이상을 태울 것, 술을 마시지 말 것.  


커피는 간신히 블랙만 마시는 버릇과 맛을 들여놨는데, 술, 특히 맥주는 작년엔가 맥주를 좋아하는 클라이언트를 만나면서 거의 일년 가까이 마시지 않던 걸 다시 마시게 됐다. 덕분에 배가 늘어났고 음식양도 꾸준히 늘어난 것이다.  다시 와인이나 스피릿계통으로 바꾸고 가끔 라이트비어 같은걸 마실 것이다.  어쨌든 이번 주말엔 패쓰.


내일은 드디어 앤디 워홀을 보러 San Francisco 현대미술관에 간다. 어제 맴버쉽을 샀는데 몇 번만 가도 티켓값을 아끼는 것으로 충분히 보상을 받을 것이다.  연초에 이런 저런 미술전을 가려고 De Young미술관과 Legion of Honor미술관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맴버쉽은 벌써 루벤스, 고갱, 모네, 그리고 꽃 전시회를 보는 것으로 뽑고도 남았는데 남한테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주변에 몇 번 뿌리기도 했으니 일년회원비용보다 훨씬 더 누렸다.  거기에 세금공제까지... 아마 SF에 살았더라면 (근처가 아니라 시내에) 더 자주 갔을 것이다.  특히 Legion of Honor는 파킹비가 따로 들지 않고 넓은 공간에 늘 멋진 그림과 미술품이 가득하기 때문에 좋은데.  그림 말고도 복도 곳곳에 고대의 유물 - 그리스나 로마, 더 가면 에트루리아의 도자기파편 같은 것들 - 이 가득해서 정말 볼 것이 많고, 언덕 정상에 있어 경치도 훌륭하다.  


뭐든 조금씩 노력을 들이고 taste가 acquire되면 즐거운 법이다. 미술관도 그렇게 가보기 시작하니까 감식안까지는 아니라도 즐거움을 느끼는 수준까지는 온 것 같다.  뭐 하와이에 가면 이런 걸 못 즐기겠지만 다 버려도 하와이가 더 좋은 건 어쩔 수 없지만...이곳에 살 때 충분히 즐겨두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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